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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사진에 ‘좋아요’가 줄줄이 달린다.
립서비스도 이어진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같은 곳에서
사진이 뽑히기도 한다.
‘나는 사진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마침내
평생 사진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나도 사진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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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업에 참여한 그는 베스트 사진가로
여러번 뽑혔다고 한다.
딱 보기에도 아마추어 세계의 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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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댓글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커다란 망원렌즈를 둘러매고
전국을 해집고 다녔다.
유명 출사지는 몇 번씩이나 다녀왔다.
그 짓을 10년 넘게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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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그 세계를 졸업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한다.
나는 슬며시 웃고 말았다.
‘이제 뭐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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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출사지 찾아가
삼각대 펼치고 죽치고 앉아있건만,
찍으면 항상 그게 그거다.
포털사이트에 올리고
SNS에서 자랑하는게 유일한 낙인데,
그게 별거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쏟아부었던 돈과 시간이
슬슬 아깝게 여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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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사진은 뭐가 변했을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고
10년 후에도 그럴 것 같은 예감.
...
/ 최건수 ‘사진 직설’ (대충 요약)
비싼 카메라 들고
경치 좋은데 찾아가서
사진 찍는 게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이라는 생각.
작가들은 사진 블로그, 유투브, SNS 그룹, 동호회 등이
이런 엉터리 관념을 퍼트렸다고 지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T8cPeaLaYeU&t=16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