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라가 ‘바다’의 순우리말? 언론이 만든 잘못된 낱말
바다의 순우리말이 ‘아라’라고? 아라가 바다의 옛말[고어(古語)]이라고? 쇄빙선 ‘아라온’호는 ‘온 바다’란 뜻이라고? 경인(京仁)운하 ‘아라뱃길’이나 인천시립무용단의 회심의 역작 ‘아라의 서(書)’(2013년 12월 공연), 포항~울릉도 쾌속선 아라퀸즈의 아라가 바다라고? 아닐 텐데. ‘아라’가 바다가 아니라면, 이 모두 저급 코미디가 되고 마는군.
언론사 (취재)기자 글의 옳고 그름 등을 챙기는 ‘문장 베이스캠프’인 교정(校訂) 담당부서들(교열부 어문팀 등)이 보증한 등식 ‘아라=바다’, 즉 아라가 바다라는 표현에 관한 이의 제기다. 신문에 난 글은 교정 과정을 거친 것이다. 거의 모든 신문 방송에 해당하는 얘기다.
상식처럼, 우리 말글 사랑을 과시하는 것처럼, 왜 이런 아름다운 말을 버려두고 (바다라는) 다른 말을 쓰느냐 타박하는 것처럼, 이 말은 우리 주위에 이미 널리 퍼져있다. 모든 매체가 거의 전부 이 등식을 아무 꼬투리도 붙이지 않고 받아들인다. 다수결로 한다면, 아마 아라는 바다일 것이다. 또는 최소한 바다의 옛 말일 것이다.
그러나 아라는 바다가 아니다. 또 우리 역사를 통틀어 한 번도 아라가 바다인 적이 없었다. 바다의 ‘이웃’이거나, ‘친척’인 적도 없었다. ‘아라≠바다’인 것이다.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묻는 게 당연하다. 할 말이 없다. 다만, ‘아라는 바다가 아니다’라는 말 밖에는. 또 말할 필요가 없다. 되레 묻는다. 아라가 바다인 이유, 아라가 바다였던 이유를 설명하라고. 그 근거는 무엇이냐고. 왜 우리는 아라를 바다로 생각해야 하느냐고.
고어(古語) 또는 어원(語源) 전문가 중에는 물[수(水)]의 뜻으로 추정되는 ‘아리’라는 말이 지명 등에서 아리수(한강 또는 압록강의 옛 이름)처럼 쓰였던 것이 이런 오해를 불렀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 또 바다와의 관련은 없다고 한다.
순우리말 토박이말 고유어 토착어 등 우리 말글에 대한 애틋한 연모(戀慕)는 아름답다. 더 공부하고 장려해야 한다. 한자어나 외래어도 가능하면 우리말을 찾아 바꿔 써야 한다. 없으면 합리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 근거도 없는 엉뚱한 말을 들이대며 ‘이것이 바다’라는, 이런 언어의 표류(漂流)는 건강하지 않다. 검증과 여과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이 ‘표류’에는 치명적인 계기가 있었다. 국가 공식 정책채널에 발표된 것이니 꼬투리를 달 이유가 있을까? ‘4대강 일자리에서 생긴 돈 지역으로 흐를 것’이라는 인터뷰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 ‘아라’란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로, 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수로를 건설하는 사업이지요...” (‘정책브리핑’ 2009년 5월)
‘정책브리핑’은 그보다 앞선 2007년 12월 ‘해양수산부는, 극지연구소에서 실시한 국내 1호 쇄빙(碎氷)연구선의 명칭 공모전에서 대상에 아라온(ARAON)이 선정됐다고 밝혔다’는 발표를 실었다.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라’와 모두의 뜻 관형사 ‘온’을 붙여 이 배가 세계 모든 해역을 누비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바다가 아라라면’이라는 이 문제, 질문이 많았던 것 같다. 국립국어원은 홈피 질의응답에서 ‘아라는 바다가 아닐 것’ ‘옛말에서도 아라와 바다의 관련성을 못 찾았다’는 식의 간단한 답변만 거듭 올렸다. 언어훼손을 저어하는 시민들의 제보마저 못 본채 지나친 것이다.
그 장관 등 해당 기관들은 허망하게도 ‘인터넷에서 봤다’고 대답할지 모른다. ‘아라는 바다다’라는 말 나온 한 인터넷 페이지에는 ‘아라는 아이 라인(eye line)의 준말’이라는, 어린 여성이 쓴 것 같은 글도 있다. 또 ‘그렇다면, 바다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이 아닌가요?’라는 질문도 보인다. 인터넷 지성(知性)의 한계이자 희망인가. 기억하자, 아라는 바다가 아니다.
