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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사방팔방) 스크랩 동백꽃이 흐드러진 바다 위의 작은 공원, 장사도(`15.2.27)
갈하늘 추천 0 조회 356 15.03.09 04:5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동백꽃이 흐드러진 바다 위의 자연공원, 장사도(長蛇島)

 

여행일 : ‘15. 2. 27()

소재지 :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산행코스 : 선착장분교동백터널승리전망대허브가든야외공연장교회선착장(소요시간 : 2시간)

함께한 산악회 : 좋은사람들

 

특징 : 통영 항에서 남쪽으로 약 21.5km 떨어진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한 동서로 200m 안팎, 남북으로는 1.9km 정도 되는 길다란 섬인 장사도(長蛇島)의 원래 이름은 섬 모양이 누에처럼 길다고 하여 잠사도(蠶沙島)였다. 그러던 것이 일제강점기 때 섬을 지적공부에 올리던 공무원들이 누에고치 ()가 너무 어렵다며 뱀처럼 길다는 뜻의 장사도(長蛇島)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누에의 경상도사투리인 늬비섬이라고 부른단다. 이 섬은 통영시가 다도해의 섬들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태어나게 된 섬이다. 20여 년 전 이 섬은 주민들이 모두 떠나버린 무인도(無人島)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버려진 섬은 한 투자가의 노력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의 노력으로 2011년에 카멜리아(camellia) 문화해상공원이란 관광지로 문을 열어 사람들을 다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카멜리아란 동백(冬栢)의 영어단어이다. 그만큼 장사도에 동백나무가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찾아오는 방법

장사도로 들어가려면 일단은 거제도에 있는 대포항까지 와야만 한다. 이곳에서 장사도로 들어가는 유람선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의 종착지인 통영 I.C에서 내려와 14번 국도를 타면 거제도의 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저구항(거제시 남부면소재지)에 이르게 된다. 이곳 저구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1018번 지방도를 따라 조금만 더 들어가면 대포항(남부면 저구리)이다. 이곳 대포항 외에도 통영의 도남동선착장(미륵산 올라가는 케이블카승강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이나 거제도의 가배항 또는 저구항에서도 유람선이 출발하니 참고할 일이다. 다만 섬에서 21Km나 떨어진 통영보다는 불과 3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제도의 선착장들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하나 참조할 점은 일반 여객선의 선착장들을 기웃거리지 말라는 것이다. 모든 출발지의 포구에서 유람선 선착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뱃삯은 성인기준 왕복 15천원, 섬의 입장료 85백원은 따로 내야만 한다. 물론 돌아올 때에는 타고 들어갔던 배를 다시 타고 돌아 나와야만 한다. 그것도 정확하게 2시간 후이다.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대포항을 떠난 배는 10분이 채 안된 것 같은데도 장사도 앞에 이르러 있다. 아니 어쩌면 갈매기들과 장난을 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는지도 모르겠다. 섬에 도착하면 동백을 상징하는 큼지막한 카멜리아(camellia) 로고(logo)와 함께 이곳이 드라마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탤런트들의 얼굴을 새긴 것이 조금은 속물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저것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하나의 방법일 테니까 말이다.

 

 

 

선착장에서 경사(傾斜)가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투어(tour)가 시작된다. 투어에 들어가기 전에 리플렛(leaflet)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아무리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만큼 섬 안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길들이 나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할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투어는 오직 하나의 방향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안내판을 따라서 걸을 때에 해당되는 것이니 참조할 일이다. 가끔은 자기 마음대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기에 하는 말이다. 어쩌면 통제를 받은 다는 느낌이 싫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자칫 잘못하다가 한두 곳쯤 빼먹은 채로 투어를 마칠 수도 있으니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진행은 1번 입구선착장에서부터 18출구선착장까지 순번대로 이루어지며, 이와는 별도로 섬그늘 쉼터동백터널길‘, ’수생식물원등 들러볼만한 곳들을 알파벳순으로 A에서 I까지 순서대로 배치해 놓았다.

