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하늘나라로 귀향한 바위채송화
영수는 체육관 옆 렌터카에서 승용차를 빌렸다. 체육관에서 진검으로 단검과 장검을 차에 실었다. 영수는 만약을 위해서 비상금으로 쓰라고 30만 원을 미숙에게 줬다. 선자는 일이 묘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영수에게 물었다.
“뭐 이렇게 무기까지~?”
“글쎄요. 만약을 위해서.”
차는 홍천을 지나 한계령 휴게소에 정차했다. 꾸불거리며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는 하얀 물줄기도 보였다. 물줄기는 직선으로 떨어져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떡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차는 내처 달려 미시령을 넘어 진부령을 거쳐 강릉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주유소를 찾아 들어갔다. 소나무 숲에 큼직한 별장이 보였다. 앞에는 은빛 모래가 넓게 펼쳐지고, 하얀 물거품은 파도에 밀려와 젖은 모래 속으로 숨곤 했다. 넓은 백사장에는 아베크족들이 가볍게 은빛 모래를 맨발로 휘젓고 다니고 있다. 선자는 미숙이가 말한 곳이 이 근처라고 생각했다.
영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었다. 그리고 한갓지게 담 옆에다 주차했다. 우선 단검을 꺼내 허리춤에 꽂았다. 미군 부대 위치를 물었다. 주문진에서 10분 정도라고 했다. 만약을 위해 미군 부대에 전화했다. 헌병 대위와는 5년 동안 함께 먹고 자고 했다. 대위는 자리에 없었다. 전화를 부탁한다며 핸드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영수는 강 선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선자는 고개를 까딱거리고 전화를 했다. 두 사람은 호흡이 잘 맞았다.
선자는 영수가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이 신기해 보였다. 선자는 미숙이 핸드폰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자, 젊은 남자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전화는 남자가 받았다. 고치 꼬치 물었다. 강 선자는 버럭 화를 냈다.
“미숙이 하고 어떤 관계인지 모르나 이거 실례하는 것 아니야? 휴대전화를 전해주려고 미국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제야 남자는 말이 부드러워지며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 후 풀기 없는 미숙이 목소리가 들렸다. 먼저처럼 중간에서 수화기 드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전화를 도청해 누구야?”
미숙의 호통 소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미숙이 말이 들려다.
영수도 선자 뺨에 자기 뺨을 살짝 붙이고 미숙이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오랜만에 듣는 미숙이 목소리 그렇게 그리워하던 목소리, 오래전에 내 손과 시야에서 떠나버린 그녀 지금 힘없는 그녀의 목소리는 영수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저택 이 층에서 남자가 망원경을 통해 밖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영수는 보았다. 영수는 선자보고 그 자리에 서 있으라고 했다. 영수는 주유소 사무실로 들었다. 그때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영수는 청년 옆으로 다가가 낯선 사람은 없다고 말하라고 했다. 청년은 전화를 받으면서 영수를 쳐다보았다.
주유소 사무실 거울로 그 집의 대문이 보였다.
쪽대문이 열리며 젊은 사람이 나와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젊은이가 뒤로 손짓하자 미숙이가 나오고 그 뒤를 바짝 따라 또 한 명의 젊은이가 대문 밖으로 나왔다.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와 사방을 돌며 흩어보았다. 그때 선자가 손을 흔들었다. 미숙도 손을 흔들며 선자 쪽으로 뛰어왔다. 청년 두 명도 함께 뛰었다.
영수는 주유소 사무실에서 밖으로 나왔다. 미숙은 영수를 보자 그 자리에 굳어져 순간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영수는 천천히 선자 옆으로 갔다. 그들도 느린 걸음으로 영수 앞으로 다가왔다. 선자가 미숙을 가슴에 품고 귓속말로 했다.
“영수를 따라갈 수 있어?”
미숙은 선자를 품은 손을 힘을 주어 신호했다. 대문에서 젊은 청년 둘이 응원을 나오는 모양이었다. 두 젊은 사람은 몽둥이를 들고 주유소를 향해 힘껏 뛰고 있었다.
영수가 미숙에게 말했다.
“차에 키가 꽂혀 있으니 차를 몰고 가세요.”
청년들은 미숙이 시동을 걸자 차를 가로막고 섰다.
