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사망률 증가, 수행이 해법 |
“해고부담 등 스트레스가 원인” |
글 싣는 순서 상 : 현실과 원인 하 : 대책과 해법 “사망률 ‘여성보다 3배’ 높아” 원인, 암 간질환 자살 뇌질환 順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는 L(44)팀장. 그는 ‘주(酒)’5일 근무가 보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거래처 사람과의 저녁식사는 의례 술자리로 이어진다. 모임이 자정 이전에 끝나는 일은 거의 없다. 모임을 피하면 거래 선이 다른 회사로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대기업 영업팀에서 일하는 K(47)씨. 언제 정리해고 당할지 모르는 두려움에 하루가 가시방석이다. 상사는 상사대로 눈치를 주는 것 같다. 후배들에겐 ‘무능력한 팀장’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 한다. 아래위로 치일 때면 하루에도 열 번씩 사표를 던지고 싶다. 그러나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과 아내 생각에 꾹 참는다. 가슴에 화가 치미면 그저 담배 한 대 피우며 스트레스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2005년 6월 현재 대한민국 40대 남성들은 슬프고 괴롭다. 어렵사리 ‘삼팔선(남북을 가르듯이 38세가 지나면 퇴직해야 하는 것)’을 넘으면 ‘사오정(45세면 정년)’과 ‘오륙도(50.60세 넘어 근무하면 도둑놈)’가 기다리고 있다. 일터에서 하루 종일 치이다 집에 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40대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부처님의 현실진단이 사실임을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통계청이 2004년 9월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40대 남성은 동일 나이 대의 여성보다 사망률이 3배나 높다. 이에 대해 동국대 포항병원 신경정신과 사공정규 박사는 “40세는 신체 각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는 시점인데다 직장 내 책임과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건강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인천 한별병원 최훈동 원장 역시 “직장에서는 중책을 맡을 시기이며, 집에서는 가족 부양부담이 급격히 높아지는 때가 40대다. 중책을 맡는 만큼 실직이나 승진누락 등의 압박감이 가사에 전념하는 주부들보다 훨씬 강하다”고 지적했다. 죽음의 원인을 살펴보면 스트레스가 40대 사망의 주범임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2003년 사망원인통계자료’에 따르면 40대 죽음의 가장 큰 원인은 암. 다음이 간(肝)질환, 자살, 뇌(腦)질환 순이다. 암은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하는 확률이 높은 병이고, 간질환은 대개 술이 원인이며, 자살은 탈출구 없는 상황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활로(活路)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이 막혀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개인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로 이어져 자살을 택한다”고 심리학자들은 파악한다. 뇌질환 또한 ‘심각한 심리적 억압 등 뇌에 스트레스를 주는 각종 번다한 고민’과 관련이 있다. 때문에 40대 사망의 주요 요인을 ‘지나치게 과도한 스트레스’로 단순화해도 별 무리는 아니다. 의사들도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만성피로, 불면, 만성소화기계통 이상, 당뇨, 혈압, 암 등은 전부 스트레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돌연사는 80%가 관상동맥질환 때문에 일어나는데, 관상동맥의 천적이 스트레스다. 서울 중구 인제대 백병원 스트레스센터 우종민 교수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며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그만큼 심각하고, 남자들이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국 스트레스가 문제다. 해법은 없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수행이 해법이다. 특별취재반=조병활 기자 임나정.어현경 기자 [불교신문 2141호/ 6월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