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기 이야기!

[Classicfarm]

귀농전 여러가지 자료조사를 하면서 정보를 취합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요즘 시골에서는

웬만한 일은 사람의 힘보다는 기계의 힘을 빌어 처리하는 경향이 강하고, 100평 정도 밖에

안되는 텃밭에서도 관리기등을 이용하여 땅을 간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연로한 분들께서는 트랙터나 경운기, 관리기등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부탁해서 논.밭을 갈거나 두둑을 만드는 일을 위탁하기도 하는데 보통 한마지기

(200평)에 3~4만원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한다.

나도 그렇지만 시골에서 자라지 않은 대부분의 도시 사람들도 경운기라는 기계는 익히 알고

있다.왜냐하면 흔히 농촌풍경을 연상할때 경운기 뒤에 사람 한두명을 태우고 논밭에 나가 땅을

경운하거나 골을 만들거나 농약을 분무기로 뿌리는 장면을 농촌드라마나, 뉴스등을 통해서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운기하면 고령의 농부들이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해서 사망을

하거나 크게 다치는 뉴스들을 간혹 접해서인지 우선은 조작하기 어렵고 위험한 기계라는

선입견이 먼저 드는데, 실제로 귀농을 해보니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들린다.

그런데 농기계중 관리기라는 것은 검색을 하면서 처음으로 알게된 기계인데, 이 놈은 과연

어떤 작업을 하는 기계인지 궁금해졌다. 

관리라는 단어는 말그대로 어떤 일을 맡아 처리한다는 의미인데, 그럼 이것이 농사일을 도맡아

처리를 해서 관리기인가?  몇가지 의문점과 함께 관리기 제조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도대체

어떤 농기계인가 한번 알아보았는데, 농사를 전혀 모르던 그때 이농기계에 대해서 처음 든 생각은

야!  정말 세상 좋아지고 농사일도 편해졌구나, 밭도 갈고 두둑도 만들고 비닐도 자동으로 쳐주고

고랑도 팔수 있고 제초도 가능하고, 물론 각각의 작업을 위해서는 별도의 기능을 하는 장치를

부착해야 하지만 그래도 "이 기계 하나만 있으면 정말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가 있겠구나!"

라는 착각을 하였다.

더군다나 제조사 홈페이지에 실린 동영상을 보면 대부분이 여성 혼자 여유롭게 농작업을 하는

장면이 많아 이런 착각을 더 키웠다.

어쨋든 귀농을 결심하고 2013년 6월 10일에 이사를 하였는데, 이사하자 마자 비어 있는 70여평

의 집안터에 늦은감이 있지만 고구마를 심기로 하고 밭을 갈고 두둑을 만들 생각을 하였다.

때마침 이웃 마을에 사시는 아버님 친구분이 관리기를 가지고 오셨는데, 관리기라는 기계가 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지, 기계의 특성도 모르고 작동법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대충 운전법만 듣고,

밭을 갈게 되었는데 밭을 갈다보니 토양의 상태에 따라 전진 속도가 잘 제어가 되지 않을 뿐더러,

좀 질은 땅에서는 한쪽이 푹빠지고 조금 다진땅에서는 제대로 갈아지지가 않고, 좌로 기우뚱 우로

기우뚱하며 때로는 전복이 되기도 하는데 이 놈의 기계가 나중에 알고보니 무게가 무려 160kg에

육박해 전복된것을 일으켜 세우는데도 엄청나게 진땀이 났다.

이사를 하자마자 아무 준비없이 일을 했으니 몸을 쓰는 일자체가 처음인데다가 조작법도 미숙해

한나절을 일하고 지쳐 빠진 상태에서 조금 휴식후 다시 저 괴물을 몰고 나머지 작업을 하자니 귀농전

편하고 손쉽게 일을 할 수 있다는 환상은 깨진지 오래고, 어느새 놈은 두려운 대상이 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이 관리기를 빌려주신 아버님 친구분도 트랙터는 능숙하게 사용하는데 반해, 일년에 한두번

5~6월 경에만 잠깐씩 사용하는 이 관리기는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셔서, 실제 나에게 시범을 보이실때도

