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 장. 道者萬物之奧(도자만물지오)
- 백서본 제25장
남회근 : 도는 만물의 오묘함
장치청 : 도는 만물을 깊이 감추는 곳이다
주춘재 : 도가 있으면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톨스토이 : 도는 존재의 깊이
오강남 : 도는 모두의 아늑한 곳 – 도의 포용성
도올 김용옥 : 만물의 솟 깊은 보금자리
여운 이준호 : 도는 만물의 그윽함이다
62. 道者萬物之奧, 善人之寶, 不善人之所保。美言可以市。尊行可以加人。人之不善, 何棄之有。故立天子, 置三公, 雖有拱璧以先駟馬, 不如坐進此道。古之所以貴此道者何。不曰求以得,有罪以免邪? 故爲天下貴。
도라는 것은(道者) 만물의 그윽함이니(萬物之奧), 도를 통달한 사람들의 보배요(善人之寶), 도에 통달하지 못한 사람도(不善人之) 지켜야 할 도리이다(所保). 도를 전하는 경사스러운 말은(美言) 시장에 사람이 모이듯 왁자지껄해야 맛이 나고(可以市), 도에서 우러나오는 존귀한 행동은(尊行) 사람들을 찬미하게 하도록 한다(可以加人). 사람들이(人之) 도에 통달하지 못했다 해서(不善), 어찌(何) 그러한 존재를 방치할 수 있겠는가(棄之有)? 그러므로(故) 천자가 즉위하여(立天子), 삼정승을 거느리고(置三公), 아무리(雖) 금과 옥으로 꾸며 화려하게 존재를 드러냄으로써(有拱璧以)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올라타 높임을 받는다 하더라도(先駟馬), 무릎 꿇고(坐) 이러한 도에(此道) 정진하니만도 못하다 할 것이다(不如進). 예로부터(古之) 이러한 도라는 것을(此道者) 귀히 여기는 까닭이 무엇인지 아는가(所以貴何)? 구한다고 해서 쉬이 얻어지는 것이(求以得) 아니라고 전해지니(不曰), 허물이 존재하는 까닭에(有罪以) 벗어날 수 있겠는가(免邪)? 그러므로(故) 도를 천하의 고귀함으로 삼는 것이다(爲天下貴).
Tao has of all things the most honoured place. No treasures give good men so rich a grace; Bad men it guards, and doth their ill efface.
(Its) admirable words can purchase honour; (its) admirable deeds can raise their performer above others. Even men who are not good are not abandoned by it.
Therefore when the sovereign occupies his place as the Son of Heaven, and he has appointed his three ducal ministers, though (a prince) were to send in a round symbol-of-rank large enough to fill both the hands, and that as the precursor of the team of horses (in the court-yard), such an offering would not be equal to (a lesson of) this Tao, which one might present on his knees.
Why was it that the ancients prized this Tao so much? Was it not because it could be got by seeking for it, and the guilty could escape (from the stain of their guilt) by it? This is the reason why all under heaven consider it the most valuable thing.
道者萬物之奧(도자만물지오), 善人之寶(선인지보), 不善人之所保(불선인지소보)。
남 : 도는 만물의 오묘함이니 착한 사람에게는 보배가 되고, 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몸을 보전하는 바가 된다.
장 : 도는 만물을 깊이 감추는 곳이다. 선한 사람의 보배요, 선하지 않은
사람도 지키는 것이다.
주 : 도는 만물의 주재자이다. 선량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의탁하는 보물일 뿐 아니라, 선량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지켜주는 바탕이다.
톨 : 도는 존재의 깊이이다. 그것은 좋은 사람들의 보물이다. 그것은 또한 사악한 사람들도 가지는 것이다.
오 : 도는 모두의 아늑한 곳. 선한 사람에게도 보배요, 선하지 않은 사람에게 도 은신처입니다.
