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어를 처음 읽으셨을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맨 처음 드는 생각이 '타이거 우즈'와 '애니카 소렌스탐'으로 대표되는 운동경기 '골프'이신가요? 아니면 세계에서 단위차종으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중 하나인 폭스바겐의 앙증맞은 헤치백 차량인가요? 농담입니다만, 여러분이야 당연히 자동차 '골프'를 처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중 속에서는 수입차가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폭스바겐'이란 이름값에 치이고, '헤치백'이란 정말 천대받는 장르에서 또 한번 치여 '골프'란 차량이 있는지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세계 자동차 사에서는 위치상 사실 이렇게까지 천대받을 차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ㅠ.ㅠ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제가 동경해 마지않는 헤치백 스타일이면서, 이 장르 차량의 교과서로 불리우는 '골프 2.0 TDI'차량입니다. 목요모임에서 만나서 친하게된 형 한분과 같이 시승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처음엔 동승을, 나중에는 시승의 순서로 차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차량에 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뒷모습의 테일램프의 디자인과 앞모습은 램프디자인, 그릴디자인등등의 대략적인 모습은 기본적으로 요즘 폭스바겐의 패밀리 룩을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대중차답게 무난하고 수수한 스타일이구요, 따라서 크게 거부감은 없더군요. 스타일이야 많은 분들이 아시듯 전형적인 헤치백 스타일의 모습입니다. 앞, 뒤 오버행은 세단에 비하면 극단적으로 짧고 상대적으로 본넷의 길이역시 짧습니다. 고로 전체적인 길이에 비해 휠 베이스는 당연히 길어서 2578mm나 됩니다. 전장이 4205mm인 걸 감안하면(소나타가 4800mm의 전장에 축간거리 2730mm 인걸 감안하면 더 이해가 빠르실 듯 합니다.) 역쉬나 차량 크기에 비해 깁니다. ㅋㅋ 헤치백 만쉐이~~~!ㅋㅋ
우선 뒷좌석부터 차량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이젠 골프가 중형차 못지 않은 크기라는 이야기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헤치백의 스타일이니 겉으로 보는 차량크기에 비해서 넓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적으로 저의 큰 덩치가(보신 분들은 알 것입니다..ㅋㅋ)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어처구니 없이 넓다는 생각이 드는 NF와 비교할 정도 까지는 아닙니다만, 이 정도라면 4명 모두 성인인 가족이 타도 넉넉하지는 못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승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니 붉은색의 계기판이 우선 저를 반겨줍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트립컴퓨터 패널이 붉은색인데, 가운데에 있고 작지않은 크기에 강렬한 색이다보니 전체적으로 그런 감성을 갖게 됩니다. 그래도 붉은색이지만 검붉다고 해야 할까요? 좀 어두운 톤의 붉은색이라 강한 느낌의 색임에도 크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트립컴퓨터 패널의 글자 화소가 약간 큰 느낌입니다. 그래서 인지 글자가 좀 거칠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글쎄요.. 이점은 저에게는 약간 마이너스적인 요소이더군요. 뭐랄까요..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차를 살때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괜시리 약간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옆의 타코미터의 숫자사이의 간격은 참으로 넓더군요. 역쉬.. 디젤!!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500rpm정도부터 레드존이 시작되던데.. 아무리 기술이 좋아져도 가변rpm의 한계는 역시 이정도까지 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것은 M버전의 엔진처럼 스폐셜한 엔진이 미래엔 나올지도..ㅋㅋ 썬루프는 다이얼식으로 조절되더군요. 요거.. 마음에 듭니다. 전 이상하게도 버튼식의 썬루프 조작은 어렵더군요. 약간만 작동을 잘못하면 썬루프가 살짝 열리거나 들떠있거나 해서 괜시리 부담 스럽던데, 이처럼 다이얼식으로 해놓으면 다이얼의 위치만큼만 썬루프가 열리고 잠기는 부분을 확실히 알 수 있으니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마 그래서 요즘 차량의 썬루프 동작버튼이 다이얼식으로 변하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어쨌든 요점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ㅋㅋ 대쉬보드의 디자인은 정말.. 무난합니다. 사실 대중차이다보니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적용될리야 없습니다만, 우리나라의 대중차의 수준과 대동소이하더군요. 그래도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는 실제로 본 것이 좀 더 괜찮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트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편안했습니다. 수동으로 조작되는 세미버켓 타입이었는데, 내몸에 딱! 이란 생각까지는 아니었습니다만, 어색하지 않게 받쳐줄 곳은 잘 받쳐주더라구요. 좀 더 자세한 느낌은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가물가물 합니다..ㅠ.