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씨(37) 가족은 토요일이면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공원이라고 하면 풀밭에 앉아 쉬거나 아이와 뛰노는 게 전부이겠다 싶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바로 토요일 오후의 별미인 ‘벼룩시장’이 펼쳐지기 때문. “낮에는 벼룩시장을 둘러보고, 해질 무렵에는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주변 볼거리들을 즐기고, 저녁이 되면 근처 맛집을 찾는 주말 코스로 더없이 좋다”고 권한다.
벼룩시장은 즐비하게 펼쳐진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만도 이색적일 뿐더러 장난감부터 옷, 책,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꽤 쓸만한 물건을 헐값에 건져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100원짜리 인형, 300원짜리 모자, 500원짜리 가방, 비싸봐야 2000원 하는 장난감이니 쇼핑치고는 알짜.
알뜰쇼핑만이 다가 아니다.
신청만 하면 안 쓰는 물건을 직접 내다팔 수 있으니 ‘집안에 잠자고 있는 돈’을 찾아내는 기회도 된다.
이렇게 요즘 벼룩시장은 시장이기보다는 관광명소가 됐다.
희귀한 물건도 많고 또 공원이나 볼거리가 많은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장도 보고 나들이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민속품과 골동품도 만날 수 있는 동대문 풍물시장, 미술품을 판매하는 홍대앞 프리마켓, 수입구제품만 판매하는 아자 플리마켓 등 특성화된 벼룩시장은 생활용품 위주인 일반 벼룩시장과는 또다른 풍경. 수익금의 10%를 좋은 일에 사용하게 되는 아름다운 나눔 장터는 작게나마 봉사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또 자치구에서 주최하는 벼룩시장은 지역 구민이면 누구나 판매를 할 수 있는 덕분에 아이들의 참여도 많다.
물건을 정리하고, 가격을 매기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세상 공부도 쏠쏠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나들이 코스로 좋은 벼룩시장, 함께 둘러보면 좋은 주변 볼거리도 미리 챙겨 나서자.
■ 압구정 노리마켓 & 아자 플리마켓 ■
패션 벼룩시장
압구정동 뮤직 라이브러리 맞은편 ‘압구정 포차’로 유명한 ‘NORI PEPPLE’ 앞 작은 공터는 토요일 오후 1시~5시면 이색적인 장터로 변한다.
패션피플들이 직접 화장품이나 옷을 가지고 나와 장을 여는 이 곳은 패션 리더의 감각이 느껴지는 독특한 옷들을 만날 수 있다.
주로 의상과 리빙 제품으로 직접 가격을 매겨 판매하기 때문에 흥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해외구제품을 판매하는 아자플리마켓은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직접 사온 제품이 많아 인기. 9월 8일부터는 목동점도 문을 연다.
홈페이지(www.azacom.com)에서 직접 옷을 살 수도 있고, ‘monthly shop’을 임대해 해외여행 때 구입해 온 패션용품을 판매할 수도 있는 시스템. 게시판에서는 해외벼룩시장 일정까지 알려주고 있다.
목동점은 오전 11시30분~저녁 9시30분. 월요일 휴무이며 코엑스점은 오전 11시~저녁 8시 일요일 휴무. 새로 오픈한 목동점의 위치는 목동 이대병원 맞은편 부영그린타운 2차 1층 113호이다.
■ 홍대앞 프리마켓 & 희망시장 ■
전시와 공연이 있는 문화예술장터
희망시장은 홍대 앞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문화예술장터이다.
2002년 5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 홍대 앞 놀이터에서 꾸준히 열리면서 놀이터는 공연장, 전시장, 문화생산과 교류의 장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토요일에 열리는 프리마켓은 일상의 열린공간에서 정기적으로 젊은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만나는 새로운 개념의 예술 시장이자 대안적인 문화행사. 수공예 액세서리가 주를 이루고 의류, 가방, 인형, 소품, 각종 미술품 등 평범함을 거부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작품 전시와 시연워크숍, 공연도 함께 열린다.
또한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희망시장이 열린다.
일상적인 생활이 예술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장터로 3월부터 11월까지 열린다.
누구나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작은 아이디어라도 본인의 작업 결과물 중심으로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개점시간: 토요일 오후 1시∼6시 위치: 홍익대 정문앞 놀이터(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문의: 714-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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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사이버마을은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실험예술제, 거리미술전 등 문화예술 행사가 넘치는 곳이다.
거리미술전은 매해 10월 중 열리는데,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9월에서 10월에 열리는 실험예술제는 퍼포먼스, 연극, 멀티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성 강한 작가들이 참가해 진보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표현의 장을 선보인다.
