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고급 일식집 향진 깊숙한 방에 백병진과 오건진 홍현주가 앉아 있었다. 백병진이 오건진에게 지시할 일이 있거나 오건진이 비서실 홍현주를 통해 면담 요청이 있을 때 두 사람이 만나는 비밀 장소다. 두 사람이 만날 때는 언제나 홍현주가 자리를 함께 한다. 백병진과 오건진의 회합에 홍현주가 반드시 참여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의 백병진과 오건진 사이의 연락을 홍현주를 통해 한다는 업무적인 것과 다른 하나는 남녀 사이의 일 때문이다. 오건진에게 홍현주를 접근시킨 것은 백병진 자신이다. 오건진의 충성 도와 성실성을 시험하기 위한 의도적인 목적이 다. 두 사람 사이에 남녀 관계가 생기면서 오건진이 홍현주에게 깊이 빠져들어 가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백병진은 홍현주를 오건진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넘기는 것은 아니다. 오건진이 홍현주와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백병진은 두 사람 사이를 오건진에게만은 자기가 모르고 있는 것으로 위장했다. 홍현주에게도 이미 그렇게 지시를 해 놓았다. 오건진은 홍현주와 정사를 가질 때마다 백병진에 대한 죄의식을 느꼈다. 그 죄의식이 백병진에 대한 오건진의 충성심을 더욱 높여 놓았다. 백병진의 노림 수가 바로 그것이고 노림 수는 적중했다. 세진 박억조가 동신보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정보야 세진이 우리처럼 동신보험을 노리기 시작했군요 그쪽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듣기로 해. 난 정계 분들과 약속이 있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나중에 따로 만나 얘기하라는 백병진의 말에 오건진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동신보험 건인데 우리 아닌 제 3자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인수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세진이나 제3의 손이 접근하기 전에 서둘러 확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바로 그래. 동신 식구들 접촉 서둘러. 저쪽이 요구하는 금액이 예정 보다 높더라도 서둘러 마무리 지어버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동신 쪽이 인수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알겠습니다 금성사 관계 조사해 보았나? 대체적으로 윤곽은 알아냈습니다 백병진이 말하는 금성사는 LG의 전신이다. 1959년은 금성사가 설립되는 해였다. 금성사의 설립은 구인회라는 개인이 라디오 생산업에 뛰어들었다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한국공업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의미를 가진다. 구인회는 개인적으로 한국 가전공업 발전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워 간 사람이다. 진주포목상 출신인 구인회는 부산으로 진출해 한때 본업인 포목도매업을 했다. 상인인 구인화가 공업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해방후의 일이다. 가내공업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화장품을 제조하기 시작하면서 생활공산품과 인연을 가지게 된다. 이어 치약 제조업에 뛰어 들었다. 부산 연지동에 공장을 설립하고 럭키화학공업사 라는 간판을 걸면서 선보인 첫 제품이 럭키 치약이다. 구인화라는 지방출신 상인이 럭키화학공업사라는 회사를 설립해 치약제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은 당시의 기업인들은 거의 모두가 웃었다. 겁 없는 사람,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모르는 사람 심지어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이 대체로 구인회와 럭키 치약을 바라보는 기업 계의 시선이 였다. 당시 국내 치약시장은 골 게이트로 대표되는 PX 유출 미제가 완전히 석권하고 있었다. 국내 공업 기술 수준이 낮아 국산품에 대한 소비자 인 식도는 상상도 못할 만치 낮은 수준이 였다. 극단적으로 국산은 못쓰는 물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 였다. 그런 현실에서 치약공장을 설립해 싼값으로 넘쳐흐르는 PX 유츌 미제 치약과 정면 대결을 하고 나선 구인화는 당시 시각으로서는 분명히 동기호테였다. 그러나 럭키 치약은 국내 기업인의 상식을 깨고 보기 좋게 성공했다. 럭키 치약의 성공은 구인회라는 개인 능력의 성공이었다. 구인회는 상인출신답게 시장을 뚫어 보는 눈이 있었다. PX유출미제 치약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도시 소비시장이 였을 뿐이다. 국민경제 수준이 낮았던 당시 지방 소비자에게는 미제 치약이 부담스러웠다. 대부분이 소금으로 이를 닦는 실정이다. 이런 소비 시장에 미제 보다 질은 약간 떨어지지만 값이 싼 치약이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호응을 받게 된다. 럭키 치약의 성공은 구인회에게 치약이라는 단일 품목의 성공을 넘어서는 또 다른 플러스 알파를 가져다주게 된다. 