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피스 완즈2]내가 엄마이고 딸이며, 엄마가 딸이고 엄마인
추석 연휴 첫째날
아침 일찍 아빠 납골당에 다녀오고
엄마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서 맛난 음식 먹고
저녁에 엄마랑 영화보러 갔어요.
달도 휘엉청 밝아요.
엄마랑 간 영화관은 수유CGV에요.
제가 어렸을때는 동광극장이었는데,
만화영화를 보러갔던 곳이기도 하고
엄마 손잡고,
‘미워도 다시한번’같은 엄마 취향의 영화를
엄청 울면서 같이 보았던 곳이에요 ㅎㅎ
오늘의 마이너 아르카나는 완즈2
완즈2의 여성이 엄마와 딸처럼 보여요.
가끔은 내가 엄마처럼 보이고
엄마가 딸처럼도 보이는 그림이에요
다 커서 엄마랑 둘이 영화본게 언제였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때는 엄마 손에 이끌려 갔었고
나의 20대는 나혼자, 친구, 연인들과
영화를 보았지요
내가 성인이 되어 엄마랑 처음 본 영화는
“마요네즈”에요.
“마요네즈”가 모녀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엄마랑 보고싶었던거 같아요.
그 영화가 99년 2월에 개봉했다고 하니
아마도 구정때 명절음식을 만들고 나서 영화관에 갔나봐요.
결혼 전에는 명절에 집에 있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결혼을 하게 되니,
명절에 친정이나 시댁에 가게되었지요.
99년은 제 나이가 서른이었는데
아이를 낳기 전이었고,
엄마와의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던 시기였나봐요.
우리 엄마가 “마요네즈”를 보면서
'무슨 엄마가 저러냐'면서,
재미있어 하던 모습이 떠올라요.
그런데...99년의 우리 엄마는 지금의 저보다 젊었었고
나는 그때즈음의 엄마 나이가 되었네요.
그러고 보면 나는 엄마보다 철없는 엄마이며,
철없는 딸이네요...
요즈음은 내가 ‘딸’로 있을수 있다는게 행복하고 감사해요.
무조건적 사랑을 받는 경험...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크고 동그래진 달을 보며
우리 엄마 정정임 여사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