 

 

 

안내대로 따를 경우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섬그늘 쉼터이다. 중앙광장에 이르기 조금 전에 위치한 쉼터로 동백나무 아래에다 벤치 몇 개를 놓아두었다. 비탈길을 올라오느라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 모양이다. 장사도에는 수만 그루의 동백을 비롯하여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풍란, 석란 등이 자생하고 있지만, 동백이 전체 수목의 80%나 되는 동백섬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떨어지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장사도의 절경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SBS-TV 수목드라마, 2013.12~2014.2)'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줄을 지어 찾아들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중앙광장, 조각가 정희욱씨의 바다, , 여인이라는 작품이 주인노릇을 하고 있는 광장은 전망대를 겸하고 있다. 난간에 서면 소지도와 좌사리군도, 연화도, 욕지도, 비진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코발트 빛 융단을 깔아 놓은 바다에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이 올망졸망 늘어서 있다. ‘과연 한려수도구나란 말이 절로 터져 나온다. 그 외에도 중앙광장에는 안내소가 설치되어 있으니 참고할 일이다.

 

 

중앙광장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면 뜨락에 분재(盆栽)가 가득한 조그만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초등학교건물이다. 앞서가던 아주머니가 화들짝 놀란다. 건물 옆에 매달린 종을 흔들어 깨우다가 생각지 못한 고음(高音)에 깜짝 놀란 모양이다. 1900년대 초부터 어민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장사도는 1980년대 말에는 13세대 83명까지 늘어났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건물이 바로 당시의 학교건물이다. 지금은 비록 폐교(廢校)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당시만 해도 올망졸망한 어린이들이 23명이나 되는 반듯한 학교(죽도초등하교 장사분교)였다고 한다. 당시 이 학교에서 재직하고 있던 선생님의 이야기는 낙도의 메아리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2년 죽도초등학교 장사분교에 부임한 31살의 청년교사 옥미조(玉米造)씨가 학생들과 함께 선착장(船着場)을 만들고, 농토를 개간하고 가축을 길러 소득을 향상시킨다는 성공스토리이다. 그런 내력을 잊지 않으려고 건물을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교실 안을 들여다볼 때 왠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아마 진열되어 있는 의자들이 너무 커서가 아닐까 싶다.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새로 만든 모양인데, 어린이용이 아니라 성인용 크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것도 덩치가 황소만한 어른들이 앉아도 넉넉할 정도로 말이다.

 

 

 

학교를 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멋진 아치(arch)형 구름다리 하나가 길손을 맞는다.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고도 곧장 건너편에 닿을 수 있도록 설계된 무지개다리로서 장사도에서 하나 밖에 없는 귀하신 몸이다. 무지개다리는 장사도를 찾는 사람들의 기념사진에서 한 번도 빠져본 적이 없는 명소일 것이다. 섬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덕분에 주변의 바다는 물론이고 장사도의 능선까지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달팽이전망대승리전망대가 연거푸 나온다. 장사도의 전경을 한눈에 넣을 수 있는 달팽이전망대에 서면 경계가 없는 하늘과 바다의 푸른색을 배경으로 녹음이 우거진 장사도가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이순신장군의 옥포해전안내판이 세워진 승리전망대에서는 비진도와 오곡도, 용초도, 그리고 죽도 등이 한눈에 잘 들어온다. 이어서 동백 숲길을 따라 잠깐 내려가면 다도전망대이다. 이곳도 역시 주변의 섬들이 잘 조망되는 곳이다.

