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코모도 여행기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어느덧 길게 자란 손톱을 자르며, 지난 1주일간의 꿈같던 여행기를 시작해 봅니다.

12월4일 수요일

여느날의 아침 같으면 ‘10분만 더, 5분만 더’ 할 기상시간이 이날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앗싸, 드디어 코모도 리브어보드를 떠나는 날입니다. 오전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모른채,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서둘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해외로의 다이빙은 2008년 7월에 팔라우로 신혼여행을 다녀온후 5년만에 처음 가는 여행입니다.

저의 설레임과 기대감, 얼마나 큰지 말로다 표현이 안됩니다.

공항도착!!  헐, 그런데 대략난감한 일이 생겼습니다. 다이빙 라이센스를 챙겨오지 못한것입니다. 솔직히 아예 생각도 못했습니다.

김이사님(김상욱)은 다른 회원들 눈이 있어 그런지 저를 타박도 하지 못한채, 단지 두 눈에서 강렬한 레이저를 엄청나게 쏘아대기만 했습니다.

저는 눈앞이 캄캄하고, 등에서는 굵은땀이 쫙쫙 흘렀습니다.

아~ 이런 된장!! (죄송합니다. 비속어를 써서, 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하여튼 어찌어찌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천신만고 끝에 그동안 취득한 다이빙 라이센스들의 취득일자가 나온 화면을 캡쳐하여 간신히 자격증을 대신할만한 것을 얻었습니다.

잠깐 여기서 한 말씀 드리고 지나가실께요.

씨코여러분, 항상 다이빙 자격증 꼭 가지고 다니십시오.

귀찮고 지갑이 두터워져 싫으시다고요? 그럼 핸드폰으로 사진이라도 찍어서 이미지파일만이라도 항상 소지하세요.

아무생각 없이 여행생각에만 마음이 붕뜬 저는 망신은 물론이고 인도양 한가운데서 손가락만 빨다가 올뻔 했습니다.

자~ 어쨋든 공항에서의 에피소드는 여기까지만.

같이 가기로 한 일행들을 모두 만나, 비행기를 타고 슈우웅 약 6시간 정도 날아서 드디어 인도네시아의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밤 12시가 넘었지만 현지의 정광남 사장님(영화 ‘무방비도시’ 에서 김명민이랑 같이 형사로 나온 빡빡이 형사 비슷)과 현지가이드 카덱(80년생의 발리여성으로 한국말을 무지 잘하는 단발머리의 가이드,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김치도 집에서 직접 담궈 먹는다고 해요)이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었습니다.

준비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가이드 카덱은 발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기관총이 총알을 쏟아내듯 쉼없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전 너무나도 설레어서 몸과 눈은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 새벽녘에서야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발리에서의 첫번째날(12월5일 목요일)

우리가 가려는 코모도는 발리의 덴파사르 공항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약 1시간 30분정도 이동을 해야 만날수 있습니다.

시골버스터미널 같이 생긴 라부안바조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래 사진이 공항 내부입니다.

 

공항이라고 말하기도 머쓱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리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여기에 왔으니까요. 헉~ 항구에 도착했는데 멋집니다.

우리가 타게 될 CHENG HO, 몇백톤 되는 큰 범선이라고 합니다. 워낙이 큰 배라 그런가 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정박되어 있었습니다.

어머나~~ CHENG HO의 내실로 들어가니 시원한 에어컨이 펑펑 나오고, 열대음료, 맛난쿠키, 시원한 타올로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에이, 그까이꺼 머 이러시겠지만 여자들은 가끔 아~주 가끔 작은것에 감동합니다.

 

아참, 이번 투어에는 우리팀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 오신 한국팀들이 있었는데 10명 정도의 인원이 오셨습니다.

우리팀은 배의 2층에 방배정을 받고 첫 체크다이빙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코모도 오려고 몸무게를 3키로나 줄였건만 비키니는 곧 터질듯 합니다. 제 마음도 함께 미어 터집니다.

그나마 김재욱 총무님이 전에 제작해주신 씨코래쉬가드 덕에 살았습니다.

총무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나니 썬셋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꺄악~ 아름다워!!!

첫 다이빙 입수. 퐁당!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고, 게다가 새로 마련한 마스크를 제대로 씨드롭 하지 않아 마스크안에는 서리가 듬뿍듬뿍 끼기 시작했습니다. 다이빙 타임 30분동안 거의 마스크물빼기만 하다가 나왔습니다.

