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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음식점의 순두부찌개를 먹으면서.
2012.09.23
맛 평가론 저자 조 기형
전주시 외곽의 유명한 두부 집에 들렀다. 역시나 손님들이 많았다. 불그스레한 순두부국물이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데 먹음직해 보였다. 손님이 많아서 인테리어는 별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보통의 평범한 대형식당으로 꾸며져 있었다. 너무 많은 손님들이 함께 모여 있는 모습에 손님들 끼리 서로들 즐기고 있는 듯했다.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 때 더욱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오는 즐거움 표정들은 입구에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즉시 전달되어 들어설 때부터 긍정적으로 즐거움이 솟아오르고 있다.
왁작지껄 하며 부산한 모습이지만 질서는 정연하고 다양한 나이층이 섞여있는 가족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두부 요리로 유명한 집인지라 음식 메뉴들은 두부가 주 종목 이였다. 식탁에는 먹고 남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두부요리의 다양함을 맛보고자 많이 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단지 맛만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잘 되는 음식점이 이런 모습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호기심에 깃들여져 있는 듯했다. 펄펄 끓는 두부찌개는 겉절이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노란 콩 짠지를 반찬으로 내놓았다. 테이블과 접시 그리고 밥을 담은 스텐 그릇은 일반 식당의 보편적인 모습 이였고 종업원들은 바쁘게 움직임이면서 음식을 나르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보였다.
국물이 뜨거워 먹기는 사나왔으나 국물이 싱거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붉게 물들여져서 내용물이 텁텁하고 꽉 찬 양념에 분명히 짜가워야 할 국물이 싱거운 것이다. 이것은 주방에서의 실수인가 원래 이렇게 싱거운 것인가를 의아해 할 정도로 싱거움을 맛보게 되었다. 매운맛이 코를 찡하게 할 정도로 붉은 색의 국물 또한 맵지 않았다. 걸쭉하기 까지 한 국물의 텁텁함도 내용물들이 엉겨져 있어서 국물 따로 내용물 따로 입안에서 맴돌고 있었다. 이집의 노하우가 이런 것 이였구나 하는 것을 쉽게 알게 하였다. 살코기를 작게 썰어서 으깬듯하여 두부와 섞어 놓았는데 쉽게 고기라는 인식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고기의 텁텁한 감촉으로 고기인상이 들지 않았고 티스푼정도의 크기로 잘라져 수저로 집기도 수월하였다. 입안에서 씹히는 두부의 으깨어짐은 약간의 압박으로 씹힘을 강조하게 하였고 고기의 터부룩한 모양은 두부와 섞여서 쉽게 고기인지 두부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고기를 씹을 때의 감칠맛은 짧은 만족이 크게 인식 되면서 두부와의 조화를 이루었고 싱거운 국물과 약하게 씹히는 건더기들이 고기의 감칠맛을 강하게 더해 주었다. 두부의 터부룩한 모습은 양념이 쉽게 그리고 깊이구석구석까지 스며들게 하였고 양념국물이 배여 있는 모양은 으깨진 고기조각과는 구분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순두부 국을 먹으면서 씹히는 질감은 고기와 은근히 강도차별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싱거움으로 두부 맛은 더욱 강조 되었다. 보통의 국물은 짜가움으로 인해서 국물의 내용물이 강하게 작용하지 않으면 맛의 특징이 강조되기가 어려운데 여기는 전략을 싱거운 쪽으로 잡았다. 싱거움으로 인해서 겉절이김치를 더 먹을 수 있게 되는데 김치의 장점이 부각되기도 하였다.
