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가 잇따라 부진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이 영향으로 기아차는 주식시장에서 장중 한때 6% 이상 급락하는 등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대차의 경우 4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경신할 것으로, 기아차도 업계 최고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동안 모두 100만748대를 판매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6456억원과 2조558억원(영업이익률 10.5%)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분기 대비 10.5%와 0.9% 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기아차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기보다 각각 7.4%, 29.4%, 24.4%씩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더욱이 올 상반기까지 9%대를 웃돌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 누계 기준으로 8.9%를 기록해 8%대로 주저앉았다.
기아차의 실적 악화 수준이 현대차에 비해 확연히 드러난 것. 이 때문에 증시에서도 기아차의 주가낙폭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아차의 경우 '절호의 저가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52주(1년) 최저가로 미끄러진 것은 3분기 실적 악화와 원화절상,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때문"이라며 "하지만 실적 악화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히려 4분기에는 가동률이 다시 상승하며 K3 등의 신모델 효과가 본격화돼 영업이익률도 다시 9%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밑돌면서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 역시 최근 하락한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과거 2006년, 2007년 평균 환율이 각각 955원과 929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환율 수준은 기아차의 수익성을 훼손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태오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분석자료에서 "오는 4분기 카렌스(Carens)를 필두로해 2013년 소울(Soul), 2014년 카니발(Carnival)에 이르기까지 풀체인지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내년 미국시장에는 부분 변경 모델 및 신차를 포함한 총 7가지 모델이 투입될 예정으로 신차 출시를 통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4분기 실적 전망은 기아차보다 더 긍정적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공장에선 파업에 의한 손실을 만회하고 3분기 가동에 들어간 북경현대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의 생산증대가 진행되면서 4분기에 사상 최대 생산량인 120만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동률 회복으로 국내공장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신 연구원은 분석했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는 3분기 파업에 의한 생산 부족분을 4분기에 모두 만회해 연간 목표치인 429만대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며 "해외 생산량의 증가는 4분기부터 2013년까지 이미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4분기 글로벌 생산판매는 118만7000대로 예상되고 있는데 4분기 매출액은 분기 중 최고 수준인 23조36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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