영수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쏟았다. 한 사람은 옆차기로 차고 또 한 놈을 철권으로 면상을 가격했다. 두 놈은 마른하늘에 번개 불에 감전된 듯 힘없이 땅에 엎어졌다. 그들은 입에서 거품을 토했다. 뒤따라 뛰어온 두 놈은 가스총을 뽑아 들었다.
영수 얼굴을 향해 가스총을 두 발 쏘았다. 표범처럼 날쌔게 나르던 영수는 눈사람에게 뜨거운 물을 부은 것처럼 힘없이 녹아내렸다.
그들은 미숙과 선자를 앞 새우고 두 명이 영수의 사지를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집에 도착하자 그들은 영수를 비닐 풋대에 넣고 밧줄로 꽁꽁 묶었다. 수륙양용 배에다 실었다. 그리고 맷돌짝을 배에 실었다. 두 명은 미숙이 감시병으로 남고 두 명이 수륙양용에 타고 한 놈이 시동을 걸었다. 백사장을 거침없이 질주하여 바다를 미끄러져 나갔다. 10분을 달려 배는 멈추었다.
두 사람은 주위를 살폈다. 멀리 고기잡이 어선들이 보였다. 백열등을 밝힌 어선들은 파도 속으로 잠식되었다. 바다 위로 솟구치며 들락날락했다.
“이쯤에서 바다에 밀어 넣자. 한 놈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영수를 바다에 살그머니 밀어 넣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물을 내리던 어선에서 선원이 그것을 목격했다.
“선장님 저 보트에서 뭔가 바다에 버리고 질주했습니다.”
“나도 봤어.”
“그물 올려.”
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전속력으로 그 자리로 찾아 왔다. 선장이 말했다.
“누가 잠수할 거야?”
선원들은 조용히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선 듯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선장은 두 사람을 지명했다. 두 청년은 선장이 명령하자.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한편 물속애서 영수는 묶인 오른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작은 옆 주머니에서 비상용 칼을 꺼냈다. 그리고 조금씩 비닐을 자르기 시각 했다. 두 사람은 몇 번을 뱃전에 나와 숨을 고르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사람은 바다에 던진 물건을 끌고 나왔다. 배에 올리며 곧바로 맷돌 짝을 끊어냈다. 이것은 증거물이야, 증거 1호. 잘 둬 선장이 말했다.
비닐 자루를 칼로 찢어 내자 사람이 보였다. 한 사람이 달려들어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영수는 눈을 떴다. 반짝이는 여러 개의 눈이 내려다보고 있다. 그 뒤로는 높고 새파란 하늘에 수많은 갈매기 떼가 비행하고 있다. 영수 눈으로 생소한 표정과 눈빛이 쏟아졌다. 하늘은 빙빙 돌고 사람들 말소리는 귓속에서 왕벌이 날개 짓하듯 윙윙거렸다.
“숨을 깊게 드려 마셨다가 내뱉으세요.” 누군가가 말했다.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산적처럼 눈동자가 부리부리하고 덥수룩한 하얀 수염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 사람은 마도로스파이프를 꽉 물고 무표정한 얼굴로 지시했다. 영수 눈에는 여러 개의 눈동자와 얼굴들이 움직였다.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일어날 수 있어요?”
영수는 몸을 뒤집고 배 바닥을 두 손으로 집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손발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세 사람이 매달려 일으켜 세웠으나 어지러움에 버티고 설 수가 없었다. 다시 배 바닥에 주저앉아 심호흡을 몇 번했다. 정신이 돌아오는 듯이 팔다리가 저릿저릿 했다. 멈추려던 피가 다시운항을 하는 듯 피부가 근질근질 하며 스멀스멀 거렸다.
눈이 부리부리한 사람이 엎드려 한동안 영수를 들여다보다가 영수 양어깨를 잡고 두 손으로 흔들면서 입을 딱 벌리고 한동안 말을 못 했다. 한참 만에 기억이 나는 듯.
“저 저 아니 박 상사 아니세요?”
그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그 사람과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며 기억을 해냈다.
“아~ 양 선장님.”
“어찌 된 일입니까?”
“긴말은 나중에 하고요. 나를 저기 보이는 솔밭 별장 앞에 내려주세요, 은해는 꼭 값을 게요.”
