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그 암릉 위를 걷다 - 황키달 코피 터졌다 - 어두운 밤의 정적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 새로운 하루가 평화롭고 낭만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산 따라 물 따라 나선 걸음이 어느새 설악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보면 볼수록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설악산이다. 평소 닫혀있던 가슴이 서서히 열리고 있음이리라. 얼마나 그리웠던 산인가! 이 설레임과 뛰는 가슴을 안고... “동해를 굽어보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이 국토 버틴 등뼈 불끈 힘줄 조이고서 와선대 온갖 속삭임 홀로 듣고 즐기니 바위산 곧은 솔은 가난을 품고 살다가 겨우내 입고 살던 눈 옷마저 벗고나서 신나게 마등령 위를 산바람을 타고 간다. 커다란 바위 밑을 기어서 가는 물소리 가냘픈 꽃잎 위를 날아서 가는 새소리 그렇지, 용아능선에 임 발거름 소리소리“ < 설악가 중에서 > 설악동 소공원에서 하차하여 등산화 끈을 조이고 옷 매무새를 다시 한번 챙긴다. 설악산 맑은 공기가 정신을 밝게 해준다.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 통일대불을 오른쪽으로 하고 비선대에 도착, 단체증명사진 찍고 막걸리 한잔 ...... 선두대장을 따라 무작정 올라간다. 여기가 어데이며 어느 곳일까 ?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리며 온몸을 적신다. 이 적막한 강산에는 새소리, 물소리도 없구나! 아마 새들은 잠들고, 물은 고요한 밤을... 보이는 것은 헤드라이트에서 비친 1 m 거리의 조명과 함께 들려오는 것은 따~다닥 따~다닥 스틱소리와 커어~컥! 컥! 내품는 가쁜 숨소리 뿐이다. 가다 쉬고, 쉬면 다시 가고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발걸음은 내 인생 삶의 애환이련가? 온몸이 지쳐 간다. 쓰러질 것만 같다. 금강굴 지나 한참을 가니 서서히 여명이 온다. 세존봉의 웅장한 모습이 들어온다. 그런데, 이 어찐 일인가? 바다위에 산이 떠있다. 마치 백두산 천지인양....
雲海로 가는 사람/ 운해로 오는 사람/ 인간의 목소리에 잠적한/ 이 새벽/ 이 적막
운해가 내 몸 안에 여인처럼 휘감긴다. 산뜻하고도 매끄러운 감각이 내 머리 끝에서 부터 등산화 속 까지 휘휘 드리운다. 지침도 아픔도 젖은 땀까지 모두 사라져 버린다. 감정은 인생 항로의 반주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우뚝 솟은 바위들이 자기의 위용을 뽐내며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운해속의 기암 절벽과 웅장한 모습들을 어히 표현 할까? 운해가 감싸고 돌아 가는 산, 과연 설악이로구나 ! ! !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인 바위는 온갖 형상으로 선비의 모습, 개구리의 모습, 오리의 모습!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멀리 보이는 바위들도 살아 숨 쉬는 듯 했다. 이렇게 수많은 바위들이 아름다운 설악을 지키고 있구나.... 이제 급경사의 산허리를 올라간다. 웅장하게 늘어선 바위 위 우뚝 선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운해와 함께 눈앞에 늘어진 거대한 바윗덩어리 산!어마어마하게 크게 눈앞에 서 있다. 어쩌면 흉측한 괴물덩어리 같기도 하고 신비스러운 영물 같기도 한게 가관이다. 마등령에서 마등봉을 오르니 울산바위, 황철봉,그리고 공룡능선이 더욱 속 깊게 나타난다. 드디어 발자국 모양의 바위가 있는 공룡능선 봉우리들의 하나인 1,275봉 정상에 도착! 멀리 대청봉이 보이고, 중청!, 소청! ... 자기도 청봉이라 까불다가 중청, 소청에게 따귀를 맞았다는 귀때기 청봉!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용아장성! 우리가 계속 진행해야 할 공룡의 주봉인 1,275봉! 하늘의 꽃이 내려와 앉았다는 天 花 臺 ! “천 가지 꽃이 피어 있다“라는 뜻이란다. 설악산의 능선을 감상하는데 운해가 휘돌아가며 동영상을 보는 듯 생동감을 더 해준다. 탁 트이고 장엄함과 신비감에 사로잡히는데 다시 흐르는 땀이 비 오듯 한다.