김 : 도라는 것은 만물의 속 깊은 보금자리요, 좋은 사람의 보배며, 좋지 못한 사람도 지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운 : 도라는 것은(道者) 만물의 그윽함이니(萬物之奧), 도를 통달한 사람들의 보배요(善人之寶), 통달하지 못한 사람도(不善人之) 지켜야 할 도리이다(所保).
道(길 도) - 길, 도리, 이치, 재주, 방법, 근원, 바탕, 기능, 사상, 제도, 가다, 따르다.
者(놈 자) - 놈, 것, 곳, 장소, 가리켜 이른다. 허락하는 소리, 여러, 무리, 와 같다.
萬(일만 만) - 일만, 만무, 대단히, 매우, 많다, 여럿, 절대로, 전혀.
物(물건 물) - 물건, 만물, 사물, 재물, 사무, 종류.
之(갈지) - 가다, 끼치다, 쓰다, 사용하다, 이르다, ~의, 에, 와, ~과, 이에, 을, 그리고, 만일.
奧(깊을 오/욱) - 깊다, 깊숙하다, 그윽하다, 흐리다, 쌓다, 속, 구석, 따뜻하다, 덥다, 절이다.
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참선.
寶(보배 보) - 보배, 보물, 옥새, 돈, 전폐, 높임말, 도, 진귀한, 보배로 여기다.
不(아니 불/부) - 아니다,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라.
所(바 소) - 바, 곳, 처소, 지위, 자리, 기초, 도리, 사리, 경우.
保(지킬 보) - 지키다, 보호하다, 유지하다, 보존하다, 보증서다, 돕다, 기르다, 믿다, 붙다.
서양의 철학사는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이다. 처음에 정(正)이라 규정되어 졌던 것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부정(反)되어 진다. 그리고 과학이 등장하면서 정반(正反)의 합(合)이 이루어져 나간다. 그렇게 생긴 갈등이 창조론과 진화론이다. 진화론으로 모든 것들이 설명되었고, 증명되었지만 종교와 과학 간의 정반(正反)의 골은 지금도 깊어 인류가 떠안은 깊은 숙제가 되었다. 동양철학은 정정합(正正合)이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듣고 읽어도 오(奧), 현(玄), 묘(妙)하다. 奧의 본래 의미는 아궁이와 같이 깊고 따뜻한 곳이다. 앞장에서 표현한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곳이다. 도덕경의 멋과 맛이 바로 정정합(正正合)에 있다. 맞고 또 맞으니 한순간에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우주 자연의 섭리가 道 그 자체이기에 그렇다. 도의 작용이 오묘하고 현묘하고 기묘하니 신통방통하여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인 사지 하루오 박사는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고 한다. 우주와 자연의 섭리를 아는 것이 바로 道다. 道는 인간에게 德으로 다가왔고 덕을 통해 인간은 본성인 善을 획득한 것이다. 즉, 善은 폭발적으로 진화한 뇌의 능력으로 획득한 德을 통해 道를 깨우쳐 通達하는 경지에 다다르는 인간의 본성인 善이 되는 것이다. 노자에게 도는 인간이면 반드시 알고 깨우쳐서 통달해야 할 필수재이다. 도를 모르고 도를 부정하는 인간은 인간이 아닌 침팬지보다 못한 파충류다. 도덕심과 이타심 그리고 자비심이 없는 인간을 인면수심의 짐승이라고 하는 이유다. “도라는 것은(道者) 만물의 그윽함이니(萬物之奧), 도를 통달한 사람들의 보배요(善人之寶), 도를 통달하지 못한 사람도(不善人之) 지켜야 할 도리이다(所保).”
美言可以市(미언가이시), 尊行可以加人(존행가이가인)。
남 : 아름다운 말은 살 수 있고 훌륭한 행실은 다른 사람에게 더 할 수 있다.
장 : 아름다운 말은 다른 사람의 존경을 사고, 아름다운 행위는 다른 사람의 신임을 받는다.
주 : 도를 품은 말은 대중의 존중을 받고, 도의 법칙에 따른 행동은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톨 : 우아한 말들은 돈으로 살 수 있다. 선행은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다.
