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최대 수출시장, 중국에서 미국으로
1분기 수출, 전년 동기 대비 3.6%↑… 총수출서 비중은 감소
K-뷰티 시장 다변화 성과… 북미 전기차 투자 증가에도 영향
올해 들어 우리 중소기업 수출 최대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공급망을 북미에 유치하려는 산업정책에 따라 현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타기계류·자동차부품 수출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도 1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통해 중소기업 수출이 화장품, 자동차부품, 반도체 관련 품목의 호조세로 277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고 5월 30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의 1.6% 증가에 비해 성장 폭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2분기 연속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전체 수출에 비해 중소기업 수출은 더디게 증가하면서 총수출액 중 중소기업 비중은 17.0%로 전분기 대비 0.1%p 감소했다. 다만 대기업의 화장품 수출증감률은 -16.4%를 보이는 가운데, 중소기업은 3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화장품 총수출 내 중소기업 비중(67.4%)은 전년 동기 대비 4.5%p 늘어났다.
월별로 보면 1월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8.2% 대폭 상승했으나, 2월(-1.0%)과 3월(-3.7%)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로 인해 수출액이 소폭 감소했다. 하루평균 중소기업 수출액은 4억1000만 달러 수준이었으며, 1분기 누계 수출 중소기업 수는 6만2214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력 제품 수출 호조세와 주력 시장인 미국의 경기 호황에 따른 수요 증가가 지목됐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중국에서는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합성수지(-1.8%)와 기타기계류(-38.7%)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교체됐다.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 [사진=뉴시스] |
●미국 전기차 투자 붐과 K-뷰티 붐이 중기 수출 견인 = 중소기업의 10대 주요 수출국 중 미국(24.5%), 베트남(3.5%), 러시아(0.9%), 홍콩(37.1%), 인도(3.4%), 멕시코(7.0%), 대만(2.0%) 등 7개 국가에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면 중국(-3.3%)을 비롯해 일본(-6.9%), 태국(-0.5%)을 대상으로 한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10대 주요 수출품목 중 화장품(30.1%), 플라스틱제품(9.2%), 자동차 부품(0.9%), 반도체제조용장비(1.9), 기타기계류(22.1%), 반도체(2.4%), 전자응용기기(13.2%) 등 7개 품목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자동차, 합성수지, 기계요소 품목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나, 화장품, 기타기계류, 전자응용기기는 역대 1분기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특히 15억5000만 달러를 수출한 화장품의 경우 K-뷰티에 대한 관심과 러시아를 제외한 상위 10개국 대상으로 시장이 다변화되며 크게 증가해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한 가운데, 상위 10개국 중 8개 국가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품목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12억4000만 달러를 수출한 플라스틱제품은 세부품목 중 필름류(비중 59%, 스마트폰용 등) 수출이 1분기 성장을 주도했다. 배터리분리막(7.2%, 이차전지용 등)은 중국·헝가리 등으로 수출이 증가했음에도 말레이시아(-19.5%)·일본(-11.5%) 감소로 총 수출실적 증가 폭을 상쇄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북미 중심의 완성차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되며 미국(7.9%)·멕시코(7.6%) 등 북미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일본으로의 수출은 -10.5%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4.4%)·폴란드(53.6%) 등 국가로도 수출이 증가하면서 1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타기계류는 중국기업의 현지 점유율이 증가하며 중국시장 수출이 38.7% 감소했다. 그러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 전기차 기업 투자 확대로 이차전지 관련 장비 수출이 증가해 대미국 수출이 288.2%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중소기업 수출이 7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 회복세에 따른 수요 증가와 메모리 감산 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반등해 6억7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시스템반도체는 3월 수출이 증가로 전환됐으나 1분기 실적(-0.8%)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메모리반도체는 4개월 연속 증가 속에 1분기 47.1%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자응용기기는 한국 이차전지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로 대미국 배터리 장비 수출이 57.4% 증가했다.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이 6.8%증가하고, 인도(+38.8%)와 베트남(+30.9%) 등 신남방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중소기업 전체 수출이 6억6000만 달러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10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을 기록했다. 키르기스스탄(49.4%)과 이집트(96.9%)‧UAE(42.6%) 등 중동 대상 수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러시아 제재 확대와 제3국 우회 수출 단속강화로 인해 러시아(-39.7%)와 카자흐스탄(-52.6%)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다.
합성수지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최대 시장인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1.9% 감소한 8억2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기계요소는 중국(9.3%)에 산업용밸브 수출이 늘고 미국(1.8%)에 풍력발전 설비부품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13.2%)과 베트남(-13.0%)에서 두 자릿수 수출감소율을 기록하며 0.5% 감소한 5억8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최원영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지난해 4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중소기업 수출은 화장품 등 주력품목 수출 강세로 올해 1분기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5월 8일 발표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지원 대책의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24년 수출 호조세를 지속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5월호 중소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양호한 수출 회복세로 추세적으로는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소비 위축 등 내수부진과 대-중소기업 간 생산 및 수출 격차 확대는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주간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