ㅠ(시승을 한 것이 근 1주일 정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간 하도 바빠서 글을 못 썼는데.. 역시 머리가 나빠서리 느낌이 가물가물 하네요..ㅠ.ㅠ) 그렇게 시트포지션과 사이드 미러의 위치를 맞추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습니다. 뒷좌석에서도 느꼈지만, 우선 이눔의 차가 정말 디젤인가? 하고 반문할 정도로 작은 소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물론 디젤인지 아닌지 모를정도는 아닙니다만, 고압 디젤의 특징적인 소리인 '갈갈갈갈'하는 소리가 내 앞이 아닌 저 먼곳에서 들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주 미세하고 들리고, 소리가 작은 만큼 진동도 작아서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의 떨림이 이 차가 디젤임을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놀랍더군요.. 최근에 국산 커먼레일 차량인 스포티지의 느낌과 비교했을때.. 유럽산 디젤과의 수준차이가 느껴졌습니다.ㅠ.ㅠ 여담입니다만, 완전 미래형 자동차에 다다르기 전 과도기적 시장의 엔진형식을 일본은 하이브리드로 대세를 잡고, 유럽은 발전 여력이 엄청난 디젤로 잡아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하던데, 그렇게 축적시킨 기술이 꽃피우기 시작하는 요즘 유럽 메이커가 보여주는 디젤의 능력은 정말 발군이더군요.. 너무나 부러웠습니다...OTL
자.. 이제 슬슬 출발을 시작합니다. 우선은 얌전히 노말모드로 출발을 해 봅니다. 확실히 이 차가 디젤이란 사실을 느낄 수 있는건 저 알피엠에선, 그러니까 1300rpm이하에서는 특유의 진동이 느껴지고, 반응도 느리다는 것입니다. 이런점은 과거 구형디젤과 비교시 분명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확실히 좋아졌다! 라고 이야기 하기엔 약간 무리가 따르더군요. 하지만 슬슬 알피엠을 올리자 이건.. 이야기가 확 달라집니다. 진동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그 굼뜬것 같았던 엔진의 반응이 놀랍게 정교해져서 악셀링에 따라 가,감속이 분명히 이루어 집니다. 엔진음은 많이 억제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좀 들리긴 하는데, 구형디젤의 그런느낌이 아닌 어찌보면 가솔린 엔진의 느낌.. 정확히 말하면 터보차저 특유의 소리와 함께 마치 성능좋은 가솔린 엔진을 몰아부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혀 랙없이 160km정도까지는 부담없이 가속되더군요.
여기서 또 한번 느낀 것이 이 엔진과 함께 조합된 DSG였습니다. 정확한 구조까지는 모릅니다만, 제가 알기론 2장의 클러치판을 이용해 1장은 반클러치 잡은 상태로 만들어 출발하고 나머지 한장이 완전히 밀착되어 엔진의 동력을 전달해 주는 구조로 알고 있는데, 이미션의 능력이 정말 발군이였습니다. 우선.. 가속시에 동력의 손실이 전혀 없습니다. 1단부터 락업 클러치가 걸린다는 번츠의 7G 트로닉을 제외하고, 제가 경험한 대부분의 자동 미션은 알피엠의 상승후 약간의 랙과 함께 가속되는 느낌이었는데,(물론 고단의 경우엔 락업클러치가 잘 걸리니 예외입니다만,,) 이 녀석은 단수를 가리지 않고 그 즉시 반응합니다. 정말 수동의 느낌 그대로 입니다. 오히려 초기 출발과 변속시에 보여주는 녀석의 능력은 정말 오랜 경험이 있는 수준있는 드라이버가 모는 수동차량의 느낌보다 좋으면 좋았지,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제가 수동차량을 4년째 몰고 있는데, 아마 늘 이렇게 정교하게 몰라고 하면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ㅠ.ㅠ 독일에서 이 녀석을 테스트 할때 실제 서킷에서 동일한 드라이버가 미션을 제외하고 동일한 환경에서 운전시 랩타임은 2초가 줄었고, 평균연비도 1km인가?? 가 더 나왔다고 하던데.. 그게.. 정말인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전 괜시리 우울하더군요.. 이젠 변속까지 인간이 기계에 밀리는 듯 해서요.. 차체의 움직임은 ESP류의 주행안전장치가 보통사람도 레이서 처럼 몰아도 되도록 해결해 주고 변속은 인간보다 빠르면서 연비도 좋게 해주고.. 휘유.. 이젠 정말 인간이 할 일은 시동켜 주는 것 밖에는 없는 날이 올까봐 두려워 집니다..ㅠ.ㅠ
아.. 다시 엔진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잘 달리는 엔진이 한 3700rpm이나.. 3800rpm부터 갑자기 힘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것이 토크밴드를 벗어나는 구간에서 갑자기 힘이 떨어지는 디젤녀석의 특징이 여기서도 보여지는 것 같기는 한대, 최대 토크 구간이 1750~2500rpm인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가변터빈등으로 그 구간을 제법 많이 늘려놓은 것 같아, 이것 역시 그래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그래도 최대 출력이 4000rpm에서 나오는 걸로 제원표상에 나와있던데.. 그래도 4000rpm까지는 떨어짐없이 토크가 나와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이제는 본격적인 주행성능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속력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정말 발군입니다. 초반출발이야 헉..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뛰쳐나가고 160까지는 어느 위치에서건 어떤 환경에서건 내가 원하는 만큼 뛰쳐나가 주더군요. 180까지는 어렵지 않게 가속됐구요. 중간에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운행을 했는데, 변속시점이 좀 더 느려져서 상대적으로 좀 더 빠른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원표상 안전최고속도는 203km/h에 제로백이 9.3초 이던데, 체감상 제로백은 이보다 빠른 느낌이었으며, 최고속도의 경우(퇴근시간이라서 최고속도는 190정도까지밖에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ㅠ.