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패러독스/배리 슈워츠
설 연휴 후 날씨가 포근해졌다. 오늘 필봉산 산책도 좋았고, 통시에서의 책 읽기도 괜찮은 편이었다.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을수록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선택의 자유는 우리 스스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한다. 그리고 선택의 기회가 늘어날수록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늘어난 선택의 기회가 현대인에게 정말 축복일까?
어쩌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개인적인 자유와 자율성의 상징인 선택이 오히려 우리의 심리적, 감정적 만족에 해를 줄 수 있으며,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선택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고,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후회, 스트레스, 걱정 그리고 분주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우리는 선택의 자유에 관한 일부 자발적 제약들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끌어안을 때 더 잘살 수 있다.
우리는 최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것을 추구할 때 더 잘살 수 있다.
우리는 결정의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때 더 잘살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내린 결정을 돌이키지 않을 때 더 잘살 수 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이 하는 것에 관심을 덜 가질 때 더 잘살 수 있다.
소살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인 앙베르 카뮈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냐 하나, 아니면 커피를 마셔야 하나?" 이것이 삶의 모든 문제가 선택의 문제라는 뜻이다. 매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며, 우리 앞에는 늘 대안들이 있다.
당신은 스웨터를 사기위해 온 시내의 가게를 다 뒤지고 다니는가? 스웨터를 사고난 후에도다른 가게에서 본 스웨터가 더 낫지 않나 후회하는가?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더 좋은 스웨터를 입고 있는지 신경 쓰이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극대화자(maximizer)일지 모른다.
우리는 늘 선택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선택을 할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점 점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면 고려해야 할 대안의 수도 많아지고 포기한 대안의 수도 많아진다. 우리는 포기한 대안들을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고려했지만 선택하지 않은 그 모든 대안들 때문에 우리가 한 결정에서 얻는 만족이 희석되는 실망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선택에 관해 우리는 항상 후회를 염두에 둔다. 후회가 결정을 신중하게 해주지만 '더 좋은 것이 있으면 어쩌지' 라는 결정 후 후회는 선택의 만족감을 줄인다.
당신은 연인과 길에서 다퉜는데, 주변의 연인들은 너무나도 다정한 것 같다. 당신은 방금 승진 기회를 놓쳤는데, 당신의 누이는 직장에서 승진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매순간 과거의 경험, 남들의 경험 그리고 기대와 끊임없이 비교를 하는 저주에 빠져있지는 않은가?
실망스러운 결정이 계속해서 쌓이면, 수많은 선택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리고 그 모든 실망을 개인적인 책임으로 느끼면 결국 당신은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제 선택은 특권이 아닌 짐이 된다.
<후회없는 선택을 위한 11가지 원칙>
현대인들은 우리 선조들이 꿈꾸지 못한 풍요로를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의 '성공'은 달콤 씁쓸한 것이며, 그 씁쓸함의 주요 원인은 선택의 과부하다. 선택의 고통을 완화하고 선택의 효용을 즐기기 위해 11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1.언제 선택할지 선택하라.
2.세심한 선택자가 되어라.
3.더 만족하고 덜 극대화하라.
4.기회비용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라.
5.결정을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라.
6.감사하는 태도를 연습하라.
7.후회를 적게하라.
8.적응을 예상하라.
9.기대를 통제하라.
10.사회적 비교를 줄여라.
11.제약을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