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AFC챔피언스리그
AFC챔피언스리그조별 예선일정 1/3을 치렀다. 각 팀당 2경기씩을 치룬 결과 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전체 전적을 보면 우리나라는 4승 2무 2패, 일본은 2승 2무 4패, 중국은 우리와 같은 4승 2무 2패다.
그러나 내용으로 보면 중국의 강세가 만만치 않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3경기를 치렀는데 세 경기 결과가 1무 2패로 참담한 결과를 얻었다. 그 내용도 일방적이라고 할 만큼 좋지 않았다. 특히 기대한 전북의 경기는 한마디로 감독이 망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이한 것은 우승후보로 꼽히던 광저우의 부진이다. 광저우은 포항과의 경기에서 비기고 나서 원정인 시드니와의 경기에서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역전골을 먹고 패했다. 이 경기는 후반 30분 정도를 보았는데 우승후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졸전이었다.
광저우는 이기고자하는 의욕도 없고 개인적 능력도 대단하게 보이지 않는 경기였다. 오히려 시드니가 이겨야겠다는 투지가 돋보이는 경기가 아니었나 한다. 어쨌든 2라운드를 마친 동양 삼국축구 판도를 요약하면 중국의 성장, 한국의 정체, 일본의 쇠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중국이 축구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올해는 더욱 성장한 모습이다. 그런데 대항마로 나서야 할 일본이 너무 부진하다. 최근 일본 국가대표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지는데 결국 리그의 쇠락이 그 원인이 아닌가 한다.
무엇보다 이번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우리나라 팀 중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팀은 GS와 포항이었다. 이번 시즌 선수보강이 없었던 수원은 조별리그 통과도 힘들 것이라 예상했고, 포항도 그런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포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최진철 감독 때문이다.
우선 GS는 전북과 더불어 최강의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목받는 팀이었다. 데얀 영입에 성공함으로써 아드리아누와 함께 막강한 투톱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하였다. 거기에다 GS는 워낙 슬로우스타트로 유명한 팀이어서 초반에는 죽을 쑤는 경우가 많았으니 초반 모습이 더욱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참 무서운 팀이었다. 우선 GS는 부리람하고 첫 경기를 한 것이 매우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약체인 팀과 맞붙음으로서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6:0으로 대승을 거둠으로서 스스로 자신감을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 부리람과의 경기는 상대가 약팀이라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예선에서 1,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완벽한 승리를 얻었다. 일본은 작년 J리그 우승자인 히로시마였다. 경기결과는 4:1의 승리... 그러나 스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욕조차 짓밟아버릴 정도의 완벽한 경기였다.
두 경기는 아드리아누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부각시킨 경기였다. 첫 번째에서 4골 1도움 두 번째 경기에서는 3골... 두 경기 모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아드리아누를 위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드리아누는 작년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특히 수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파괴시키며 후방으로 침투하는 센스와 잡은 찬스는 결코 놓치지 않는 결정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아드리아누 한마디로 ‘라인파괴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아마도 데얀이라는 선수가 있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데얀의 결정력도 가공할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아드리아누를 수비 시야에서 늘 잡아둘 수 없었을 것이다. 올해 리그 경기에서 과연 이 투톱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올해 K리그 개막전은 작년 리그 우승자인 전북과 FA컵 우승자인 GS와의 경기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보여준 전북이라면 GS에게 백전백패한다.
또한 최용수 감독은 3백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기본적이 3‧5‧2시스템에서 수비할 때는 5백을 구사했는데 중간에 3명의 미들필더와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공격의 틈을 내주지 않았다. 정말 ‘물샐틈없다’는 말 그 자체이다. 이런 수비의 완성을 코치진 중 누가 만들어 냈을까.... 전북이나 수원이 이것의 반만 되는 수비를 했다면 그렇게 농락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경기를 본 결과 가장 기대가 되는 팀은 GS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동아시아 쪽 챔피언을 가르는 경기까지는 갈 것으로 보인다.(서아시아까지 보면 4강전)
다음에 소개할 사람은 최진철 감독이다. 포항을 소개하지 않고 최진철 감독을 소개하는 것은 현재의 포항이 있기까지 감독들의 역할이 지대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감독이었던 파리아스 감독 때부터 다른 팀과는 대별되는 팀이 되었다. 이후 황선홍 감독은 모기업인 포항제철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보적인 팀을 만들어 냈다.
마치 바르셀로나 팀을 보는 듯,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제로톱이라는 이름하에 패싱 게임을 하여 ‘스틸타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고, 외국선수를 영입할 돈이 없어 순수 국내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였음에도 대성공을 해서 ‘황선대원군의 쇄국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포항을 완벽하게 자신의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 포항은 더 어렵다. 그런 때에 황선홍 감독이 떠나고 17세 청소년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일한 감독 경력인 최진철 감독이 부임했으니,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포항을 망쳐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다. 또한 첫 번째 경기인 광저우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는 했지만 극도의 수비 위주 경기를 해서 창피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는 전혀 달랐다. 포항의 본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인 경기운영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어 냈다. 포항 선수들이 전방에서부터 압박함으로써 우라와는 힘도 쓰지 못하고 제풀에 무너졌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후반 20분 남겨놓고 손준호가 카드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가 수세에 몰렸다는 것이다. 퇴장만 없었다면 1:0으로 끝날 경기는 아니었다.
어쨌든 이 경기로 최진철 감독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포항이 리그와 AFC경기 둘을 원활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중후반에 들어 리그, FA, AFC경기가 계속 돌아갈 경우 주중, 주말 경기를 계속해서 치러야 하는데 선수의 체력이 얼마나 받쳐줄지...
마지막으로 이번에 가장 실망스러운 팀은 전북이다. 워낙 많은 선수를 영입해서 더블 스쿼드가 가능한 유일한 팀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도 리그보다는 AFC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로 본다면 너무 실망이다. 도쿄와의 첫 경기도 수비실책이 눈에 띄었는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허둥대는 모습이 전혀 전북답지 않았다.
수비에 핵심인 김기희가 시즌 시작 바로 전에 갑자기 중국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수비공백이 컸다고는 하지만 감독이라면 어떻게 하든 수비에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 전북의 수비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작년 리그에서 강한 공격력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수비문제는 늘 지적되었던 사항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올해도 다시 나온다는 것은 코치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GS와 비교할 때 더욱 그러하다.
또한 경기 흐름에 따른 전술대처 능력이 조금씩 늦다는 지적이 작년에도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면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또한 시험해야할 경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기가 있다. 상하이와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럼에도 순수 국내파로 선수를 꾸몄다. 선수의 당일 컨디션이야 감독이 가장 잘 아는 것이지만 이해가지 않는 부분인 것은 분명하다.
후반 이른 시간에 이동국, 레오나드도 그리고 새로 영입한 수비형 미들필더 파탈루로 교체했지만 한 번 무너진 흐름을 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AFC 경기를 보면서 놀란 것은 중국팀의 약진이다. 전북과의 경기 포함한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지만 매우 전술적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팀의 빌드업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보니 전진 패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전방으로 쳐내기 바빠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과거 중국 팀은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외국선수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그 수준을 넘어섰다. 외국인 공격수에 치중하다 중국선수를 놓쳐 골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적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제 중국 팀을 경험해보았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분명 잘 적응할 것이라 믿고 싶다.
첫댓글 자신들만의 색깔로 잘 끌고나간다면 더 욱 재미난 축구와 구단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