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다자와 호수를 구경하러 갑니다.
먼저 유명한 타츠코상(MAPCODE: 280 766 285)을 보러갈까요.
타츠코상이 있는 곳은 관광객용 주차장이 없습니다.
단지 상점을 들리는 대신에 전용 주차장을 잠시 이용하는 식입니다.
물론 저처럼 상점들 문 열기전에 오면 무료...;
도착하면 우키키 신사가 보입니다.
정식 명칭은 칸사구(漢槎宮)인데 특이하게 부목(=우키키)을 모시는 신사입니다.
바로 옆에 예전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으로 유명한 타츠코상이 있습니다.
이 동상에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마을에 타츠코라는 미소녀가 있었는데 아름다움을 영원히 유지하고 싶어 관음상에 백일간 밤낮으로 기도를 올리니
'북쪽에서 샘솟는 샘물을 마시면 소원이 이루어지리라'는 계시가 내려와 깊은 숲속의 샘물을 발견하고 마시게 됩니다.
하지만 마실수록 갈증이 생겨 정신없이 마시고 보니 불로불사의 용이 되어버려 다자와 호수에 몸을 숨겼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하치로타로와 러브 로맨스가 나옵니다만,
드라마와 전설의 내용중에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하치로타로는 토와다 호수에 도착한 난소보라는 수행중이던 남자의 도전을 받아 7일 밤낮으로 싸우게되지만
패하게 되서 오가반도 부근까지 도망쳐가게 되는데 그곳이 하치로 호수입니다.
그 이후에 타츠코와 만나게 되니 정확히는 토와다 호수가 아닌 하치로 호수의 타로가 찾아가는 이야기인거지요.
참고로 이 이야기는 동북지방에 전해지는 민간설화인 삼호전설(三湖伝説)에 자세히 나옵니다.
새벽의 오렌지색으로 물든 호수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휴일에는 유람선도 다니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타자와 호수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전설처럼 겨울에도 얼지않는다고 합니다.
다음은 다자와 호숫가에 있는 고자노이시 신사(MAPCODE: 280 888 763)로 향합니다.
이 곳은 용이 된 타츠코를 모시는 신사입니다.
미의 수호신으로 모셔진다는군요.
특이하게 도리이는 호숫가 바로 옆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세워져 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게 된다면 근사하다고 하더군요.
내부는 아주 심플합니다.
사진의 본전과 관리동 건물이 있고, 산길로 조금 걸어가면 용이 되기전의 타츠코가 거울로 이용했다는 카가미이시 등이 있습니다.
잘 알고 있는 타츠코상과는 다른 모습인 신사의 타츠코상입니다.
호숫물로 목욕재계를 한 후 기원을 올리면 그 사람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게 된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군요.
과연 미의 여신이란 느낌이에요.
간단하게 산책(?)을 한 후 아침식사를 하러 돌아갑니다.
그 전에 본관을 들러 가볍게 온천욕을 하기로 했어요.
1708년 두루미(일본어로 츠루)가 온천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을 사냥꾼이 발견했다고 하여 츠루노유라 불린다는 아키타현의 대표적인 비탕입니다.
오랜 유서만큼 지금까지도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요.
입구의 한켠에는 츠루노유 온천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츠루노유 모정(慕情)이라는 시구가 적혀있습니다.
검게 칠해진 인상적인 건물이 보입니다.
에도시대에 아키타 번주가 이 곳을 찾아왔을 때, 경호하는 자들이 묵기 위한 본진(本陣)이라 불리는 건물입니다.
현재는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다섯 방뿐이라 안그래도 예약하기 힘든 츠루노유 온천중에서 더욱 예약하기 어려운 방들입니다.
시냇물을 건너면 온천욕장입니다만 당일치기(이용시간은 10시~15시)로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서인지
감시 카메라까지 달린 곳이라 이른 아침에도 더이상의 사진은 찍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츠루노유 온천에는 총 4개의 원천이 있는데 사진은 시로유(白湯)의 온질(함유황 나트륨ㆍ칼슘염화물ㆍ탄산수소염천)인 혼욕 노천탕입니다.
별관과 똑같지만 바닥에서 기포가 뽀글거리면서 올라오는게 특이했어요.
...글쎄요. 막연한 환상을 품고 찾아온 츠루노유였지만 검은색으로 통일된 숙박용 건물만 잔뜩있을 뿐 별다른 것은 없었어요.