매달 첫번째 금요일에는 라이브클럽에서 라이브 음악 축제가 열리고, 매달 둘째주 금요일에는 장르를 초월한 음악축제인 사운드데이가 6개 클럽에서 펼쳐진다.
■ 마포 희망시장 ■
수공예 액세서리 & 책 판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마포 문화체육센터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마포구민의 자율 참여 시장. 옷이나 생활용품, 핸드메이드 제품, 개인과 단체가 만든 물건들을 판매한다.
조화나 비즈 액세서리, 목공예, 프린팅 티셔츠, 수공예 목걸이 등 손맛이 그대로 담겨있는 특이한 제품들은 주부들을 서성이게 만드는 아이템. 마포구는 우리나라에서 출판사가 가장 많은 자치단체답게 마포관내 출판사에서 만든 책도 판매한다.
특히 마포 희망시장에는 어린이의 참여가 많다.
쓰지 않는 학용품, 어릴 적 읽던 책, 깨끗하게 닦아온 장난감 등 100원에서 1000원 정도인 어린이용품이 많아 아이용품 구입에 들던 거품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직접 시장에 판매자로 나서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경제 교육이 된다.
마포구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 희망자는 마포구청 홈페이지(www.mapo.seoul.kr)를 통해 신청하거나 당일 오전 11시까지 등록하면 된다.
개점시간: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 위치: 마포 문화체육센터 앞 광장(지하철 6호선 대흥역 2번 출구·2호선 이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숭문중고교 방향 10분 거리 문의: 33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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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문화체육센터의 옥상에 가꿔진 야외 테라스는 초록의 푸르름과 파란 하늘을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서관 열람실에 들어가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희망시장이 열리는 문화센터 광장에서는 머리핀을 만드는 리본아트 강습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무료 강습이 열릴 때도 있으니 적극 참여해보자. 강습 공지는 홈페이지(www.rainbowmarket-mapo.org)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된다.
■ 광화문 시민 벼룩시장 ■
분기별로 별도 주제 장터 열어
서울 한복판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맞은편 시민열린마당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장이 선다.
평균 40여 개의 일일 상점으로 규모는 작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소박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어 주말 오후에 둘러보기에 편하다.
주로 집에서 쓰던 중고물품을 취급하는데 옷,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품이 나온다.
분기별로 별도 주제 장터 진행하는 게 특징. 10월에는 책나눔장터를 연다.
YMCA 녹색가게에서 ‘나눔 운동’의 일환으로 여는 장터인 만큼 벼룩시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수익금 중 일부를 내는 기부금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참가를 원하는 개인과 단체는 전화, 팩스,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한 뒤 당일 현장 접수처에 주민등록증을 제출하면 자리를 얻을 수 있다.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개인 2000원, 단체 5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무료다.
개점시간 :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직진 5분 거리. 문의 : 725-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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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근에는 미술관이 많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과 바로 옆 서울시립미술관이 있으며 그 외에 동아일보사의 일민미술관이 있다.
일민미술관 카페 ‘imA’는 근처 직장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곳. 와플파이 아이스크림과 뜨겁고 진한 커피, 샌드위치로 유명하다.
또 경복궁 측면을 따라 삼청공원 가는 길은 갤러리 진선을 시작으로 금호미술관, 아트선재, 갤러리현대 등 사립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그 밖에 티베트박물관, 세계장신구박물관, 부엉이박물관 등 특색있는 박물관과 함께 북 카페, 특이한 물품들을 파는 상점, 전통 공방, 장신구점 등이 줄줄이 들어서 있어 이색적이다.
서대문 역사박물관을 향해 가며 성곡미술관을 둘러보는 코스도 괜찮다.
■ 대학로 필리핀 7일장 ■
필리핀 현지 제품과 전통음식이 함께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는 일요일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이 혜화동 로터리에 모여 장을 벌인다.
필리핀 주일미사가 열리는 혜화동 성당에서 동성고에 이르는 약 100m 가량 도로가 바로 필리핀 7일장.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이 개척해 만들어진 이 시장에서는 필리핀 현지시장에서 볼 수 있는 식료품, 채소 뿐만 아니라 각종 중고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중고품이 아닌 필리핀제 새 물건. 필리핀 드라마와 영화가 녹화된 비디오테이프까지 품목이 다양하다.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볶음쌀국수나 소고기카레덮밥 등 필리핀 전통음식을 싼 가격에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 향료와 양념도 살 수 있다.
물건 뿐 아니라 그들의 후한 인심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말을 조금씩 할 줄 알고 친절해 쇼핑에 어려움은 없다.
