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의 삶_수원교구 와동성당 황경숙 마리아
타인의 구원 위한 선교 활동
이경숙 아녜스 수원 Re. 명예기자
지난 5월 20일 광주에서 개최된 한국 레지오 마리애 도입 70주년 기념행사에서 감사패를 받은 수원교구 안산 와동성당 상지의 옥좌 꾸리아(단장 서선기 사도 요한) 소속 순결하신 어머니 쁘레시디움 황경숙 마리아 자매를 만나 살아온 레지오의 삶을 되돌아봤다. 그는 이렇게 남들에게 드러내놓는 것이 혹여 아들 신부님(수원교구 복음화국장 이승환 루카 신부)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시며 조곤조곤 지나온 삶을 들려주셨다.
황경숙 마리아 자매는 젊은 시절 개신교에 다녔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시어머니께서 구교 신자이셨다. 결혼 당시에는 세례를 받지 않고 있다가 아들 둘을 낳은 후 1982년 대구 대덕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 무렵 남편분(이정화 요셉)은 직장 관계로 세례받기가 수월치 않았었고, 본인은 그냥 주일만 지키는 신자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설암을 앓게 되자 치료받으며 본인 스스로 성당을 찾고 교리를 배워 세례를 받았다. 이때 초등학교에 다니던 두 아들도 신부님의 배려로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 아들들이 복사를 서게 되었는데 남편은 꼭 아들들과 함께 성당에 다니며 신앙을 키워갔다고 한다.
이후 1980년대 후반 대구에서 경기도 안산으로 이사하고 원곡성당으로 교적을 옮길 때 대덕성당의 수녀님께서 신심 깊은 가정이니 본당의 일꾼으로 삼으시라는 편지를 보내셨단다. 본당 신부님의 부름으로 남편분은 본당 사목회에서 열심히 활동했고, 그때까지 마리아 자매는 뒷바라지만 하며 다만 아들들이 봉헌 생활을 하길 기도했다.
아들들이 고등학생이 되자 매주 토요일에 가족회의를 열고 가족 간의 의견을 교환하며 각종 스포츠 클럽을 두루 다니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 갔다. 가족회의가 있던 어느 날 똘똘한 둘째 아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며 신학교에 가겠다고 했을 때 기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아마 부모로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심정이리라.
줄기찬 기도로 87명 입교시켜
1991년 둘째 아들이 신학교에 입학한 때부터 마리아 자매의 삶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작한 9일 기도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그해 어느 자매의 권유로 레지오에 입단(창조주의 어머니 Pr.)하게 되었고, 레지오 활동을 하다 보니 나만, 우리만 구원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다른 이도 함께 구원의 길로 이끌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그 후 친척이며 주변의 사람들 속에서 대상자를 선택하여 입교 권면한 후, 바로 승낙한 분들이든, 은근과 끈기가 필요한 분들이든 모두 종이에 적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교리 받을 동안 돌보며 세례받을 때까지 주님께 청하고 성모님의 도우심을 바라는 마리아 자매의 기도는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렇게 지금까지 입교시킨 사람들이 87명이 된다. 그중에 노인대학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우 요셉피나 대녀 부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함께 봉사하는 곳에서 그 대녀가 대모님이라 부르니 주위의 봉사자들도 마리아 자매를 대모님이라 부르단다. 입교 권면 대상자들은 유독 부부들이 많았다. 시댁의 다섯 시누이 중 4명도 세례를 받았다.
어느 때부터 교회 안에서가 아닌 사회 속에서 하는 활동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교정 사목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안양, 용인, 화성 등의 교도소를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교리를 가르치는 마르타 자매를 돕고, 교회 서적이나 인쇄물 등을 전달하고, 매달 방문 날이 다섯 번째 요일을 맞는 날에는 영양 떡을 만들어 나눔을 가졌다.
또한 안산 고대병원 원목실에서 일하시는 수녀님을 도와 환우분들을 위한 기도와 매일미사 책 드리기 외에 환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고전무용과 사물놀이 특기도 있어 노인대학에 가서 함께 재능기부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도가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종이에 빽빽이 적어 기도해
사람은 살아가며 여러 가지 일을 겪는데, 마리아 자매도 이런 일들이 비껴갈 수 없었다. 둘째 아드님의 사제 서품과 같은 좋은 일도 있었지만, 아들이 신학교 입학 후 그 이듬해 암(부인병)의 침투로 수술을 받았고, 2009년도 4월에는 남편분이 설암 재발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얼마 전에는 당뇨성 안과 질환으로 2번의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마리아 자매는 새벽에 일어나 5시부터 기도를 시작한다. 아들 사제를 위한 9일 기도와 돌아가신 남편분을 위한 연도를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바친다. 시누이들은 남편 사진을 치우라 하지만 남편 사진을 보며 얘기하며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하늘에서 함께 기도해 주기를 청한다. 남을 위한 기도는 종이에 빽빽이 적어놓고 기도한다. 지금 공들이고 있는 입교대상자들, 기도가 필요한 부부들, 아픈 이들, 대녀들, 돌아가신 신부님, 신학생들 등등 이들을 위한 아침기도 시간이 1시간 30분이다. 기도 이후에는 큰아들의 아침을 준비하며 출근을 돕는다. 이 아들은 감사하게도 평신도로서 이웃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어머니의 활동지에 정기적으로 커피 제공, 이웃 어르신들이 계신 기관에 보양식 대접하기 등의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단다.
마리아 자매는 오늘이 있기까지 이렇게 활동할 수 있음은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고, 성모님의 보살피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정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 본인이 남을 위해 기도하듯 남들도 마리아 자매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심을 알기에 그분들께 항상 고맙다고.
앞으로의 꿈은 “주님께서 건강을 허락해 주신다면, 이제 13명만 입교시키면 입교자 100명을 채울 수 있으니 열심히 입교 권면을 하는 것과 죽을 때까지 레지오 단원으로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황경숙 마리아 자매님! 그 꿈이 이루어지길 두 손 모아 기도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