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2012년 10월 20일(토)부터 21일(일)까지 진행되었던
부산, 김해지역 미술관 여행의 후기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제법 수다 스러웠던
세남자의 가을 미술관 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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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고은 사진미술관.
서울지역에 류가현이 있다면
부산에는 고은 사진 미술관이 있습니다.
전시에만 치중하는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세미나와 자료발행 그리고 소통에도 애쓰는곳.
미술관 건물(본관)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지어놨는지 필요없는 공간이 하나도 없을정도로
짜임새 있지만 답답하지 않은 그곳. 2층의 그랜드피아노는 항상 그러하듯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듯 하고
관리가 잘된 하얀벽과 은은하게 들리는 음악소리, 곳곳에 제자리를 잡은 예쁜 화분들은 일단 미술관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세남자가
1박 2일 동안
정확히 39시간동안
붙어 다녔지만 제대로된
인증샷한장 찍지 못했는데
서울에 와서 사진을 열어보니
세사람이 작품안에 모여있는 사진이 있어서
인증샷으로 대신 합니다.^^ (좌;보스코 중;아이언 우;심연)
지금부터 김해, 부산 미술관 여행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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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853773C5085795C29)
김해 클레이 아크는 저와 아이언님에게는 두번째 방문입니다.
클레이(clay:흙)와 아크(architecture:건축)의 조합어인 클레이아크는
말 그대로 흙그리고 물과 불이 만들어 내는 생산물들이 우리의 삶을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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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전체 규모도 놀랍지만
건축물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보는이를 감동하게 만듭니다.
복층으로 이루어진 메인 전시장은 리움과 비슷하게 원통형 건물을 걸으며
볼수 있게 만들었고 올라가는 계단은 과천 국립현대처럼 원형씩 복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리움과 과천국립현대를 커다랗게 합쳐 놓은듯한)특히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나타나는
커타란 원형 홀은 기하학적 무늬의창틀로 이루어진 돔형의 투명 천장을을 통해 멋진 자연광과 그림자를 그려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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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64E9A3C508579612E)
이곳에 가시면
꼭 보셔야 할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화장실 입구 벽면 입니다.
우리가 항상 마주 하는 화장실의
네모난 타일이 아니라(물론 재료는 타일과 같은 것이겠지만)
탐스럽고 아름다운 꽃송이들로 장식된 벽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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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의 또다른 전시장인 큐빅하우스(첨탑이 있는곳)에서 진행중인
아르헨티나 여류 작가인 빌마빌라베르데의 작품은 서울에서 출발전부터
기대가 많았었습니다. 단순한 위생도기들이 한 여인의 자유로운 영감의 손길로 인해
얼마나 기발하고 위트넘치고 아름답게 변모할수 있는지를 느낄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우리가 항상 접하는 타일, 세면기, 변기등이 진지하고 감동적인 예술작품으로 바뀔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발상의 전환을 위한 영감을 받을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클레이아크 김해가 존재하는 목적도 아마 상당부분 이러한 취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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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도예가 7인의 작품으로 구성된 프리즘展이였습니다.
흙과 유약 그리고 불로서 구워 만든 모노크롬화들.
펼쳐진 청화백자를 보는듯한 은근하고 다정한 코발트블루들의 향연.
벽에 칠해진 백토의 행위예술들,
거대한 테라코타들의 시위,
산산히 부서진 백자들의 무덤들
그리고 도예작가들이 그려낸 회화 작품들까지
신선한 충격이였고 감동이였습니다.
세남자들이
여행 말미에 김해 클레이아크와 고은 사진미술관이
가장 좋았다는 자평들을 했었을 만큼 즐거운 경험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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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전시장 면적이 넓습니다.
물론 외관은 요즘 현대식
건물들이 다 그러하듯 네모난
유리로 마감되어서 운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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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엔날레에 사실 기대가 컸었습니다.
2년전 부산 비엔날레가 재미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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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번 비엔날레는 실망입니다.
물론 비엔날레라는것이 총감독에따라
회마다 성격이 특정 지어지는것은 당연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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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정원 2012라는 취지의 부산 비엔날레는
크게 두가지 성격으로 나뉘는 기분입니다.
현실적 이슈와 유희성.
속성상 어쩔수 없겠지만
현실적 이슈(노동, 정치, 사회)의 과도한 표출은
일부 작품에서 걸러지지 않은채 날것으로 감상자앞에
드러누운듯한 기느낌이 들어 사실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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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가 거듭되고 멋진 기획자를 만나다보면
부산비엔날레도 세계적인 전시로 부상할수가 있겠지요.
그때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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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 미술관이
신관을 오픈했다고 하는데
시간 관계상 가보지를 못해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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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길을 끈 작가는
김태동작가의 작품이였습니다.
우리가 항상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
보통인 사람들이 혼자 서있습니다.
별다른게 있다면 시간.
심야에 만나는 불특정 일반인을 섭외해
일상적인 공간에서 찍은 사진 한장은
그 시간성에 의해 현실이 더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고 특별한 개별적 정체성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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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조현갤러리.
이전의 두번에 걸친 부산여행길에
한번도 빗장을 열어주지 않던 조현이
마침내 드디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사실 점심시간이라고 1시간쯤 후에
다시 오라는것을(스페인이나 중국도 아닌데)
상냥한 여직원분의 수고로 즐겁게 감상할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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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갤러리는 내부도 럭셔리하고 주변 풍광도 멋집니다.