개점시간 : 매주 일요일 오전 12시~오후 5시. 장소 : 혜화동 로터리 동성고 앞(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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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코스이자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더없이 좋은 곳. 마로니에 공원의 놀이터는 주말이면 늘 솜사탕을 손에 든 아이들로 북적댄다.
공연 포스터를 보며 걷는 것도 재미있는 구경. 간혹 길거리에서 당일 연극 티켓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공연 한 편을 보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해질 무렵에는 마로니에 뒷편과 이어진 낙산을 서서히 걸어올라 낙산공원과 팔각정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야경 촬영지로 유명할 만큼 낙산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은 멋지다.
■ 동대문 풍물벼룩시장 ■
골동품에서 카메라까지 없는 게 없다
벼룩시장의 원조인 황학동 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 이후 동대문운동장 축구장 내로 그대로 옮겨진 동대문 풍물벼룩시장. 장소와 이름은 달라졌지만 좌판만도 9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없는 게 없다.
저렴한 가격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갖추고 있어 외국 관광객도 한번씩 들르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신기하고 오래된 물건이나 옛날 화폐, 골동품처럼 독특한 물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구경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중고가구나 가전제품, 시계, 보석, 카메라, 피아노처럼 덩치 큰 제품도 구할 수 있고, 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옛날 축음기와 까만 LP레코드판 등 70~80년대의 추억도 여기에서는 낯설지 않다.
중장년층에게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고, 어린이들은 박물관에 온 듯 옛세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먹을거리도 풍부하니 한 두 바퀴 둘러본 후 허기진 뱃속을 채우는 즐거움도 꼭 만끽해보자. 중고 카메라를 장만하기 위해 다녀왔다는 안정엽 씨(37)는 “카메라 종류가 예상 외로 많고 같은 기종도 많아 비교해 구입할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 “요즘에는 성인용 비디오 판매가 많아진 것 같다”는 염려의 말도 건넨다.
개점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7시 연중무휴 위치: 지하철 2ㆍ4ㆍ5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번 출구, 1호선 동대문역 6번 출구, 4호선 동대문역 7번 출구. 문의: 223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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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로를 따라 동대문운동장까지 걸어가 보는 것도 좋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월~금요일(오전 9시~오후 6시)과 토ㆍ일ㆍ공휴일(오전 9시~오후 10시)에는 문화유산 해설사와 역사문화 자원봉사자의 설명이 곁들어진 도보 관광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광통교, 수표교, 오간수문, 옥류천 등 복원된 역사유적지를 포함해 청계천의 8경(청계마당, 광통교, 수표교, 패턴천변, 빨래터, 참여와 화합의 벽, 하늘물터, 버들습지)을 만나게 된다.
■ 뚝섬 아름다운 나눔 장터 ■
판매수익금 일부 소외된 이웃에게
매주 토요일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나눔 장터는 벼룩시장 개념의 장터로 중고 물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일반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따로 없으며 판매수익금의 10%를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기부금 전액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된다.
관람객 역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물건 한 가지를 기증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작년에만 해도 64만5000명이 다녀간 이 곳은 어린이 장터, 단체 장터, 테마 장터, 일반 시민장터 등 네 가지 테마 장터 외에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일반 참가자는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선착순으로 현장 접수하며 어린이와 단체 참가자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해야 한다.
개점시간: 매주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4시 위치: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2·3번 출구 문의: 732-9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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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역에서 도보 5분이면 갈 수 있는 서울숲은 생태숲과 습지생태원, 자연체험학습장 외에도 넓은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에게는 천국이다.
10월까지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서울숲 북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구나 책을 가지고 나와 판매할 수 있고 필요한 책을 교환하거나 기증할 수도 있다.
자연 전문 출판사와 어린이 전문 출판사가 같이 참여해 책을 전시하거나 판매한다.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전화나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seoulforest) 이벤트 신청 게시판에 신청을 하면 되며, 당일 현장에서도 참여 가능하다.
장소는 문화예술공원 거울연못 옆 길. 매주 토요일 오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문의는 462-0253.
【우리 동네에도 있다! 자치구별 벼룩시장】
서초토요벼룩시장은 지난 1998년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아나바다)’의 취지로 개장해 유명한 벼룩시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 외에도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벼룩시장은 매주 토요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서초구(서초구청) 종로구(종묘공원), 중구(재활용문화관), 용산구(구 수도여고 운동장), 성동구(성동문화회관), 광진구(구의공원 앞), 동대문구(전동SK아파트 단지 내), 중랑구(구청광장), 성북구(성북동 아름다운 가게), 노원구(중계근린공원), 양천구(양천공원), 영등포구(당산근린공원), 강남구(구청2별관 앞 주차장), 강동구(구민회관 광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