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존]
‘진짜 내가 존재하기는 할까? 아니 이 세상이 다 허구는 아닐까?’ 우리는 우리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끊임없이 탐구한다. 인류의 역사가 이어지는 한 우리는 ‘존재’에 대한 질문들을 마구 던져왔다. 이에 따라 많은 철학자도 ‘존재론’을 세워가며 수많은 가설들을 내놓았다. 인간은 단지 이름만 있을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한 철학자도 있었다. 또 개별자(인간 한 사람)가 있기에 보편자(인간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이걸 온건 실재론이라 부른다.)는 주장을 펼치는 철학자도 있고 반대로 '보편자'라는 관념만 존재할 뿐 인간은 실재하지 않는다(이게 실재론이다.)는 주장을 낸 철학자도 있었다. ‘존재’에 관한 많은 가설들을 사람들은 던졌고 아직 우리는 이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우선, 보편자가 실재한다는 의문부터 던져야 한다. 보편자는 실재할까? 아니면 단지 이름일 뿐일까? 예를 들어서, 보편자인 ‘인간’이라는 개념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개념으로써, 명사로써 존재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3가지 입장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유명론이다. 보편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단지 이름, 명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실재론과 온건 실재론이 있지만, 나는 ‘유명론’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인간’이라는 보편자는 존재하지 않고 음성 이미지일 뿐이라는 게 유명론의 입장이다.
유명론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린가 내 두 눈을 의심했다. 아마 여러분도 어처구니가 없었으리라 짐작한다. 지금 이렇게 멀쩡하게 있는 인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추상적인 개념을 적용했다. 얼마나 생각을 많이 해야 나의 존재가 감각에 의해 부정당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보다도 ‘유명론’에서 철학의 한계가 느껴졌다. 철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적용할 수 없는 온갖 추상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답변을 그게 꼭 진리인 마냥 내놓는 철학자가 몇몇 보였다. 정정: 몇몇이 아니라 꽤 많았다.
철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이 ‘간접주의자’라는 것이다. 철학자들의 의견은 자신들이 직접 경험해 본 것도 또 그렇다고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알맹이가 없는 의견들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배운 것과는 거리가 멀거나, 그것들과는 가까울지라도 명확한 근거가 없는 주장이 훨씬 많다. 이런 무지한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후에 낳을 여파까지 계산하지 못한다. ‘아니, 그런 무지한 철학자를 따를 사람이 있겠는가?’ 하면, 놀랍겠지만 나는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간접주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는 무지한 철학자는 바로 그 위대하신 ‘피타고라스’다. (중딩이 피타고라스를 깐다는 등의 과도한 해석은 하지 않길 바란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사실 사이비 종교 집단과 가까웠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나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몰라도 자책할 건 없다. 사이비 종교집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 피타고라스 학파는 피타고라스의 무지한 결단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일명, 루트 2 살인사건이다. ‘무리수’라는 해결되지 않는 요상한 수가 루트 2를 통해 발견하자 당황한 피타고라스는 이를 숨기고자 했는데 히파수스가 무리수의 비밀을 떠들고 다녔다. 따라서 피타고라스 학파가 위대한 철학자의 명을 받고 살인한 사건이다.