설악산의 척추격인 공룡능선은 자체의 아름다움이 일품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공룡의 기괴한 등뼈를 연상시키듯 험봉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져 있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으로 가파른 등줄기는 빼어난 경관이 밀접한 대표적 능선이란다. 천화대와 일곱 봉우리 칠 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내리 꽂혀있고 설악 골, 잦은 바위 골 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산을 평하는 글에“金剛秀而不雄 이요 地異雄而不秀 이나 雪嶽秀而雄이다” 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금강산은 수려하기는 하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웅장하기는 하나 수려하지 못한데 비해 설악산은 수려한데다가 웅장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들의 고향이다. 그 자연의 품속에 들어 원초적 마음의 고향을 찾고 고요와 기쁨을 맛보면서 삶이 풍요로워질 때 진정한 우리들의 고향이 될 것이다. 空手來 空手去 공직 35 余年의 세월! 허탈은 절망의 산물이련가 내 나이 이순의 중반 후회하지 않으리 지난날을 다툼도 不道도 없었음이라 두고두고 마음을 비워두리라 더더욱 마음속 비~인 공간을 洗心으로 채우며 살의련다 오월의 짙푸른 녹음 속 설악산 오르는 길은 초록 잎순의 향 내음이 물씬 풍기는데 먼 발치에서 묵묵히 나를 따라 소로를 걷던 발자국 소리와 푸르고 파란 숲..... 이들 속에는 우정과 사랑 아낌과 배려가 있다 어떤 험난한 곳에서도 손을 붙들고 이끌어 주며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살아온 나날들이 허무가 아니요 허탈한 오늘의 삶도 아니리 내일의 살아감이 건강으로 이어져 이내 몸 다할 때까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으리라 줄지 않은 맑고 고운 산처럼 知者樂水요 仁者樂山이라 했지 않은가 !
산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 품은 뜻은 무궁하리라. 산이 탄생한 그 날로 부터 억 천만년, 생겨난 모습 그대로 높고 크고 무겁고 또 깊어, 말로 다할 수 없는 뜻을 품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무박 2일의 설악산 산행은 많은 감동과 추억, 그리고 충동을 주었다. 내 사랑 설악산아 ! 너와 나의 마음 아픈 사랑은 이제 그만 두자. 다음에 꼭 찾아 올런다 !... 여유롭게...1박 2일이면 어떨런지 모르겠구나 ! 그 때는 밤새 내내 술 한잔 나누며 세속의 아픔과 고독을 나누며 함께 회포라도 풀자, 우리 서로 손을 모아서 ,,, 그래도 부족하면 보듬으며 사랑 얘기도 나누자.... 지나온 날, 그리고 현재, 다가 올 미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감사한 마음이 내 전신을 휩싸고 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이,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소중하고 값지다. 그래서 인생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꿈을 꾸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 꿈을 이루어가며 느끼는 짜릿한 희열 때문에 더 기쁘고 행복하고 가치가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산행 중 그 모든 시간들이 즐겁고 보람되고 흐뭇하게만 느껴졌다. 따뜻하고 온화하면서도 열정으로 감싸주며 넉넉함과 여유로운 분위기로 산행을 이끌어 주신 소리골 대장님! 피곤함도 무룹쓰고 후미에서 애써주신 양파대장님! 아울러 함께 산행한 멋진 쾌남자 모습의 "헛소리 대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철삼 친구여, 축하한다, 공룡능선 완주를....그러나, 미안하다. 수고 많았다. 후일 추억담으로 간직하고 싶구나 !
감사합니다. 건강과 행운을 기원 합니다
PS 설악산공룡과 약속을 지키려(2011.10.1 ~ 2 무박2일) 오색에서 대청봉 그리고 희운각 다시 1275봉을 시작하여 공룡을 다녀왔다<<2011.10.3산행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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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