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 발매되는 주간동아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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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야구 마니아라는 이야기를 듣고 30년 넘게 야구 기자와 야구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오고 있는 필자로서는 반갑기 그지 없었다. 대통령(당선인)이 야구를 좋아하다니!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1928~2015)은 야당 정치인 시절 모교 응원차 야구장을 여러번 찾은 적이 있지만 축구 선수 출신이어서 성인이 돼 야구 애호가가 됐다.
그렇다면 윤 당선인이 어려서부터 야구를 즐긴 최초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언제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것일까? 취재결과 대광초등학교 5학년인 1971년부터 야구팬이 됐다고 한다.
1965년 12월 개교한 대광초등학교는 이제껏 야구부를 창단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윤 당선인이 야구와 연결된 것일까. 여기에는 이봉모 전 국회의원(1930~2016)이 있다.
이봉모씨는 당선인 외할머니의 친동생(6녀1남)이다. 그러니까 외가쪽 할아버지뻘이다. 그는 강릉상고,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고려대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 한양대 교수가 됐다. 사무처장, 총장 비서실장을 지내며 학교의 최고 실세가 됐고 운동을 좋아해 체육부서의 총책임자를 맡았다. 이봉모씨의 집은 한양대앞에 있었는데 인근에 야구부 합숙소가 있었다. 손자뻘인 윤 당선인이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1971년 어느날 야구부 숙소로 불러 선수들에게 인사시킨게 야구를 좋아한 계기가 됐다.
1971년말, 한양대는 학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운동부서에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체육을 이끌어온 고려대-연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터닝 포인트였다. 스포츠중 특히 야구를 좋아한 이봉모씨는 경북고 야구 선수 스카웃에 팔을 걷어 붙였다.
경북고는 1971년 고교야구 사상 최초로 그해 열린 전국대회에서 모두 우승, 6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 ‘황금 멤버’였던 남우식, 정현발, 천보성, 손상대를 데려와 ‘한양대 야구부 전성기’를 열었다.
당선인의 한양대 야구부 숙소 출입은 1973년 대광중에 들어가서도 계속됐는데, 이때 남우식 정현발로부터 사인도 받는 등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남우식 등은 숙소에 놀러온 당선인을 보고 “그냥 야구를 좋아하는 꼬맹이구먼”이라고 대수롭게 여겼는데 당선인은 이들을 잊지 않았다.
당선인이 2014년 1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에 따른 좌천성 인사로 대구 고검에 발령받았을때 가장 먼저 찾은 이들이 ‘경북고-한양대 멤버’들이었다. 당선인은 이들 멤버들과 경북고 동기인 차순도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장을 통해 식사자리를 마련, 사진과 같이 4인 회동이 이뤄졌다(배대웅은 경북고 졸업후 실업팀 기업은행 입단). 남우식과 정현발은 서울에 거주하는 바람에 합류하지 못했다. 정현발의 불참이유가 재미있다.
“당시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고교 동기인데, 장관보다 한참 아래인 부장검사가 보고 싶다고 해 대구까지 내려갈수 없었다. 사실 어릴때 숙소에 놀러 왔을때도 누구인지 잘 몰랐다. 지금이야 당선인을 만나지 않은게 후회가 되지만...”
배대웅의 사연은 더 짠하다. 배대웅은 당선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술한잔 한김에 농담으로 “혼기가 찬 딸이 결혼하게 되면 주례를 부탁한다”고 했는데 당선인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딸이 미국에서 결혼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만약 한국에서 식을 올렸더라면 미래의 대통령이 주례를 서는 영광을 받았을 건데...” 배대웅은 최근 필자와의 통화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7년 5월 22일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영전된 당선인은 연락을 취해 7월 24일 서울 멤버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 그 위중한 서울 중앙지검장 자리를 맡고 단 두달만에 이들을 불렀으니 한양대 멤버들을 얼마나 끔찍이 좋아했는지 알수 있다. 하지만 하필 그날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이것 말고 당선인의 ‘야구사랑’은 또 있다. 지난해 9월 5일 충암고가 제76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자 사흘뒤 바로 충암고 야구부 훈련장을 찾았다. 대접전을 벌이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임에도 틈을 내 후배 선수들과 러닝을 하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날 야구부 주장이 당선인에게 “내년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대해줄수 있습니까”하자 “물론입니다”라고 흔쾌히 답하며 수락했다.
당선인의 ‘프로야구 사랑’도 확인해보자. 지난해 11월 10일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야구를 좋아한다는 보도를 보고 한해 프로야구의 하이라이트인 한국시리즈를 관람하게하면 큰 화제를 불러 모을수 있고 야구 흥행에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윤후보 캠프의 참모로 있는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14일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데 윤후보가 관전하면 야구장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지 않을까” 바로 답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14일 아침 지인으로부터 당일 14시에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한다는 일정표가 카톡으로 전달됐다.
한국시리즈 관람은 젊은층을 사로잡겠다는 선거 운동의 일환이었지만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선뜻 일정을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여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5월 10일 정식취임하고 국정이 안정되면 여러 야구인들이 대통령 관저로 초대받을 것 같다. ‘경북고-한양대 멤버’와 충암고 선수들... 그리고 올해 11월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미국처럼 대통령의 관저로 부름을 받는 정겹고 흥겨운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까.
첫댓글 힘껏 노력하다보니 여기저기 엄청 글을 써대네~덕분에 원고료 수입이 한달 20만원 가량 늘었다. 당분간이지만 ㅠ
역쉬~
수인헹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오밀조밀한 생활속 스포츠 낙수
야구인을 비롯한 스포츠계 명망인사들 초청시에
수인헹도 27회를 대표하여
반다시 초청받으시길~!
근데, 우와~!
고료가 20만원씩이나 늘었다고요?
송정돈까스 20개는 먹을 수 있는
어마무시한 밥값! ㅎㅎㅎ
잘 챙겨두었다가 부산오면
돈까스 쏘시길 앙망하나이다 ^^
@박찬용 걱정마세요 ㅎㅎ
5월달에 야구인들 대개가 초대되어 간다는데.. 수인형님이 빠져서야 되겟슴미까.
적극 참석하여.. 윤 당선인이 실제로는 어떤 인물인지 잘 파악하시어
동기들에게 잘 전해주기 바람미다.^^
듣자하니.. 세상물정 모르고, 땡고집만 부리며..꼰대처럼 더듬하기 짝이 없다는데- ^^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고..뒷심이 매우 강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말임미다.
9修를 했기 때문에 내공이 대단할듯 ㅎㅎ
@김수인
ㅎㅎㅎㅎ
9수...
말이 9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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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간이 아닙니다...
개떡을 치든지 불멸의 위인이 되든지
모 아니면 도가 될거라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