ㅠ) 180부터는 가속이 더딘 감이 있습니다만, 210이나 220까지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녀석이 주행감성은 한마디로 '탄탄하다'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써스부터 탄탄한 성향입니다. 이 차도 순정상태에 분명 대중차 입니다만, 우리나라 차중에 순정상태로 이 녀석을 코너링을 이길 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탄했습니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느껴지는 약간의 잔진동과 충격이 느껴진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 정도로 탄탄하면서도 이 정도로 억제한 충격은 사실 꽤 훌륭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 뭐랄까요.. 댐퍼는 좀 부드러운 편인데 스프링이 단단해서 제법 그 절충점을 잘 찾았다고 할까요? (물론 상대적으로 어쨌든 느낌이 단단하고 비록 약간이나마 진동과 충격이 있었기에 워낙 소프트한 차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 먹히긴 힘들겠다.. 하는 생각도 있긴 했습니다만..ㅋㅋ) 탄탄했기에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급차선 변경을 해도 롤링과 피칭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착 감긴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시점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돌아가는 핸들링은 대중차임을 감안하면 정말 훌륭했습니다.
차체강성역시 듣던대로 정말 대단했습니다. 코너링시 원박스 타입의 차량이 뒤틀림없이 통째로 돌아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요철을 지나면서 한쪽 바퀴가 순간 뜬 적이 있었는데, 툭 뜨면서 차량이 흔들렸을때의 느낌이 역시나 통짜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게다가 상대적으로 차량이 작아서인지 그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왔습니다. 제법 믿음이 가더라구요.^^
음.. 글고보니 브레이크 이야기를 빼 먹었군요. 제가 느끼기에 브레이크는 비교적 즉답식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비머만큼 칼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현대차류 보다는 비교적 빠른 반응성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더군요. 초반엔 잘 서는데 브레이킹을 길게하다보면 후반에서 좀 약해지는 느낌입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레이크의 유격이 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BAS가 있는 것도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어쨌든 전 그런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브레이크의 능력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제 연비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사실.. 정말 가장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성능좋은 디젤이 연비도 좋다! 라는 말들을 많이들 들으셨을 테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녀석의 연비는.. 정말.. 대박입니다.. 퇴근시간 차가 워낙 많다보니 급가속, 급감속이 시승내내 이루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림상 연비가 9.8km/L 였습니다.. 단순히 트립이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또 드는게, 유량게이지의 변화가 정말 적습니다. 이런.. OTL.. 정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정속으로 달리면 20km가 넘어간다는 말.. 이거 100% 사실이다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출력에 환상적인 연비. 거기다 DSG라는 훌륭한 미션.. 그리고 수입차치고 저렴한 가격. 수입차이기에 무조건 고급이어야 한다는 선입관과, 헤치백이란 차량이 주는 거부감만 제외하면 이 차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전 없다는 것이 시승을 마치고 난 후 저의 결론입니다. 같이 동승했더 형은 드림카을 GTi로 바꾼다고 하더군요. 이전에는 쿠퍼S 였는데.. 아닌게 아니라, 쿠퍼보다는 확실히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니까요. 트렁크도 넓고..
제가 쓴 시승기의 제목인 '자동차에 관한 유럽인의 생각'이란 말이 사실 제 시승기의 함축적인 내용입니다. 이 차를 시승하면서 자동차에 관해 유럽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다시한번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차량은 유럽에서 등록률이 2004년 유럽 최대 등록대수를 기록한 말 그대로 대중차 이니까요. 물론 그런 백그라운드에는 생활환경이나 성향등의 밑바탕이 되겠습니다만, 대중차임에도 이런정도의 성능을 내는 차를 원하는 유럽인들이야 말로 차량을 편안한 이동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재미있는 친구'로 여기는 진정한 자동차 매니아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저 부럽습니다.. ㅠ.ㅠ 어서 빨리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기만을 바랄뿐.. (얍실히 현대도 이제는 스페셜 버전의 차들을 내놓아라!!!!!!!!!!!!!!! 내 놓아라!!!!!!!!!! 내 놓아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