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슈퍼에 한국 과자가 많이 보이는 이유는?
현지 과자 시장 성장…한국 신제품에 관심
최근 중국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농심과 오리온 이외에도 중국에 정착한 한국 과자가 많다. 중국 수입상들은 그럼에도 맛과 품질이 우수한 새로운 한국 과자를 여전히 찾고 있다.
●늘어나는 한국 과자 수입=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는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과 한국 생산 후 중국으로 수입된 제품으로 나뉜다. 1990년대부터 중국 시장에 진입한 한국 브랜드 중 오리온과 농심은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리온은 1995년 중국 허베이성에 공장을 설립해 1997년 3월부터 대표 상품인 초코파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1996년부터 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에는 선양시에 과자 공장을 건설했다. 2022년 기준 오리온의 중국 매출은 1조2700억 원이며 농심의 과자는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월 평균 100만 개 이상 팔리고 있다.
2010년 전후로 한류 열풍과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 증가로 그들 사이에 한국 과자가 많이 알려지고 그만큼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도 늘었다. 롯데, 해태 같은 한국 대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수입상을 통해 과자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최근의 HBAF처럼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브랜드들은 중국에 법인을 설립해 자체적으로 유통상을 관리하고 제품을 온오프라인 채널에 입점시키고 있다. 중국의 수입식품 대리상들은 중국에 선보이지 않은 한국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해 자체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과자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의 한국 과자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공옌망에 따르면 2022년 중국 과자 시장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80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90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상반기 기준 과자류 수입액은 2억8000만 달러가 넘었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체 수입시장의 15%, 44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곡물로 만든 한국 과자류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2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팔리는 한국 과자=한국 과자의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는 대형 마트, 슈퍼와 편의점 등이 있다. 조사업체 홍싱즈자본국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레저 식품의 83%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될 정도로 오프라인의 비중이 크다.
중국에서 과자를 판매하는 곳은 대형 마트(화룬완지아, 까르푸), 국내외 고급 식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마트(세븐프레시, 허마셴셩), 수입 제품 판매 마트(올레, 샘스클럽) 그리고 711과 로손으로 대표되는 편의점 등이다.
마트와 슈퍼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는 모두 농심, 오리온 등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며 올레, 샘스클럽 같은 해외 브랜드 마트에 입점한 한국 과자는 95% 이상이 한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편의점과 프리미엄 마트는 최근 인기 브랜드와 제품이 주를 이룬다. KOTRA 무역관이 이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한국 과자 판매상황을 확인한 결과 수입 마트에 한국 과자가 가장 많았고 다른 오프라인 매장들은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한국 과자를 팔았다.
수입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마트에서는 한국 과자의 비중이 높고 가격은 다른 수입산 과자보다 저렴한 편이다. 올레는 중국 유통 대기업 화룬그룹 산하의 수입식품 및 생활용품 매장이다. 2004년 브랜드 런칭 이후 현재까지 톈진을 비롯해 중국 21개 도시에서 100여 개의 매장을 열었다.
톈진 매장에는 오리온, 롯데, 해태, 노브랜드 등 다양한 한국 과자가 판매되고 있으며 전체 과자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다. 판매가격은 대부분 12~30위안으로 일본과 서구권 국가에서 생산된 과자보다 저렴한 편이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한국 과자는 수입 과자 가운데 값이 비싸지 않고 맛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KOTRA 무역관이 올레 마트를 방문해 직원을 인터뷰했는데 이 직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국 과자의 판매가 더욱 늘고 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포장지가 쉽게 눈에 띄다 보니 빨리 판매되는 편이며 할인 중인 과자류는 더 잘 팔린다. 고객들이 브랜드와 맛을 잘 모르는 수입 과자를 살 때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과자를 시식한 뒤 판단한다.
중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 과자 중 절반 이상은 한국 회사의 중국 법인이 국내에서 사갔거나 중국의 식품 수입상들이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농심, 해태, 노브랜드, 바프 제품은 제품 포장지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중국 현지법인이 수입하고 있다. 이 브랜드들의 제품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 중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크라운, 유어스 등의 과자는 주로 산둥성 웨이하이, 상하이, 베이징 등에 소재한 현지 식품 전문 유통상들이 수입하고 있다.
