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비 추가없이 '견물생심' 충족
연식 1~2년 더 늘리면 100만원↓
아낀 돈으로 소모품 바꾸면 품질↑
기아 모닝과 벤츠 C200 [사진 출처=기아, 엔카닷컴]
[세상만車] "기아 모닝 사려다 벤츠 E클래스 샀다."
자동차 '견물생심' 폐해를 지적하는 말이다. 처음엔 1000만원 안팎 예산으로 경차인 기아 모닝을 사려다가 좋은 차를 볼수록 욕심이 덩달아 커져 결국 모닝보다 5배 이상 비싼 벤츠 E클래스를 샀다는 뜻이다.
모닝 대신 벤츠까지는 아니더라도 처음 책정했던 예산을 초과해 차를 구입하는 사례는 흔하다. 신차 시장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를 사려다 현대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를 구입하거나, 기아 스포티지 구입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기아 쏘렌토를 계약한다.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를 보러 갔다가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를 사기도 한다.
처음에는 '깡통차'로 불리는 기본 트림을 생각하다 결국 '풀옵션'을 선택해 차값이 500만~1000만원 비싸지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신차든 중고차든 견물생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이기)하는 상황이 많다. 영끌로 카푸어(car-poor)가 되기도 한다.
단, 영끌 없이 모닝 사려다 벤츠 사는 방법이 있다. 단, 신차는 아니다. 중고차에 해당하는 방법이다. 돈을 더 들일 필요도 없다. 벤츠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은 비용으로 더 좋은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신차, 출고 4~5년 지나면 '반값'으로 뚝
케이카 중고차 거래 장면 연출 [사진 출처=케이카]
자동차는 가치 하락이 심한 제품이다. 또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진다. 차종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국산차는 출고된 지 5년이 되면 가치가 절반 수준이 된다. 수입차는 출고된 지 3~4년이 지나면 반값이 된다.
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일이지만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입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신차 시장에서 1000만원으로는 모닝(1205만~1520만원)도 살 수 없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다르다.
1000만원 미만으로 소형차는 2~3년, 준준형차는 3~5년, 중형차와 SUV는 5~7년 된 국산차종을 살 수 있다.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연식도 짧은 편이기에 큰 사고가 나지 않은 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명의 이전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출고된 지 3년 이상 된 차부터 가치가 많이 감가돼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과표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모닝보다 저렴한 '가성비 수입차'도 많아
모닝보다 저렴한 수입차 [사진 출처=기아, 쉐보레, 엔카]
수입차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100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차종도 다양하다.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올라온 1000만원 미만 수입차 중 엔카 전문가가 진단하고 책임지는 진단 매물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1861대다. 2000만원 미만 매물은 6165대다.
프리미엄 수입차종도 다양하고 많다. 1000만원 미만 수입차를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벤츠 200대, BMW 208대, 아우디 186대, 폭스바겐 376대, 재규어 29대, 지프 17대, 랜드로버 4대 등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수입차 중에서는 2011년식이 1000만원 안팎에 많이 나와 있다. 벤츠 E350 쿠페 900만원, 벤츠 C200 879만원, BMW 320d 720만원이다. 아우디 A4는 650만원에 나왔다. 플래그십 모델인 벤츠 S500L 2007년식은 899만원이다.
케이카 수입차 점검 [사진 출처=케이카]
경차 반값 수준인 500만원 안팎 수입차도 많다. 벤츠 E220 2007년식은 499만원, 벤츠 C200K 2009년식은 550만원이다.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허위매물이나 사기 피해 위험이 없는 케이카(K car)에도 1000만원 미만에 살 수 있는 차종이 15대 있다.
벤츠 C200K 2010년식은 590만원, 렉서스 ES350 2007년식은 890만원, 미니(MINI) 쿠퍼 클럽맨 2011년식은 980만원이다.
출고된 지 10년 이내인 수입차도 1000만원 미만에 나온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2012년식은 890만원, 폭스바겐 골프 1.6 TDI 2013년식은 990만원이다.
연식을 1~2년 늘리고, 소모품을 바꿔라
중고차 점검 및 거래 장면 [사진 출처=엔카닷컴, 케이카]
차종마다 다르지만 구입하려는 차의 연식을 1년 정도 줄이면 국산 중형세단이나 SUV 기준으로 100만~15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자동차매매조합 중고차 시세표에 따르면 기아 K5 럭셔리 2.0은 2018년식이 1200만~1300만원, 2017년식이 1100만~1200만원이다. 100만원 차이난다.
현대차 싼타페 스마트 2015년식은 1050만~1200만원, 2014년식은 900만~1050만원이다. 2015년식 대신 2014년식을 사면 15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아낀 비용으로 타이어, 벨트류, 오일류, 배터리 등의 소모품을 모두 교체하고도 돈이 남는다. 차체 외관에 생긴 흠집을 제거하고 광택이나 유리막 코팅까지 할 수 있다. 오히려 1~2년 정도 연식이 짧은 차를 사는 것보다 차 상태가 훨씬 좋아진다.
가능하다면 중고차를 사자마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중요한 소모품은 모두 바꿔준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소모품을 바꾸는 수고를 겪을 필요도 없고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낭패를 당할 일도 줄어든다.
감가율 높은 비인기차종을 노려라
케이카 중고차 점검 장면 [사진 출처=케이카]
같은 값에 좋은 차를 사려면 중고차 가치를 알려주는 감가율이나 잔존가치를 살펴봐야 한다. 감가율은 새 차를 산 뒤 가격이 내려가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신차 가격-중고차 시세/신차 가격×100'으로 산출한다. 잔존가치는 '100-감가율'이다.
감가율은 가치와 반비례한다. 감가율이 높을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덩달아 가격도 비싸진다. 반대로 감가율이 낮을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가격도 낮아진다. 감가율 50%는 신차 구입 가격과 비교할 때 반값이 됐다는 뜻이다.
차급과 연식이 같거나 신차 값이 비슷한 차를 대상으로 감가율을 계산해보면 가성비 높은 차를 살 기회가 생긴다. 감가율이 높은 차를 선택하면 구입비용을 아낄 수 있거나 비슷한 가격에 상태가 더 나은 차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가율이 높은 차 대부분은 비인기차다. 감가율을 분석하기 귀찮을 때는 비인기차를 고르면 된다.
현대캐피탈 인증 중고차 [사진 출처=현대캐피탈]
중고차 인기도는 신차 인기도와 비례한다. 신차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인기차는 사려는 사람이 많아 시세보다 비싼 값에 판매되고, 그만큼 구하기 어려워진다. 가격거품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인기차와 같은 급의 비인기차를 선택하면 구입 부담을 줄이는 건 물론 1~2년 정도 연식이 짧거나 상태가 좋은 차를 고를 수 있다.
국산차 기준으로 인기차와 비인기차의 중고차 시세 차이를 살펴보면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50만원, 중형차는 100만원 정도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는 인기차와 비인기차의 가격 차이는 시세 차이보다 더 크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보고갑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