온천도 제가 워낙 별의별 곳(?)을 다녀본 관계로 좋은 온천이구나 정도였네요.
다시 별관으로 돌아와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먼저 이로리에 살짝 말린 생선을 구워먹습니다.
연한 두부가 나옵니다.
부드러운게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산채 위주의 밑반찬이 나옵니다.
일본의 아침식사에는 날계란은 항상 나오는 것같아요.
그리고 간단한 미소시루 냄비를 걸어줍니다.
료칸의 음식들은 정말 질 좋은 식재로 만들어서인지 만족했어요.
비탕을 지키는 협회 회원으로 예약한 관계로 이렇게 스탬프첩도 받았습니다.
3년안에 가입 료칸 10곳을 묵으면 1번을 공짜로 숙박할 수 있는 특권이 있지요.
이제 또다시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오늘은 오가 반도를 거쳐 아오모리현으로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먼저 카라마츠 신사(唐松神社, MAPCODE: 303 383 836)로 향합니다.
이 신사는 임신과 순산 기원의 신사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기원을 드렸다가는 오해(?)받을지도 몰라요;
도리이를 지나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신사의 신전 건물이 보입니다.
특이하게도 보통의 신사들은 경내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데 카라마츠 신사의 신전은 가장 낮은 곳에 지어놓았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원래는 산 정상에 있었는데 아키타 번주가 신사 근처에서 낙마한 것에 격노해서 낮은 위치로 옮겨졌다고 하네요.
신전에는 많은 방울들이 보이는데 기원을 성취한 사람들이 답례로 봉납한 것들이라 합니다.
신사 안에는 아마츠히노미야(天日宮)라 불리는 건물이 있는데 일본 전국의 신사 건축물을 통틀어도 이렇게 이질적인 양식은 없다고 하네요.
무수히 많은 작은 자연석으로 꾸며졌고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해놓았습니다.
'日' 글자를 모티브로 지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건물 뒷편에는 3가지의 신체가 놓여 있습니다.
정면에서 기도를 올린다음 남성은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운데 돌을 만지고,
여성은 왼쪽으로 돌아서 왼쪽의 돌과 가운데 돌을 만지는 행위를 3회 반복하면 임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오른쪽 돌은 순산 기원의 돌입니다.
내부는 정원처럼 꾸며져 있는데 아마츠히노미야뿐만 아니라 이곳저곳에 작은 돌을 이용해 꾸며져 있습니다.
특이한 분위기의 신사였어요.
오가 반도를 향합니다.
먼저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오가 종합 관광 안내소(MAPCODE: 88 790 668)로 갑니다.
이 곳에 온 이유는 순전히 저 초대형 나마하게상을 보려고 온거에요.
나마하게는 아키타현에서도 오가 반도에만 전해지는 민속행사입니다.
연말이 되면 식칼이나 손도끼를 들고 귀신가면으로 분장한 촌민이 마을을 누비며 집들을 찾아가 난동을 피웁니다.
그러면 가장은 1년 동안 저지른 나쁜 일에 대해 해명하고 술을 대접해 돌려보내는 행사라는군요.
건물은 식당, 기념품, 관광안내 등의 시설이 있을뿐 별다를 것은 없었어요.
그에 비해 주차장은 엄청나게 넒은 걸 보니 휴게소의 의미로 지은 곳이 아닐까합니다.
다음은 우노사키 해안(MAPCODE: 351 068 518)으로 갑니다.
일본의 물가 100선에 꼽히는 해안인데 썰물일 때만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곳이에요;
간조시간은 확인했지만 일정상 어쩔 수 없이 조금 늦게 왔네요.
해수욕도 가능한데 맨발로 다니기에는 조금 무리겠네요.
참고로 썰물이 되면 가고시마처럼 도깨비 빨래판이라 불리는 암석지형이 들어난다고 합니다.
이 해안의 특이한 점이 또 있는데요.
바로 아즈키이와(小豆岩)라 불리는 구형의 돌들입니다.
점토질과 석회질 성분이 섞인 이회암(泥灰岩)이 오랜 세월에 걸쳐 둥글게 굳은 것이라는군요.
