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월에 머나먼 이국땅 남베트남에 파병되신 파월 맹호부대 선배님의 추억록을 출근 전 잠시 사무실에 들러 앨범들을 정리하다 꺼내보며 당시 꽃다운 나이에 전쟁터로 끌려갔던 청춘들의 고뇌와 당시 베트남 현지 상황들을 유추할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게되었고...이 선배님이 맨 뒷면에 이 글이 세상에 알려지는걸 싫디고 하셨지만...필요한 분들이 읽어보고 참고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공개합니다.
K레이션이 보급은 되었지만 그렇게 넉넉하게 보급되지는 않은듯...
부대 근처를 떠돌던 개를 한국군 짬으로 키우다 죽은 이야기도 짠 하게 느껴집니다.
미국 도색 잡지에서 오려내어 붙인 누드 사진들이 그나마 병사들에겐 위로가 되었을까요?
글쓴이가 그 당시 그래도 고등교육 이상은 받은분으로 보입니다.
문장력도 그렇고 감성 표현력도 그렇고...
구정 공세 대비로 쉬지 못하고 긴장상태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보이는 대목들...
붙어있어야 할 전우들의 사진들은 다 떼어내서 없애신듯...아깝습니다.
실명 대신 대부분 별명...주소와 실명을 적어둔 부분도 맨 끝장 어딘가에 있긴 합니다만...사진들은 다 없애셨네요.
미군에게 인종 차별적 대우를 받고 화가 많이 나신듯...
욕 같은데 "슬래키"가 무슨뜻 일까요?
슬래키 보이(slacky boy)"도둑놈"이라는 욕이네요.
역시 사진은 떼어지고 주소와 성함만...
전장을 누비며 보급 물자와 복구 물자,남베트남 지원 물자를 나르던 한진 운수 한국 노동자들도 무장을 하고 다녔다고 하는데 실제 VC와 교전도 하고 사살한 전과에 대한 기록입니다.
하지만 서로 젊은이들끼리 이념때문에 죽고 죽이는 상황에대한 소회가 남는 글입니다.
중대장이 VC저격수에게 당한 날...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지나가던 개를 쏴죽였다는...우울함이 가득한 글입니다.
추억록 중간에 받으신 편지들도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10원짜리 방첩 스티커는 뭘까요?
PX에서 구입한 물품에 붙이는 스티커 였을까요
고국에 두고온 사랑하는 분에 대한 애절한 글...고무신 꺼꾸로 신었을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이 안스럽네요.
제발 귀국해서 잘 되셨기를...
전사?하신 전우를 그리며 남기신 글...
부대 내 누군가 자살을 한듯...
기갑연대 신병 수송 중 기습을 당해 전사자가 생긴 기록...
누군가 중사님의 빤스를 훔쳐갔고,,,그걸로 한딱가리 당하고 분한 마음에 쓰신 글...
축구 경기 응원차 이동하던 차량이 수류탄 공격을 받은...5월 24일 기록
본인은 이 기록이 세상에 공개되는게 싫다고 하셨지만 가슴 절절하게 애끓는 심정과 전선에서의 고뇌가 담긴 대한민국 젊은이의 전장 기록이기에 공개하는게 맞다고 판단해 공개 합니다.
원문 작성자인 선배님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귀국선을 타고 살아서 복귀하신 1969년 11월 8일...이게 마지막 장이 아니고 전선에 남기고 온 부대원들의 주소록 같은게 조금 더 있지만...그래도 잘 보관되어 어찌어찌 풍물시장까지 흘러다니다 제 손에 들어온 맹호 선배님의 기록입니다.
부디 큰 트라우마 없이 행복하세 사셨길 기원하며...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