겉절이김치 반찬을 씹을 때의 씹힘의 만족은 터벅한 순두부 국물의 맛을 가중시켜 순간적인 국물의 맛이 입안 전체에서 반응되곤 하였다. 두부찌개의 맛이 강조되는과정이기도 하다. 헌데 겉절이김치의 씹힘에서 사각거림은 약간 느슨해지면서 질건 거리고 으깨지는 것이 경우가 많았다. 김치를 절인 시간이 조금 길어 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에서 만족하지 못한 먹을 때의 소리는 깍두기로 대신하고자 내놓았다고 본다. 깍두기는 씹을 때 잘 눌리면서 묵직하게 씹히고 있었다. 씹을 때의 사각거림이나 뿌득하면서 씹히는 소리의 절정 감을 주지 못해 전체적인 맛의 감동을 바짝 가라앉히고 있었다. 차라리 깍두기는 내놓지 않았어야 할 정도로 모양이나 선명도나 깍두기 국물이나 먹을 때의 감도조절이 미흡하였다. 메인요리에 따른 주변의 반찬에 대한 궁합을 영양학적으로는 이야기 하는데 맛의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사람들은 드문 것 같다. 메인 요리가 재료와 조리방법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서 주변의 반찬들은 감각적인 균형을 맞추면 좋다. 우리 판소리 중에서 고수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본다. 한 번의 추임새로 판소리의 잔잔함을 극대화 시켜주는 고수의 추임새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순두부 국물의 뜨거운 국물로 인해 일단 맛을 음미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뜨거운 국물은 맛의 감지를 어렵게 하여 후 후 ~ 불어가면서 국물온도를 낮추었고 그러한 순간에 맛에 집중할 수가 있어 맛을 느끼는데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가끔은 너무 뜨거운 국물로 인해 입안이 너무 뜨거워 모든 맛을 멀리하게 하였고 뜨거움으로 인한 만족이 음식 맛의 만족보다 앞서게 하였다. 뜨거운 국물은 맛에 상관없이 먹고 나면 개운하고 전신의 활성으로 혈액순환촉진이 함께하면서 기분이 상승된다. 여기에 어떠한 음식이 뒤따르는가에 따라서 맛의 여운으로 만족을 주는데 보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뜨거운 국물은 활용여부에 따라서 맛의 가치를 높여주거나 낮추게 한다.
두부찌개의 건더기들은 걸쭉하기까지는 아니어도 풍족하게 섞여있어 수저를 집을 때 든든함을 주었다. 이렇게 많이 주는구나 하는 안정감이 들게 하였고 국물은 국밥그릇에 넘칠 듯이 찰랑거리면서 풍만함이 가져오게 하였다.
순두부 국물에 얹어있는 썰어놓은 파는 약간 익혀져 있었고 감칠맛의 여운을 깊게 해 주었다. 화학조미료 맛은 느끼기 어려웠지만 작은 조개가 8개나 들어있어 감칠맛의 깊이를 더해 주었다. 국밥 그릇에 조개를 8개나 넣은 것은 신중한 선택 이였다고 본다.
우리 입맛은 감칠맛에 익숙해져있다 그래서 그 맛이 빠지게 되면 왠지 허전하기까지 할 정도이다. 감칠맛은 농도조절이 잘못되어 과다하게 반응하면 먹고 나서 오래도록 느끼하여 기분이 언짢아 질 정도이지만 이렇게 조개를 활용하여 맛의 감도를 조절한 것은 뒤 끝이 깔끔하고 먹고 나서도 여운이 없어 좋다. 이러한 맛은 다음에 다시 식당을 찾는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조개를 모두 꺼내면서 조갯살을 하나씩 분리하였다. 순두부 국물의 터벅 함이 가라앉고 바로 가져올 때의 펄펄 끓는 불그스레함이 가라앉고 보니 국물이 그리 터벅 하지는 않았다. 양념으로 뭉쳐진 만두 속 같은 재료들이 간간히 보였고 이런 음식들이 맛을 가중시키면서 씹힘의 만족을 더해주고 있었다. 단순히 순두부만 집어넣었다면 맛을 다양하게 즐기고 싶어 하는 사회인들에겐 만족감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런 경우는 반찬이 다양해지길 원하게 된다. 여기서의 두부국물은 걸쭉하지도 않고 약간씩 으깨진 두부 부스러기들이 국물에 섞여 두부 국이라는 명맥을 지켜주고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으로 보면 다양한 재료들이 많이 섞여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고 순두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찌개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입안에서는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과 오로지 단순하게 한 가지 맛을 즐기는 방법으로 맛을 즐기게 되는데 여기서는 다양함으로 표현되었다. 국물을 반절 쯤 먹었을 때 벌써 배부름이 올라오고 있었다. 국그릇도 커서 좋았지만 양도 많았고 오전 간식을 먹는 바람에 배가 빨리 차오르고 있었다. 순두부 국이 끓으면서 올라오는 냄새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잔잔하면서 은근하여 후각은 차분하게 만족하였다. 그래서 다른 맛에 대한 집중을 더 했을 수도 있었지만 음식이 주는 냄새의 강조는 특별하게 하지는 않았다.
가을날에 쨍한 볕을 두고 뜨거운 국물을 먹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 것은 식당의 유명세 때문인 것 같았고 막상 메뉴를 고를 때는 순두부이외에 두부로 만든 돈가스나 두부 탕수육 같은 특별 메뉴를 시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이 드신 분들이 주로 많기도 하였지만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것으로 봐서 평일에는 오늘같이 많을 것 같지는 않았다. 손님들의 자유스러운 복장으로 봐서 일요일에 야외로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보였다.
