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2급지도사(파크골프) 도전을 마음 먹은 것은 달포 전이었습니다. 화학공학과 국문학을 전공한 후에 공부는 운전면허조차 시험 본 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머리가 희끗희끗한 오십 중반 나이에 생체2급 도전은 요원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주변에 생체 2급 합격한 분한테 여쭤보니까 에듀윌 책을 추전해 주셨습니다. 요즘 에듀윌 책이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주 우연찮게 헝그리스포츠를 알게 되었습니다.
유투브에 들어가 헝그리 강의를 들어보았습니다. 동영상은 차분하고 이해 쉽게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반 강사처럼 막연히 강의 책을 읽는데 국한한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례를 들어 강의를 해주시다 보니까 귀에 더 쏙쏙 들어왔습니다.
인터넷으로 헝그리 교재를 주문하는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튿날 교재가 도착했습니다. 사실 책을 받고 실망했습니다. 첫번째는 스포츠지도사 7일 완성이라는 문구가 현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7일에 5과목을 완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약장수처럼 7일을 볼모로 독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과거에도 7일 완성이라는 교재가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7일 완성 하모니카, 7일완성 기능사 시험, 7일완성 주택관리사 같은 책들이 서점가에서 봇물처럼 팔리고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헝그리 스포츠 교재는 왜 그렇게 얇은지 페이지 수가 과목당 여섯, 일곱장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운동역학은 4장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합격할 수 없겠다는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친 김이었습니다.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과거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노량진 제일고시학원을 다녔습니다. 그때 노량진 제일고시학원 강사님도 한권의 책을 열장으로 압축해 놓았습니다. 국사였습니다. 그런데도 일타 강사였습니다. 모든 지식이 그 강사님의 머릿 속에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알토란 같은 강의 내용을 열심히 받아 적으며 꿈을 키웠습니다.
이번 7일 완성 헝그리스포츠지도사 교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은 엑기스로 압축해 놓았고 대신 부족한 부분을 강사님의 현장감이 살아 있는 멋진 강의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세 시간에서 네 시간씩 계속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3주 정도 강의를 듣자 서서히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6개년도 기출문제를 풀었는데 적어도 과락 나오는 과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험 일주일 남겨놓고는 요령을 피웠습니다. 저녁에는 지인들과 만나 술도 마시고 주말에는 놀러도 다녔습니다. 심지어 파크골프도 치러 갔습니다.
마침내 한 달이 지나고 시험날이 다가왔습니다.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았고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시험도 크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합격은 무난하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복병은 종료 시간 20분을 남겨놓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을 때 나왔습니다. 돌연 종료 시간 10분 남았으니까 답안지에 옮기라는 방송이었습니다.
감응적으로 깜작 놀랐습니다. 아차, 시간 계산을 잘못한 것입니다. 시험 종료 시간이 11시 50분까지로 알고 있었는데 11시 40분이 시험 마감이었던 것입니다. 수전증이 조금 있어서 옮겨 적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급히 마캉하다가 체육사 2문제를 오기하고 말았습니다.
답안지 교체도 할 수 없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부지런히 이서하자 정확히 종료시간 1분이 남았습니다. 안도의 숨을 쉬었지만 한국체육사가 걸렸습니다. 매번 쉽게 출제 되었지만 이번에는 정작 쉽지 않았습니다. 운이 없으면 과락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오후 3시에 가답안지가 나왔습니다. 답안 하나하나 조심히 맞춰갔습니다. 다행히 과락을 우려했던 한국체육사가 65점 나왔습니다. 합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과목도 맞춰보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점수는 받지 못했습니다. 정답이라고 확신했던 문제들 중에 틀린 문제가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함정에 빠진 것입니다. 그래도 운이 좋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가채점한 결과 평균 70점을 넘었습니다. 헝그리 교재 저자님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재를 보고 선입관을 가져서 미안했습니다. 최고의 교재였고 최고의 강의였습니다. 7일 완성 헝그리스포츠지도사로 정말 하루에 4 시간씩 한달만 꾸준히 공부한다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저의 공부 방식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헝그리강사님 추천을 따라 생리학을 버리고 운동역학을 선택했습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전공을 하지 않았어도 운동역학을 강추합니다. 이번에 운동역학이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65점 맞았으면 선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영상 강의는 2번 정도 정속, 그다음 두번은 1.5배속, 마지막은 2배속으로 들었습니다. 저한테는 교육학과 운동역학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요즘 파크골프 구술실기시험 합격률이 10 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열 명 중에 한 명이 합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직 실기 시험 기간이 한달이 남았습니다. 단단히 신들메를 고쳐매고 열심히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세세하게 기록되어 준비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겠습니다.
남은 실기와 구술시험도 잘 보시기 바라고 뜻하는 대로 이루어 지길 기원 합니다.
이덕주 사무장님, 댓글 감사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함께 파크골프 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