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먹고 있는 보충제, 수량도 많으니 가끔 바닥이 난 보충제는 제가 못 채워줄 때가 태반입니다.
보충제 주문을 늘 받고 있으니 태균이보다 부모님들 주문을 우선시하니, 수량이 많이 남아돌지 않고서는
태균이는 가끔 뒷전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눈치했는지, 보충제 하나라도 떨어지면 태균이 득달같이
제 방으로 달려갑니다. 제 방 한쪽을 넓게 차지한 붙박이장 안에 보충제가 종류별로 있다는 것을 어찌나
잘 아는지, 정확하게 집어서 집에다 잘 쟁겨둡니다.
어제는 장 하나를 열더니 '루테인'을 챙겨가지고 가더니, 오늘은 스픽스무스를 두 개나 가지고 갑니다.
오늘 스픽스무스 입고된지 어떻게 알았는지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를 챙겨가는 폼이 한 동안 스픽스무스를
못 먹었기에... 며칠 이 제품을 못 먹으면서 많이 아쉬웠나봅니다. 두 개나 챙겨서 신나서 가는 폼이 그렇게
보이네요.
대구에 특강 때문에 또 다시 짐을 싸야 하는 때, 알아서 짐싸라고 했더니, 각종 보충제를 정확히 가방에 넣어
놓았네요. 얼핏보니 먹고 있는 것 하나도 빼놓지 않고, 잘 챙겼더라고요. 보충제 챙기기는 이제 제가 참견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많이 컸네요...
오랫동안 일단 시작한 것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던 덕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 어떤 부모님이 자랑스런 아드님을 데리고 방문을 했었습니다. 그 아들은 무려 35살... 행자 카페 덕분에
새롭게 보충제며 고압산소치료며 뒤늦게 열심히 시킨 운동에 하루 108번 절까지... 갑자기 아들이 말을 트더니
이제는 대화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돌변했답니다.
실제로 그 아들은 대화하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깨어있습니다. 갑자기 깨어나더니, 과거의 일을 자주 떠올리며
재해석을 한답니다. 섭섭했던 일에는 섭섭함을 토로하고, 재미있었던 일에는 웃음을 짓고,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는
왜 그랬을까 반문을 하며... 물론 아직 행동과 언어논리성은 부족해서 다소 성급해 보이고 엉뚱해 보이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35살에의 재탄생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부모의 열성과 노고가 진하게 배어있습니다.
그 아들을 보며, 저는 결코 한번도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태균이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그 어머님은 저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열성적이고 실천적입니다. 그 어머님은 제 덕분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 어머님을 통해 '포기하지 않음'에의 대단한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게 됩니다.
언젠가 저도 태균이와 대화할 날을 기대하며, 또 다른 현실적인 희망을 보여 준 그 어머님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오늘도 함께 기차타고 대구내려오는 길, 여행길이 신난 태균이 그저 즐겁습니다. 내일은 간만에 범물복지관에서
정을 나누었던 친구들과 하루 함께 지내기로 했습니다.
태균이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 발달장애 성인을 관리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야하는
살아있는 강연의 기회도 갖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을 결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포기하지 않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이해해야만 하는 중대한 전언을 제가 꼭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태균이는 분명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을 것입니다.
첫댓글 아 대표님 가슴이 뭉쿨 눈물이 핑 기운이 납니다 ^^ 뇌의 가소성.. 역시 나이의 한계가 없음 보여주는 산증인입니다!! 요즘 말끼도 알아듣고 심부름 잘하는 아이가 기특하고 변화고잇습니다 어제는 동생이랑같이 치과검진치료도 하고 사진관가서 증명사진도 각각 찍엇어요 동생이 할때는 앉아 기다리더라구요.. 월욜 ABA교육듣고 반성하며 저녁에 한가지씩 간단하게 하는데 재미잇어하네요 하면되는구나 다시 실감합니다 용기와 희망을 듬뿍 받고갑니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변할 수 있는 귀감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요. 꼭 그렇게 될 것 이예요.
가기 전에 엄마가 더 꾸준히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드려야 한다는 마음은 바쁜데 몸은
왜 이리 할 일이 많은지?? ㅎㅎ 내일 뵈어요.
대표님 우리아이한테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심에 감사하고 그 메세지 덕분에 더 큰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날이 기적처럼 변하는 아들을 보는 낙에 삽니다. 보통사람들 눈에는 별거 아닌 말과 행동들이 제눈에는 기적으로만 보이니 아들 바보인게 맞는것 같네요.참 그리고 우리애는 34살입니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치료에 눈을 떴어야 했는데 너무도 아쉽지만 아들 말대로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것이라는 진리를 마음속 깊이 새기며 오늘도 열심히 달려볼랍니다.
하 정말 뭐랄까 끊어져 가는 뉴런의 연결망이 다시 이어지기시작하는 기분이랄까요, 아직 말 안트인 우리아들이 있어 그런지 더 희망적이네요. 35세에 말을 트일수도 있구나 반면 그 어머님은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정말 죽도록 다시 달려보고싶어지네요, 화이팅 입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