 

 

 

 

 

 

다도전망대를 지나면 탐방로는 무지개다리 아래로 나있다. 섬의 풍경사진을 게시해 놓은 다리 아래를 지나는 길에 또 다시 동백나무 무리들을 만나게 된다. 활짝 핀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진 동백들이 가득이다. 여전히 고운 색이 처량하다. 그런데 그 떨어진 꽃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꽃들에 못지않게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누군가 3월의 동백은 바닥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낙화(落花)들을 보는 재미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동백꽃은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도 곱지만,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처연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떨어진 동백은 또 떨어진 대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동백꽃에 취해 걷다보면 잠시 후에는 온실에 이르게 된다. 온실 안은 선인장 등 열대식물들과 양치식물(羊齒植物, Pteridophyta)들이 한껏 푸름을 자랑하고 있다. 겨울을 잊은 채 봄을 품고 있나 보다. 거기다 곳곳에 새장을 매달아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함께 배치시킨 것이 돋보인다. 그러나 사진 촬영을 하려면 온실 안보다는 밖으로 나가 커다랗게 자란 선인장들을 배경으로 찍는 것이 더 나으니 참고할 일이다.

 

 

 

 

온상 위의 옥상은 또 다른 전망대이다.

 

 

장사도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함께하면 더 좋은 곳이다. 오늘 같이 겨울의 끝자락이라면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딱 들어붙어 걷다보면 시선은 어차피 하나로 동화(同化) 될 것이고, 혼자보다는 둘이서 보는 세상이 훨씬 더 넓고도 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온실을 빠져나오면 이번에는 섬아기집이 기다린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이라는 동요(童謠)가 흘러나오기만 할 뿐 안내판이 없어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실제 장사도 섬 주민들이 살던 집이라는데 어떻게 사람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그마한 집이다. 어쩌면 그 작음으로 인해서 그런 독특한 이름이 붙여진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섬아기집을 지나면 하얀 양옥으로 지어진 현대식건물이 나타난다. 갤러리(gallery)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그러나 막상 안으로 들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실내장식도 도심(都心)에서 보았던 갤러리들에 비해 보잘 것이 없고, 전시된 그림 또한 숫자나 장르(genre)가 단조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림의 대부분이 선홍빛으로 물든 동백 숲인 것으로 보아 어쩌면 동백꽃이 지고 난 계절에 찾아온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갤러리를 둘러보고 나서 건물 뒤편의 계단을 오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이곳에서 옳은 방향은 오른편이다. 그러나 곧장 오른편으로 가기보다는 잠깐 왼편으로 갔다고 다시 되돌아올 것을 권하고 싶다. ‘동백터널길이라는 어엿한 이름까지 갖고 있는 이곳이 장사도에서 가장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는 길이기 때문이다. 식물원에서 야외공연장에 이르는 이 구간은 동백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숲인데, 동백들이 아예 작은 터널(tunnel)을 이루고 있을 정도이다. 나지막한 돌담길을 따라 천정이고 바닥이고 할 것 없이 붉게 핀 동백꽃이 한창이다. 가장 화려하게 핀 순간 뚝뚝 떨어져버린다는 동백꽃들과 기름칠한 듯 반짝이는 동백나무 잎들이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우리를 반긴다. ‘당신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라면서 말이다.

 

 

지심도만 못하죠?’ 선홍빛으로 물든 동백꽃에 취해있던 집사람이 넌지시 말을 건네 온다. 아무래도 2년 전에 다녀온 지심도의 동백나무들과 비교가 되는 모양이다. 하긴 크고 오래 묵은 동백나무들이 터널을 만들고 있던 지심도와 이곳 장사도의 동백나무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그만큼 이곳은 작고도 낮게 퍼져 있다. 오랫동안 주민들이 땔감으로 베어다 쓴 탓이란다. 그러나 동백나무의 크기가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꽃들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말이다. 예로부터 동백꽃은 다른 꽃들처럼 하나 둘 떨어지지 않고 꽃이 시들기 전에 송이채 뚝 떨어진다고 해서 여인의 절개(節槪)와 지조(志操)를 상징해 왔다. 그 꽃그늘 아래에 선 집사람의 절개와 지조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다. 거기다 집사람은 내조(內助)까지 일품이니 동백보다 한 수 위가 아니겠는가.