또, 다이빙슈즈(참고로 저의 발사이즈 235)도 김이사님이 특별히 준비해주신 270사이즈의 대형 전함슈즈를 신고 오리발 킥을 차니 헐렁헐렁, 앞으로 나아가는지 뒤로 나아가는지 알 수도 없었고, 호흡기에는 잔압과 나침반만 달려 있었습니다. 수심게이지도 없어서 여기가 깊은지 얖은지 모른채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갑자기 슬픔이 20cm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여긴 코모도자나' 하면서 작은 희망을 다시 갖고, 잠시 휴식후 야간 다이빙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수중라이트도 없었습니다.(있지만 제가 사용할수는 없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수중카메라를 들고 계시던 이사님은 저에게 “나랑 같이 다니면 돼” 이렇게 이야기 하셔놓고는, 금새 카메라와 함께 저만치 멀어져 갔습니다. 이번엔 슬픔이 30cm 훅 밀려왔습니다.

마스크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스크 물빼기만 열심히 하다가, 다른팀 다이버들의 현란한 나이트조명 빛에 이끌려 출수 하였습니다.

야간 다이빙때 무엇을 보았을까요?

물, 나이트조명 그게 다입니다. 히유~ 어쨋든 첫째날은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둘째날(12월6일 금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6시 30분 기상하여 빵과, 쥬스, 커피, 과일 등을 잔뜩 먹었습니다. 어제의 50cm 만큼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려면 빵으로라도 위로를 해야만 했습니다.

7시 30분, 현지 수중가이드(별명:앤써)의 브리핑을 듣고 아침 첫 다이빙 준비를 끝냈습니다.

 “풍덩”  빵을 많이 먹어서인지 입수소리가 어제보다 우렁찹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어제의 슬픔이 맘속에서 스물스물 북받치고 있을때, 기대도 안했던 드넓은 광경이 눈앞에 쫘악 펼쳐졌습니다.

거침없이 쫙 뚤린 시야, 그리고 나폴레옹피쉬, 스위트립피쉬, 트레발레피쉬, 구루퍼 등의 대체로 큰 어종의 고기들이 아침식사를 하러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라는 광고카피가 떠올랐습니다.

저의 짧은 문장실력으로는 “정말 멋있다. 굉장히 멋지다” 는 표현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필리핀이나 사이판, 팔라우에도 큰 종류의 어종이 많이 있었지만, 여기 이 바다는 뭔가 다른 느낌의 신선함이 느껴졌습니다.

사진 찍는 다이버의 거친 호흡,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저도 거친 호흡, 정말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희귀하다고 여겼던 파이프피쉬도 툭하면 발에 걸리고, 크라운피쉬도 여러가지의 종류가 많았습니다.

우울했던 기분은 한순간에 싹 달아나고 저도 모르게 입안에서는 수없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배에 올라오자마자 아침 다이빙에 대한 기쁨을 수다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어제 오후내내 김이사님께 제가 짜증과 투정을 쏟아냈던지라, 맨정신에 갑자기 웃고 떠들며 좋아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쨌냐구요? 아무말없이 조용히 혼자 정신 나간 아줌마처럼 히죽히죽 웃기만 했습니다.

잠시후 이사님과 함께 둘만 남게 되었을때 이사님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어때, 죽이지?”

큭, 제가 머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도 "응".. 하면서 어제의 맘에 안들었던 다이빙장비, 그리고 야간다이빙에 라이트 없이 나를 버린님에 대한 서글픔이 쏴악 풀렸습니다.

다음 다이빙이 기다려졌습니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더 맛있게 많이 먹었습니다. 다이빙에 지치지 않으려면 체력을 튼튼히 해야 하니까요.

다이빙스케줄은 1차는 7시30분, 2차는 11시, 3차는 오후 3시, 야간 다이빙은 6시 30분 이렇게 계획되어 있었고, 저는 매번의 다이빙을 최상의 컨디션과 최고의 사이트로 종횡무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야간 다이빙에는 어제의 일들이 미안했던지(저만의 생각입니다), 이사님이 저와 버디를 자청해 한개의 수중라이트로 두 손 꼭 잡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12년전 오픈워터때 이사님 팔을 꼭 붙들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습니다.

