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길이 있는 네개의 섬중에 세번째인 주문도.
임경업 장군이 중국을 가며 임금에게 하직하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주문도라고 했다는데,
아니. 살곶이 선착장과 주문도 선착장이 두곳이나 있는데 어디에도 고런 걸 설명하는 스토리 보드는 없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데 전혀 관심이 없는듯 하다.
어째거나 그래도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온다는데
돌아보니 '왜' 다.
볼 거리,즐길거리가 아무 것도 없는데.
어째거나 들어오던 나가던 내 알바아니고,
이제부터는 태양과의 씨름이 내겐 남아 있으니 내 걱정이나 하자구.
배 시간이 많이 남아 버스에서 미리 내려 후포항을 보기로 한다.
강화하면 밴댕이회가 유명한데 나는 아직이다.
금방 나는 후회를 한다.
눈요기 거리가 1도 없기 때문이다.
이 후텁지근한 날씨에 사서 고생이다.
선수항까지는 2km 정도를 걸어야 한다.
어디서
'에긍! 저 돌'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오늘은 시작 부터 사서 알바를 한다.
후포항이라는 깨알같은 글씨.
요놈들은 사람을 무서위하질 않는다.
주위에 아무도 없길래 데크바닥을 발로 쾅하고 밟았는데도 눈길 한번 주질않는다.
알바를 신나게 하며 오다보니 다 왔다.
2km쯤이야 뭐.
동네에 무슨 선수가 많은지 모르겠지만 동네 이름이 '선수리'다.
석모대교가 만들어지며 외포리 선착장은 폐쇄되고 삼보해운이 이곳에 선착장을 새로 만들어서 운영중이다.
알바를 했는데도 12시에 출발하는 배시간이 아직 1시간이나 남았다.
주위가 협소하고 썰렁하기 짝이 없다.
평일이라 더 하리라.
주문도 까지 35분 소요된다.
제법 크고 우람하지만 많이 낡아서 보기는 좀 그렇고 연안여객선이 그렇듯 객실 내부에는 장판이 깔려있다.
에어컨은 필요없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쏟아저 들어오기 때문이다.
옆사람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크다.
밖은 좀 조용하려나 하고 밖으로나온다.
역시나 요놈들 사나운 눈매를 하고 새우깡을 먹기 위해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마주보이는 섬이 엊그제 다녀 온 석모도이다.
19코스가 이 섬에 남아 있어서 한번은 더 가야만 한다.
살곶이 또는 살꾸지라고 부르는 주문도의 선착장이다.
서울 한양대 옆의 살곶이 다리가 갑자기 생각난다.
그런 설명도 없다.
따로 찾아 보시라.
댓글에 올려 주시면,
여러 사람이 상식을 得 하겠지요
해변을 따라 걸으며 이런 돌길을 걷기도 하고
이런 모래밭 길을 걷기도 한다.
모래밑에서 누가 자꾸 발을 잡아다녀서 진도두 잘 않나가고
힘만드는 그런 길이다.
넘어지면 도가니가 사정없이 까이겠지만 나는 돌길걷는 것이 나은 것 같다.
ㅎㅎ
멋져부러!
글자가 잘 보이려나 모르겠지만 나도 이런 한옥교회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달맞이 꽃.
죽은자와 산자의 그림.
그래도 내년에는 다시 피겠지.
해당화가 아직 남아 있다.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실제로 열어 본적이 있는데
털북숭이 씨앗이 잔뜩들어 있고 껍질은 얇아서 먹을게(?)없고
씨앗만 퍼트려 준 기억이다.
돌아오는길.
해가 제법 기울었다.
원래의 계획은 이랬다.
선수항 출발하는 배시간이 애매해서 당일치기가 어려워서(자차있음 문제없음)주문도에서 일박을 하고 아침 일찍(07시 볼음도행) 볼음도로 건너가서 생일자축 13코슬 걷기로 했다.
그런데 주문도항(느리항이라고도)
에 도착하여 민박집을 가 보니 구두예약이 되어 있든 집주인이 서울갔다네.
평일에 다 문닫고 주위엔 식당도 없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마지막 배를 겨우 얻어타고 귀가 중인 것이다.
볼음도는 배시간을 어찌 마추어야 하는 걱정을 하며.
지금 시각 18:40.
불과 10분전만해도 자동차와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는데 썰물 빠저 나가듯 순식간에 이런 적막강산이 되어 버렸다.
누구는 주차해논 차로 떠났고
누구는 마중나온 지인과 떠났고
누구는 어째거나 떠났다.
그런데 나는 여기 홀로 남아 있다.
문득 고개를 드는
이 죽일놈의 외로움.
둘러보아도 나를 반기는 이는 없다.
이제는 익숙해 질 때도 됬는데...
아무도 없는데 눈물이나 왈칵 쏟아 내고 갈까?
헛헛한 마음에 눈 둘 곳 모르고 있는데 갈매기가 말을 걸어 온다.
'아저씨! 저기 버스 들어와요'
보니 멀리 산그늘 밑으로 나를 태우고 갈 버스가 힘차게 들어 오고 있다.
'갈매기야 고맙구나'
하늘 색 속절없이 차암 곱다.
첫댓글 날 점점 따가워지고
탁발스님들도 하안거들어가신지오래
아무쪼록 건강 잘 건사하시면서...
좋은 글 사진 잘보았습니다..
夏安居.
오래만에 들어보는 단어입니다.
불자가 아니면 모르는 단어인데,
용강님도 건강 잘 건사 하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여전히 화산님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시는군요.
외로움도 즐기며 다녀야하는군요. 화산님의 마지막글에서 제마음도 먹먹합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며 다니세요~~
그런가 봅니다.
혼자라는 생각을 떨구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데 해안선을 따르던가, 숲길을 걸을 때는 혼자라는 생각이 더 나지만 이제는 그 자체를 즐기고 있답니다.
한번 同行을 해야 되는데, 뭐 기회가 금방 오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일몰사진 멋지네요~~ 여름에는 물을 좀 많이 가지고 다니시면 좋을듯 합니다
꽁꽁 얼쿤거 세병이나 가지고 다니는데 그것도 모자라요.
네병은 너무 무겁구요.
잘 지내지요?
야~~~
아무 볼것도 없다 하시면서 아름다운 풍경 사진 올리는 등 화산님의 넉두리타령 글이 따라읽기가 재미나서 정신없이 신바람나게 여기까지 왔네요. 이제 귀가할 버스가 온다고 하릴없는 갈매기가 전해준다 하면서요.
나도 이제 정신없이 따라 걸어온 화산님의 주문도 코스를 접고 내가 오늘 걸어야하는 은지님 수락산길로 집나설 준비를 해야지. 아 참 재미있다
청계산에서
무릎이 좀 신경쓰이게 한다는 말 들었는데~~
또 길 떠났네요ㅜ
재산 1호 발목 무릎 좀 아껴주세요
잘 보고 읽었습니다^^
걱정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평지 장거리 걷는 건 무리 없어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