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생화>
가을에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곤충의 활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곤충들의 눈에 잘 띄는 보라색 계통의 색을 선호한다. 또한 안전한 꽃가루받이를 위해 긴통으로 된 꽃을 피우거나 하나의 꽃대에 무수히 많은 꽃들을 일시에 피워낸다.
투구꽃은 깊은 숲에서 9월이면 보라색의 툭 모양 꽃을 피운다. 용담꽃은 주로 가을 숲의 가장자리에서 보랏빛으로 피어난다. 물봉선은 주로 습한 곳에서 자라며 이미 열매 꼬투리까지 달고 있다.
<키가 비슷한 초원의 꽃 무리>
나비들은 비슷한 높이, 비숫한 색상의 꽃 무리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같은 장소에 자라는 식물들은 키를 비슷하게 맞추고, 약간의 꿀만을 만들어 나비들이 부족한 꿀을 보충하기 위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동안 꽃가루를 전달하도록 한다.
<집단 개화의 경제성>
가을에 피어나는 꽃들은 집단의식이 강하다. 산오이풀, 까치수영, 참당귀, 어수리, 마타리, 꿩의다리, 한결같이 작은 꽃들이 모여 방석 모양이나 우산 모양의 꽃송이를 연출한다. 하늘국화의 먼진 꽃 역시무수한 통꽃들의 집합체이다.
국화꽃의 대표적인 속성이 바로 셀 수없이 많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이루는 꽃잎 하나하나는 각자 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꽃들이다. 마타리꽃은 아주 작은 노란 꽃들이 모여 방석 모양을 하고 있다.
집단 개화의 목적은 단순하다. 꽃가루받이를 동시에 많이 하여 꿀을 절약하기 위한 속셈이다. 거대한 꽃덩이를 보고 많은 꿀을 기대하고 찾아온 벌들은 한번에 많은 꽃에서 꽃가루를 묻히고 또한 동시에 많은 꽃가루를 한꺼번에 전달해준다.
이렇게 하면 적은 양의 꿀로 많은 꽃에서 꽃가루받이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높은 산에 피는 곷이나 가을에 피는 꽃은 곤충의 활도이 적은 탓에 수분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거대한 꽃덩이는 단 한 마리의 벌이 날아오더라도 많은 꽃들이 혜택을 볼 수있는 밥법이다.
초원에 있는 꽃 무리는 키가 비슷비슷하다. 긴 꽃줄기를 만들고 그 끝에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정한 높이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어느 정도 키가 크지 않은 꽃은 곤충에게 별 흥미를 주지 못한다. 꽃 무리에서 꽃들은 자신의 꿀을 조그만 만들 뿐이다. 꿀이 충분히 않으니 벌들은 이 꽃 저꽃 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니게 되고, 꽃은 더 넓은 지역, 더 많은 꽃들에게 꽃가루를 전달한다.
따라서 무리 지어 있는 꽃끼리는 일단 비슷한 색상과 높이를 갖게 된다. 흰색이 보편적인 가운데 연보라색, 하늘색, 옅은 노랑색은 특별하게 눈에 뜨지 않고 함께 묻힌다. 붉게 피어나는 동자꽃은 유난히 눈에 띈다.
가을 청명한 빛에는 자외선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자외선은 안토시아닌 색소를 발달시키기 때문에 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산과 들의 야생화들이 훨씬 색이 진하고 아름답다. 고도가 높을수록 공기층은 얇아지므로 광선은 더욱 밝아진다. 아주 높은 고산의 초원이나 가을 산 높은 곳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그래서 더욱 꽃색과 무늬가 선명하다. 나무도 떠나 버린 고산 초원에서 꽃들이 유난히 아름다운 이유다.
차윤정의 숲의 생활사, 2004.
첫댓글 왠 가을? 여름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거군요 ㅎㅎㅎ 그래도 여름은 온답니다, 거역하지 말고 온몸으로 여름을 받아드리시길...^^
단지 정보일 뿐....온몸으로 여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가을 야생화가 집단으로 개화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셨어요? 서울은 잘 있든가요? 그러고보니 서울도 궁금하고...지인들도 궁금하고....그래도 때가 되면....수고하셨습니다.^*^
올 여름에는 온몸으로 여름을 받아드리는 모습이라도 쬐끔 볼 수 있을지~~어디에 숨어계시는지, 원~ 하여튼 좋은 공부 하였네요. 텅빔님...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인연이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때가 될 때 뵙지요~~~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