대형 마트, 슈퍼,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수입 과자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면 입점할 수 있다. 올레 이외에 세븐일레븐, 화룬완지아, 러거우에 입점한 수입 한국 과자는 2~3종에 불과하지만 한결 같이 피누테 새우칩을 판매하고 있다.
피누테는 중국 수입 식품 유통기업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새우칩으로 2016년부터 중국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맛도 좋고 양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 새우칩 시리즈는 2018년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의 인기 상품으로 평가된 후 편의점, 일반 마트와 슈퍼 등에도 입점했다. KOTRA 무역관이 방문한 5개 매장의 직원에 따르면 피누테 새우칩은 진열 위치가 좋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많이 찾아 다른 과자에 비해 매출이 높은 편이다.
●온라인은 매출은 티몰마트, 신제품은 타오바오스토어=중국의 주요 온라인 유통채널로는 티몰을 포함한 타오바오와 징둥 등이 있다. 이들은 온라인 슈퍼마켓인 티몰마트, 징둥마트와 수입 제품 플랫폼 타오바오글로벌, 징둥국제를 통해 한국 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배송이 빠르고 할인 행사가 많은 티몰마트는 한국 과자의 매출이 많은 편이다. 티몰마트에서 누적 판매량이 1만 개가 넘는 한국 과자는 60개 이상이며 10여 종은 월 평균 매출이 2000개가 넘는다. 티몰마트는 익일 배송이 가능하며 다양한 할인 행사를 개최해 다른 온라인 매장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타오바오스토어에서는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새로운 한국 과자 브랜드를 많이 볼 수 있다. 타오바오에서 ‘한국 과자’를 검색하면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올리브영, 팔도, 라이쿠, 이디오 등의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온라인 매장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낮아 오프라인에서 바로 팔기 어려운 한국 과자는 온라인에서 먼저 판매해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다”며 “재고가 많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타오바오스토어를 활용해 할인판매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수출에 필요한 위생증명서=KOTRA 무역관은 과자 등 한국 레저 식품을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중국 유통상 매니저를 인터뷰했다.
- 최근 귀사가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한국 과자의 매출은 어떤가?
“작년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연초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과자 매출도 늘고 있다. 한국 과자는 맛이 좋고 가격도 적당하며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팔린다.”
- 귀사가 수입한 제품이 올레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혹시 다른 한국 중소기업 브랜드도 올레에 입점할 수 있나?
“가능하다. 오프라인 마트에 입점하려면 수입상이 입점 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수입상은 상품 공급업체의 생산능력, 납품주기, 판매단가 등을 확인해 판매가 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선정한다. 상품의 현지 인지도, 생산기업 규모와 공급 능력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마트 입점 여부가 결정되며 수입상의 홍보, 유통채널 관리 등 마케팅 능력도 중요하다.”
- 한국 과자의 중국 통관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통관용 필수 서류와 생산기업의 해관 등록 증빙, 위생증명서가 필요하다. 중국은 작년 초부터 ‘수입식품 해외 생산기업 등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과자 생산기업은 중국 해관(cifer.singlewindow.cn)에 정보를 등록한 이후 취득한 등록번호를 과자 포장이나 라벨에 기재해야 한다. 위생증명서는 제품을 수출하기 전에 한국 사이트(www.foodsafetykorea.go.kr)에 신청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중국의 한국 과자 수입이 늘면서 신제품의 시장 진입 기회도 커지고 있다. 올레 매장 직원에 따르면 한국산뿐만 아니라 수입 과자 전체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입점하는 한국 과자의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산 레저 식품을 수입하는 관계자는 “최근 한국 제품 수입이 늘어나면서 과자, 초콜릿 등 신제품을 공급할 온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생산기업 등록 등 관련 수출 절차가 준비된 기업이라면 중국 수입과자 시장 진출을 검토할 만하다.
중국의 수입식품 유통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우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도 더욱 많아졌다. 그간 수입 과자는 주로 수입 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의 라이브 방송, 콰징 수입상품 쇼핑몰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한국 제품 수입상 관계자는 “올해 들어 더우인, 타오바오라이브 등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의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 경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OTRA 톈진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