< 토/막/새/김 >
‘아라’와 우리의 인연은 많지 않다. 우선, 제주시 아라동의 아라(我羅)를 들자. 지명으로는 아라 들어간 유일한 경우인 듯. 섬의 한 지역이지만, 바다와는 닿지 않는 곳이다. 제주시내에서 서귀포로 향하는 5.16도로, 제주대 목석원 부근이다. 다음, 불교의 큰 수행자가 아라한(阿羅漢)이다. 漢은 ‘사나이’의 뜻. 이 ‘아라’ 2개 다 한자가 그 대상의 특성을 나타내는 말은 아닌 것으로 읽힌다. 땅이름은 오래 전부터 부르던 소리, 스님의 계급은 산스크리트[범어(梵語)] 등 불교의 원래 이름에 필요시 각각 적당한 발음과 뜻의 한자가 붙은 것일 터다.
{질문] "우리 말 '바다'의 유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세종 때 지어진 <용비어천가>에서 "샘이 깊은 물은 .... 바라레 이르니라" 라고 하는 걸 봐서, 그 때도 이미 이 말이 쓰였던 것 같은데요.
[답변]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정확히 답변 드리기 위해 이 분야의 권위 있는 두 분의 학자께(최봉영 박사님, 김슬옹 박사님) 자문을 구했습니다. 신속하고 친절한 자문을 해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바다의 뜻
- "넓고 평평한 곳"이란 의미에서 '바닥' -> '바다' 라는 말이 생김
- '바닥'이라는 말에서 "바탕", "바르다", "받다"라는 말이 파생됨. 모든 것의 '바닥' 또는 '바탕'이 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널리 바르게 펼쳐지는 것이라는 뜻
- 흘러가는 모든 물은 받아들여서, 바른 모습(수평선)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뜻도 생김
- 그 밖에 푸르다는 뜻의 바라(라의 ㅏ는 아래아)에서 왔다는 설도 있음.
2. 변천
- 바달..바랄이 거의 함께 쓰임(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우리말에서 ㄹ과 ㄷ이 자주 넘나듦) (술가락 숟가락 등의 용례)
- 옛말에서는 바다를 '바라(아래아),' '바랄(아래아),' '바닿,' '바랗'와 같이 여러 가지로 일컬어짐.
- 나중에 바다로 굳어지면서, 바탕뜻을 알기 어렵게 되었음.
◐ 바다의 우리말
1)바ᄅᆞᆯ'이다
2)바랗
3) ‘바돌, 바달, 바대, 바들, 바를, 바르, 바래, 바당
4) 이라; 근거가 없다.
‘바다’의 옛말. ‘주전(朱田)’은 ‘주밭’이라고 불렀다. 주밭[朱田]을 훈(訓)대로 해석하면 ‘붉은 밭’이라는 의미지만, 바닷가에 있는 지명 중에 ‘밭[田]’이 붙은 지명의 대부분은 ‘전(田)’의 고훈인 ‘받’의 연음으로, ‘바대’ 또는 ‘바ㄷ에’[~에. 조사 첨가]로서 ‘바다’를 표기한 것으로 본다. ‘주(朱)’는 ‘븕’[赤] 또는 ‘밝’이란 뜻이며, ‘전(田)’은 ‘바다’의 의미이므로 주밭은 ‘밝은 바닷가’라는 뜻이다. 바다의 옛말로 ‘바돌, 바달, 바대, 바들, 바를, 바르, 바래, 바당’ 등이 있다.
◐ 용비어천가
ᄉᆡ〯미〮기픈〮므〮른〮ᄀᆞ〮ᄆᆞ래〮아니〮그츨〮ᄊᆡ〮。내〯히〮이러〮바ᄅᆞ〮래〮가〮ᄂᆞ니〮[M⁴]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川]가 되어 바다에 가나니.[8]
:ᄉᆡ·미 기·픈 ·므·른 ·ᄀᆞᄆᆞ·래 아·니 그·츨·ᄊᆡ。 :내·히 이·러 바·ᄅᆞ·래 ·가ᄂᆞ·니
'ᄉᆡᆷ'과 주격 조사 '이'가 결합하였다. 연철된 표기만 보면 주격조사 'ㅣ'가 사용되었다고 오해할 수 있으니 주의. 'ᄀᆞᄆᆞ래', '바ᄅᆞ래' 모두 'ᄀᆞᄆᆞᆯ'과 '바ᄅᆞᆯ'에 부사격 조사 '애'가 이어적기로 표기된 것이다. '내히'는 중세 한국어에서 내(川)를 뜻했던 '냏' 뒤에 주격 조사 'ㅣ'가 사용되어 연철 표기된 것이다.
