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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성격은 5가지 요인으로 정해졌을까? 인간이 어떤 언어권이든 관계 없이 성격을 표현하는 형용사를 크게 5가지 요인에 따라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크게 5가지(Big 5)로 표현한 이유는 5가지 아래 또 각각 6가지 하위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섯 가지 성격 요인은 한 가지 차원에서 반대되는 양극단의 특성을 갖게 된다. 성격의 5대 요인은 이후 뇌과학적 연구를 통해 뇌의 구조나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반응 패턴이 5가지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것으로 입증되어, 성격 진단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후반, 이제는 세계적인 성격심리학자가 된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이기범 교수가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과정 중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는 Big 5 관련 연구들이 주로 북미와 서유럽에 중점을 둔 사실을 발견하고, 한국어나 동유럽권의 다른 언어들도 마찬가지로 성격 형용사가 5가지로 나뉠지 의문을 품었다. 이에 한국어를 시작으로 각 언어별 성격 특성 어휘를 다시 들여다본 결과, 5가지보다 6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발견된 요인이 바로 H factor(Honesty-Humility),정직-겸손성이다. 이기범 교수는 기존 5가지 요인에 H를 포함한 성격 요인을 HEXACO라고 명명했다. 아래는 HEXACO, 각 성격 특성을 대표하는 양극단의 성격 형용사들이다.
이어, HEXACO의 각 요인이 높고 낮음에 따라 어떠한 행동 특성을 보이는지도 소개한다.
각 성격특성에 해당되는 형용사나 행동 특성을 읽어 보니, 어떤가? 좋고 나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아니면 더 바람직한 성격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다른 항목들보다도 특히, 정직겸손성의 항목들은 좋고 나쁨이 분명해 보이고 정서성이나 원만성, 성실성 역시 좋고 나쁜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물론 각 성격 특성이 양극단으로 치우쳐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고, 지나치게 낮아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높은 것보다 낮은 것이 훨씬 위험해 보인다면, 높은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회사에서 꼭 필요한 지표 요점 정리!
실제로 Big 5 HEXACO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이 매우 사랑하는 성격진단도구다. 왜냐하면 조직 내 다양한 결과를 이러한 성격 변인이 아주 잘 예측해 주기 때문이다.
자, 이제 대망의 H(정직-겸손성) factor다. H는 이 자체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HEXACO의 다른 성격 변수와 상호작용하여 조직 내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행동을 잘 예측한다.
외향성과 성실성이 H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간략히 설명했지만, H Factor는 다른 성격 요인들과 상호작용하며,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을 매우 잘 예측해 준다.
HEXACO 검사를 해보자
이쯤이면, 자신의 H 수준이 어떠한지, 또 당신 주변 사람들의 H 수준은 어떠한지 궁금하지 않은가? 아래 링크로 들어가 좌측 메뉴 중에 ‘Take the HEXACO-PI-R’을 클릭한 후, 언어를 한국어로 선택하면 우리말로 된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마지막엔 그동안의 통계 자료가 모여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당신의 성격 특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래프로 만들어진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이기범 교수의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으니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H팩터의 심리학:정직함의 힘』(문예출판사)
성격은 좋고 나쁨이 있다. 특히 H Factor는 높은 것이 좋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 HEXACO라는 도구에 익숙해진다면,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지 않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면 당신의 H를 표현하고, H가 낮은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High H의 인재가 조직에서 더 영향력 있는 위치에 갈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제도를 바꿔야 한다.
최근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2023년 4월호)〉에 조직 내 협업에 관한 H Factor의 역할을 잘 규명한 논문이 있어, 이 연구를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하겠다.
우리에게 ‘정직한 사람’이 필요한 이유
많은 조직 심리학자들은 협업을 A(원망성) Factor의 역할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연구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는 H의 역할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먼저 비교적 힘들게 일해 돈을 번다. 이들은 문서에 있는 데이터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업무를 수행하면 한 장당 20 토큰을 받는데, 1토큰은 0.01유로로 교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00토큰을 모아야 1유로(1,500원)가 생기는 작업이다.
이렇게 지루하고 힘든 입력 작업을 마치면 참가자들은 받은 토큰을 가지고 공공재 게임에 들어간다. 공공재 게임은 자신이 가진 토큰 중 일부 혹은 전부를 공동 주머니(common pot)에 넣으면 2배로 불려 그룹 구성원들에게 1/n으로 나눠준다.
이 게임을 하다 보면 무임승차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넣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 넣은 돈을 활용해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또한, 자신은 적은 돈을 내면서 타인이 넣은 많은 돈으로 자신만의 이익을 불리는 유혹도 쉽게 느낀다.
연구자들은 공공재 게임을 시작하기 직전에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기여 프레임(contribution frame)으로, 다른 집단에게는 정직 프레임(honesty frame)으로 안내했다. 기여 프레임 그룹에게는 “당신이 가진 토큰 중에 얼마를 기여(contribute)하고 얼마를 보유(withhold)하고 있을지 선택하라”고 안내했고, 정직 프레임 그룹에게는 “당신이 가진 토큰 중에 얼마를 보고(report)하고 얼마를 숨길(hide) 것이지 선택하라”고 안내했다.
이후 이러한 유사한 사회적 딜레마 장면들을 주고 실험한 결과, 정직 프레임에 노출되어 정직하게 행동할지 말지를 고민한 그룹이 집단에 기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한 그룹에 비해 협력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조직 내 협업은 사회적 딜레마의 성격을 띄고 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그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이때, 모두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동참할 것인가는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나 돕고자 하는 동기보다 정직성에 대한 자극이 필요하다. H factor가 높은 사람들이 협업 성향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H factor가 크게 높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정직성을 떠올릴 때 협업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다.
모든 조직에서 협업은 최고의 화두다. 여러 협업 방식과 도구로 좋은 성과를 보지 못했다면, H factor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보시라 권한다. H가 높은 사람들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인사 제도,
당신의 H를 자극하는 조직문화, H가 낮은 사람들이 발 둘 곳이 없도록 만드는 리더십과 업무환경이 조직의 장기적인 번영을 만들 것이라고 여러 연구들이 반복 증명하고 있다.
원문: 박진우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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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에게 ‘정직한 사람’이 필요한 이유>라는 대목이 가장 맘에 드네요!
사기꾼이 가장 잘먹고 잘사는 타락한 우리나라같은 곳에서 이게 씨알도 안먹히는 말인줄 알지만!
잠시 있다 가는 이 땅에서 얼마나 배터지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워낙에 사기꾼들이 정치인들 중 탑들이 되어서 그런것도 같아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