두부는 자체로써 맛을 특화시키기는 어렵다 모 두부는 담백한 맛이 강조되기에 특별하게 조화를 맞춘 김치와 먹었을 때 더욱이 맛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어있다. 그렇지만 모 두부의 역할은 주인공이 된다. 모 두부는 입안에서 한꺼번에 으깨지면서 입안 전체를 접촉하게 만들고 두부가 씹힐 때마다 터부룩하게 으깨지면서 입안 전체의 표면적에서 감지하게 만든다. 이러한 감지를 인식할 때 느낌의 상승이 올라가는데 뒤따라오는 김치나 아니면 간장소스는 담백함에서의 갑작스런 강조가 일어나면서 맛의 상승과 대비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럴 때 모 두부와 반찬 두 가지 다 맛에 대한 집중이 자연스럽게 깊어지면서 그대로 맛을 수용하게 된다. 여기서의 반찬의 선택과 강도조절은 지역에 따라서 다르고 고객의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다. 고객들이 어떠한 음식을 평소에 접했는가에 따라서 주관적인 맛이 다르기에 정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지역에서 오랜 연륜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감동을 통계적으로 알아차리는 사업의 느낌이 맛 집으로 소문나게 된다. 똑 같은 음식을 다른 도시에 가지고 가서 맛 집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짧은 시간에 맛 집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앞선 경우이다. 특별한 퓨전요리일 경우는 다르겠지만 대중적인 음식은 다시 찾는 빈도가 짧아서 맛의 접근성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리해 보면 순두부 국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는 것은 첫째는 싱거운 국물 이였고 국물의 걸쭉함으로 다양함 재료를 집어넣은 것이 둘째 이였다. 감칠맛으로 연결하는 조개를 8개 넣은 것은 절대적으로 맛을 가중시켰고 듬뿍 담은 국물과 그리 맵지 않은 붉은 색 국물은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크게 역할을 하였다.
콩의 성분이나 만드는 과정에서의 성실한 신뢰는 기본적으로 인정했을 경우 맛을 즐기는 방법이 반영 되었다면 그들이 맛을 즐기는데 소문은 더욱 커질 것 같았다. 음식은 먹는 순서에 따라서 입안에서 침과 섞이는 게 달라진다. 다섯 번 씹을 때와 열 번 씹을 때 그리고 열다섯 번 씹을 때의 맛은 다르다. 국물이 들어가 있는 요리는 입안에 정체시간이 적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음식점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음식에 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연출하는가에 따라서 오래된 정통음식과의 경쟁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메뉴는 항시 도전정신이 있어야 하고 먹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음식 패턴과 조금만 달라도 왜 그렇게 만들었는가와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따른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 고객들은 기존의 방법으로 맛을 즐기면서 맞지 않는 자신의 스타일로 인해 다시금 그 맛을 찾지 않게 된다. 그래서 오래된 정통 식당에 가면 대체적으로 맛들이 담백하다 짜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먹는 방법으로 음식을 먹을지라도 실패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찾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맛있는 음식일지라도 두 번가기 싫은 것은 먹는 방법에 문제가 있어서 이기도 하고 양념의 강도를 어떻게 하였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맛에 대한 이해를 사전에 갖추고 맛이 몸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하여 알게 되면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하여 탐구하게 된다. 개개인이 탐구하게 되면 시간이 걸리지만 앞서 준비한 자료를 활용하면 나름대로 기법들을 정리하게 된다. 맛을 즐기는 방법을 습관화 시키면 어떻게 음식이 만들어지더라도 나름대로 먹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반찬이 많아지면 먹는 순서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코스요리를 내놓을 때에도 먹는 순서를 알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맛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해답이 가까이 보이게 된다. 맛있는 냉면국물을 만드는데 천만 원씩 주고 배우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그 집이 가지는 정보와 노하우를 배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헌데 맛의 원리를 탐구하면 스스로 원하는 맛을 만들어 내게 되고 주변과의 특화된 맛을 만들어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까지 지어낼 수 있게 된다.
맛이 주는 행복의 근간을 알고 외식업을 하게 되면 오랜 단골을 만들 수 있다. 주인이 맛에 대한 인식이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집을 신뢰하게 되고 편법을 써서 굳이 이상한 짓을 안 해도 손님이 오는데 누가 장난을 할 것인가! 맛이 주는 행복의 근간을 찾는 일이 맛을 지어내는 시작이라고 본다.
맛 평가론 저자.... 조 기형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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