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선악과의 비밀
성경: 창세기 3:7, 22
우리는 선악과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릅니다. 이 선악과를 서구 문화권에서는 사과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그들은 아담이 선악과인 사과를 따먹다가 목구멍에 걸려버렸기 때문에 남자가 목젖이 생겼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목젖을 “adam’s apple”이라고 부르곤 하지요. 하지만 사실 그것은 성경에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가 ‘무화가 나무’ 잎으로 옷을 해입었다고 나오기에 그 나무가 그 나무인가 보다 하며 아무 생각없이 갖다 붙여 버린 것에서 나온 착각입니다. 성경을 진지하게 살피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그러면 선악과는 도대체 무슨 열매입니까? 사실 선악과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친구들은 없을 것입니다. 잘못된 전설 때문에 그냥 사과처럼 생긴 열매겠거니 하고 생각하곤 하는데 사실 죽음을 부르고 죄와 직결돼 버린 이 선악과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듯이 아담이 저질렀던 과거의 비극을 다시금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므로 선악과가 어떠한 색을 띄었는지, 당도가 얼마나 하는지, 비타민을 몇 밀리그램 함유하고 있는지 등의 과학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성경에는 선악과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결정적인 단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단서는 바로 선악과를 따먹은 후 아담과 하와가 앓게 되는 병적인 증상입니다.
창세기 3:7, 22에서는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하와의 증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 증상이라고 하니 좀 웃기지만 7절에서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자마자 먼저 눈이 밝아지고, 자기들이 벗은 몸인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며 무화과 나무 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습니다. 22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이들이 선악과를 따먹고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의 증상은 선과 악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죠.
그런데 7절과 22절의 증상들을 서로 연관시키다 보면 우리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도대체 선과 악을 알게 되는 것이 눈이 밝아지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것입니다.
먼저 각각의 증상들을 봅시다. 첫 번째 증상은 ‘눈이 밝아졌다’는 것입니다. 눈이 밝아지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예전에는 두리뭉실하게 하나로 보이던 것들이 날카로운 칼날로 그어놓은 것처럼 분리되어 보입니다. 예전에는 아담이나 하와나 사자나 다람쥐나 다 같이 두리뭉실하게 어울려 사는 하나의 공동체로 보였던 것들이 이제는 나와는 다른 남이 되어 버린 것이죠. 그래서 그들은 남과 나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들의 벗은 몸을 부끄러워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눈이 밝아졌다는 증상은 곧 나는 남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증상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원래는 하나였던 것이 선악과를 따먹으면서 분리되어 버립니다. 에덴동산은 낙원이었고 모두가 한 몸처럼 살아가는 사랑의 공동체였습니다. 이사야는 이사야 11:6-9을 통해 이 낙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리가 어린양과 함께 누워 있고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찐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어린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는 곳이 바로 낙원의 모습이며 에덴동산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음과 동시에 이러한 공동체는 깨지고 맙니다. ‘너’와 ‘나’가 분리되어 서로 서로 부끄러워하며 경계하는 비극적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 번째 증상 ‘선과 악을 알게 된다’는 것은 원래는 하나였던 것들이 선과 악으로 분리되어 버린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나와 너가 분리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굳이 선과 악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라는 존재가 너라는 존재에서 분리되어 버리는 순간 내가 아닌 너는 악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내가 나라고 인정하지 않는 바로 그것이 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악은 원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 아닌 인간이 서로 분리되고자 하는 증상으로 인해 이 땅에 탄생된 것입니다.
선악과의 이러한 증상은 그리스도의 은혜를 입은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너와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는 말은 바로 한 사람 아담으로 인해 분리되었던 우리가 다른 한 사람 그리스도로 인해 다시 하나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너와 내가 원래는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 때, 생명나무를 지키고 있는 화염검은 걷히고 다시금 우리가 생명나무를 마음껏 따먹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하나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너와 나로 분리되어 서로를 경계하며 싸우던 과거의 일은 벗어던지고 이제는 하나가 됩시다. 이제 네가 나이고 내가 너임을 인정하며 낙원으로 함께 나아가는 귀중한 지체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자료제공: 월간 기독교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