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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병 이야기방 스크랩 나의 군대생활 에피소드12-다툼
732기 귀상어 추천 0 조회 245 10.09.29 03:16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1995년 4월의 초순경 있었던 일이 문득 기억이 나네요...

잔인한 4월이라 누군가 그랬었지요...

하지만 잔인하다던 그때 꽃피는 봄이오고 나른한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저같은 경우엔 봄이오면 항상 뭔가 좀 허전하고 불안한 느낌이오는

일종의 계절병 같은것이 있고는 했지요..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이제곧 한달후면 상병으로 등극할수 있다는 꽤 기분좋은

뭔가가 미래의 저쪽에서 손짓하며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러한 불안감도 해소할수 있었던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 저도 이런 수기를 쓰다보니 삶이라는것이 굴곡이 심하더라는 몰랐던 느낌을 많이 받게 되더군요.

 

제 기억으로는 그날 706기 선임해병들이 전역교육대로 향하던 날이었습니다.

아침식사후 환송 행사를 했던것은 분명히 기억이 납니다.

그날 아침 날씨도 상당히 화창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구요..

그러나 저녁이 되자 날이 흐려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을 하더군요...

아마도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비였을것이 분명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포항 지역은 바닷가지역이라 그런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4월이 되었음에도 비가오고 저녁이되자 꽤 쌀쌀한 날이 되어버리더군요..

비가오자 내무실에서 활동하게되는 빈도역시 많아지게 되었고 저녁식사후 병장급 선임해병들은 휴게실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때만해도 쫄병인지라 저는 휴게실에는 접근하기 매우힘든 짬밥이었구요 ^^

 

여하튼...

지금은 위성방송이다 뭐다하여 여러종류의 채널이 많이 있습니다만..

그때만해도 정규방송 외에는 뭐 별다르게 볼만한 채널이 많지가 않았더랬죠..

병장 선임해병들이 TV 시청을하자 중대 하사들도 휴게실에 TV를 시청하러 들어가더군요..

그런데 조금후 휴게실에서 뭔가모를 말다툼이 일어나고 있더군요..

급기야 병장선임해병과 X내무실 하사가 서로 멱살을 잡고 대치하고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휴게실에서 같이 TV를 보던 병장선임해병들과 하사들이 싸움을 뜯어 말렸고

화가 났던지 싸울뻔한 병장선임이 X내무실 하사에게 욕을하면서 내무실로 들어가버리더군요..

그리고는 조용해졌습니다.

비가오던 날이라 ... 신경이 조금씩은 예민하여 졌을수도 있겠거니 생각했었죠...

 

얼마나 지났을까 ....

순검준비를 위해 청소를 하게될즈음... 청소를 마치면 휴게실에서 중대원 전체가 TV를 볼수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죠 ...

힘들지만 .. TV시청이라는 꿀같은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저는 일병들의 휴게실 청소 상태를 담당하는 일말의 위치였기에 휴게실에서

청소등을 관리감독하고 있었더랬죠..

 

 

 사진-다음카페<해병대320기 동기회>

 

 

그런데 청소를 하던 도중 ... 아까 X내무실 하사와 싸우려했던 병장 선임해병이 내무실에서 몽둥이를 들고

나오는게 아닙니까...

술을 마신건지 취기가 대단히 올라 있더군요...

뭔가 사단이 날것이라는 직감이 들더군요...

그리고는 TV를 보고있는 X내무실 하사를 향해 몽둥이를 들이대며 위협을 가하더군요..

그러자 X내무실 하사역시 병장 선임해병과 다시 싸움을 하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태세를 갖추더군요..

 

잠시후 그들은 육탄전을 벌이며 처절하게 치고받고를 시작하더군요..

누구에게서 떨어진 피였는지 ... 싸움이 끝나고 의자에 떨어진 핏자국을 지우려 했지만 좀처럼 쉽게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병장선임해병이 몽둥이를 휘둘렀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치려고 하는 몸짓은 아닌듯 그냥 위협만 가할 뿐이었지요..

어쩌면 취기 때문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말려보려 했지만 어찌나 몽둥이를 휘두르는지 ...