물고기들은 잠에 취한 건지, 아님 초저녁에 반주라도 한잔 걸쳤는지 정신을 못차리고 심하게 졸고 있었습니다.

흐르는 물살에 이리저리 몸이 흔들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쿨쿨 자는듯 했습니다. 라이언피쉬, 작은오징어, 광어, 복어, 게, 이름 모를 생선들 등등. 아~ 그리고 초저녁인데 글쎄 게 두마리가 한 몸이 되어 있더라구요. 부끄럽네용!!

출수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시원한 맥주한잔에 내일을 기다리며 꿈나라에 빠져들었습니다.

셋째날(12월7일 토요일)

오늘은 드디어 만타를 보러 간다고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만타는 연골어류 홍어목 매가오리과의 바닷물고기 입니다.

그냥 가오리 아닌가요? 우리가 코 찡그리고 먹는 홍어?

어렵기는.....전에도 보긴 봤지만 멀리서 그것도 아주 잠깐 휙 지나가는 것을 본 정도라,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입수한지 5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조류가 거세졌습니다.

저는 산호나 바위틈에 바짝 붙어 엉금엉금 기듯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며 이렇게 센 물살이 저의 살들을 함께 가져가버렸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가이드인 쌤이 공기통을 두드리며 다급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아 글쎄,, 제 옆으로 만타가 쓰윽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표현을 해본다면 외국의 속옷 패션쇼를 보면 아리따운 모델들이 긴 천을 날개처럼 어깨에 두르고, 날개짓 하듯 천을 날리면서 우아하게 워킹을 하는데, 지금의 만타가 딱 그 모습니다. 너무도 점잖고 우아하여 어떻게 표현이 잘 안됩니다.

카메라를 든 이, 탐침봉만 든 이, 너나 할것 없이 만타를 열심히 쫒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침 브리핑때, 가이드 앤써가 주의사항으로 만타가 나타나면 쫒아가지 말고, 만타에 올라타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말 잘듣는 다이버라 만타를 쫒아가지 않고, 대신에 우리 가이드인 쌤을 따라 갔습니다.

그랬더니 곧이어 만타가 여기 저기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어서오슈“  라고 우리에게 환영인사를 하는듯 했습니다.

바로 제 머리위로 비상 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정말 호흡기를 입에서 떨어트릴뻔 했습니다. 그 때의 수심은 불과 10미터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만타를 본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배에 올라와서 팀원들과 함께 오늘 아침 대박의 만타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오전이 흘러갔습니다.

한낮에는 근처의 이름 모를 섬에 물가에 나와 있는 야생 코모도들을 구경할 수 있다기에, 다이빙 중간 짬을 내어 갔습니다.

안전을 위해 섬에 내리지는 못하고 섬 가까이에 배를 대고, 해변 가까이에 나와 있는 코모도들을 구경했습니다.

4~5마리 있었던것 같습니다. 준비해 간 고기들을 던지자 코모들이 개 떼처럼 달려들어 먹이를 서로 차지하려 했습니다.

헐~ 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저는 준비해간 15가지 얼짱포즈를 취하며 마구마구 사진을 찍었습니다.

벌써 넷째날(12월8일 일요일) 입니다.

오늘은 다이빙은 3회를 하고, 코모도 국립공원과 핑크비치를 가기로 했습니다.

역시 아침 첫 다이빙은 물고기들이 아침식사를 하는 시간이라 상당히 분주하고 볼 거리가 정말 많은것 같습니다.

같이 간 어느분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마치 검정비닐봉지를 아무렇게나 쑤셔놓은 듯한 검정색의 “Frog Fish", 등딱지 청소를 최소한 몇 년 동안은 전혀 안한듯한 거북이, 나비고기, 활치, 상어, 갖가지 모양의 산호, 그 와중에 또 만타 등등등 정말 갖가지 생선들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선들 이름을 다 못 외웁니다.

저의 등짝만한 크기의 갑오징어는 처음에 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뭔가 하고 가보니 무슨 생물인지 전혀 알수가 없었습니다.

이사님이 계속 셔터를 눌러대시길래 저는 ‘왜 저런걸 찍지? 저게 도대체 머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갑오징어를 놀라게 해 갑오징어가 달아날 때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갑오징어는 도망가면서 몸 색깔을 계속계속 바꿔댔습니다. 그런 녀서과 저도 한컷 찍고 싶어 오리발이 안보일 정도로 열심히 따라 다니며 사진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2차 다이빙이 끝난 후 낮에는 코모도 국립공원을 갔는데, 거기도 말이 국립공원이지 우리 나라의 국립공원을 생각하면 절대로 안될 것 같습니다.