지금은 윗부분만 보이는데 썰물 때는 완벽한 구형의 구체들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다음은 오가 반도를 일망할 수 있는 간푸산 회전전망대(MAPCODE: 351 345 673)로 향합니다.
주차장에 주차한 후 조금 걸어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이 아니라서 걷기는 편했어요.
하지만 걷는게 귀찮은지 전망대 옆의 길가에 주차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관 내부는 식당, 박물관, 전망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나마하게나 오가 반도, 어업활동에 관한 것들인데 한켠에 아이리스 소개물도 있더군요.
여기서 저 얼굴을 보니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입장료(540엔)를 내고 전망대 내부를 보기에는 돈 아까웠어요;
건물 상층부에 있는 360도 회전 전망대도 철제 구조물과 강화유리로 덮혀있어서 제대로 사진을 찍기도 힘들었어요.
사진은 건물 근처의 공터에서 찍은 거에요;
갈대밭 위로 유려하게 휜 반도의 경치가 멋집니다.
이번에는 반도의 곶을 찾아갑니다.
뉴도자키(MAPCODE: 873 609 142)로 향합니다.
오가 반도에는 천연 참돔을 이용한 이시야키(탕에 뜨거운 돌을 넣어 끓인 요리)가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사진의 미사키 회관의 반대편에 있는 미노코(美野幸)가 특히 유명합니다.
하지만 만석이더군요. ㅠ
이 곳에 있는 상점들중에서 유일하게 만석인 곳같았어요;
미사키 회관은 TV방영됐다고 요란스럽게 꾸민 가게에요.
이런 곳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가격이 다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UFO 덮밥이란걸 시켜봤어요.
식재료로 외계인의 얼굴을 형상화했다는데...폭죽은 뭔가요;
신선한 해산물도 아니고 겨우 저걸로 1,800엔이나 받다니 돈 아까웠어요.
뉴토자키 등대(입장료 200엔)를 올라가봅니다.
이 등대의 내부 계단은 완만한 각도라 많이 돌아야해서 꽤나 어지럽더군요;
뉴토자키의 상점들이 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봤던 관광지가 이 곳이에요.
특히 연인, 부부들이 많이 보여서 조금 슬펐어요. ㅠ
탁트인 초원에 해안가 경치가 멋지군요.
아키타현은 3면이 육지라서 바닷가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많이 찾아오는 것같아요.
이 건축물은 북위 40도 라인을 나타내는 장식물로 뒷편으로 실금이 그어진 다른 돌들이 있는데 모든 돌들이 정확히 일렬로 맞춘 각도가 북위 40도라는군요.
멀리서 보던 경치에 비해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부서진 건물 잔해와 쓰레기들이 꽤 보였어요.
자연재해라도 당한 건지 모르겠네요.
2편으로 계속됩니다.
첫댓글 사진도 훌륭하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아키타 나홀로 여행할 용기가 생겼어요.
제 글이 지침서가 될 수 있다니 글 쓴 보람이 있군요. ㅠ
님 덕분에 설명 읽고 사진 보면서 하나 하나 알아가네요 ~~ ^^
저도 여행 계획할 때마다 엄청 공부합니다;
사연을 알고 방문하는 것과 모르고 방문하는 것의 재미에는 큰 차이가 있지요.
덕분에 아키탕를 가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기회되시면 꼭 가보세요.
저는 무척 마음에 든 여행이었습니다.
@Jeker 감사합니다
식사 때마다 밥맛이 좋아지고 편안 여행이 되길 ㅂㅏ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렇게 꼼꼼히 여행하고 여행기 올리려면 시간과 노력이
대단하리라 생각됩니다.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습니다.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되는군요.
이런 여행 하고 싶어요!!
이번 여행은 3개월전부터 계획해서 상당히 덜 알려진 곳들도 찾아다녔습니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관광이라도 사소한 것들부터 알아가는게 한 지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와 함께 자세한 설명과 시원한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사진기와 렌즈를 여쭤봐도 될까요?
Canon EOS 7D MARK II BODY와
Canon EF-S 17-55mm F2.8 IS USM, Tamron SP 70-200mm F2.8 Di VC USD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Jeker 감사합니다.^^
정말 사진 참 좋습니다.
좋은 렌즈 가지셨네요.
2010년 여름 가족여행을 했었던 유도자키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키타현의 공식 해변관광 코스라는 느낌인 곳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