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용인을 지나 이동면으로 갑니다.
거기에 우라 매형의 형님이 사시는데 이동면에서는 양반으로 존경을 받습니다.
체구가 크고 매우 박식하고 점잖으십니다.
그가 밖으로 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정중하게 인사를 드립니다.
농사를 지으시는데 집은 그런대로 잘 사십니다.
내가 불쑥 나타나자 식구들이 반가워 하면서
"어떻게 왔느냐?"
"왜 왔느냐?"
"쫓겨났느냐?"
싸웠느냐?"
"도망쳐 나왔느냐"
라고 할테지만
식구들이 모두 친절하며 에의가 바르기에 그런 말은 한번도 하지 않고 내가 말 하기를 기다립니다.
내가 가자마자 매형이 돌아가셨다고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가?
그날 저녁을 먹는데 나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립니다.
모두 나를 바라보지만 나는 배가 고파 밥을 다 먹었습니다.
밥상을 치우자 그제서야 내가 입을 열렀습니다.
"매형이 돌아가셨어요"
"......................."
그러자 식구들이 깜짝 놀라 굳어 버린 듯 몸 하나 움직이지도 낳습니다.
한참 있다가 60이 넘은 큰매형이
"동호가 죽었단 말이냐?"
라고 조용히 묻습니다.
"예"
그러자 그때부터 모두 울음이 터집니다.
"어허허허 이 무슨 청천하늘의 날벼락이냐 어허허허"
큰 매형이 마치 황소가 울부짖는것 같습니다.
그날 밤이 지나도록 모두 울며 자다가 또 일어나 울기를 반복하는데 새벽이 옵니다.
나는 큰 매형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왔고 경전 병원으로 안내하였습니다.
매형의 시신은 옥상에 시체실 로 옮겨졌습니다.
지금은 영안실이라고 하지만 그때는 모두 시체실이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매형을 모시고 옥상의 시체실로 올라가자 큰 방에는 매형이 혼자 흰 홋이불을 쓰고 누워 있습니다.
큰 매형이 홋이불을 벗기자 그렇게 사랑하던 동생이 싸늘하게 죽어 있는 것입니다.
큰 매형이 동생의 얼굴을 자꾸만 쓰다듬으십니다.
"이놈아 네가 나 보다 먼저 가면 난 어쩌란 말이냐 어허허허"
매형이 통곡을 합니다.
돌아가신 매형은 잠실의 공동묘지에 묻혔습니다.
누나 식구들은 큰 매형 따라 모두 이동면으로 갔고
나는 청주 도립병원에서 일 하는 작은 형에게로 왔습니다.
(계속)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어서오세요 경하1님 감사합니다.
밤에 이곳 나주에는 비가 조금 왔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