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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세아이가 있습니다.
큰아이 대3 둘째 고2 셋째 중2입니다.
큰아이가 7살 될때 둘째가 태어나 큰 아이는 호남예술제 등 피아노, 그림, 글쓰기 등
전국과 국제 대회 상을 쓸어오다 싶었는데
둘째, 셋째는 데리고 다닌 적이 없습니다.
셋째 4살때던가 언니 미술대회 따라갔다가 긁적거린 그림을 대회본부에 냈는데
최연소의 나이로 가장 큰 상을 타 세상이 떠들썩 한 적이 있었네요.
그후 알아서 잘 커준 둘째와 셋째가 알아서 여기저기 수학경시, 글쓰기와 그림으로 큰 상을 타왔어도
그저 잘했다 하며 웃어만 주었습니다.
셋째가 남들 안하는 달리기를 잘해 학교에서 대회를 학교맘대로 내보내곤 해도
잘해라, 정도 한마디 던지고 말았지요.
큰 아이 초등학교 땐 학부모회장도 운영위원장도 하고, 무료도서관도 만들어 관장을 하던 저를 보고
엄마들은 치맛바람이 센 엄마.
막내아이가 유치원 때 한문 3급을 따니 엄청 학원 굴리는 엄마라고 생각해버리더군요.
세상 엄마들의 마음과 눈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학부모회장님 운영위원장은 최초로 학부모 총회에서 직접 투표를 하여 뽑혔구요.
도서관은 발 동상 걸려가며 ㅏ무도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 4500권의 책을 내 놓고
전국에서 기증을 받아 달동네에 만들었구요.
한문학원 보내본 적이 없는데
언니 오빠 따라다니며 어깨넘어로 배우던 막내가
언니 오빠 보다 더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선생님께서 시험 한번 좋겟다고
언니 오빠들 뒤에 앉혀 시험을 봤는데 한번도 안떨어지고 다 붙더라고요.
유치원때부터 혼자 재밌어서 시작한 한문을 6학년때까지
돈 한푼 안받고 그냥 가르쳐주셔서 사범 준비하다 말앗구요.
숙제 하는 시간 1시간 이상 보낸 적 없이 뚝딱 숙제해치우고
거의 대부분 시간을 밖에서 놀고
놀이터에서 놀고 강, 바다, 산, 숲으로 데리고, 전국을 누비고 다녔구요.
그래서인지 달리기는 선수처럼 잘해서 내보낼 아이 없으니 학교에서 그냥 내보낸 거구요.
뭐가 되고 싶은지 뭐가 하고 싶은지 한창 꿈꾸는 아이들에게
그거 하지 말라거나 그거 하면 안된다거나 그런 말만은 안하고 싶었습니다.
"뭐든지 네가 젤 재밌고 행복한 거 해."
":무엇이 되라고 어디학교를 가라고 해본 적 한번도 없네요."
그래서,
"응, 그래 잘했구나 "말만 하곤 했는데...
주변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그렇게 안봤는데 아이들을 너무 내먹인단 말...
ㅎㅎㅎ 방목한다는 이야기지요.
우리 아이들이 사람세상에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자라주면 그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주면 가장 큰 복을 받는거지요.
이번에 중 2가 된 막내가 담임선생님이 한번 나가보라고 추천을 하셨다면서
대회 당일 아침을 먹으며 용돈 좀 주세요 하는 겁니다.
2만원을 주는데 더 주세요. 하길래 얼마를 했더니
3만원은 주셔야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사서 맘대로 놀지요.
허허허 녀석 시를 쓰로 가나, 그림을 그리러 가나 했더만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다오겠답니다.
자기가 가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담임께서 갔다오라 추천을 하셨으니 학교도 안가도 되고 띵가띵가....살맛 났겠죠.
대회장은 놀이공원.
놀이공원자유이용권 사서 신나게 놀고 맛난거 사먹고
놀다가 늦어었던지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엄마 놀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어요. 멀어서 집에 가더라도 학원 이미 끝날 시간이겠어요.
