간단한 마술로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기우덕 군
1 부터 31 까지의 숫자 중에서 한 숫자를 생각하고 그 숫자를 제가 안보이게 이 종이에 크게 적어서 접어서 가지고 계세요.
그럼 저 화면에 나오는 저 표를 잘 보시고 생각한 숫자가 표에 있으면 “예” , 없으면 “아니오” 라고 크게 말해 주세요.
기우덕군이 생각한 숫자는 ( 17 ) 입니다.
한번 펴서 보여주세요. 신기 하시죠.
사실 이 마술은 수학의 이진법의 원리를 간단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이진법은 우리가 매일 같이 접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언어 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의 사진도, 동영상도, 게임도 모두 이 이진법으로 만들어 져 있지요.
대부분의 어른들도 그러셨을 것이고, 지금 우리 학생들도 수학에 대해서는 “어렵다”, “골치 아프다” 또는 “지겹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혹시 우리 학생들 중에서 수학이 재미 있는 사람이 있나요?
(누리, 제이)
저는 중고등학교때 수학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지난주에는 서울에서 세계 수학자 대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에서 수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의 "아드리안 파엔자 교수라는 분은, “이해하기 어렵고 자신과 관계없다고 느끼는 것을 억지로 배우면서 수학을 거부하는 것은 건전한 반응"이며 “직접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것과 마주치는 수학을 경험하고 연관이 있는 질문을 만난다면 수학을 배우는 것이 쉽고 자연스러워질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한국에서나 치앙마이 에서나 우리 학생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수학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학생들은 항상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뒀지만 40세 이하의 세계적인 수학자들에게 주는 필즈상이나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아벨상은 아직도 한국인 수상자가 없습니다.
만일 오늘 제가 했던 숫자마술을 보고 우리 학생들중 누군가가 이진법에 대해 흥미가 생기고, 또 지금부터 할 몇가지 이야기를 듣고 수학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면 , 거기에 현서가 포함 된다면 금상첨화 겠지만… 아무튼 감사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무리수의 비극
무리수를 영어로 “IRRATIONAL NUMBER” 라고 하지요.
번역하면 “비 이성적인 숫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무슨 숫자에 이성 비이성이 있을까요?
유명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발견한 BC 5세기 경의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추종자들 사이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로 추앙을 받았으며, 그 이유는 수를 만물의 근원이라 생각하고 모든 만물의 현상과 사상들을 숫자 또는 기하학적 도형을 이용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는 수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까지 하는 수학자겸 철학자겸 종교지도자 였습니다.
예를 들면 홀수는 착한수, 짝수는 나쁜수, 2는 여성수, 3은 남성수, 6은 결혼의 수 등등
그런데 문제는 이들은 수에는 오로지 1,2,3,4 등 자연수만 존재 한다고 믿어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중의 한 사람인 “히파수스”가 자연수로 도저히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인 루트2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피타고라스 학파에서는 이런 결과에 매우 당황해 했으며 이 사실을 그들만의 비밀로 했습니다. 이 무리수의 발견은 피타고라스 학파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들은 이런 수를 “하르곤” 이라고 이름 붙이고는 절대적인 비밀로 하고, 그 비밀을 영원히 지키기 위해서 발견자인 “히파수스”를 바다에 빠뜨려 죽였습니다.
하르곤이란 그리스어로 비이성적(irrational)이라는 뜻이며 영어로 irrational number라고 하는 어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상상도 못할 살인이 수학 때문에 벌어진 것입니다.
하긴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지구가 둥글고,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이야기 때문에 중세시대까지 화형을 당하는 판이었으니 기원전에는 이런 일은 일어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그림 보여주세요. 누구 일까요
I think, therefore I am...
이 말은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가 한 말이죠.
경험에 의한 모든 것을 의심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의심하고 있는
나의 존재는 의심할 수 없었다는 의미 입니다.
사실 데카르트는 철학자 이면서 매우 유명한 수학자 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X축, Y축 위에 좌표를 표시하고 직선, 포물선, 원등 도형들의 넓이나 위치 변이등을 계산해 내는 해석 기하학을 최초로 정립한 사람 입니다.
만일 데카르트가 이 해석 기하학을 완성 시키지 못했다면, 해석 기하학을 바탕으로 뉴튼이나 라이프치히가 발견한 미적분도 존재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적분이 없었다면 우리 학생들은 좀 편해 졌을지 모르지만, 인공위성이나 우주선도 없을 것이고, 그러면 GPS도 없었을 테니 네비게이션이나 여러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가까이 있는 친구 찾기도 불가능 해졌을 것입니다.
