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투표가 묘한 방향성을 타고 있다.
무리수지만 오세훈으로선 모험의 도박패를 던질수밖에 없었다.
지난 선거에서 서울시 행정권력은 180도 바뀌어 버렸다.
사사건건 시의회와 곽노현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권력구도에 시장 오세훈은 아마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룰루랄라하던 초선시절 생각이 절로 났을 것이다.
시의회의 전면 무상급식은 춥고 배고픈 오세훈에게 알맞은 먹이감으로 보였다.
언젠가 한번은 치루어야할 시의회와의 전면전에 유용한 명분이 되었다.
싸움은 걸었지만 막상 링위에 올라와 보니 상대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아군진영은 관망파와 옹호파로 분열되고 적군은 일사분란하게 뭉쳐서
오세훈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초조감에 주민투표라는 마지막 배수진까지 쳐버렸다.
그래도 코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오세훈이 아군진영의 지원을 애원하며 내놓은 궁여지책이
바로 차기 불출마선언이었다.
그나마 요건 약발이 좀 먹히는 것 같다.
동아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니 재미있다.
- 투표하시렵니까? 웬만하면 한다 66대 관심없다 31
- 누구안 지지하시렵니까? 오세훈 58대 시의회 35.
과연 투표율이 33.3% 넘을까요 라고 물어보았더니 찬반이 팽팽하다.
동아는 친절하게도 분석기사를 톱에 실어놓았는데 웃기는 제목이 내눈에 들어왔다.
'오시장 당선시킨 강남.이번에도 찍겠다 72.7%'
이정도 투표율에 지지율이면 오세훈은 느긋하게 일주일만 기다리면 된다.
이번에 물폭탄을 맞은 강남이 여전히 오세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오세훈이 몸달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오세훈은 라디오에 나와서 투표율 30%도 안될것 같다며 엄살을 떤다.
동아가 뻥구라를 치거나 느긋한 오세훈이 엄살을 떨거나 둘중 하나다.
사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뻥구라나 엄살이나 방향은 똑같은 전략이다.
투표율과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세훈은 살려줍쇼라는 읍소작전을 쓰고 있고,
동아는 뻥구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지지율은 차치하고 과연 투표율이 33.3을 넘어설수 있을까?
서울시 유권자는 현재 839만명정도.
야권이 투표불참 운동에 올인하고 있으니 지난 지방선거나 대선의 투표율은 비교의미가
없다. 이번에 투표하는 사람은 한나라당 또는 오세훈지지자들이 대부분으로 보면 된다.
남은 일주일 찬성-반대문제가 아닌 참여-불참 대결구도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오세훈의 엄살은 엄살이 아닐수 있다.
33.3%라는 투표 마지노선은 280만명 정도인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의 득표는
208만표.70만명이 더 필요하다. 청와대가 은근히 지원하고 있다지만 4년전 MB가
얻은 서울득표수도 268만명에 불과하다.
중요한건 여기에 친박표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70만명을 더 끌어와야 하는데 이번투표에 서울의 친박표심은 관망파로 남을
소지가 높다. 그러니 똥줄탄 오세훈이 최후카드로 서울시장직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33.3%를 못넘기면 자동 무효가 되고, 서울시 무상급식은 유효가 된다.
세금만 수백억쓰고 패배하면 오세훈은 바지시장이 아니라 식물시장으로 전락해버린다.
근근히 이긴다해도 오세훈의 시정동력은 현저히 떨어질수밖에 없다.
시의회와 시민단체 야권이 똘똘 뭉칠 기회와 빌미를 제공해 주었으니 사사건건시비거리가
생길것이다.
유일한 희망은 승리후 한나라당과 보수가 오세훈을 보호해주는것인데 차기불출마 카드
까지던져버린 발가벗은 오세훈을 중심으로 보수가 뭉쳐지겠냐는 것이다.
이래 저래 오세훈은 서울시장이란 팬티하나 달랑 걸친 신세로 문밖출입조차 껄끄러운
신세가 될 공산이 높다.
에효~~ 불쌍한 오세훈..
그러고 보니 보수에게도 고약하고 난감한 숙제를 남겼다.
오세훈 사태가 차기 대권지형도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는 풍운이 논할 문제가 아닌듯
하다. 역시 얼음공주님과 개똥철학자님께 이 논제를 넘긴다. ㅎ~
2011. 08.17 풍운
첫댓글 모름지기 큰 정치인 이라면...
아이 데리고 장난치면 안됩니다.
더우기 먹는 것 같고...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친 덫에 걸린 형국입니다.
계산을 너무 많이 한 탓이겠지요.
자신의 돈이 아니니 저렇게 쉽게 행하는게 아닌지...![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120.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