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으로 ECRM 온라인 상담회에 참가해 미국 전역에 판매망을 갖춘 마켓 체인과 연간 100만달러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와 말레이시아, 호주,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매출액 20억여 원을 기록한 광천우리맛김. 친환경 포장 조미김을 판매하는 이 회사는 지난 4월 성사된 첫 디지털 거래에서 '대박'을 쳤다. 온라인 상담을 통해 미국 내 판로를 개척하고 작년 한 해 수출 실적(70만달러)보다 큰 성과를 낸 것.
ECRM 온라인 상담회는 세계적인 마케팅 업체 ECRM이 매년 115개 소비재 품목군을 대상으로 여는 행사로, KOTRA(사장 유정열·사진)가 국내 기업의 참가비 일부를 대납하고 등록 절차를 대행하는 등 국내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가 우리 기업의 수출 전략을 뒤바꾸고 있다. 시공간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디지털 무역 시대가 본격 도래한 가운데 KOTRA는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지원에 나서고 있다.
창립 59주년을 맞은 KOTRA는 '수출 7000억달러, 수출기업 12만개 시대'를 조기에 실현시키기 위해 '디지털 전환 시대 해외 진출 포럼'을 비대면으로 개최됐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한 수출마케팅 방안을 찾기 위해 열린 이날 포럼에는 북미와 중국, 서남아시아, 유럽 등 주요 지역 내 KOTRA 최고책임자들이 직접 나서 비대면 사업 기회를 설명했고, 업계 전문가들이 해외 진출 방안 모색을 위한 특강을 실시했다.
유정열 사장은 개회사에서 "실제 경영 활동에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기업을 적지 않게 봤다"며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무역 디지털 전환 대책에 발맞춰 기존 수출 지원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기업 가운데 69%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등 우리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지폐 대신 QR코드로 음식 값을 결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날씨와 시간대별 음식 선호도, 주문량 등을 파악해 식자재 관리, 신메뉴 개발에 활용하는 등 일상 생활 곳곳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홍창표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은 이미 고령화, 노동인력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통한 산업혁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산업용·서비스 로봇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중국의 디지털 생태계를 활용한다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이베이, 월마트, 코스트코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은 전년 대비 44% 성장한 8600억달러에 달하며, B2B 이커머스 거래 규모는 이보다 8배 이상 많은 7조달러에 이른다. 2023년에는 전체 B2B 거래 중 17%가량이 이커머스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ECRM의 첫 온라인 상담회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거래지원 건수가 10만여 건으로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KOTRA 지원을 받은 국내 기업들도 참가해 미국 유통업체 34개와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이지형 KOTRA 북미지역본부장은 "참가 기업들 사이에서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는 접촉조차 어려웠던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과 직통으로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졌고, 즉각적인 수출 성약 등 성과도 창출했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윤미정 LG CNS 상무와 장영재 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컨설턴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등이 각각 수출기업 해외 진출을 위한 고객 관리·제조 기술 등을 주제로 강연을 실시했다.
윤 상무는 "데이터를 기술로만 접근하면 답이 나오지 않고, 실제 어떤 고객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가에 대해 고객 관점에서의 전략과 서비스 기획이 기반이 된 후에 그 목적에 맞는 솔루션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전문가 특강과 해외지역본부 영상 브리핑 등은 KOTRA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서 이달 말부터 다시 볼 수 있다.
한편 KOTRA는 수출지원 체제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영상 상담, 온라인 전시회 등 디지털 마케팅 지원 사업을 집중 추진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무역투자 빅데이터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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