밭아래 경사진 곳으로 가서 턴을 할때면 기계와 함께 휘청대셔서 보는 내가 더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우여곡절끝에 관리기를 이용해 밭은 갈았으나 그당시는 두둑을 만드는 휴립기가 없어 두둑은 아버지와

함께 인력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작업도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아무튼 20년 이상을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만 하다가, 처음으로 온몸을 써서 힘들게 일을한 댓가는

허리가 아파 3일을 누어 있어야만 하는 것으로 돌아왔다.장가를 못간 것도 서러운데, 허리라니^^

그래도 농촌 기준의 나이로는 젊어서인지 금새 회복이 되었지만 관리기라는 이농기계는 앞서 말한대로

이미 신통방통한 만능기에서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은 괴물로 변해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농촌에서 관리기의 주용도는 하우스등 매년 작물을 심어 부드러워진 토양에서 밭갈기나

두둑만들기, 비닐피복하기 정도의 용도로 사용하고 대분분의 논.밭갈기는 트랙터를 이용해서 하고 있었다.

귀농당시 찍어 놓은 관리기 사진.그래도 아세아에서 나온 관리기 중에서는 최신기종인 AMC-900SM이다.

해가 바뀌어 2014년 3월에 귀농자 보조 사업을 통해, 복숭아와 매실 묘목을 심었는데, 나무사이에

비어 있는 열간을 방치하자니 잡초밭으로 변할것이 뻔해, 서리태와 메주콩, 고구마를 좀 심기로

하였다.밭은 트랙터로 아버님 친구분이 갈아주시고, 두둑과 비닐피복씌우기용 작업기는 군보조를

받아서 산후, 관리기를 빌려 다시 작업을 해보기로 하였다.

오기도 좀 생기고 부속기 조립을 면산하 농기계 수리센타에서 하면서 사용설명을 좀 제대로 듣기로

했기 때문이다.수리센터에서는 농기계 조립및 수리는 능숙하게 해도 실제 기계 사용법은 각자가

상황에 맞게 해보면서, 노하우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몇몇 구체적인 사용법을 정확히 얻어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문제는 이 휴립기와 비닐피복기의 무게가 만만치가 않고 설명을 들을 때는 알아 들었는데, 나중에

혼자 부착하고 떼어내는 작업을 하다보니 이것도 쉽지가 않았다.아직 농부의 몸이 아니여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중량이 나가는 물건은 하나씩 옮기기도 힘이 들었다.

더군다나 휴립기로 두둑을 만들어 가다보니 자꾸 엔진은 꺼지고, 힘은 너무나도 들고 당연히 두둑은

제대로 성형도 않되고 이리 삐뚤, 저리 삐뚤, 뭔가 문제가 있는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니 성형판 지지대에

끼우는 스냅핀 하나가 어디로 달아났는지 없어져서, 성형판 자체가 밑으로 약간 주저앉아 철판부분이

땅에 살짝 박힌채 흙을 끌고 있었다.

스냅핀

그러니 아무리 엔진힘으로 가려고 해도 땅에 푹 박힌 부분이 빠지질 않아 힘은 힘대로 들고 엔진은

부하가 걸려 꺼지고~ 결국은 무식이 죄였다. 처음부터 휴립기와 비닐피복기 메뉴얼을 몇번만 숙지를

하고 작업을 했다면 쉽게 했을 일을,,,

비닐 피복기는 커다란 철바퀴를 부착하고 하는 작업이라 조립및 방향전환이 약간 어려울뿐, 작업

클러치를 사용하지 않으니 실제 피복을 하는 일은 다소 손쉬운면이 있다.

아마 관리기를 이용한 로타리작업도 비슷한 측면이 있으리라고 생각이 되는데, 기계를 조작하다가

힘이 들거나 문제가 생긴다면 분명히 조립상태가 불완전하거나, 조작 미숙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 편하자고 만든 기계인데 사람이 하는 일보다 더 힘이 든다면 기계가 나올 이유가 없을것이다.