치약은 잠에서 깨어나 제일 먼저 대하는 상품이라는 것과 사용 후 입만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는 청결성을 지닌 다른 상품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청결 상품은 한번 좋은 이미지만 심어주면 브랜드 자체가 소비자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전후 일본에서 안내라는 상표로 청결 상품인 생리대를 만들어 성공한 업체가 여성용 상품 전문대메이커로 성장한 배경도 청결성에 대한 소비자의 좋은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 좋은 예다. 럭키 치약은 해방 후 한국에서 최초로 성공한 청결 상품 중 하나다. 럭키 치약의 성공은 소비자들에게 럭키라는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과 성공한 국산품 1호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게 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또 하나의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구인회는 이어 럭키유지 라는 기업을 창업해 화장비누 제조업에 뛰어 든다. 이것도 당시로서는 무모한 모험에 가까웠다. 당시 화장 비누 시장은 럭스로 대표되는 PX 유출의 미제가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럭키 유지의 럭키 화장 비누는 치약에 이은 PX유출 품에 대한 두 번째 도전이었다. 럭키 비누도 보기 좋게 성공했다. 럭키 치약과 럭키 비누의 성공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 상품 모두가 청결성 상품이라는 것과 생활필수품의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는 것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화 성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자와 싸워 이겼을 때 소비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는 시장 경제의 기본논리다. 특히 두 상품의 성공은 국산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어 놓았고 조금 과장하면 우리도 우리 것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군민 긍지와 자존심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구인회 자신이 그것을 계산에 넣고 뛰어 들었는지는 당사자가 고인이된 지금으로서는 확인할 길 없다. 그러나 럭키 치약과 럭키 화장 비누가 럭키 금성 LG로 이어지는 오늘의 LG 그룹 브랜드에 대한 국민의 친근감과 신뢰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바로 이 구인회가 금성사를 설립해 가전제품 생산분야에 뛰어 든 것이 1959년이다. 국내 트랜지스터 라디오 시장을 일본 소니사와 내셔날 사에 양분하고 있던 시절이다. 일본 수준으로 보면 중수기업을 겨우 면할 정도의 럭키 화학공업사 사주 구인회가 감히 일본의 거대한 가전 메이커에 도전을 하고 나선 격이다. 제가 조사해 본 결과 금성사는 초기에는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치중하면서 선풍기 전기냉장고같은 가정용 경전기 제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전기 관련 상업을 크게 중전기와 경전기로 분류했다. 경전기가 오늘의 가전 공업이다. 오 상무는 금성사 계획을 어떻게 보나? 라디오가 진공관 시대에서 트랜지스터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기술력과 시장성입니다 바로 보았네. 트랜지스터가 새로운 기술 공업이라는 건 틀림없어. 새로운 기술 제품은 그 자체가 장점일 수도 있지만 단점일 수도 있어. 무슨 뜻인지 알겠나? 장점은 새로운 기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이고 장점은 아직도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는 위약점이라 생각합니다. 거기다 우리 나라는 아직도 소비수준이 낮아 라디오의 구매력이 크게 낮습니다. 바로 보았네. 라디오는 아직도 고급 소비품이야. 고급품을 사는 사람이 과연 국산을 갈까?. 거기다 전력 사정이 경전기공업 발전의 장해가 되고 있어. 금성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백병진만이 아니었다. 금성사 설립 소식을 들은 국내 기업인의 반응은 백병진의 한 마디로 대변된다. 구인회가 치약의 성공으로 또 한번 무모한 짓을 하는 모양이지만 치약은 행운이 였다. 기업의 세계에서 행운을 두번 바란다는 것 자체가 바보짓이야 구인회가 금성사를 설립하던 1959년 한국 라디오 시장은 밀수로 들어온 일제 소니와 내셔날 그리고 PX를 통해 유출된 제니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석권하고 있었다. KBS가 라디오 전파를 독점하고 있던 당시로서는 라디오 방송 자체에 대한 국민 호응도가 낮았다. 거기다 해방 이후 악화된 전기 사정은 날이 갈수록 더욱 깊어가면서 일반용 전기는 시간제 송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전기가 없으면 가정용 선풍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전기 냉장고도 무용지물이 였다. 이런 현실에서 구인회는 당시 경전기 공업으로 불리던 가전제품 산업에 뛰어 들어 또 한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금성사는 1959년부터 시작된 민간방송시대를 배경으로 라디오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업계의 비웃음을 또 한번 일축하고 성공을 거둔다. 60년에 들면서 막이 열린 TV 시대에 맞추어 국내에서 최초로 TV 수상기라는 히트 상품을 낳으면서 선진기술제품(시 기준으로는)은 금성사 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금성사의 성공은 구인회를 상인에서 재벌의 대열로 올려놓는 주춧돌이 된다. 