오 : 아름다운 말은 널리 팔리고, 존경스러운 행위는 남에게 뭔가를 더해줄 수 있습니다.
김 : 아름다운 말은 시장에서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며, 고매한 행위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여운 : 도를 전하는 경사스러운 말은(美言) 저잣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왁자지껄할수록 맛이 나고(可以市), 도에서 우러나오는 존귀한 행동은(尊行) 사람들이 찬미함으로써 더해진다(可以加人).
美(아름다울 미) - 아름답다, 맛나다, 좋다, 경사스럽다, 즐기다, 기리다, 제사장, 미국.
言(말씀 언) - 말씀, 말, 견해, 의견.
可(올을 가) - 옳다, 허락하다, 듣다, 낫다, 견디다, 가히, 넉넉히.
以(써 이) - ~써, ~로, ~가지고, ~때문에, ~까닭에, ~인하여, ~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市(저자 시) - 저자, 시가, 시장, 장사, 거래, 사다, 팔다, 왁자지껄하다, 장사하다, 벌다.
尊(높을 존/준) - 높다, 높이다, 공경하다, 우러러보다, 중하다, 따르다, 향하다, 어른, 술그릇.
行(다닐 행/항) - 다니다, 가다, 행하다, 하다.
加(더할 가) - 더하다, 올리다, 포개다, 가입하다, 입다, 찬미하다, 칭찬하다, 맛있다, 쏘다.
어릴 적부터 나는 시장을 좋아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원숭이를 데리고 약을 파는 약장수의 ‘개구라’는 그야말로 장날 최고의 재미다. 나처럼 많은 사람이 시장에 대한 추억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지금도 주말이면 안산의 시민 시장과 양평의 용문 시장에 가서 막걸리 한잔하며 사람 구경, 물건 구경하며 사는 재미를 느낀다. 시장은 인간이 문명을 이루고 살면서 가장 먼저 사람들이 모여 경제활동을 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사람 구경과 물건 구경은 늘 설래임을 선사한다. 그리고 혹한다. 장사꾼의 호객행위에 넘어가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을 사서 들고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들뜨고 기분 좋고 막걸리에 취해 흥건하니 사람들의 말이 아름답다. 혼자 다니다 보니 우연히 옆자리의 노신사와 말을 주고받는다. 말을 주고받고 막걸리를 주고받다 보면 상대의 말과 행동거지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장날마다 만나 술 한잔 기울였던 노신사는 한참 후에 모 대학의 총장님이라 걸 알게 되었다. 시장에는 그야말로 사람 공부, 인생 공부하는 곳이다. 인면수심의 짐승들도 꽤 있어서 단골집 주모는 우리 주변에 앉지도 못하게 막는다. 언행이 그야말로 상스럽고 무지막지하다. “도를 전하는 경사스러운 말은(美言) 저잣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왁자지껄할수록 맛이 나고(可以市), 도에서 우러나오는 존귀한 행동은(尊行) 사람들이 찬미함으로써 더해진다(可以加人).”
人之不善(인지불선), 何棄之有(하기지유)?
남 : 사람의 착하지 못함도 어찌 버릴 것이 있으랴?
장 : 사람이 선하지 않다고 어찌 도를 저릴 수 있겠는가?
주 : 그러므로 아무리 흉악한 사람이라도 그 도리를 버릴 수는 없다. 자신의 생각에 갇히지 않으므로 미세한 것까지 똑똑히 살필 수 있다.
톨 : 사람들은 사악하지만, 그들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
오 : 사람 사이의 선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라도, 무슨 버릴 것이 있겠습니까?
김 : 아름다운 말, 고매한 행위는 좋지 못한 삶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어찌 사람이 좋지 못하다는 외면적 이유만으로 버릴 수 있겠는가!
여운 : 사람들이(人之) 도에 통달하지 못했다 해서(不善), 어찌(何) 그러한 존재를 방치할 수 있겠는가(棄之有)?