 

 

 

동백터널을 빠져나오면 멋들어진 야외공연장(野外公演場)이 바다를 향해 펼쳐진다. 아무리 봐도 멋진 풍광이다. 망망대해 작은 섬 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가파른 경사지(傾斜地)를 이용해서 만든 공연장은 한마디로 크다. 이렇게 좁은 섬에다 1000석의 규모를 갖춘 공연장을 짓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연장은 그 생김새보다는 관람석 뒤편에 아치형으로 만들어 세운 12개의 큼지막한 청동 얼굴 조각상들이 더 인상적이다. 얼굴상들을 각각 다른 모습으로 만든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그보다 이곳에서 펼쳐질 공연을 떠올려본다면 또 다른 느낌이 찾아올 것이다. 망망대해의 작은 섬 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라니 환상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야외공연장 뒤편 전망 좋은 곳에다 우체통이 하나를 만들어 놓았다. 그 이름은 메일로드(mail Road), 이 우체통에 넣어진 엽서들은 매주 월요일에 일괄적으로 발송이 된단다. 물론 엽서는 섬 안에 있는 모든 매점에서 구입할 수가 있다.

 

 

야외공연장 뒤편은 부엉이전망대이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오늘 만난 전망대 중에서 가장 널따랗다. 그러나 그 외에는 별다른 특징은 없다. 그저 거제도 본섬이 시원스럽게 조망(眺望)될 따름이다. 장사도 부근의 바다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름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주변 바다에는 수많은 섬들이 떠있다. 거기다 리아스식 해안(rias coast )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바다라기보다는 차라리 호수(湖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만큼 잔잔하고, 거기다 물빛까지 가슴시리는 쪽빛으로 빛난다는 얘기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 풍경인 것이다.

 

 

부엉이전망대의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김수현의 그림으로 다가간 집사람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마음만은 이팔청춘(二八靑春)인 모양이다. 하긴 젊고 잘생긴 남자를 싫어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나이를 불문하고 말이다.

 

 

부엉이전망대에서 조금 더 걸으면 수생식물원(水生植物園)’이 나온다. 그러나 오늘처럼 겨울철에 찾아왔다면 구태여 가볼 필요는 없다. 말라비틀어진 수초(水草)들만 사방에 널려있을 테니까 말이다.

 

 

야외공연장 한쪽 편에는 자그마한 집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했던 곳이라는데 안내판에는 예술가의 집이라고 적혀있다이곳은 드라마에서 키스를 하다가 실신을 한 도민준이를 천송이가 부축하여 들여간 숙소로 나왔던 곳이다. 보통 때는 공연설비를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되며,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이 있는 날에는 예술가들이 공연을 준비하며 대기하는 곳으로 이용된다. 오래 묵은 나무 한그루가 마당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는 어느 주민이 살던 가옥(家屋)이었나 보다.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안은 듯한 이 고목(古木)은 시간의 무게를 다 내려놓은 듯 평화로워만 보인다.

 

 

야외공연장으로 다시 되돌아와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공연장에서 야외갤러리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왼편에 작은 교회가 나타난다. 옛날 장사분교에서 근무했던 31살의 청년교사 옥미조(玉米造)씨가 학생들과 함께 지었다는 교회이다. 당시 교인이 얼마나 되었는지는 몰라도 작아도 너무 작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점은 과연 어떤 목사님이 이럴게 작은 교회까지 찾아왔을까 이다.

 

 

교회를 지나면 길은 네 갈래로 나뉜다. 왼편은 출구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니 야외갤러리로 가려면 계속해서 능선을 타야만 한다. 그런데 능선으로 난 길 또한 두 갈래이다. 이때는 오른편으로 진행하면 된다. 오른쪽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왼편에 보이는 카페테리아 앞으로 난 길로 나오면 되기 때문이다.