선생님께 못간다고 전화 좀 해 주세요."
"그래 재밌게 놀다 조심히 와."
"아이고 선생님께 엄마 또 혼나겠다."
전화하면 뻔히 이렇게 말하실텐데...
그렇다고 콜렉크콜 해온 녀석에게 오라고 할 수도 없고 와 봤자 학원은 끝날 시간인디
놀기라도 신나게 해야제....
"어머니, 요즘 엄마들은 안그래요. 좀 혼좀 내시고요. 놀겠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하셔야 하거든요. 이젠 좀 잡아야 되요."
"네, 잘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오늘은 뭐라 하지?"
"저요 선생님, 민희 엄마인데요. 민희가 호남예술제에 나갔는데 거리가 멀어 와도 늦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학원에도 못간다고 영어선생님께 연락까지 해주는
완전히 요즘세상엔 이상한 엄마....누구 말대로 요즘 애들 맘대로 놀게하고 하고싶은 것 다하게 하면
모지란 엄마가 되드만요.
그런데 우리집 강아지 셋은 알아서 잘 커주네요.
ㅎㅎㅎ
대회 나가 신나게 놀고 왔으면 되었다고 가족들도 딸아이 스스로도 신나다고 생각했는데
학교에 갔가 신문에 난 결과기사를 보고 친구들과 담임선생님께서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콧구멍 벌렁 거리며 자랑을 하네요.
그리고 한 열흘이 지났나요?
공식홈페지에 들어가 찾아보니
(이름이 보고싶은 게 아니고 우리 아이가 "강"이라는 주제로 어떤 시를 썼는지 궁금해서)
글을 볼 수 가 없고
이름 석자가 보입니다.
최고상 바로 아래 첫번째 이름 김민희....동아여중 2학년 금상
심사위원 점수별이라 하니 최고상을 아쉽게 못 탔나 봅니다.
큰 아이 키우는 것과 셋째 아이 키우는 것은 이렇게 다른가 봅니다.
더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지고 내 맡기게 됩니다
그러나 큰아이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아이가 가장 행복해 하는 일은 지긋이 살펴주는 것."
"아이가 젤 잘 하는 일은 발견해 주는 관심."
"아이가 젤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주는 일."
그래서 오늘도 아이의 눈동자를 살핍니다.
무얼할 때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지...
무얼할때 가장 자신있어하는 태도를 보이는지...
내 의지가 아닌 아이들의 의지로 늘 꿈꾸고 도전하고 가꾸어 가게 하는 일
그러다 어느 날 다가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조언을 구할 때
"이거 해라,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 넌 이걸 할 때 가장 자신있어 했어. 넌 이걸 젤 잘하던데? 그리고 넌 그걸 할 때 가장 행복해하더라. "
라고 말래줄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아이 자신이 내가 무얼해야 정말 행복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
잠시 부모라는 인연으로 내게 맡겨진 아이들에게
먼저 살아온 사람의 지식으로 억압을 하고 강요하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이 키워온 행복과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
내 세아이의 삶은 내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것이니까...
내가 이리 사는 건 모지란 엄마가 아니라
아마 잘 살고 있는 거라고 믿는다.
오늘은 마음 먹고 더 꼭 안아주고 더 큰 칭찬을 해줘야겠습니다.
첫댓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두라!' 말은 쉬워도 하기는 어려운 것!!! 역시 강교장님이라 다르네요. 축하합니다. 하모니(김형태)
교수님, 어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화이팅~~~
막둥이 사랑이 엿보이는듯...ㅎㅎㅎ 축하한다고 민희에게 전해주세요^^ 목소리만 들었지만...
ㅎㅎㅎ 제 표정 보이시죠? '백제의미소'
막내야 올 여름 가족 여행은 어디로 갈까?
우리 민희! 아자~아자! 지리산길 (추천-운봉) 강추...이모가 안내할게.
네! 감사합니다 *^^*~~
참 반가운 소식이다. 축하한다. ^*^
큰 외삼촌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