<<< 중세국어 표기법 ...종성표기법과 직접적인 관령이 있는 표기법>>>
1. 이어적기 (=연철) - 표기의 특징 = 받침이 있는 체언이나 용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붙을 때 소리 나는 대로 이어 적는다. ■ 체언+조사 : ᄉᆡᆷ+이→ ᄉᆡ미, 바ᄅᆞᆯ+애→ 바ᄅᆞ래 ■ 어간+어미 : 막+아→ 마가, 높+ᄋᆞᆫ→ 노ᄑᆞᆫ - 나타난 시기 : 15세기 - 중세에는 원칙적으로 이어적기를 한다. - 참고) 체언과 체언이 결합할 때에는 끊어적기를 하였다. (스믈여듧) - 참고) 한자음만 나오면 이어적기를 하였다. (中듀ᇰ國귁에→ 듀ᇰ귀게) 2. 끊어적기 (=분철) - 표기의 특징 = 받침이 있는 체언이나 용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붙을 때 이어 적지 않고 끊어 적는다. ■ 체언+조사 : ᄉᆡᆷ+이→ ᄉᆡᆷ이, 바ᄅᆞᆯ+애→ 바ᄅᆞᆯ애 ■ 어간+어미 : 막+아→ 막아, 높+ᄋᆞᆫ→ 높ᄋᆞᆫ - 나타난 시기 : 15세기 - 중세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월인천강지곡’에 주로 나타난다. 월인천강지곡은 ‘ㄴ, ㄹ, ㅁ, ㆁ, ㅿ’ 등 울림소리로 끝난 경우에 끊어적기가 쓰였다. (월인천강지곡은 받침에 ㅇ이 쓰이지 않았다) = 예 : 눈ᅌᅦ, 일ᄋᆞᆯ, ᄭᅮᆷ을, 죠ᇰᄋᆞᆯ, 즈ᇫ을 - 현대에는 끊어적기를 한다. 3. 거듭적기 (=중철, 혼철) - 표기의 특징 = 받침이 있는 체언이나 용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붙을 때 받침인 자음을 뒤 음절의 초성에도 적는다. 즉 종성과 뒤 음절의 초성에 각각 적는다. ■ 체언+조사 : ᄉᆡᆷ+이→ ᄉᆡᆷ미, 바ᄅᆞᆯ+애→ 바ᄅᆞᆯ래 ■ 어간+어미 : 막+아→ 막가, 높+ᄋᆞᆫ→ 높ᄑᆞᆫ→ 놉ᄑᆞᆫ - 나타난 시기 : 16게ㅣ - 결과적으로 이어적기와 끊어적기의 중복이다. ※ 재음소화 표기 - 근대에는 ‘깊은’을 ‘깁흔’으로, ‘붙어’를 ‘붇허’처럼 ‘ㅍ’을 ‘ㅂ+ㅎ’으로, ‘ㅌ’을 ‘ㄷ+ㅎ’으로 2차 분석하여, 즉 재음소화하여 과잉 해체한 표기가 많다. 재음소화란 이처럼 ‘ㅊ, ㅋ, ㅌ, ㅍ’을 ‘ㅈ+ㅎ, ㄱ+ㅎ, ㄷ+ㅎ, ㅂ+ㅎ’으로 2차 분석하여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 예 : 높+ᄋᆞᆫ→ 놉ᄒᆞᆫ
출처: https://skyclear247.tistory.com/746 [인문 자유 교양 교육:티스토리] |
1) 가람 가람은 호수나 강을 이르는 옛말이라고 해요. 강을 가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한글 ‘ㄱ’이 ‘가장자리’를 뜻하고‘ㄹ’이 흐른다는 뜻을 가졌기 때문이랍니다. 가람’은 땅을 갈라서 물이 흘러가게 만드는 곳이라는 거죠. |
2) 까치놀 까치놀은 석양이 내리는 먼바다의 수평선에서번득이는 노을을 말해요. |
3) 너울 너울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사납고 큰 물결 파도는 보통 바람이 부는 물결이 부서지며 만들어지는 것 너울은 파도와 달리 바람이 없는 먼 지역에서 만들어진 물결이 긴 거리를 다가오면서 매우 크고 길게 부딪히는 것을 말한답니다. |
4) 난바다 난바다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를 말해요. 난바다를 한자말로 쓰면 ‘원해(遠海)’또는 ‘원양(遠洋)’이라고 한답니다. |
5) 해미 바다 위에 낀 아주 짙은 안개를 해미라고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