 

 

오른편 길로 접어들면 늬비하우스가 나온다. ‘늬비는 누에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한다.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음료수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과연 누가 그런 여유를 즐길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예정된 2시간의 출항시간에 쫓기다보면 자리에 앉아볼 시간조차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늬비하우스를 지나 야외갤러리로 향한다. 수생식물원으로 갈 때에 집사람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는데 이젠 시선까지 따가워져 있다. 뱃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늑장을 부린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야외갤러리를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않겠는가. 발걸음의 속도만 약간 재촉해본다. 그러나 미인도전망대는 처삼촌 벌초하듯이 대충 지나칠 수밖에 없다. 전망대에서는 소덕도와 대덕도를 필두로 소매물도와 매물도, 가약도, 국도, 소지도 등이 잘 조망된다. 참고로 미인도는 소지도의 다른 이름. 섬의 모양이 여인의 누운 모습과 닮았다고 미인도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미인전망대다음은 야외 갤러리이다. 갤러리(gallery)란 이름 그대로 많은 조각품들이 늘어서 있는 공간이다. 그 중에서 압권은 동백나무 아래에 펼쳐놓은 섬마을 풍경이다. 나머지 작품들이야 작가들의 심오한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내 눈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작품일 수밖에 없다.

 

 

 

야외 갤러리(gallery)’를 둘러봤다면 이젠 돌아갈 일만 남았다. 카페테리아 앞을 거쳐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거리 또한 가깝다고 할 수 없다. 내려가는 길은 두 가지이니, 무릎 관절이 안 좋은 사람들이라면 돌계단보다는 부드러운 길로 내려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출구선착장에 내려서면 우선 어떤 배를 타고 왔는지를 떠올려보자. 타고 들어왔던 배를 다시 타고 나가야만 하니 말이다. 드라마에서 도민준과 천송이는 순간이동으로 섬을 빠져나갔지만, 평범한 우리네야 배를 타지 않고서는 결코 섬을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만일 배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에는 치매(癡?)’라도 걸린 양 수선을 떨지 말고 승선(乘船)할 때 나누어 받았던 이름표를 꺼내보면 될 일이다.

 

 

 

출구 선착장에 내려서면서 장사도 투어는 끝을 맺는다. 장사도는 김수현이 초능력을 이용해 전지현을 데려갔던 곳이다. 그리고 TV 속 그곳은 전지현이 사랑해. 당신이 이 별에서 산다고 하면 나도 이 별에서 살고 싶을 만큼 사랑해라고 했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졌었다. 그렇다면 투어를 마친 내 가슴속에는 과연 얼마만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각인(刻印)되어 있을까? 한마디로 괜찮은 섬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난 섬이라고까지 꼽기에는 무언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자연 그대로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가꾸어져 있었고, 그렇다고 해서 잘 가꾸어진 외도 보타니아의 풍경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간은 어정쩡한 풍경들이었건 것 같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한번쯤은 꼭 찾아봐야할 섬으로 꼽고 싶다.

 

 

귀경 길에 잠깐 들른 홍포전망대

거제시의 사등면에서 장목면을 잇는 지방도 1018호선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홍포해변과 여차해변이 나오는데, 지형적으로 기암절벽(奇巖絶壁)을 이루는 곳이 많다. 특히 홍포해변은 거제의 해안(海岸) 중 가장 경관이 수려한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만들어진 전망대(展望臺)가 바로 홍포전망대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거제도의 1 비경이라 하는 대소병대도(大小竝坮島)와 가왕도, 그리고 다포도,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도해(多島海)의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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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3.09 08:51

    첫댓글 갈하늘님.꼼꼼하게 후기를 잘 쓰셔서 장사도를 편히 감상했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늘 사모님과 함께 하시니 보기 좋습니다. 두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작성자 15.03.09 23:42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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