다음은
페르마의 정리
단 n은 3 이상의 정수일 경우 입니다.
왜냐하면 n이 1일 경우에는 당연히 성립하고, 2일때는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서 이퀄이 성립한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 이죠.
한국에서는 중학생정도면 수업이 끝나면 이런 저런 학원으로 바로 갔다가 밤 열시 열한시에 집으로 돌아 가고, 심지어 시험기간 중에는 학원에서 밤을 새고 아침에 바로 학교에 가는 학생 들도 많이 있습니다.
페르마는 이런 한국에서도 공부 빡세게 시키기로 유명한 수학 학원 이름입니다. 그런데 실제 페르마라는 사람은 17세기 프랑스의 변호사이자 정치인 이었는데 휴식시간에 수학 문제 푸는게 취미인 수학마니아 (요즘은 수학 덕후-수덕-라고 해야 하나요?) 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아마추어이긴 해도 수학계에 많은 업적을 남긴 실력있는 수학자 였습니다.
이 사람은 1637년 자신이 지은 “산법” 이라는 수학책 마지막 장에
“이 공식을 놀라운 방법으로 증명 하였다. 그런데 책에 여백이 없어서
설명은 생략한다.” 라고 써 놨다고 합니다. 누굴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후에 많은 수학자들이 이 정리를 증명해 보려 했지만 실패 했고, 결국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서는 1816년에 이 정리를 증명하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의 상금을 걸었습니다.
1883년에는 벨기에의 브뤼셀 아카데미도 상금을 걸었고
1908년에는 독일의 괴팅겐 아카데미도 상금을 걸었습니다.
결국 이 정리는 거의 350년 만인 1994년에 영국의 수학자이며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였던 앤드류 와일스 박사에 의하여 증명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분 이름 앞에는 SIR를 붙입니다.
앤드류 와일스경은 초등학생인 10살 때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동네 도서관에 우연히 들렸다가 한 책에서 이 “페르마의 정리”에 대한 내용을 읽었는데 , 10살 아이조차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면서도 수백년 동안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는 호기심이 그의 평생을 이끌어 경의 칭호까지 듣는 대 수학자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학생들, 와일스경이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했다고 너무 실망 하시지 않기 바랍니다. 수학계에는 아직도 리만 가설이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등 많은 미해결 문제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설 비영리 재단인 클레이 수학 연구소 에서는 서기 2000년 5월 24일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풀리지 않고 있는
7개의 수학 문제를 선정하여 각 문제당 백만달러의 상금을 걸었습니다.
이중 1904년에 제기된 푸엥카레의 추측 이라는 차원 추측 문제만이 2002년 그레고리 페렐만 이라는 러시아의 수학자에 의해 증명이 되고 아직 여섯개의 문제는 증명 되지 않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Algebra / 대수학
이 말은 8세기 페르시아의 대 수학자이며 천문학자인 “알 콰리즈미”가 지은 수학책인 “al-jabr wa al-muqabala”에서 기원 하였다고 합니다. 자브르 는 (흩어진 것을) 묶는다는 의미하며, 방정식에서 항들을 묶어 소거함을 뜻하는 것이랍니다.
알 콰리즈미는 사칙연산 즉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만들었고 1, 2차 방정식의 해법을 체계화 하였으며, 그를 통하여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도 세계적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요즘 소프트웨어는 물론 전 산업계에서 너무나도 많이 사용되는 단어중 하나인 “알고리즘” 이란 단어도 그의 이름에서 기원이 된 것일 정도로 위대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였습니다.
알고리즘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한한 단계를 통해 절차나 방법” 이며 “경험적 지식”과 반대되는 개념 입니다.
중세 유럽의 수학은 알 콰리즈미의 저서가 라틴어로 번역 되어서 유럽에 전해지면서부터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피타고라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데카르트도, 콰리즈미도, 파스칼도, 미켈란젤로도 뉴튼도 … 아주 먼 고대에서부터 20세기 초반까지도 수학자는 곧 물리학자 이면서 천문학자이자 철학가며 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한가지만 공부하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피보나치 수열이란 것이 있습니다.
고학년들은 아시겠지만 수열이란 앞뒤 숫자간에 일정한 규칙을 적용해 차례로 나열한 수의 열 이란 뜻이지요.
