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 시장의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한항공으로 대변
되는 한진가(家) 형제들이 대거 저가 항공 시장에 뛰어들어 구조
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출범한 이스타항공은 초저가 정책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선보인 김포-제주 간 노선의 1만9900원짜리 초저가 항공권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김포-제주 구
간 항공편을 1일 8회 운항에서 12회로 늘리고, 군산-제주 간 새만금노선에도 14일부터 1일 2회 운항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오는 3월까지 7000석이 모두 매진된 1만9900원 항공권은 운항 편수 증가와 노선 확대로 3000석가량이 새로 시장에 공급돼
1만 석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은 “거품을 뺀 가격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항공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스타항공의 초저가 정책에 심기가 불편하다.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초저가 정책으로 인한 고객 유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편의성 확대 일환으로 모기업인
대한항공 대리점을 통해 항공권을 공동 판매하기로 했고, 부산에어
는 아시아나와 공동 운항을 통해 예약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제주
항공은 국내뿐 아니라 지속적인 동남아 시장의 노선 확대를 추진,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저가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항공 시장이 대형
화되고 있어 해당 업체들이 초기 업계 선두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당분간의 손해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
다”며 “고객 입장에선 이 같은 현상들로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서
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의 특성상 시장 선점 이후 경쟁체제가 무너지면 가격을 높여 받는 식의 독과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