何(어찌 하) - 어찌, 어느, 어떤, 언제, 얼마, 무엇, 왜냐면, 잠시, 꾸짖다, 받다, 당하다.
棄(버릴 기) - 버리다, 그만두다, 돌보지 않는다, 꺼리다, 물리치다, 잊다.
有(있을 유) - 있다, 존재하다, 가지다, 독차지하다, 많다, 넉넉하다, 소유.
무지막지하고 무례한 사람을 나는 꽤 경계한다. 단, 힘 있고, 돈 있다고 뻐기는 사람들에 한해서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45% 이상이 습관화 되어 있다. 법륜스님은 그런 사람을 가리켜 ‘習’이 더럽다고 표현한다. 몰라서 없어서 習이 된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힘 있고 돈 있고 많이 배워서 習이 더러운 물건들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규정했다. 대한항공의 조가네처럼 힘 있고, 돈이 많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갑질하는 사람들에게는 도가 아니라 감옥이 정답이다. 말을 못 하는 강아지는 훈련이 되어도 나쁜 習이 삶이 되어 버린 인간은 사고와 행동의 뇌가 경색되어 평생을 고치지 못한다. 인간은 제대로 된 부모로부터 받는 어릴 적 가정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올바른 습관을 들여주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故立天子(고립천자), 置三公(치삼공), 雖有拱璧以先駟馬(수유공벽이선사마), 不如坐進此道(불여좌진차도)。
남 : 그러므로 천자를 세우고 삼공을 둠에는, 비록 아름드리 구슬을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에 앞질러 바친다 할지라도, 앉아서 이 도에 나아가는 것 만 못하다.
장 : 그래서 천자를 세우고 삼공을 둘 때에 비록 먼저 진귀한 보물을 바치고 나중에 수레를 바치더라도, 가만히 앉아 이 도를 진상하는 것만 못하다.
주 : 천자를 옹립하고 삼공 정승을 임명할 때 사두마차를 앞세워 아름다운 벽옥을 헌상하지만, 도를 바치는 것만 못하다.
톨 : 황제와 세 명의 위대한 대신을 선택한다. 그들은 손에 귀중한 돌을 들고, 마차를 타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만, 그것은 한 곳에 앉아 도를 가르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
오 : 그러므로 천자天子를 옹립하고 삼공三公을 임명할 때,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앞세우고 아름드리 옥을 바치지만, 오히려 무릎을 꿇고 이 도를 바치는 것이 더 좋은 일입니다.
김 : 그러므로 천자를 옹립하고 삼공을 세우는데 비록 벽옥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사두마차 행렬을 앞세우며 융숭한 헌례를 다해도, 그것은 가만히 앉 아서라도 좋은 사람, 좋지 못한 사람이 다 같이 간직한 이 궁극의 도를 헌상하느니만 못하느니라.
여운 : 그러므로(故) 천자가 즉위하여(立天子), 삼정승을 거느리며(置三公), 아무리(雖) 금과 옥으로 꾸며서 화려하게 존재를 드러냄으로써(有拱璧以)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올라타 높임을 받는다 하더라도(先駟馬), 무릎 꿇고(坐) 이러한 도에(此道) 정진하니만도 못하다 할 것이다(不如進).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그러므로, 도리, 사리, 예, 옛일.
立(설 입/위) - 서다, 똑바로 서다, 확고히 서다, 이루어지다, 정해지다, 임하다, 즉위하다, 곧.
天(하늘 천) - 하늘, 천자, 임금, 아버지, 남편.
子(아들 자) - 아들, 자식, 첫째, 남자, 사람, 당신, 경칭, 스승, 열매, 이자, 번식하다, 어리다.
置(둘 치) - 두다, 배치하다, 버리다, 사면하다, 베풀다, 석방하다, 임명하다, 심다, 만들다, 값.
三(석 삼) - 삼, 셋, 거듭, 자주, 세 번, 재삼, 여러 번.