“은혜라니 그런 섭섭한 말씀 마세요. 박 상사님이 우리 어부들을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우리 어부들은요. 박 상사님이 소문 없이 떠나셔서 많이 서운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일은 비밀에 붙여두세요.”
“왜? 신고해야지.”
영수는 인지를 입술 중앙에 대고 비밀로 하라며, 바다로 첨벙 뛰어내렸다. 바닷물은 목까지 차올랐다. 물을 가르며 수영했다. 똑바로 서서 뒤돌아보았다. 어선은 수평선 위에 둥실 떠 있다. 박 선장은 선미에서 수건을 흔들었다. 영수는 어기적거리며 물속을 걸어 해변까지 나왔다.
모래사장은 걷기가 힘겨웠다. 땀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에서 줄줄 흘렀다. 그는 주유소로 갔다. 차에서 진검을 꺼내 들었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자 셰퍼드 두 마리가 사납게 짖어댔다. 영수는 소나무를 타고 집안을 살폈다.
2층 거실에만 불이 켜있다. 긴 소파에 중앙에 선자가 앉아 있고 한쪽 소파 끝에는 쉰쯤 대여 보이는 여자가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개는 소나무를 향해 요란하게 짖어댔다. 영수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한 마리 개를 노력 보고 힘껏 던졌다. 단검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휙휙 내며 날아갔다. 한 마리의 개를 향해 날아간 단검은 정확하게 개 옆구리에 깊숙이 꽂혔다. 개는 깨갱 소리도 못 내고 쓰러졌다. 남은 개는 쓰러진 개를 향해 슬금슬금 가서 앞발로 죽은 놈의 몸을 이리저리 건드려보고는 어디론가 숨어들어갔다.
담을 넘어 정원으로 사뿐히 내려섰다. 그때 숨어있던 개가 영수를 향해 솔개 모양 달려들었다. 영수는 장검을 우에서부터 좌로 베었다. 개 대가리와 몸통이가 땅에 떨어져 뒹굴었다. 영수는 숨죽여 사뿐사뿐 발을 옮겨 현관문 앞에 섰다. 문은 슬그머니 열렸다. 현관에는 선자 신발과 실내화가 보였다. 아래층에는 식당과 두 개의 방이 있다. 식탁에는 소주병 몇 개가 보였다. 냄비에는 먹다 남은 생선이 남아있다. 영수는 손을 냄비에 살짝 만져보았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 방문은 순순히 열렸다. 방에는 두 개의 침대와 옷장이 보였다. 침대 위에는 벗어던진 남자 옷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주방과 거실에는 영수의 검에서 흘러내린 개의 피가 곳곳에 떨어져있다. 이 층 계단에 오르자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계단을 슬금슬금 올라가자 선자가 보였다. 그 옆에는 쉰 대의 아줌마가 보였다.
선자는 눈을 감고 있다. 아줌마와 영수 눈이 마주치자 여자는 벌떡 일어났다. 소파 옆에 놓인 큼지막한 쇠망치를 집어 들었다. 망치를 검어진 손등에는 힘줄이 불룩 솟아올랐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누~누구요?”
여자 목소리에 눈을 뜬 선자는 영수를 보자. 눈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러내렸다. 눈물은 뺨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영수는 조용히 말했다.
“아줌마~~쇠망치 바닥에 내려놓으면 살려줄게.”
피가 묻은 진검을 정면으로 향했다. 여자는 벌벌 떨며 쇠망치를 바닥에 놓으며.
“이 새끼들은 다 어디 갔어?”
“선자 씨 이리 와요.”
“움직일 수가 없어요. 의자에 다리를 묶었어요.”
영수는 장도를 아줌마 앞으로 쭉 뻗으며 목청을 높여 화가 난 뜻 말했다.
“빨리 풀어~”
여자는 주춤거리며 바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쇠사슬을 풀었다. 쇠사슬에 연약한 발목은 허물이 벗겨져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또한, 발목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다. 멍을 본 영수는 화가 났다. 칼자루 머리로 아줌마의 등을 내리쳤다. 여자는 욱~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너부러졌다.
그때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덜커덩하고 나면서 청년 두 명이 술에 취해 비척거리며 소리쳤다.