마치 영화 셋트장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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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전이 진행중인 조현 갤러리.
전시중인 작품들도 럭셔리 합니다.
위의 리스트를 보세요
요즘 잘나가는 작가들은 모두 모아놓은듯 합니다.
특히 짐머만의 최신작품들이 멋지더군요..데미안 허스트는 드로잉 한점(유명한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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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달맞이 고개쪽에 위치한 동백아트센터.
찾기가 힘들었지만 동물적인 감각으로(동네 마구 휘젓고 다니기 필살기로)
부산비엔날레 현장감독과 아트디렉터를 역임하신 김종구 작가의 개인전.
감상평은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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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고개의 이듬 갤러리입니다.
여성 관장님이 상당히 파워풀하시고 적극적이십니다.
1층은 미술관 2층은 사진전시장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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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2층 이듬 스페이스에서 진행중인
진동선 작가의 모나쿠스라는 전시가 좋았는데
그래서 서울레 오자마자 인터넷으로 작가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monachus(모나쿠스)''는 그리스어로 혼자(solo), 홀로(alone)라는 뜻이랍니다.
웹상에서 뜻밖에 전시 중인 작품들도 몇점 구할수 있어서 올려 봅니다. 같이 즐겨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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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갤러리의 전시도 좋았습니다.
멘토와 멘티로 이루어진 여성 4인의 전시.
부산지역은 특이 하게도 일요일날 휴관인 미술관이 제법 있어서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부산 가나아트도 일요일 휴관이더군요.
그나마 이환권 작가의 작품이 전시중이라 다행이였습니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이미 본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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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회원이신 박정희님이 소개해주신 갤러리 몽마르트 .
지중해변의 회랑식 건물을 보는듯한 이국적인 느낌.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는 부관장님의 소개말씀에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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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벽 흰색 피아노 커다란 창 가득 쏟아지는 햇살.
창밖으로 펼쳐지는 해운대의 바다.
부관장님의 드립커피 대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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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이 진행중.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작가의 그림들.
하고 싶은것들도 보여주고 싶은것들도 많은 작가.
선한 인상에 눈매가 보통이 아닌
유연한 외모지만 새내기 작가의 굳은 심지가 보입니다.
위의 그림 유영의 자유로움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손을 타지 않은 그림이라고 해야하나?
고흐도 고갱도 루소도 남의 손타지 않은 그림들로
명예를 얻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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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득남 몽마르트 부관장님은 어눌한 말투의 달변가입닏.
상대방 이야기는 모두 잘 들어주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모두 합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의 고저가 오묘한 리듬감까지 만들어 내면서 듣는이를 집중하게 만듭니다.
현재 부산 화랑가의 문제점들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 미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아트페어로인한 화랑가 존립의 위기
아트페어제도의 허와 실.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결국은 자기발을 찍는 구조로 돌아가는 지금의 상황이 못내 아쉽고 서운한듯 합니다.
그래도 갤러리가 할일은 엄연히 남아있다는 부관장님의 주장에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며 애쓰는 미술인들이 있기에 우리 미술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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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먹기위해 해운대로 가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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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씨원한 대구탕(시원한이 아님) 역시 해운대 횟집 1인 3만원부터 시작.
번호표받고 15분 이상 대기해야함.(강추) 다른 횟집(회썰어주고 상추만 주는)보다 비싸지만
대구머리 밁은지리가 제대로 만들어져 나온다. 코스로 제대로 식사할수있다.(절대강추)
몇년전만해도 허름한 탕집이였는데 확대이전. 3만원 짜리 코스는 누드 스시가 나온다,,ㅎㅎ
신메뉴 계란말이는 안드셔두 됨.ㅎ 4만원부터는 옷을 입고 나온다는 전설이(누드스시도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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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비슷한곳이 있다지만 귀경길에 부산에서 한 마지막 식사는 대박!
7천원에 돌게장무한리필. 세남자 밥두그릇씩 뚝딱. 간장과 양념게장 두가지가 무한 제공된다.
아래 사진은 직접 제조한 간장돌게껍질 비빔밥! ㅎㅎㅎ(광고사진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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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남자의 멋있는 맛있는김해, 부산 미술관 여행기 끄읏~~ ^^
ps) 귀경길 조수석에서 5시간의 수다로 저의 졸음을 물리쳐주신 심연님 감사했습니다! ^^
막내 아이언님 형님들 모시고 다니느라 고생했어요. 노땅들이랑 다니면 원래 힘든거임! ^^
대안공간 반디가 없어져서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부산 첫번째 방문지였는데 말이죠.
사갔었던 포도쥬스는 지금 제가 마시고 있는중 이라는.....
ps2)박정희 회원님과 박득남 부산 몽마르트 갤러리 부관장님께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
첫댓글 멋진 세남자의 부산 아트 스타일 즐감상했습니다..^^.제가 몇군대 안 가본곳도 있네요..찿아 가봐야겠네요.
무엇보다 미술관 여행하신 세분의 미소가 느껴지는듯 하네요..수고 많으셨구요 덕분에 새로운곳도 알았습니다 감사하무니다...ㅎㅎㅎ.......굿..럭!!*^^*
후기가 자꾸 침을 흘리게 하네요....ㅎㅎ 간장게장 때문만은 아니구요...멋진 사진과 정성스런 글이 마음을 타고 흘러내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