피보나치 수열
이 수열은 제0항을 0, 제1항을 1로 두고, 둘째 번 항부터는 바로 앞의 두 수를 더한 수로 놓는다.
(0),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
(((간단해 보이는 이 수열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의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자연속의 많은 피창조물들의 형태가 피보나치 수열에 의하여 이루어 져 있습니다.
많은 종류의 꽃잎의 숫자는 봉오리 때부터 꽃속의 암술이나 수술을 보호하기에 각 꽃잎의 크기에 따라 가장 효율적으로 겹쳐질 수 있는 숫자인 이 피보나치 수열의 숫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개량한 종들의 꽃잎 수는 이 수열과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식물의 줄기에서 잎이 나는 순서와 각도는 새로 나오는 위의 잎들이 아래잎들에게 가는 햇빛을 차단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절묘하게 엇갈려서 나오는데 이 피보나치 수열에 따르기 때문에 햇빛의 가림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해바라기의 씨앗의 배열은 시계방향 21개, 반시계 방향 34개로 피보나치 수열의 연속된 숫자쌍과 동일합니다. 더 큰 해바라기도 역시 34,55등 크키만 다른 이 수열에 의해 씨앗이 형성 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이 피보나치 수열에 의해 배열 되었을 때 가장 밀집도가 높아 비바람에도 강하고 효율적인 완전한 모양이 되기 때문 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솔방울이나 파인애플의 모양도 피보나치 수열식로 생성 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 피보나치 수열의 앞뒤 두 수의 비율을 계속 계산해 보면
그림과 같이 1.618 이라는 숫자에 수렴해 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1: 1.618 이라는 비율은 소위 “황금비”라고 말하는데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많은 예술품이나 건축물, 음악에 까지 매우 중요하게 여기어 졌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미술품들이 철저히 이 황금비를 이용하였으며, 고전파 음악의 소나타 형식 또한 황금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특히 헝가리 출신의 음악가인 벨라 바르토크의 《현악기와 타악기 및 첼리스트를 위한 음악》은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새로운 주제의 도입, 악기의 배치, 음색 변경 등의 시점을 정한 것으로 유명 합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자제품의 디자인에서 인간에게 가장 편안하고 완벽함을 느끼게 해주는 비율이라서 “황금비”라고 부르고, 가까이는 TV화면에서부터 A4용지, 신용카드, 애플사의 로고등 이 황금비를 사용한 제품들이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수학을 통하여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의 감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시지 않습니까.
세상 만물에 깃들어 있는 보편 타당한 질서를 논리적으로 찾아 가는 것이 수학 이라고 합니다.
피타고라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데카르트도, 파스칼도, 미켈란젤로도 뉴튼도 … 수학을 깊이 연구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세상의 보편 타당한 질서, 즉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섭리를 알아 가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수학은 단순한 계산과 공식을 암기하는 지겹고 어려운 과목이 아니라, 우리를 논리적으로 무장 시켜 주고,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 가게 해 주며, 하나님과의 소통까지도 가능하게 해주는 멋진 학문인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내일부터 전원이 수학을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중에 한명이 또는 두명이, 세명이 오늘의 이야기를 미약한 시작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학은 골치 아픈것이라 생각하며 사는 저에게 '수학이 재미있네' 라는 느낌을 갖게 해 주셨어요 ㅎㅎㅎ
우리 아이들도 저처럼 수학의 다른 얼굴을 보고 매료되길 바래봅니다
하나님의 창조물에 숨어있는 수학
흠! 다시 자세히 세심히 봐야겠어요
창조물 속에 숨겨진 규칙들 ^^
감사합니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면서 랜덤(불규칙적) 현상에서 규칙성을 찾아가는 과학자들의 헌신을 다시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바라기 파인애플 꽃잎까지...와..
진짜 놀랐어요..
하나님께서 지구 곳곳에 숨겨두신 수수께끼 같은 섭리들을 인간이 찾아내는 과정이 자연과학 인가요?
목사님은 말씀으로 장집사님은 자연과학으로 하나님을 나타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강의를 어릴적 들었다면 전 이곳에 있지 않았을거에요 ㅎㅎ 수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았네요.
자연의 섭리에서 하나님을 만날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어려운 수헉을 재미있게 들려주신 집사님 감사합니다^^
ㅎㅎㅎ 수학이아니고 수헉 헉헉
ㅋㅋ 이 맞는거 같아요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