정글탐험처럼 숲속을 걸어 가는 곳인데 그곳에 사는 현지인들이 일행들의 맨앞, 중간, 맨뒤에 한명씩 Y자 모양의 작대기를 들고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얼마쯤 걸어가니 거의 시체처럼 엎어져 있는 코모도를 만났습니다. 자고 있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준비해간 15가지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코모도 앞에서는 옷이나 천을 휘두르면 안된다고 합니다. 코모도가 그것을 보면 흥분해서 달려든다고 합니다.

같이간 어떤 다이버가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해, 덥다고 옷으로 휘휘 휘두르다가 갑자기 코모도가 달려와 놀라서 혼비백산 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핑크비치로 갔습니다. 붉은색의 산호가 부서져서 해변가에 밀려와 모래와 섞여 마치 모래사장이 핑크빛으로 보인다 하여 핑크비치라고 불리운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몇개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같이간 일행 중 결혼생활 6년차의 아내 되시는 분이 모래사장에 자기의 이름과 남편의 이름을 쓰고 하트뿅뿅 “영원히 사랑해” 를 썼습니다. 헐~~ 그런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또 유치뽕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지금 질투하는 것일까요?

사실은 저도 굉장히 쓰고 싶었지만, 이사님이 부끄러워 할까봐 참았습니다. 잘했죠?

서둘러 배로 돌아와 야간 다이빙에 들어갔습니다.

이 날의 백미는 야간 다이빙 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꼬리가 잘린 스팅레이, 아기 상어, 절벽틈 사이에 자고 있는 돔종류의 커다란 물고기, 어떻게 그 좁은 틈에 들어갔는지 미스테리 합니다. 졸고 있는 트럼펫피쉬, 손으로 잡으려 하니까 그냥 막 잡히는거 있지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된다는것 알고 있지만 욕망을 누를수가 없었습니다.

흑흑, 다섯째날(12월9일 일요일) 입니다.

오늘은 2회만 다이빙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출발했던 라부안바조로 다시 되돌아가야하기 때문이랍니다.

마지막 다이빙에는 산호가 너무나도 예쁜 곳으로 갔습니다. 형형색색의 산호, 그 산호를 깨먹는 아직도 등짝 청소 안한 거북이, 커다란 바위밑에 머리를 묻고 늦잠 자는 거북이, 제 허벅지만한 곰치, 바위 위에 바위색깔로 위장한 스콜피온피쉬.

수중백과사전도 아니고 물고기 이름 적다가 날새겠습니다.

마지막 다이빙을 아쉬워하는 결혼생활 6년차의 아내 되시는 분은 배로 올라오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셨습니다.

저또한 그러고 싶었습니다. 참았습니다.

오후엔 같이 몇일동안 다이빙했던 다른팀들이 떡볶이를 해주셨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 염치 없이 두그릇이나 먹었답니다.

여기 오기전 뺐던 3키로가 다시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여섯째날(12월10일 월요일)

아~~~ 오늘밤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짐을 챙겨 아침 6시 55분에 라부안바조 공항에 왔더니 7시가 업무시작이라며 직원들이 공항문을 안 열어주더군요.

걸려 있는 시계도 별로 없어 보이던데, 시간개념 굉장히 확실합니다.

그곳의 가이드들과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우리는 덴파사르 공항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조금 슬펐지만, 이내 즐거워졌습니다.

왜냐구요? 오늘은 시내구경, 그리고 대망의 쇼핑일정이 남아 있으니까요.

발리에 처음 도착했던날 만났던 가이드 카덱과 함께 시내구경이 시작됐습니다.

‘오붓’이라고 하는 시내에 갔는데, 그곳은 우리나라 남대문처럼 상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일명 짝퉁이 많다고 했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이것 저것 사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공항근처 갤러리아면세점에 가면 더 좋은 물건이 많다는 이사님의 꼬임에 하나도 못 샀습니다.

그리고 버스에서 졸며졸며 울루와트 절벽사원을 갔습니다. 일명 원숭이 사원.

