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city 청산도.
푸른 산, 푸른 물, 깨끗함을 강조하는 청산도와 느림을 상징하는 거북이)
산행을 해도 절대 back이란 있을 수 없다며 되돌아가는 일이 없는 나에게,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가 다시 또 그길로 되돌아와야 한다니 기가 꽉 막힌다.
생각할수록 그 엉큼한 마을버스운전사 넘한테 당한 게 분하여 살이 벌벌 떨린다.
뒷일이야 어떻게 되든 따귀라도 한 대 갈겼어야 했는데 너무 괘씸하다.
저런 엉큼하고 못된 넘은 단단히 혼을 내줘야 하는데 말이다.
“서편제촬영지 안가도 좋다. 저런 싸가지 없는 놈은 그냥 두면 안 된다”며
바로 완도군청으로 달려가려고 하는 유진을 간신이 달래어,
금방 우리가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서 서편제촬영장으로 갔다.
분이 차니 또 숨길이 되고 진땀이 흐르며 두통이 일어난다.
잠잠하던 발가락도 같이 떠들고 일어나 아프기 시작한다.
따져서 바로 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질 급한 유진은 나보다 백배 더하다.
안 그래도 날카로운 인상에 더 칼날을 세우고 죄 없는 완도군청 공무원들만 막 씹어댄다.
운전사교육 그 따위로 시켰다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가 영화팬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서편제 길’에 왔다.
아름답기가 소문 이상이다.
정말, 길이 어쩌면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감탄!, 감탄!, 또 감탄이다!.
사방에 유채꽃이 만발한 돌담길 서편제 길을 따라가면
또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이 나온다. 이 세트장 역시 매우 아름답다.
꽃밭에 파묻힌 바닷가 언덕위의 하얀 집인데,
넓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낭만의 집이다.
TV가 없어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은은하면서도 짜릿한 감정의 순수한 사랑이야기일 것 같다.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낮은 집의 서까래 툭툭 불거진 천장이며
피아노, 화장대, 침대, 거실 등을 보니 군데군데 핑크빛 사랑이 솔솔 묻어있다.
참 아늑하고 좋다.
여기서 하루만 더 묵었다 가면 안 될까?
노란 유채가 참 이슬을 머금은 이른 새벽에,
아름다운 길 서편제 길을 지나서 저 밑 바닷가까지 내려가,
미역도 따고 고동도 한번 잡아보고 가면 안 될까?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
아쉽지만 유채꽃 대신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오기로 하고,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콜택시를 불렀다.
도청리선착장에 도착하니 막 배가 떠나려고 한다.
올 때도 갈 때도 어쩌면 이렇게 바쁘기만 한지 모르겠다.
느긋하게 설렁설렁 보고 듣고 체험하고 즐기며,
먹을 때 먹고 쉴 때 쉬면서 천천히 걸으면서 꼼꼼히 살피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이건 완전히 번갯불에 콩 구워먹기다.
숨 쉴 시간이 없다.
(완도-청산도행 청산고속카훼리호)
(700명 정원인 배에 단 2명의 여유도 없다고 해도,
"설마 우리 2명 정도야 못 타겠나 우리 재주껏 타고 나오자" 라고 했는데,
빽빽히 늘어선 관광객들을 보고 포기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왔더군요.
대단했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슬로걷기축제기간이라 우리 농산물을 전시해 놓았어요.
바지게 안에는 호박, 시금치, 대파, 양파, 참깨, 들깨, 콩, 마늘 등이 전시돼 있어요.
또 다른 코너에는 김, 미역, 다시마, 멸치 등 해산물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답니다.
완도 김 맛있는 건 알아주는데, 좀 사오고 싶었지만 시간이 모자라 그냥 왔어요)
(슬로걷기축제기념 무료사진촬영써비스,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슬로걷기 첫 출발점에 느림의 종이 있어요.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슬로걷기 제 1코스,
이 골목 담벼락에 서편제 사진이며 옛 초등학교 운동회, 소풍 등의 사진들을 붙여 놓았어요.
제 1코스 중 제일 아름다운 길입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서편제 길로 갑니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감상하면서 올라갑니다)
(우리가 걸어 온 길입니다)
(아름다운 길 서편제 길.
검지도 않고 붉지도 않은 길 색깔을 자세히 봐 보세요.
처음엔 황톳길이었는데 질퍽거리고 불편해서 시멘트를 입혔답니다.
그랬더니 옛길 옛 정취 그대로를 살려야 된다며 여론이 들끓어 그 위에 다시 황토를 입혔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황토시멘트 길이 되었답니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의 불편과, 보고 즐기기만 하는 사람의 생각과 생활은 다르지요)
(한국의 아름다운 길 서편제 길, 저 뒤에 보이는 집이 '봄의 왈츠' 세트장입니다.
왼쪽은 마늘밭, 오른쪽은 유채밭이에요,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의 밭담 높이를 자세히
한번 봐 보세요, 오른쪽이 조금 높습니다. 해풍을 조절한다고 하네요)
(KBS드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
(봄의 왈츠 세트장, 저 밴치에 앉아서 바라보면 바다가 보여요.
가을에는 유채가 있는 저 자리에 코스모스가 만발한답니다.
가을경치도 아주 멋있어요. 가을에 또 한번 갈려고요.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입니다.
아직 시간이 없어서 못 가신분은 가을에 한번 다녀오세요)
(세트장 내부, 저 창문으로 노란 유채가 보입니다)
(침대)
(소품 하나하나도 어찌나 예쁘던지요)
(세트장 주변은 온통 노란 유채밭입니다, 이 유채밭이 가을엔 코스모스 밭으로 변해요)
(여기 솔숲 옆에도 유채가 만발했어요)
(영화 '서편제' 세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