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생활한 지는 5년, 쿤밍에서 생활한 지도 어언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로서 쿤밍의 많은 대학이나 사설 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먼저 쿤밍에 있는 대학중에서 한국어과가 개설된 곳은 운남 사범대학과 운남 민족대학 그리고 쿤밍대학 등이다. 최근에는 모 대학에서도 한국어과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 운남성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하나의 성이며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듯 한국어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 많은 한국인들이 여행을 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운남성은 기후가 일단 한국에 비해 좋은 것 같다. 특히, 한국은 무더운 여름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폭염이 있는 반면에 이곳 운남성, 특히 쿤밍은 여름이지만 선선해서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좋은 골프장이 많이 있어서 많은 골프애호가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인천-쿤밍 직항도 일주일에 네 번이나 있을 정도이다. 관광객이 많다보니 많은 여행사에서는 한국어가 가능한 중국인들을 찾고 있기에 많은 대학교에서 한국어과를 개설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아울러 한류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곳 쿤밍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곳 지역 방송 채널(운남 채널 4)을 보면 거의 날마다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쿤밍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내게 이야기를 해 주지만 사실 필자는 시간상의 이유로 드라마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내가 본 드라마보다 쿤밍 사람들이 본 드라마가 더 많은 것 같다. 드라마를 자주 접한 쿤밍 사람들은 한국인들의 문화와 음식, 습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자주 내게 묻곤 한다. 드라마의 위력이 대단하다.
많은 사설학원들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매일 신문을 보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학원들의 신문 광고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러 학원에서 내게 한국어를 강의해 줄 수 있는지를 문의해 오곤 한다. 심지어 내가 강의하는 학교에 찾아와 개인 교습을 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있다.
머나먼 중국 땅 쿤밍에서 한국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준비된 한국어 교수들이 더 많이 이곳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