澄海,중국의 '완구중심지' 부상 카필드·바비인형 같은 서양완구가 중국시장에 쳐들어왔다고 분개하던 중국 사람들이 얼마 전 베이징(北京) 국제자동차전람회 폐막식에 선보인 진짜 자동차처럼 생긴 중국산 장난감차를 보며 찬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몇몇 고물차 모형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가지고 싶어 했다. 최근 국가체육위원회가 80여개 도시에서 개최한 소형 아우디 4륜구동 완구차와 원격조정 헬리콥터 조종대회에서 사용한 경기용 완구는 모두 중국산이었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완구들이 대부분 광둥(廣東) 덩하이(澄海)시에서 제조된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국산완구는 국내시장을 점령했을 뿐 아니라 대량수출까지 하고 있다. 덩하이는 완구 생산과 수출의 중심지로 외국매체들은 '중국의 완구도시'라고 부르고 있다. 덩하이 시는 큰 도시가 아니다. 게다가 완구 생산역사도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농사를 지어온 이 곳은 좁은 땅에 손재주 있는 사람들이 대대로 많았다. 만드는 대로 물건이 되었던 것이다. 조상 대대로 각종 공예품을 만들어내던 그들의 후손 중에서 개혁개방 이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화교들에 의해 완구공업이 꽃피기 시작했다. 주쟝(珠江)삼각주의 부품조립산업이나 상하이의 국영기업들과 달리 덩하이의 완구공업은 가족단위의 수공업 위주로 발전됐다. 그러므로 자본과 노동력은 모두 민간에서 제공된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 덩하이의 완구 민간 수공업은 설계·금형·도금·조립·판매 부문으로 분업화돼 집집마다 그 맡은 바가 달랐다. 이제는 그런 가정 단위의 수공업 형태를 찾아보기 힘들고 거의 현대화된 완구공업 단지들로 바뀌었다. 덩하이에는 모두 3천개가 넘는 완구공장에 7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시민 열명 중 한명이 완구업 종사자인 셈이다. 덩하이 시의 연간 완구생산품은 8만종에 매출액은 70억위엔(元)에 이르고 있는데 그중 70%를 세계 1백여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오늘 덩하이 시는 완구 바이어들을 접대하는 일과 연장근무로 납기를 맞추는 일로 눈코 뜰 새가 없다. 완구공업은 제품사이클이 빠르다. 비싼 원격조종 완구차의 경우에도 길어야 2년이면 시장 수명이 다한다. 덩하이 완구업계에서는 인재를 확보하여 기술축적에 의한 창의적인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다달이 1백여 종이 넘는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