公(공평할 공) - 공평하다, 공변되다, 공평무사, 함께하다, 공적인, 존칭, 귀인.
雖(비록 수) - 비록, 아무리~하여도, 그러나, 도마뱀붙이, 밀다, 추천하다, 짐승 이름.
拱(팔짱낄 공) - 팔짱을 끼다, 마주 잡다, 껴안다, 떠밀다, 파헤치다, 휘다, 보옥, 옷감.
璧(구슬 벽) - 구슬, 둥근 옥, 주름, 쌓다, 되돌려 주다.
以(써 이) - ~써, ~로, ~가지고, ~때문에, ~까닭에, ~인하여, ~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先(먼저 선) - 먼저, 미리, 옛날, 처음, 사자, 선구, 형수, 나아가다, 높이다, 앞서다.
駟(사마 사) - 사마, 사마의 수레, 말, 용 네 마리, 올라타다.
馬(말 마) - 말, 산가지, 아지랑이, 크다.
如(같을 여/이) - 같다, 같게 하다, 어떠하다, 미치다, 따르다, 순종하다, 비슷하다, 곧, ~과.
坐(앉을 좌) - 앉다, 무릎을 꿇다, 대질하다, 죄입다, 연좌되다, 지키다, 머무르다, 좌석, 우선.
進(나아갈 진) - 나아가다, 오르다, 다가오다, 힘쓰다, 더하다, 선사, 선물.
此(이 차) - 이, 지금, 이에(발어사).
왕이 된들 재벌 총수가 된들 사람이 사람 같지 않으면 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백성과 직원들은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다. 도덕심은 자기 내면을 스스로 길들이는 것이다. 특히, 감정을 길들여야 한다. 분노와 화, 불안과 공포를 다스리지 못하면 인간의 도가 아니라 짐승의 길로 가게 된다.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도에서 우러나오는 존귀한 행동을(尊行) 할 수 있게 된다. 자사는 중용의 인간을 자기 절제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것을 오랜 시간 실천하여 능구(能久)하는 좋은 습관(習慣)을 들여야 사람들이 찬미함으로써 더해진다(可以加人). 미언(美言)과 존행(尊行)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칭찬과 평판으로 존경을 얻게 되는 인간의 덕성이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선거는 내면을 다스린 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기 길들이기를 하지 못한 인면수심의 침팬지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밀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홀몸으로 탄자니아 곰베에서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 박사가 아닌 이상 우리는 제대로 도를 통달하여 사람 사는 세상을 이끌어갈 도에 통달한 선자(善者)를 선택해야 한다. 의전이나 좋아하고 서열 중심의 줄 세우기와 아부 정치, 그리고 정적 제거는 침팬지 무리의 고유 특성이다.
“그러므로(故) 천자가 즉위하여(立天子), 삼정승을 거느리며(置三公), 아무리(雖) 금과 옥으로 꾸며서 화려하게 존재를 드러냄으로써(有拱璧以)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올라타 높임을 받는다 하더라도(先駟馬), 무릎 꿇고(坐) 이러한 도에(此道) 정진하니만도 못하다 할 것이다(不如進).”
古之所以貴此道者何(고지소이귀차도자하)? 不曰求以得(불왈이구득), 有罪以免邪(유죄이면야)? 故爲天下貴(고위천하귀)。
남 : 옛날부터 이 도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구하면 얻고 죄가 있으면 면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천하에 가장 귀한 것이 되는 것이다.
장 : 예로부터 이 도를 귀하게 여긴 까닭은 무엇인가? 구하면 얻을 수 있고, 죄가 있어도 면죄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천하의 귀한 것이 된다.
주 : 예로부터 도가 그리 중시된 이유는 무엇인가? 도가 있으면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죄가 있어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이 이를 모두 귀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톨 : 고대에 도가 그렇게 깊이 존경을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도 덕택 에 범죄자가 떠났다는 이유 때문이 아닌가? 여기에서 고대에는 아마 도가 온 세상에서 칭송을 받았을 것이다.