금성사의 설립과 성공은 구인회에게 재벌의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 시작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구인회의 금성사는 양초 비누 양복지 설탕 같은 기초 소비품 생산공업에 머물어 있던 한국 공업 수준을 가전 공업과 첨단 공업으로 가는 핵을 긋는 분기점을 만들어 놓는 위대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공업 자체는 매우 유망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건진의 말에 물론이지. 그러나 덤빌 필요는 없어. 우리는 금성사를 주시하고만 있으면 돼. 금성사가 성공할 전망이 보이면 그때 뛰어 들어도 늦는지 않아 백병진이 말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오건진이 백병진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 상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도 알아. 기술적으로 뒤진다는 얘기지? 그게 바로 오 상무는 아직도 경영이 뭔지 모른다는 증거야. 우리 수준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선진국을 따라 잡지 못해. 기술 연구한답시고 공연히 필요 없는 투자나 할게 아니라 필요하면 외국기술을 돈주고 사오 면돼 백병진이 잘라 말했다. 이것은 또 한 백병진의 경영 철학이기도 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보다는 남이 개척해 성공한 분야에 외국 기술과 제휴해 뛰어 들고 자기가 새로운 기업을 창업하기보다는 권모와 술수로 남의 기업을 매수해 늘려 가는 스타일이다. 이런 기회주의 적인 경영법과 백병진 개인의 비정성은 훗날 백병진이 박억조와 나란히 한국 굴지의 대재벌의 자리에 올라서면서도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자리 매김 되지 못하고 때로는 국민여론의 비난을 사고 사회적인 지탄을 받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시간이 없어. 결론을 내리도록 하지 백병진이 잠시 말을 끊었다. 오건진과 홍현주가 급히 메모 준비를 했다. 두 사람의 메모 준비가 끝난 것을 확인한 백병진이 또박또박한 말투로 지시를 하기 시작했다. 홍현주와 오건진이 백병진의 지시를 기록해 갔다. 이상이야. 두 사람은 따로 의논하도록 해. 백병진이 홍현주를 힐금 바라 본 다음 두 사람이 일어나 인사할 틈도 주지 않고 방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백병진이 나가자 오건진이 우리도 나가지 홍현주에게 말했다. 아니예요. 여기서 얘기 계속해요 미스 홍 갑자기 왜 그래? 오건진이 약간 당황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회장님 우리 사이를 의심하는 것 같은 눈치예요 뭐? 그게 사실이야? 오건진이 당황하며 되물었다. 우리 두 사람만 남겨 놓고 가시 다음날 출근하면 바로 불러 꼬치꼬치 물어요. 그래? 한 동안 우리 따로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따로 남자가 생긴 건 아니겠지? 왜 그러세요. 그렇게 의심이 가면 사람 시켜 뒷조사해 보시면 알 것 아니예요. 요즘도 회장이 자주 부르나 싫어 죽겠어요 홍현주는 오건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을 따로 두고 먼저 자리를 떠난 다음 날 백병진이 홍현주를 불러 전날 일을 묻는 건 사실이다. 그것은 홍현주의 말처럼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하는 쪽이 아니라 직설적으로 표현해 오건진에게 육체를 제공했느냐는 쪽이다. 백병진의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홍현주는 살짝 웃기만 할뿐 답을 하지 않는다. 백병진은 그런 육체를 제공했다는 답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백병진이 홍현주를 따로 자주 부른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두 사람사이에 육체적전 교섭이 생기면서 백병진이 홍현주를 요구하는 횟수가 눈에 뜨이게 줄어갔다. 어쩌다 백병진이 요구할 때도 오늘은 오 상무와 약속이 되이었다는 거짓말로 피해 버린다. 홍현주는 두 사람을 이런 식으로 조종하면서 자신의 육체를 거둬들이고 있었다. 자기 몸을 남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만이 친샹란에 대한 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친샹란을 생각하는 사이 홍현주는 자신의 몸 한 부위가 뜨겁게 젖어 오기 시작했다. 피부를 통해 그것을 느끼는 순간 홍현주는 빨리 이 자리를 떠나 친샹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보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고 후에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질 일은 상상하는 사이 홍현주의 젖은 부분이 더욱 더 뜨겁게 젖어 들기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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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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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ㅈ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