어떤가? 고작 무리수 때문에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론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타고라스는 이를 직면하지 않으려고 애써 숨겼다. 이것이 바로 간접주의자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이론’보다는 ‘경험’에서 도출해 낸 주장이 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론을 계속해서 내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일까? 자신이 낸 이론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간접주의자, 피타고라스의 결단이 낳은 여파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우리는 루트 2 살인사건을 통해 보았다. 따라서 나는 철학자의 의견에 동의하려면 탄탄한 근거가 먼저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간단한 것을 자꾸 탐구욕에 눈이 멀어 이상하고 괴상한 개념을 마구 늘어놓는다. 이런 이상하고 괴상한 개념을 내놓은 사람은 바로 진정한 간접주의자 파르메니데스다. 밖으로 나가 좀 더 폭넓은 사고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방구석을 사색하며 허언을 내뿜은 게 바로 파르메니데스다. 그는 헤라클레이토스처럼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를 보는 것보단 본인 딴에는 냉철하다고 생각한 이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추구했다. 이 위대하신 파르메니데스는 세상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전부 허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파르메니데스의 철학 포인트는 인간의 감각이 주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인간의 감각과 이성을 과연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있을까? 내가 해부학이나 인체에 관련된 지식은 적어서 정확히는 설명해 주지 못하지만, 우리는 대개 오감으로 느낀 것을 이성, 즉 뇌에 적립하지 않을까? 파르메니데스도 사람이다. 따라서 파르메니데스의 판단도 틀렸을 수 있다. 나는 이성과 감각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간’ 한계가 있다. 물론 인간의 한계를 가지고 계속해서 탐구하는 게 철학이긴 하지만, 그 인간의 사고의 제한점이 파르메니데스의 주장과 철학의 한계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뿐만 아니라 모든 철학자의 주장에 대한 포괄적인 반박에 해당한다.)
내가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뇌 끝에 결론을 내렸다. 내가 도출한 결론은 ‘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이 있다는 전제하에 생각해 보면 모든 문제가 술술 풀린다. 인간 실존에 대한 답은 결국 신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갑자기 인간이 이 세상에 어느 날 뾰로롱~하고 나타나는 건 상식적으로 이상하지 않을까? 또 갑자기 인간이 원숭이, 오랑우탄 등등을 거쳐서 탄생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럼 원숭이보고 조상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원숭이 제사까지 챙긴다고? 이론일 뿐인 ‘진화론’을 믿을 수도 있겠지만, 과연 바람직할까?
신이 존재하는 증거는 꽤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무신론자 입장에서 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나타낸 영상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알뜰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과학자이자 무신론자인 김상욱이 종교를 부정할 수 없다는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는 종교는 인간의 생활 속에 녹여져 있는 근본적인 합의를 가지고 있고 인간이 동물들을 다스릴 수 없는 권리를 준 이유 등의 답을 종교 말고는 답을 딱히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꽤 일리가 있는 말이지 않은가? 종교를 부정할 수 없다고 하니, 그 종교가 믿는 신도 부정할 수 없지 않을까? 나는 내 엄마의 신앙을 보며 신이 있다고 믿고 있다. 엄마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신앙과 내가 주일학교에서 배워온 것들을 토대로 신이 있다고 믿는다.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특히 내가 기도할 때(어쩌다 한 번이지만) 허공에다 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기도회를 다 같이 할 때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있기도 하다.
그건 사이비도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모든 종교가 기도하면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내 관상을 살펴보면, 내가 사이비를 믿을 상은 아니지 않을뿐더러 최근 이슬람교, 가톨릭교, 유대교(모두 유일신을 믿음)를 비교하며 기독교가 여러모로 합리적인 종교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독교는 세 종교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 이슬람교는 한 인간에 의해 마음대로 편찬된 꾸란을 사용하고 가톨릭교는 신보다는 사람과 하나 되고 제도적 정치에 의존한다. 또 유대교는 율법을 헌법처럼 중요시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견해를 가지면 반기를 드러낸다. 또 자신들이 믿는 것만 옳다고 여기며 전체적으로 융통성이 없고 수용적이지 못하기에 폭력성을 띤다.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기독교는 제도적 장치(전통이라고 할 수도 있다.)에 의존하기보다는 믿음에 좀 더 초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제도적 장치보다는 진리라고 믿는 성경에 초점을 두는 성향이 강하지만, 유대교처럼 시대적 흐름을 무시한 채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지키려고 들진 않는다. 시대에 따른 흐름에 유대교보다는 자연스러운 편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슬람교처럼 무함마드 혼자 꾸란을 집필하지 않고 꽤 많은 사람이 참여했을뿐더러 그다지 많은 폭력성을 띠진 않는다. 솔직히 기독교인들이 테러를 일으키진 않지 않은가?
