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4(목)에 지리산둘레길 제4,5구간을 금계~의중마을~용유담(모전마을)~세동(송전마을)~송문교~운서마을~동강마을~점촌마을~산청.함양추모공원~상사폭포~쌍재~642봉(산불감시초소)~고동재~수철마을 코스로 "내 맘 내키는 대로, 내 발길 가는 대로" 26.2km를 7시간 27분 걸려 다녀왔습니다.
지난 날 제3구간을 가기 위해서 이곳 금계에서 인월로 갈 때는 맹추위에 미세먼지가 많았는데, 오늘은 그때보다 덜 춥지만 청명하기 그지 없습니다.
금계마을 인근에 대형 석불공사를 하고 있어 궁금해서 직접 방문해 보기로 하는데, "마천석재"라는 채석장으로 길이 나 있습니다. 계속 길을 가는 도중에 공사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립니다.
이 채석장에서 40년간 석재를 채취하고 남은 단면에 108m높이의 지리산 "천왕사 천왕대불"을 2015년 완공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준공 후 2만여 평의 부지에 세워질 다보탑, 석가탑, 광개토대왕비 등 사찰 시설들의 모습이 기대되고, 108 번뇌가 아니고 208 번뇌나 1008 번뇌 쯤 되었으면 천왕대불의 높이가 어떻게 되었을 지 몹시 궁금합니다.
나이들어 기력이 약한 분들은 이곳에서 흑돼지를 구입해서 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양반의 성은 물어보나 마나 짐작이 가고, 부인의 성까지도 알 사람은 다 알 것 같습니다.
하천명이 임천(臨川)인데 바닥에 유난히 자갈이 많이 있습니다.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수령이 650년이 넘는 느티나무입니다.
좌로는 금대산이고, 우로는 삼봉산입니다.
지나는 행인에게 물을 제공하는 샘도 있고...
천왕사 천왕대불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이 코스는 산기슭을 따라 너덜길이 쭉 이어져 있습니다. 바위마다 이끼가 끼어 있어 운치는 있어 보이지만 우중, 설중 산행일 때는 상당히 힘든 코스일 것 같습니다.
영 넘어 영, 산 넘어 산... 저기만 넘으면 끝이라는 생각은...
용유담에 용유교가 아치형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용유교에서 바라본 상류, 하류 전경입니다.
봄에는 하얀 감꽃, 이맘 때에는 토실토실하고 빨간 감꽃... 감나무는 일년에 꽃이 두 번 피는 것 같습니다.
논에 물을 가득 채운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리산 자락의 밤추위가 심해서인지 벌써 얼기 시작했네요. 조그만 햍볕에도 버티지 못하고 녹아버리는 작금의 현실을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돌 투성이...
무청...
막걸리 병뚜껑 따면서 역사공부도 ...
용도는 모르겠지만, 강건너에 취수가압장도 보이고...
전국에 있는 돌을 다 모아 그라인더로 갈아놓은 것 같습니다.
하회마을처럼 임천의 물이 휘돌아치는 곳도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 하천의 물살이 얼마나 세길래 저 큰 돌들이 삼각주 형상으로 널다랗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마을 배수지 역할을 30톤 용량의 물탱크가 담당하고 있네요.
다랭이 논도...
둘레길 제4구간의 날머리 동강마을 전경입니다.
어렸을 적 이 나무 이파리를 둥글게 엮어 졸업식 화환으로 만들었는데...
남의 가게 플래카드를 가져다 요란법석을 떨고 있네요.
빨간 우체통(?)...
6.25 전쟁 때 국군에 의해 점촌마을 주민 60여명이 바로 이곳 논바닥에서 학살되었다고 합니다.
하천공사를 하도 야무지게 하여 공사 차량을 신호하는 분에게 물으니 "농업용댐"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하천에 댐을 쌓을 골재가 넘쳐나고, 반대편은 이미 도로 공사까지 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댐이 준공되면 수몰될 곳입니다.
좌측에는 댐 준공시를 대비하여 이설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지금 사용중인 우측의 아스팔트 길은 결국 수장되겠지요.
점촌과 마찬가지로 6.25 전쟁의 흔적이 여기에도 있습니다. 이 곳은 산천, 함양 사건 희생자 합동묘역으로 1951년 2월 7일 국군 이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을 수행하면서 민간인 705명을 학살하여 그 때 희생된 영령들을 모시는 묘역입니다.
회양문입니다. 회양(廻陽)의 의미는 슬픔과 고통의 음지(陰地)의 과거를 극복하고 역사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상생(相生)의 양지로 화합을 창출해 나가 미래의 초석을 낳는 디딤돌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추모공원 전경입니다.
이 위령탑은 억울하게 가신 님들이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세운 위령탑을 바라보며 54년동안 묻혀왔던 한(恨)스런 사연이 밝혀졌으니 이승의 원한을 푸시고 이제 이 곳에 영면하시기를 비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두려움 속에서 끌려가고, 죽음을 앞두고 느끼는 공포감과 죽은 자를 안고 통곡하는 슬픔을 함께 표현하여 후세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도록 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한 핏줄 한 동족의 군인에 의한 비극적인 학살의 참혹함과 공포,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비탄과 고통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비극과 고통의 현장과 슬픔을 안고 두려움 속에 살아온 생존자를 동시에 표현하고 온 국민이 바치는 헌시로 가신 님들을 위령하고 살아남은 자의 한과 슬픔을 위로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위패봉안각입니다.
위패봉안각 내부입니다.
가마솥, 아궁이, 군고구마, 장작 등 .... 어미와 아들
지리산둘레길에서 처음으로 본 상사폭포인데, 낙차가 제법 커서 큰 비 후에 한 번 보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중간 후미에 천왕봉이 보입니다.
산불감시 초소 근무자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무전을 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고동재입니다.
산행 날머리 수철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종료합니다.
애초에는 제4구간만 돌아보고 귀가 할 예정이었는데,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한 탓에 중식 전에 제4구간 날머리인 동강마을에 도착하였고, 동강마을에서 귀가하는 마땅한 교통편이 제공되지 않아 한구간을 더 욕심낸 바람에 일타쌍피의 산행을 하게되었습니다.
제4구간에서는 산중턱으로 따라 나 있는 너덜길과 강가의 돌들을 원없이 구경하였고, 제5구간에서는 6.25 전쟁 때 국군이 우리 국민을 학살한 현장도 둘러보며 현대사 공부도 하였습니다.
첫댓글 고루 고루 같이 걸은듯 자세히도 담으셨어요.
나두 가구 싶어요..무우청도 욕심 나구요..
고맙습니다. 언제 다시 이 길을 걷는다는 보장이 없어 발길 닿는 대로 다녔습니다. 무우청은 제가 봐도 욕심이 날 정도였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1996년에 명예 회복된 산청 함양사건 추모공원도 가본지가 오래되었내요
추위에 정성스럽게 담으신 사진 줄감하고 가요.~^^
고맙습니다. 추모공원을 둘러볼 때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퇴직 말년에 지리산 가까이에서 근무한 덕분에 명소를 많이 다닐 수 있어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