 

그런데 그순간 휘두른 몽둥이가 X내무실 하사의 머리를 강타해버리더군요...

 

"으악!!"

 

피를 흘리며 머리를 부여잡고 그자리에 푹쓰러져 버리던 X내무실 하사...

누가 먼저라할것도 없이 말릴틈도 없었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게된 중대원들 ... 모두들 얼음에 얼어버린 동태들마냥 아무말 없이 멍하게

바라보기만 합니다.

갑자기 누군가 소리 칩니다...

 

"야!! 빨리 구급약 붕대랑 지혈제 가져와!!"

 

그제서야 모두들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 중대장님께서 비가오는 밤중에 중대로 다시 복귀하시더군요...

분명히 본부중대에서 누군가 보고를 했던게 틀림 없었습니다.

 

붕대를 머리에 감은채 고통스런 표정의 X내무실 하사와 병장 선임해병을 불러가시더군요..

그리고는 명령이 떨어졌죠...

총원 빤스바람에 연방장 집합 말입니다...

휴우~~ 그나마 기다리고 참았던 TV 시청시간은 그렇게 물건너가고 말았습니다.

 

우중에 그렇게 다시 조우하게된 중대장님과 중대원들 ....

중대장님은 그렇게 빗속에서도 비를 피하지 않으시고 계속 비를 맞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 ... 우리 중대원들은 밤새도록 비를 맞으며 연병장을 단체로 돌아야 했었죠...

참말로~ 그놈의 연병장은 언제까지 이렇게 돌아야 하는것일까요 .... 연병장과의 인연이 이렇게

징할줄은 몰랐습니다.

 

중대장님이 서서 계시던 저쪽을 보니 몽둥이를 휘둘렀던 선임해병이 보이더군요..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빗속에서 빤스한장 달랑입고 무릎을 꿇은채로 머리를 푹~ 숙이고 계시더군요..

그렇게 중대장님과 나란히 .....

 

사건의 발단은 그랬습니다...

별것도 아니었지요 .... TV를 보고있는데 갑자기 들어와 채널을 돌려버렸던것이 화근이 되었던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말이 나오겠지만 ... 이렇게 해병대에서는 사병들과 하사들의 관계가

좋지가 못하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그이후로는 TV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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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9.29 11:04

    첫댓글 오늘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마음은 좀 불안했네요. 싸우고 그래서..... 머리를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지 좀 걱정이 되네요
    내일은 어떤 이야기를 올려주실지 기다릴께요.

  • 10.09.29 12:00

    얼마나 아픈 기억 이었으면 그렇게 기다리던 TV 시청 까지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을까요? 비오는 연병장. 중대장 님도 멋있으시네요, 같이 비 맞으며.사고는 안타 깝지만, 항상 단체 기합이라는게 무척 좋습니다.저의 친정 쪽은 딸만 5 공주이다 보니, 군대생활은 그야말로, 무지개 저편 이지요. 동생이 어느날 군에간 아들을 걱정 하면서 제게 " 언니야 군대는 하루종일 일시키고 훈련 시키고, 여기 흙무더기 파서 저기로 옮기고, 다 옮기면 다시 원래 자리로 옮기고 그렇게 한단다, 왜냐면 모두다 젊은 펄펄 뛰는 혈기의 나이여서 그냥 남자들 끼리 두면 싸우고 사고를 만든다나? 그래서 그렇게 필요없는 일거리도 만들어

  • 10.09.29 12:06

    만들어서 시킨데 " 하길래 "어머 그래? 어머머 정말 우습네 그말도 맞는 말인거 같다 그지 " 하고 함께 꺄르르 웃었던 일이 얼마전에 있었어요. 귀상어님 군대 생활 이야기를 읽으면 제가 꼭 "무지개 저편 "으로 온거 같습니다. 아들 해병이 제대 하고 나오면 더 많은 무지개 저편 이야길 들을수 있겠죠. 이제 이병이니 언제나 그 얘기 들을수 있을려나요

  • 10.10.02 16:31

    인내라는 말을 항상 기억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순간 소중한 찰라를 놓쳐버리지요....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요...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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