원숭이들이 사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데, 관광객들의 안경이나 모자, 심지어 슬리퍼 등을 갈취해 간다고 합니다.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안내에 엄청 쫄았습니다.

또한, 바쁜 일정으로 얼굴에 화장도 하지 못한 민낯이었지만, 그래도 준비해간 15가지 포즈의 사진을 멈출수는 없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전신경락마사지로 아쉽지만 발리에서의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망의 쇼핑은 어떻게 됐을까요?

마사지까지 모두 끝내니 밤 10시 50분이었습니다. 공항근처의 으리으리한 갤러리아면세점 문 닫았습니다.

속았습니다.

어쨋든 출국수속을 모두 끝내고 대한항공에 올라탔습니다.

다른 이들은 돌아가기 싫다는 등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이빙은 이렇게 ‘다이빙여행’ 일때 아름다운 거지, 만약 그 나라에서 계속 살라고 하면 좋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이런 생각은 했습니다.

‘ 열심히 살자! 그리고 조만간 다음에 또 오자! ’

너무너무도 즐거웠던 여행이었고, 약간은 시들해졌던 다이빙에 대한 제 열정이 다시 마구마구 샘솟게 된 여행이었습니다.

길고 긴 이 지루한 여행기를 끈기있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뭐가 되셔도 성공하실 겁니다. 끈기가 있으시니까용~~~

다음엔 더 재미난 여행기로 다이빙 일기장에 글을 올릴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김재욱]

ㅋㅋㅋ ㅍㅎㅎㅎ 생생리포터? 15가지 포즈가 뭘지 매우 궁금해 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열심히 살자!" 맞습니다.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 했습니다. 1/6 인도네시아로 출발 하기로요~ 그것도 3주간...
저도 다녀와서 멋진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수영복 봉제공장 후기로요~ ㅋㅋㅋ
형수님 재미나게 자~알 읽었어요! 비키니 입으신 사진 있으면 한장 올려 주세요! ㅋ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ㅋㅋ 다행히 비키니 입고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총무님, 출장 너무 자주 가시니 서울이 쓸쓸하네요.
총무님의 멋진 후기 기대할께요~~~~

[신공(신경화)]

너무너무 생생한 후기 잘읽었습니당~ 제가 꼭 코모도 바다속을 누비는 것 같애용~
정말 사모님 말씀대로 열심히 살아서 오랫동안 머찌고 좋은곳에서 다이빙하도록 해야겠어용~^^
참... 겔러리아면세점.. 너무 아쉽습니당~ㅜㅜ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그러게용. 신강사님
우리 열씨미 살고 모알보알 같이 가보자구용~~~

[류석민]

정말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얼마나 발차기하셨는지 핀 스트렙도;;;ㅋ 가고싶습니다 코모도!!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ㅋㅋ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네 류강사님 우리 함께 가요
근데 풍문에 270사이즈 슈즈는 류강사님이 특별히 챙겨주셨다는데~~~T.T

[류석민]

죄송합니다ㅜㅠ

[앙팡(박병선)]

우와~~~대박!!!!
작가한분 등장이요~~ 참으로 경외스럽습니다.
다이빙 일기 생동감과 감정 그리고 못돼 보이는 이사님 까지도...ㅎㅎ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ㅎㅎ 제가 좀 그렇게 묘사했나요?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는데
ㅋㅋㅋ ^_^

[해피걸♥안진희]

와~~~~~~~~~~~~ 주연~!!! 진짜 글 잘쓴다~!!! 시코 회원님들은 다들 작가들이신가?? 다들 글솜씨들이 장난아니네.. 읽는 내내 얼굴에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어~!! 정말 재미있는 여행기였어~~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찌니~~잼났다니 다행이야~~
환상적이었던 수중장면을 글로 다 표현해내지 못해 느므 안타까워!

[해피걸♥안진희]

이 정도 쓰는것도 대단햐~ 환상적인 수중장면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음따~~~~~~ ㅋㅋㅋ

[김재욱]

아~ 두분이 동갑이신가? 전 형수님 아직 30대 중반인줄 알았는데요! ㅋ

[신공(신경화)]

전 초반..ㅋㅋ

[해피걸♥안진희]

아~~ 재욱님!! 이 발언. 뭔가요!! (ㅡㅡ);;

[예니콜이되고싶어요(이주연)]

ㅎㅎ 두분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