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태기산 눈 꽃 산행을 떠났다.
서울에서 내부순환도로, 중부고속도로, 광주-원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가는 길이다.
가는 길에 원주를 지나 맨 처음 나오는 새말IC를 빠져나와 성하 3기 신언무 선배님이 운영하는 넥스트바이오(주)를 방문하였다.
네스트바이오는 새말IC에서 좌회전 후 한번 더 좌회전하면 약 1Km쯤 떨어진 곳에 횡성 우천제2농공단지가 있고 단지 초입에 위치해 있다. 칼라강판으로 외관을 갖춰 여느 중소기업 공장건물과는 달라보이는데 공장입구의 주차 차단기가 올라가기도 전에 선배님이 마중나오셨다.
너른 주차장에는 많은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해있어 공장이나 종업원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다. 정문에서 볼 때 좌우측과 정면에 대여섯동의 공장건물이 디귿자형으로 배치돼있고 정문 바로 왼쪽에는 각종 제품과 특허등의 기술인증서, 커피관련 전문지가 빼곡하게 진열된 쇼룸과 커피와 음료를 마실수 있는 reception room이 있다.
회사와 회사의 제품에 대하여 기보에서 정년퇴직하고 선배님의 부름으로 합류한 조O천 전략기획본부장과 선배님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맨처음 운영했던 ㈜유맥스라는 회사는 식용유지나 참기름 추출공장으로 CJ에 매각했다. 이후 현재의 넥스트바이오를 2008년 새로 창업하여 찬물(cold water)을 이용한 고농도 액상추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그동안 수백억을 투입하여 공장과 기계설비를 도입하여 콜드브루 커피원액을 추출할 수 있는 양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수출과 국내의 유명 커피 전문점에 판매하고 있다.
콜드브루(cold brew)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부가적인 농축공정없이 단 한 번의 공정으로 에스프레소 대비 2~3배 수준의 고농도 액상 커피를 추출함으로써 원재료가 가진 맛과 향, 색상변화를 최소화 하는 신개념의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커피, 차, 홍삼엑기스, 허브차, 초미세 커피분말과 인삼분말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cold brew coffee는 물에타서 마실수 있는 액상타입과 디스펜서용의 콜드 브루 파우치, 콜드브루 커피분말, 커피원액과 질소가스를 충진하여 만든 니트로 앰플(nitro ampoule) 등이 있다. 이러한 콜드브루 커피제품은 현재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테라로사, 할리스커피,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에 납품하고 있고 스위스의 네슬레, 프랑스의 마네 등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수의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여 콜드브루 인스턴트 커피와 액상커피를 출시했다. 현재 이러한 자체 브랜드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유능한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를 찾고 있다.
자체 브랜드 브루젠(brewzen)과 제품들
선배님의 설명을 들으니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과정에서 투입된 노력과 자금규모가 놀랍기만하다. 리셉션 룸에서 맛본 콜드브루 커피는 고소한 향기를 풍기며 쓴맛이 약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 같은 커피 비애호가(술은 좋아해도 커피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시간이 되자 차로 10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장미산장으로 갔다. 곤드레나물밥 정식을 주문하였는데 고사리, 느타리 버섯, 말린 호박나물 등 각종 나물 볶음과 두부, 도토리묵 무침, 고추튀각 등으로 다양하고 푸짐하게 차렸고, 특히 강된장 찌개와 황태구이는 강원도 토속 음식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내 일정을 확인한 선배님은 하나로 마트에 들러 맛있는 횡성 한우를 가성비 좋게 먹는 방법을 전수하시곤 기어이 불고기용 한우 한 팩과 떡등심 한 팩을 사서 손에 들려주시고, 회사에선 자체 브랜드 제품 한 세트를 선물해주셨다. 너무너무 감사하기만 하다.
사실 신언무 선배님과의 인연은 성하보다는 기보라는 직장에서의 인연이 더 깊은지도 모른다. 나는 89년 7월 기보에 신입직원으로 입사하였는데 당시 기보는 신설기관으로 경력직원을 수시로 채용했었다. 말단 사원으로 입사했던 나는 경력직원으로 채용한 직원들의 인사발령문을 가끔식 보았는데 어느 날 매우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성하 주소록에서 본 이름이다. 확인해보니 3기 선배다. 발령받은 지점으로 전화를 걸어 7기임을 밝히고 인사를 드렸다. 그 이유를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크게 반가워하지 않고 그냥 그랬다. 약간 데면데면한 느낌이 다른 선배님들과는 결이 좀 달랐었다. 그 때는 그렇게 느꼈었다.
그리고 한참있다가 93.1월 4급으로 승진한 나는 부산본점 부서의 서무부로 선배님은 기획부로 발령받았다. 양정의 합숙소 앞에서 처음으로 대면하여 술을 마셨다. 역시 성하인 답게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셨다. 그리고 또 6년이 지난 99년 같은 지점에서 부센터장으로 모시고 약 1년여를 근무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그렇게 잘 나가던 선배님이 사직서를 냈다. 우리 기보에서 시립대 학번 서열로 두 번째인 나로서는 좀 거시기 했다. 좀이라도 기대고 싶고 부비고 싶었는데 넘 아쉽기만 했다. 삼성역에서 시작한 술자리는 선배님 동네인 일산으로까지 이어졌고 몇 차례에 걸친 차수변경으로 포장마차까지 이어졌는데 한참 마시다 보니 동쪽하늘이 훤하게 밝아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밤새도록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포커 게임에 대여섯 번쯤하고 술마시느라 꼭 세 번 밤을 새워봤는데 40대 초반의 그때가 밤새워 술마신 마지막이었다.
그 후 가끔 경조사나 전화통화로 간간이 소식을 이어 오다 한달여 전인 지난 연말 전화가 왔다. 성하 모임에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았지만 성하 50주년 기념행사 준비 소식을 단톡방에서 잘 보고 있다고 했다.
아무쪼록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선배님의 회사가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으로, Hidden Champion으로 세계시장에 우뚝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시종일관 세계적인 기술력과 우수한 제품성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국내외 콜드브루 커피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가 넘친다
넥스트바이오(주)관련기사
내일신문 » 뉴스보기 (naeil.com)
"폴바셋·투썸도 쓴다"…넥스트바이오, 매일 콜드브루 100만잔 생산 - 뉴스1 (news1.kr)
첫댓글 참으로 오랫만에 뵙는 얼굴인데, 약간의 주름살과 희머리를 빼면 예전과 다름없는 그 모습 그대로군요. 웃는 모습까지...
반갑기 그지없고, 장래가 유망한 사업 소식에 기쁘기 한량없는데, 언제나 뵐 수 있으려나~~??
링크한 기사도 한 번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안전한 URL입니다.
반갑네.
길에서 무심히 지나치면 모르겠어.
세계에서 우뚝 솟은 회사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가지 빠트린 내용이 있네요.
자체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직영 또는 협력관계로 안테나 매장, 즉 카페를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어
명단에서만 보던 그 이름, 신언무 선배님^^!
훌륭한 기업을 이끌고 계셨군요!!
언젠가는 뵈올 날이 오겠죠?
상세히 전해주신 한병희 선배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신언무 후배를 사진으로라도 보니 정말 반갑네요! ..언제 함봐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