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 제주올레 댕겨왔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댕기려니 참 바쁘고도 신나는 듯^^
시간 되시면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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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가자~~ 3코스^^
원, 내 반평생에 투표를 1등으로 하기는 첨이었다.
제주올레 뱅기 시각을 맞추려고 혼자 별 꿍꿍이를 다 했으니.......
차는 전날부터 미리 투표소 가까운 곳에 주차해두고, 투표일 아침엔 04시 40분 기상.
먹고, 씻고 찍고 바르고^^;;
미리 챙겨둔 배낭 들고 종종 걸음으로 투표소 앞에 5시 50분부터 떠억하니 버티고 서서 기다렸으니.
크으~ 의지의 한국인임이 틀림없다.
이 번 3코스는 뱅기속에서 일정을 변경하는 일없이 그저 계획표대로 움직이기로 한다.
이젠 단골이 된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국내선 출발지, 에어부산 발권받아 탑승. 07:00.
3코스가 시작하는 출발점에서는 10:30분이 다 된 시각이다.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나의 얼굴은 이 번엔 중국 처녀 3명의 길 가르치미가 된다.
공항에서 100번 버스를 기다릴 때부터 슬그머니 다가와 묻던 아가씨들.
송산? 승산? 지도까지 보여주면서 물어본다. 성산일출봉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이고 행복이라고 믿는 나이기에^^ 왕왕~ 친절을 베푼다.
먼 나라에서 여기까지 와서 돈을 써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우리나라의 관광사업의 한 몫을 담당하는 거라고 자부심 또한 가지면서~ ㅋ~~
알고 있는 영어 단어는 다 동원하고^^ 그녀들을 성산일출봉에 하차시킨다.
제주 관광 특별자치구인가?
안전속도를 준수하는 기사님 덕분에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서 온평리 입구까지 버스로 1시간 35분 걸린다.
그래도 친절한 기사님께 홍삼절편 1봉지를 권하고^^
헉~? 어이구우~~ 버스를 너무 일찍 내려주셨나벼 ㅡㅡ;;
4월 5일, 2코스 종착점이었던 스탬프 꽝~ 지역을 20분쯤 더 걸어가서야 겨우 발견한다.
내 머리속 기억의 한계, 무딘 공간지각력을 탓한다.
3코스는 소개책자를 참고해보니 중산간 길이 14km나 이어져 있다고 해서 숲길을 좋아하는 내게 딱~이란 기대감이 들었다.
작은 나무와 소로와 풀내음 가득한 산길이, 흙내음과 돌멩이가 툭툭 차이는 그런 해안길에 맛들여서인지 걷다가 접하는 제주해안의 아스팔트 길은 조금은 지겨웠다. (크으~~ 고백컨데 그런 길에선 아예 달리는 것이 더 편할 지경이었다.)
통오름이나 독자봉, 김영갑갤러리, 바다목장을 맛볼 수 있는 이 3코스는 장장(?)22km라고 했겠다?
흠~~ 5km를 1시간에 걸을 수 있으니 적어도 5시간이면, 아니 중간에 맛난 것 먹고 갤러리 들러 감상하고 하면 6시간이면 족하리라~~ 로 시작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736174C09C8C038)
(3코스 출발점에서)
푸른 화살표를 따라 걸어 올라가는 시작 길에 갑자기 나타난 배낭 하나.
바로 말을 붙인다.
"3코스 걸으시나봐요?"
"네~~"
크으~ 이렇게 시작한 핸섬가이와의 동행은 22Km를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추억 만들기에 신난다.
별별 야기를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통오름.
통오름은 먼저 걸었던 1코스의 말미오름이나 알오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내 눈엔 편자모양. 노란꽃과 보랏빛 고운 엉겅퀴가 거기에 다 모여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B37154C09C6B12F)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B37154C09C6B130)
정말 아기자기하면서도 동화속의 그림책같은 풍경이어서 마음이 한껏 더 풋풋해진다.
이쁜 통오름을 지나 금세 만나게 된 독자봉에서는 숲의 이야기가 구석구석에서 들려나오는 듯하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33A164C09C95066)
나무사이로 난 좁고 흙투성이인 길을 신나게 오르내리는데 " 이런 길을 원하셨죠? " 라는 핸섬가이의 말에 크게 수긍한다.
'그래 맞아, 내가 원하는 길이 바로 이런 길이야~~'
그런데 이런 비극이.......
김영갑갤러리가 휴관인 거다.
수욜이 휴관이라고,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이 딱~~맞네 맞아.
중간 기착점인 이곳에서 그냥 스탬프 꽝~~과 인증샷밖엔 날릴 수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C32184C09C66D2E)
대학시절 월담학점이 A뿔인 내게 대문같은 담은 너무 낮아보였지만 CCTV촬영 중 ㅡㅡ;;
아쉬운 김영갑갤러리를 떠나 오는 중 곳곳에 서있는 이노무 식물들은 다 뭐람?