오 : 옛사람이 이 도를 귀히 여긴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도로써 구하면 얻고, 죄 있어도 이로써 면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세상이 이를 귀히 여기는 것입니다.
김 : 옛부터 이 도를 귀하게 여긴 뜻이 무엇이었던가? 성인은 이 도를 구하면 만사형통함을 얻고, 불선한 자도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이 도를 닦아 마 음을 바로 잡으면 죄행의 고통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이 도는 하늘 아래 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여운 : 예로부터(古之) 이러한 도라는 것을(此道者) 귀히 여기는 까닭이 무엇인지 아는가(所以貴何)? 구한다고 해서 쉬이 얻어지는 것이(求以得) 아니라고 전해 지니(不曰), 허물이 존재하는 까닭에(有罪以) 벗어날 수 있겠는가(免邪)?
그러므로(故) 도를 천하의 고귀함으로 삼는 것이다(爲天下貴).
古(옛 고) - 옛, 예전, 옛날, 선조, 묵다, 오래되다, 예스럽다, 전쟁 이야기, 순박하다, 잠시.
貴(귀할 귀) - 귀하다, 지위가 높다, 중요하다, 귀중하다.
曰(가로 왈) - 가로되, 말하기를, 일컫다, 부르다, 이르다, 말하다, ~라 하다, 가로왈.
求(구할 구) - 구하다, 빌다, 청하다, 취하다, 모으다, 나무라다, 가리다, 묻다, 부르다, 끝.
得(얻을 득) - 얻다, 손에 넣다, 만족하다, 고맙게 여기다, 깨닫다, 알다, 탐하다, 이득.
罪(허물 죄) - 허물, 죄, 잘못, 과실, 조인, 그물, 탓하다, 떠넘기다.
免(면할 면/문) - 면하다, 벗어나다, 용서하여 놓아주다, 허가하다, 벗다, 해직하다, 해산하다.
邪(간사할 사/야/여/서) - 간사하다, 사악하다, 기울다, 사기, 그런가, 어조사, 나머지, 느릿함.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이유, 도리, 사리, 예, 옛날.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이 구절은 논란이 좀 있다. 도를 구원의 방식으로 종교화 되어 있는 해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불선한 자도 도를 구하면 죄가 면해진다고 해석이 되어 있다. 도는 구하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교리는 예수 믿고 천국 가는 것이다. 아무리 나쁜 놈이라도 죽기 전에 회개하고 예수를 받아들이면 천국에 간다. 내가 무신론자가 된 이유가 그런 놈들이 득실득실한 천국이라면 안 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리처드 랭엄의 연구대로 인간은 양극성으로 진화했다. 도덕심과 이타심을 가진 자비로운 인간과 사악하고 잔인하고 포악한 악마 같은 인간으로 말이다. 성선(性善)과 성악(性惡)은 인간에게 공존하는 본성과 본능이다. 침팬지의 길로 들어선 인간은 절대로 선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이 내가 도덕경을 주해하는 이유다. 그런데 뜬금없이 도를 구하면 죄가 사해진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니 의아해질 수밖에 없다.
도와 덕은 터득하여 오랜 시간 훈련하고 절제를 통해 뇌에 박히는 메타인지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없는 사이코패스와 침팬지는 아무리 훈련해도 선한 인간이 되지 않는다. 성찰과 반성은 고도의 능력이다. 침팬지는 성찰과 반성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도덕적인 인간이 귀한 것이다.
“예로부터(古之) 이러한 도라는 것을(此道者) 귀히 여기는 까닭이 무엇인지 아는가(所以貴何)? 구한다고 해서 쉬이 얻어지는 것이(求以得) 아니라고 전해지니(不曰), 허물이 존재하는 까닭에(有罪以) 벗어날 수 있겠는가(免邪)? 그러므로(故) 도를 천하의 고귀함으로 삼는 것이다(爲天下貴).”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