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맛 모르는 당신, 떠나라! 영덕으로
대진-강구-축산항에 가면…
유사품 주의! 고소-담백한 맛 비교 불허
고가 감수! 크기따라 1만5000∼10만원선
선장님과 접촉! 소비자와 직거래로 택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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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만선의 기쁨. 영덕 대진항에 입항한 대게잡이 배'유신호' |
지금 영덕은 대게잡이가 한창이다. 대진항, 강구항, 축산항…, 크고 작은
포구마다 그물을 걷으로 떠나는 대게잡이 배로 이른 새벽부터 부산하다.
지난 6일 오후 4시 영덕 대진항. 대게잡이 배 한척이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항했다. 새벽 4시 대진 앞바다 18마일 해상으로 출항해 조업했다는 대진유신호(9.77t급) 김택렬선장(45)은 "굵은 씨알을 포함해 550마리는 족히 잡았다"며 밝은 표정이었다.
대게는 1월부터 5월이 제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를 쪄 살을 발라 먹고 등딱지에 밥을 비며 먹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영덕 갯바람을 쐬고 자란 사람들을 빼고는 영덕대게의 참맛을 아는 이들은 흔치 않다. 그만큼 귀한 탓이다.
따라서 가격도 만만치 않은 편. 크기에 따라 산지 가격은 1만5000~10만원선에 달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영덕 대게를 최고로 쳐주는 것은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하고 담백한 특유의 맛 때문.
'대게'는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다리의 마디 형상이나 누르스름한 아이보리 빛깔이 얼핏 마른 대나무와 비슷하다는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때문에 한자로는 '죽해(竹蟹)'라고 쓴다.
영덕 대게는 몇년 전 방영된 인기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후폭풍 덕을 톡톡히 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영덕을 찾으면서 강구항을 중심으로 30여곳에 불과하던 대게 전문점도 120곳으로 부쩍 늘었다. 때문에 최근 몇년 사이 강구항 일대 대게 전문식당들은 속이 꽉찬 영덕대게 속살 마냥 톡톡한
재미도 봤다.
하지만 요즘은 그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한 목소리다. 한-일
어업협정으로 인해 조업권역이 대폭 축소되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본래 영덕 근해 수심 250m 이하 깨끗한 모래밭에서 잡히는 것을 '영덕대게'라 했다. 그러나 그 수가 한정돼, 마침 영덕대게와 맛이 비슷한 일본 근해 대게도 '영덕대게' 대접을 받으며 팔려나갔다. 이제는 그마저도 할 수
없어 최근에는 러시아산 등 상대적으로 값이 싼 외국 대게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하지만 본래 대게 맛에 비할 바는 아니다.
영덕대게의 구분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수입산 대게에 비해 얕은 곳에서 살기 때문에 껍질이 무르고, 붉은 빛이 덜하다. 가장 큰 특징으로 수입산은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따개비와 같은)이 있다는 점이다.
영덕 현지에 내려와 대게 맛을 본 사람이라면 그 맛에 반해 추가 구입을
하는 게 보통이다.
예전에는 양구 위판장에서 경매로 처분했지만 최근에는 물량이 워낙 적어
선장이 직접 잡은 싱싱한 대게를 택배를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직거래하는
게 보통이다.
강구항 부둣가 난전에서는 영덕 대게를 싸게 사려는 관강객과 상인들의
승강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나들이겸 대게 맛을 보러
내려 왔다는 이모씨(44) 부부는 "영덕 대게 찜맛을 보고나니 아이들 생각이
나 더 사려 한다"며 싱싱한 영덕대게를 집어 올렸다.
< 글ㆍ사진=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h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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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대게 |
▲ 맛집=찜, 탕 등을 강구 포구, 영해 시장 주변 등 웬만한 곳에서 맛
볼 수 있다. 강구항 아래 남호리 태평양회타운도 그 중 하나. 어느 식당이건 진품 영덕 대게의 맛이야 비슷하지만 이 집은 '정직'함도 갖춘 곳이다.
대게를 시키기 전 첫마디가 "수입산과 영덕대게를 함께 팔고 있으니 선택"하란다. 찜 마리당 1만5000원~10만원선, 수입 러시아산 1kg 4만5000원.
(054)732-8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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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산 수입대게 |
▲ 영덕대게 구입: 직접 방문시 강구항 등 포구, 영덕 영해시장 등에서 살 수 있으며, 대진항 입구 '은하수산'에서는 전화를 통한 전국 택배를
해준다. (054)733-6447
▲ 드라이브코스=강축해안도로, 강구~축산간 해안도로는 동해안 7번국도변 도로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길목마다 조롱박 같은 형상의 작은
포구마을이 줄줄이 이어지고, 갯바위에서는 돌김을 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아낙과 날개를 접고 앉아 노는 갈매기떼가 목가적 풍광을 연출한다. 햇살
좋은 날 마치 방음벽처럼 길 양옆으로 늘어선 오징어 덕장도 이색적이다.
포구마을에 차를 대고 갓 물질해 따온 전복, 홍삼이며 싱싱한 어패류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것도 영덕 여행의 묘미.
▲ 관어대(觀魚臺)=영해면 소재지에서 3km 떨어진 해발 183m의 상대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고장 출신의 고려말 성리학자 목은 이색 선생이
"관어대에 올라 굽어 보면 물속에 뛰노는 물고기 수를 살필 수 있을 만큼
전망 좋은 곳"이라고 극찬 한 곳이다. 대진-고래불 두 해수욕장이 이어져
10km 모랫길과 송림의 장관을 볼 수 있으며, 영해벌을 가로지르는 송천 눈에 들어 온다. 영덕군은 오는 5월10일 '제1회 목은 문화제'를 실시한다.
▲ 그밖의 가볼 만한 곳=영남-충청-강원 일원에서 신출귀몰 게릴라전으로 이름을 떨친 구한말 평민의병대장 신돌석장군의 생가와 기념 사당도
볼거리이며,'경보 화석박물관', 강구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일출 포인트 '삼사해상공원', 부경온천도 들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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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구항의 일출 |
◇ '강축 해안도로' 오징어 덕장 |
◆ 가는 길=경부-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서안동 IC~안동시내~34번국도 진보, 신촌약수~영덕.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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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 대진항에 입항한 대게잡이 배 '유신호' |
◇ 고래불 해변 |
◇ 강구 삼사해상 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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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틀녘 강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