몇몇 어르신들 이야기를 듣자하니 제조사 직원이 관리기를 갖고 각종 농작업 시범을 보이면 농민들이

경탄을 하게 되고, 어떻게 해서든 기계를 보조를 받아서라도 구입할려고 하는데 막상 본인이 조작을

해보면 쉽지가 않아 그냥 방치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관리기를 구체적으로 손쉽게 운용하는 방법이 잘 안나오는데, 내경우엔 해답을

관련 부속기의 메뉴얼에서 찾았다.

휴립기 사용 핵심

휴립기는 이미 형성된 두둑의 모양을 관찰하기 위해 후진하면서 작업을 하게 되는데, 평지상태의 땅을

양쪽에 골을 파서 분쇄시킨 다음 흙을 모으고 성형판으로 둥글거나 각진 모양의 두둑을 만들게 되는데,

처음 출발시가 중요하다.

성형로타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양손으로 관리기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밀어주면, 진행이

살짝 늦어지면서 뉴튼의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땅이 깊게 파이고 처음부터 원하는 두둑이

형성이 된다. 일단 두둑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뉴튼의 관성의 법칙에 따라 관리기 손잡이 위에 살짝

손을 올려만 놓아도 기계는 자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손을 놓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첫 출발시 양손으로 밀어주기

또한 첫출발시에는 사람 힘은 적게 들게 하고 기계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운행의 편리를 꾀해야한다.

즉 오른쪽 상하 조절 손잡이를 최대한 낮춰서 진행시켜야 한다.

두둑을 보다 깊게 파지게 하기 위해서는 미륜높이 조절나사를 시계방향으로 돌려 바퀴를 살짝 들어올리면 된다.

내경우엔 나사가 3cm정도 아래로 나오게 조절하면 내가 원하는 정도의 두둑이 형성되었다.

첫 두둑의 형성을 마치고 다른 두둑쪽으로 방향을 전환할때는 오른쪽 상하버튼을 최대한 올린다음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힘을 덜 들인 상태에서 다음 두둑으로 이동하고 마찬가지로 처음 출발시

관리기를 앞으로 살짝 밀어주면서 진행시킨다.

두둑이 완성된 모습, 봄파종 헤어리베치와 호밀을 피하기 위해 맨왼쪽 첫 두둑이 휘게되었는데,

다음 두둑들은 모두 첫두둑의 굴곡과 보조를 맞춰 주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첫 두둑 비닐 피복후

다음 두둑에서 비닐을 씌울때 비닐이 찢길 수가 있다.

트랙터로 두둑을 만들려면 백만원이 넘는 별도의 작업기가 필요하고 두둑도 높고 이쁘게 형성되지

못한다고 하는데, 블로그에 전에 포스팅한 사진에서와 같이 휴립기는 잡초가 좀 자라있어도 위의

방법대로만 조작을 하면 보다 손쉽고 빠르게 높은두둑을 만들 수 있어 트랙터가 있으신 분들도

별도로 관리기를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비닐피복기 사용법의 핵심이다.

비닐피복기는 이미 성형된 두둑위에서 두둑양옆의 흙을 디스크바퀴라는 톱니바퀴형 철구조물이 흙을

모으면서 비닐위에 덮어주는 것이므로 진행시 힘은 별도로 들지 않고, 두손을 놓아도 형성된 두둑으로

스스로 굴러가는 인터넷 영상도 많이 존재한다.

휴립기와 마찬가지로 처음 진행시는 상하조절 손잡이를 최대한 낮춰서 힘을 덜들이게 진행한다.

문제는 타 두둑으로의 방향전환인데 워낙 철바퀴가 크다보니 쉽지가 않다.휴립기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상하조절 손잡이를 최대한 높이 올리고 관리기 후면 중앙의 텐션암에 오른쪽 다리를 위로

올리고 비닐피복기의 양쪽 손잡이를 눌러 들어올린후 지렛대의 원리를 최대한 이용하여 힘을

덜 들이면서 이동시켜야한다.

몇번 반복을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는데, 나도 이제 2년차 농부로서 관리기는 기껏해야 일년에

하루, 이틀밖에 사용을 안하므로 내년에 가면 내년에 또 적응하면서 익혀야한다.