종교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을 신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인생이 없는 건 아니다. 내 몸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지 않은가? 나의 재능을 마음껏 자유롭게 펼쳐도 된다. 그러나 나는 내 인생의 초점은 신이 원하시는 일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신론자 김상욱의 말대로 신은 인간에게 많은 권리를 부여해 주었다. 신자들이 대가성으로 ‘신’을 믿으려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 한 번쯤은 믿어보려고 시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도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당신의 견해를 존중해 주겠다.
어쨌든 나는 인간실존의 답이 ‘신’에게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을 믿으면 우리의 존재가 인정되고 종교를 인정하면 우리가 무의식중에 느끼고 있는 것들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을 받고 싶어 할 것이며 인류가 이어지는 한 이러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나도 아직 완벽히 정리된 상태는 아니기에(어느 인간이 완벽할 수 있겠는가?) 약간의 수정이 계속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의 머리로 영원히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약간의 인간이 무지함이 돋보이는 철학자들의 주장이 미심쩍기도 하지만 또 그게 철학 나름의 묘미가 아닐까.
+)알뜰신잡 해당 프로그램 클립 (짧으니까 심심할 때 봐주세요ㅜㅠ)
[#알쓸신잡3] 과학박사이자 무신론자 김상욱이 생각하는 종교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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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나심탈레브의 스킨인더게임과 5분 뚝딱 철학, 모두를 위한 기독교 교양(김기현 선생님이 추천했다며 한 마디 쓰여 있음.)의 일부분.
+5분 뚝딱 철학 리뷰: 철학에 대해 찍먹할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은 재밌지만, 책의 두께를 보면 그 재미가 싹 다 달아난다. 철학이라는 게 얼마나 깊이 파야 하는 학문인지 책의 두께를 보면 실감이 난다. 책을 읽다 보면 간접주의자들이 말하는 댕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니 머리가 아파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두통을 극복하려고 반박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래도 머리가 아프면 노래를 들으면서 읽으면 된다. 솔직히 말하면, 저자가 말을 재밌게 풀어서 쓰는 편도 아니어서 읽을 때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교과서 읽는다~’하고 보니 재미있었다. 삽화나 그래프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이해가 잘 되는 순으로 레벨도 메겨 놓아서 꼼꼼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고입 자소서에 쓸 독서 포트폴리오 때문에 책을 읽어서 일부로 길고 어려워 보이는ㅋㅋ 책을 골랐기에, 여러분들이 읽기에는 매우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철학을 얕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기에는 적합한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에 대해 아는 척을 하고 싶은 사람(=나)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기현 선생님 미리 죄송합니다.)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생겨난 스트레스와
책을 읽기 싫어 생기는 두통을 낫게 해줄 노래
: George Ezra - Green Green Grass (개인적으로 들을 때 약간의 찬송가 바이브가 있었다.)
*종교적 부분에 관해 글을 쓸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무신론자의 입장까지 포함해서 신을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멘트가 있었을 수 있지만 나름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으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게 있었다면 코멘트할 때 넣어주면 좋겠다.
**딩초들아, 이해가 안 가는 글을 써서 너무 너무 미안해우ㅜㅜㅜㅜㅠㅠㅠ 그래도 잘 읽어줘서 고마워ㅜㅠ 이해가 안 가도 이해하려고 해줘어어...... 이해해!!!!! 하란 말이야.
첫댓글 엉엉 지금 글쓰기 시작하는 사람 앞에서 그런 말 하시는 거 아닙니다.
엉엉 죄송합니다 ?? 빨리 쓰세요 ㅋㅋ
@서연 어 아직 한글자도 못썼다. 어떡하지
@지민님 음ㅁ 삼행시로 퉁치는게 큼큼
@서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험 들어두길 잘햇... 큼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