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단풍.. 겨울로 향하는 길목, 농염한 색 잔치
변산반도 내소사 단풍
입력 : 2006.11.06 14:58 15'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속한 내소사의 단풍은 그저 황홀하다. 10월 중순쯤 김소월의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 어울리는 꽃길이 일주문 앞에 펼쳐진다.
봄철 연분홍 꽃이 흩날리던 벚꽃 길이 화려한 단풍길로 바뀌었다. 겨울로 향하는 길목에서 치르는 통과의례가 넋을 빼어놓을 정도로 요란하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속한 내소사의 단풍은 그저 황홀하다. 10월 중순쯤 김소월의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에 어울리는 꽃 길이 일주문 앞에 펼쳐진다. 부처님 앞뜰에서 농염히 불타오르는 단풍이라! 단풍나무, 벚나무, 팽나무 등이 가슴 저미는 겨울의 뒤안길로 돌아서기 전에 벌이는 색의 향연이 너무나 질펀하다.
절이 예쁘기로 소문난 내소사는 초입부터 방문객의 기분을 방방 띄워 준다. 매표소를 지나면 약 600m길이의 전나무 숲이 열려 있다. 하늘로 마구 뻗어 오른 전나무들은 몸을 가뿐하게 해 주는 물질을 펑펑 쏟아낸다.
늙은 나무들이 가지를 옆으로 쭉쭉 뻗은 채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길은 탄성이 절로 나는 풍경이다. 높이가 30여 m에 이르는 전나무와 달리 이 나무들은 대체로 키가 작으나 두꺼운 가지를 길게 뻗치고 있다. 부처의 자비를 발산하듯 펑퍼짐하게 일주문까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운무에 싸인 능가산까지 넣어 기념사진 찍기에 좋다.
천왕문을 넘어서면 연세가 950세나 되는 할아버지가 누리끼리한 옷으로 갈아입고 서 있다. 둘레가 7m50cm, 키가 20m에 이르는 느티나무 얘기다. 이 나무는 ‘할아버지 당산목’이다. 내소사의 터줏대감이라고나 할까. 솜 저고리처럼 이끼를 두른 두꺼운 몸통에 노란 단풍잎이 달랑달랑 달린 품이 다분히 회화적이다. 능가산(관음봉433m)의 운무와 어우러져 경치가 대단하다. 팔작지붕을 얹은 대웅보전, 불쑥 솟은 관음봉과 함께 느티나무를 찍으면 내소사를 대표하는 멋진 풍경 사진이 완성된다.
팔작지붕이란 흔히 궁궐이나 사찰에 있는 형태로서, 용마루 아래에 생긴 삼각형의 벽이 여덟 팔(八)자를 닮아 그렇게 불린다. 합작지붕이라고도 한다. 조형미가 돋보이는 양식이다.
건축으로 얘기하자면, 내소사 대웅보전은 특이한 존재다. 쇠못 하나 막지 않고 나무로 짜 맞춰 지은 건물이기 때문이다.
눈여겨봐야 할 다른 점 한나는 대웅보전의 문짝에 조각된 꽃창살무늬이다. 해바라기꽃, 연꽃, 국화 등이 섬세하게 양각된 창살을 보면 목공의 고매한 심미안과 정성,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내소사의 내력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해구스님이 ‘대소래사’, ‘소소래사’ 두 절집을 지었고, 그 중 소소래사가 현재의 내소사라는 것만 전해지고 있다.’
역사보다 오히려 전설이 실제처럼 전해지고 있다. 대웅보전을 지을 때, 목수가 3년 동안 공들여 깎아 놓은 나무토막 중 한 개를 사미승이 장난으로 훔쳤기 때문에 천장의 일부가 비어 있다는 것과, 왠 나그네가 법당의 단청 작업을 하겠다며 100일 동안 안을 들여다 보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호기심 많은 사미승이 엿보는 바람에 붓을 물고 색칠을 하던 팔색조가 날아가 버려 단청이 미완성으로 끝났다는 얘기이다. 그 새가 바로 관음보살의 화신이라는 내용이다.
▲ 내변산 직소폭포 | |
내소사 너머의 내변산 지역은 부안호와 봉래구곡이 있어서 꽤나 수려하다.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경우에, 내소사도 구경하고 내변산 트레킹도 하고 싶다면 부안읍에서 내변산 매표소(사자동)로 가서, 직소폭포, 관음봉 삼거리를 거쳐 내소사로 내려오면 된다.
거리는 5.8km이며 약 3시간 걸린다.
내소사에서는 약 30분 내기 1시간 간격으로 부안읍으로 가는 버스가 있으며 변변하지 않지만 채석강으로 가는 버스도 있다.
직소폭포는 약 30m의 낙차를 자랑한다. 그 아래에 작은 폭포와 계곡이 어우러져 봉래구곡을 이루고 있으며 자연수목원도 있어 트레킹 중 자연공부도 할 수 있다.
손수운전자라면 내소사에서 직소폭포까지 넘어갔다가 되돌아오면 좋다. 3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내소사 등산로 입구는 절 뒤쪽이 아니라 전나무 숲길 중간에 있다. 내변산의 사자동 매표소에서 주차를 하고 직소폭포까지 약 2.2km를 편안히 갔다 와도 좋다. 왕복 1시간 20분 거리이다.
변산반도 드라이브는 길 찾기가 쉽다. 해안 쪽으로 난 30번 국도와 내변산의 736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바위가 켜켜이 쌓여 있는 격포 해석강과 적벽강은 필수 명소다. 물 빠진 너럭바위에서 해물을 파는 아줌마들의 호객행위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왔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웃어 넘기자.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치고 호객꾼 없는 데가 있던가. 저물 무렵 채석가, 적벽강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저 모든 일에 초연해지고 만다. 물때를 알고 가면 바닥을 드러낸 채석강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 변산 적벽강 | |
● 교통
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를 지나 줄포IC에서 빠져 나와 부안읍으로 간다. 부안사거리에서 30번 국도를 따라 격포(채석강) 방향으로 가면 내소사 이정표가 나온다.
대중교통: 부안읍 터미널에서 내소사까지 약 1시간 간격 버스 운행. 부안읍에서 격포까지 직행버스, 좌석버스 등 버스가 매우 많다.
● 음식&숙박
음식: 단풍철은 전어가 많이 나는 시기. 곰소항에는 곰소 천일염으로 담은 젓갈이 많다. 젓갈가게 자체도 볼거리. 격포에 ‘전주바다횟집(063-582-8830)’ 등 횟집 즐비. 부안군청 옆 한정식집 ‘당산쉼터(063-581-8771)’은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
● 여행정보
주변명소: 개암사. 궁항의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촬영세트. ‘원숭이학교(063-584-0708)’
변산반도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82-7808
내소사 분소(063)581-3082 www.naesosa.net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 www.buan.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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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기만 해도 멋쪄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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