내 키보다 크고 줄기도 굵은 이넘들은 우리나라 제품인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F390F4C09CC0224)
핸섬가이와의 이야기는 우물안 개구리라는 레스토랑에서도 이어진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이 멋진 집의 2층은 커단 창으로 바다의 일렁임이 마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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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발 갖다 앵기던 정식(생선튀김, 폭커틀렛, 햄버거, 스파게티 조금, 야채가득)은 더할 나위없는 술안주인지라~
제주특산의 감귤막걸리 한 병을 둘이서 권커니 잣커니~~~
알딸딸한 얼굴이 되어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것인지 진지모드가 되기도 하고,
이어지는 바당올레의 진수를 맛보며 사진도 찍고,
서로 동행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어서 감사하는 마음도 나눈다.
(사실 알고보면 내가 더 복받은 거다. 욜케 젊은 핸섬가이랑 22km를 줄창 걷게 되었으니^^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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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에 숨어서 열심히 피어있던 예쁜 꽃^^)
우린 배 부른데^^
'배고픈 다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다리를 지나면서 하하거린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침수하는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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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다리를 지나 만나게 된 이 꽃들은 또 뭐?
내 평생에 처음보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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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면 도감을 찾아볼 숙제로 남긴다.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 토종은 아닌 듯^^
드디어 3코스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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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해수욕장의 하얀 모래사장엔 여고생들로 수 놓여져 있다.
운동화에 젖어들던 바닷물은 불타는 발가락을 시원하게 식혀주고.......
제주올레 소개소에 도착. 스탬프를 꽝~~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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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65710154C09C82B2A)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710154C09C82B2B)
핸섬가이와 언젠가 다시 볼 것을 기대하며 아쉬움의 악수를 나누고 바이 더 버스.
시외버스 터미널로 오는 버스 속에서 찍은 사진을 돌려보기도했지만...... 아뿔사.
하차하고 보니 디카가 사라진거다. 허거걱~~~
오늘 아침부터 주머니속에서 잘도 굴러나가던 티켓과 선글라스....... ㅜ.ㅜ 결국엔 디카도 잊어버리는구나~~~~
했지만 차근히 생각하며 심기일전. 와다다다 뛰어다니며 '디카일병 구하기'에 전력투구한다.
매표소에 가서 4시20분 표선 민속촌에서 출발한 버스를 묻고, 근처의 그 회사까지 찾아가고.
엥? 이 곳이 아닌개벼? 저 곳으로 뛰어가고^^;; 청소를 기다리던 그 차의 좌석에서 디카를 다시 찾는다.
크~~또 한 번 의지의 한국인임을 확인한다.
덕분에 기분이 업된 나는 뱅기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터미널에서 제주공항으로 걷는 것을 택한다.
쩝, 3코스 22km가 어디 적냐? 만~~~ 25분쯤 걸으니 공항이 나타나고, 땀 절은 옷은 전부 새옷으로 갈아입고 뜨거운 핫쵸코와 김밥으로 배를 채운다.
아무튼 오늘 총 걸은 거리는 어림잡아 26Km정도?
사지육신이 멀쩡하여 이렇게 즐거운 걷기를 할수 있어 더 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되뇌이며~제주를 떠난다.
다음 주 4코스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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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느라고 수고한 내 발님^^)
평범한 일상 속의 행복을 찐~~하게 찾아내는 내가 고맙다.
첫댓글 "누군가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이고 행복이라고 " 저 역시 그렇게 믿고 삽니다.홍길선님의 두 발님께 경의를 표하며,,,
샘 열정에 감동 입니다.
정말로 너무 멋진 그녀의 싱싱한 올레 여행기 보며 미소짖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킹왕짱](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4/texticon_76.gif)
![완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5.gif)
멋진여인에 한표 던집니다.![에이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5/texticon102.gif)
언제나 건강한 삶을 사시는듯 행복해 보이시는 마사최선님
다음주 4코스 기대됩니다..
가만이 앉아 최쌤덕분에 제주올레길 즐깁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박사뉨^^ 저 꽃들은 도대체 뭐드래요? ㅡㅡ;;
넵 ~갯방풍.갯까치수염.갯씀박이 마지막 사진은 유럽에서온 디기탈리스 입니다.꽃이디기달리긴 달리네요~ㅋㅋ
역쉬 울 나무박사뉨은 달라요^^ 고맙습니다.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는 디기탈리스^^ 고맙습니다.
나도 곧 갑니다^^ 자꾸 최면을 걸어봅니다ㅋㅋ 묵꼬 사는거 쪼매만 해결해놓고 어쩌고 하다가 아쿵다리가 말을 안듣네 그카면 안될낀데 우짜든 그때까진 마사샘만 미~ㄷ씁니다^^
크으~~ 곧 기말고사 아닌감요? 학창시절을 매매 만끽하셔요^^
하얀건 종이요 까만건 글이라 내가 일부러 암껏두 안적는건 아니라고 간곡한 장문의 편지로 오늘 시험 마무리했네요에효~내일은 우짤란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겄지요샘ㅋㅋ시험빼면 넘멋쩌부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