첫 두둑 비닐피복후 다음 두둑으로 옮긴상태(출발전이므로 상하조절 손잡이는 다시 최대한 낮추어져 있다)

한가지 주의할점은 사람이 하는 작업이다 보니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골사이의 간격이 일정치 않아

오른쪽 하단의 골에 있는 비닐처럼, 비닐의 가장자리가 찢어질 수가 있는데 이럴때는 디스크차륜의

각도를 조절하여 약간 일자형이 되게 해야 비닐이 찢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디스크차륜(철로된 톱니바퀴)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 기계에 적응이 좀 되고 보니, 실제 작업을 하는 일은 이제 어렵지

않은데, 무거운 부속품을 들고 각각의 작업기를 떼어내고 부착하는 작업을 홀로하다 보니 이것이

오히려 더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간단히 해결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군에 존재하는 농기계 임대센터에서는 용도에 맞는 작업기를 휴립기(두둑만들기),

비닐피복기, 로타리등으로 따로 빌릴 수가 있기 때문에 굳이 개인이 어려운 부속작업기 조립을

일일히 할 필요가 없다.

물론 내가 원하는 때에 작업기를 빌릴 수가 없고,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여타의

수고스러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을 일이다.

참고로 이곳 순창군 농기계 임대센타에서는 농민들에게 무료로 농기계를 빌려주고 있고,

일부 군에서는 필요한 농기계를 원하는 장소까지 무료로 운반해 주기도 한다.

[아름다운방주]

관리기 엔진뒤에 있는 부분에 평형 추을 부착했어 사용 하시면 힘이 덜드는돼..

[Classicfarm]

아 그렇군요!

[초록구름]

지난주 중고 관리기 고추망 몇골 만드는데 진땀을 ....
아주 유익한 정보 입니다

[Classicfarm]

고맙습니다.

[재주꾼(진천)]

능숙 해지면 편리한 기계임을 경험하실 겜니다
평형추 달고 사용하면 한결 쉬워질 겜니다

[Classicfarm]

감사합니다.

[Classicfarm]

검색을해도 평형추에 관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데 자세히 좀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재주꾼(진천)]

앤진 좌대에 보면 ㄷ자형에 핀이 꼽혀있는데 거기에 추를 다는검니다 아세아 대리점에 가셔서 구입하셔요
원래 달려나오는 건데 없나요

[아름다운방주]

구형 7마력에는 있었요 5마력에는 따로 구입했어요....

[Classicfarm]

아 그렇군요.이 관리기는 제가 구입한 것이 아니고 아버님 친구분이 쓰시던 것을 제가 임시로 사용하는 거라,,,
제가 빌려올 당시에는 평형추라는 것은 부착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봉화농원]

유익한 자료 감사합니다.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Classicfarm]

감사합니다.

[전경]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lassicfarm]

감사합니다.

[백수일기]

클래식팜 님 대단하십니다.
실제 경험을 통한 관리기 사용법 초보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Classicfarm]

감사합니다.관련 메뉴얼을 한번 숙지후 제글을 다시 읽어보시면 더 도움이 되실겁니다.

[춘천 토마토]

귀농4년차이지만 농기계라는게 딱 한철만 쓰고 잘안쓰게 되더라구요
위에 아버님 친구분처럼 저도 1년에 관리기 하루이틀뿐이 안쓰게되더라구요
이양기도 모내기할때쓰고.. 농기계값은 너무비싸고... 그러네요^^;

[Classicfarm]

가능만하다면, 필요한 기능 장착한 관리기를 농기계 임대센타에서 빌려쓰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같습니다.기타 농기계도 상식적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 사회적
약자인 농민만 더 골탕먹이고 농가부채의 원인이 되는것은 아니가 생각됩니다.
농기계 임대센타에서 임대해 주는 기계종류가 늘어가고 있고 그나마 기대를 좀
하고 있습니다.

[춘천 토마토]

할아버님이 하시던걸 이어받아서 농나지어서 농기계는 다있네요 이번에 트랙터만 임대농기계사업으로 8년동안 나눠내는걸로 가져왔네요

[나무토막]

좋은 내용감사 합니다 ~ 즐거운 귀농되시길

[Classicfarm]

고맙습니다.

[게으른도시농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lassicfarm]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