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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평장 방향으로 길게 뻗은 철길. 왼쪽으로 세멘트공장 담장이 보이고 오른쪽이 뱃들이다.
오정산 능선에 구름이 걷히고 있다. 망원으로 찍은 사진이라 능선이 육안보다 높게 느껴진다.
저기 철길 끝간데 쯤이 주평장이었으리라...- 이영수 사진
주평장
가은장을 파하고 밤새미로
내려오는 길에 싸락눈이 내렸다.
소구루마 들메끈을 고쳐매기 수 차례
새벽녘이 돼서야 유곡을 지났다.
주평장 가는 길은 안개 속에 흐미하고
동터오는 새벽길
얼어 붙은 신작로에는
바람 따라 싸락눈이 몰려다닌다.
건널목 지나 장터걸에는
함박눈이 쏟아붓는데
포목점에는 오색비단
앙장을 높이 치고
야바위꾼 호객 소리 드높아
땜쟁이는 고무신 틀에
잉걸불을 지폈다.
웃마 아랫마 틀모산 아저씨도
막곡 부곡 호계 아지매도
웃담 아랫담 꽃밭모리 아이도
태봉 견탄 자래바우 노인도
밀고 당기며 끌고 뿌리치는
웃고 울며 싸우고 달래는
주평장은 시끌벅적
한바탕의 난장.................
오정산 산그늘이 영강을 넘어오면
동동구리무 뒷북소리
동동거리다 끊어지고
됫박질 이십년의 싸전 김씨가
멍석을 털고 마는 파장이 온다.
드난살이 고되어 장돌뱅이 십수년
젊어하는 고생은 쓴약만큼 좋다는데
어제는 가은장에 오늘은 주평장
집 떠난지 언제던가
내일은 또 어느 장으로
주막집 술독에 탁주도 떨어지고
일어서며 들이키는
탁배기 한 사발엔
장돌뱅이 맺힌 설움
눈물이 반이네.
(이승권)
※ 들메끈 ; 눈이나 비가 올때 신발이 미끄러지거나 벗겨지지않게 매는 끈
※ 앙장 ; 상여 위나 잔치 집에 높이 걸어치는 휘장
※ 잉걸불 ; 활짝 핀 숯불, 불꽃을 내며 타는 장작불
※ 드난살이 ; 남의 집을 옮겨 다니며 고용살이하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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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평장
이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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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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