“아줌마~ 왜? 대문이 열려있어?”
“고년은 내가 데리고 자야겠어. 박 형 안 그래?”
“아니? 두 마리 개가 죽어있어. 저것 봐. 개머리가 잘려 뒹굴고 있어. 한 마리는 창자가 쏟아져 나왔어.”
세 놈은 술이 확 깨는지 서둘러 계단을 오르려다 동작을 멈추었다. 현관문 앞에 영수가 장승처럼 버터 서 있다. 그 뒤에는 선주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두 놈은 등골이 오싹하며 마신 술이 확 깨는 듯했다. 한 놈이 지척지척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아니 바닷속에 있어야 할 놈이.”
영수는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며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어느 놈이 요렇게 예쁜 여자를 데리고 자겠다고 한 놈이 누구야?”
말과 동시에 진검을 오른쪽 사선으로 치켜들었다. 그들은 주섬주섬 뒷걸음질 치며 허리춤을 더듬었다. 아마 가스총을 찾는 모양이었다. 영수는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한 놈의 턱을 걷어찼다. 턱을 채인 놈은 몸이 빙그르 돌며 얼굴을 화단 돌에 부딪쳤다. “아 구야.”소리를 지르며 너부러졌다. 그놈의 얼굴은 돼지 선지를 뒤집어 쓴 것처럼 보였다.
영수는 다시 한 번 하늘로 뛰어오르며 또한 놈의 턱을 돌려 찼다. 땅에 발이 닿는 순간 한 놈의 주둥이에 정권을 날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놈들은 한 방에 땅에 곤두박질한 채 움직이지 못했다. 영수는 이 층으로 올라갔다. 그때까지 아줌마는 정신을 잃은 채 엎드려 있다. 열쇠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쇠사슬과 자물쇠를 들고 내려왔다.
세 놈을 가슴을 맞대고 몸을 쇠사슬로 꽁꽁 묶고 자물쇠를 채웠다. 선자를 번쩍 안고 주유소로 왔다. 뒷좌석에 선자를 앉히고 안전띠를 매주었다. 선자는 발목이 아픈지 한쪽 손에 구두를 들고 앓는 소리를 냈다.
영수는 소나무 집을 힐끔 쳐다보고 서울로 차를 몰았다. 정신을 가다듬은 선자가 말했다.
“미숙 씨는 두 남자가 데리고 서울로 갔어요,”
“언제쯤?”
“정확하진 않지만, 30분쯤 됐을 거예요. 이 층으로 올라온 남자들은 미숙을 힐끗 보더니, 서울로 전화를 했어요.
“회장님 그놈을 잡아 바다에 수장을 지냈습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습니다. 고깃배도 멀리서 가물가물하니 볼 수도 없습니다. 지금 아가씨 모시고 철수하라고요. 알겠습니다.”
영수는 선자의 일그러진 입을 쳐다보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선자는 건조한 입술에 침을 바르고 물을 달라고 했다. 영수는 차에서 내려 주유소에서 작은 물병 두 개를 사 왔다.
선자는 물병을 받아 뚜껑을 비틀어 열고 꿀꺽거리며 반병을 마시고 “끅끅”거리며 트림했다.
“선자 씨!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아요.”
“저보다도 미숙이가 수장됐다는 말을 듣고 기절했어요, 멍한 눈으로 남자들의 부축을 받고 차에 타며 나보고 타라고 했지만, 자리가 없다고 남자들이 말렸습니다.”
진부령 급경사를 눈앞에 두고 차들은 꼬리를 물고 천천히 움직였다. 교통경찰들은 차량통행을 제한하며 보냈다. 구급 헬기도 동원되어 골짜기 소음은 요란했다. 선자가 물었다.
“무슨 일이지요?”
진부령 급경사를 눈앞에 두고 차들은 꼬리를 물고 천천히 움직였다. 교통경찰들은 차량통행을 제한하며 보냈다. 구급 헬기도 동원되어 골짜기 소음은 요란했다. 선자가 물었다.
“무슨 일이지요?”
“구급 헬기가 동원된 것으로 보아 차량이 골짜기기로 구른 모양인데요.”
1시간이 지나서 길은 제대로 소통되었다. 진부령 주차장은 차들로 꽉 찼다. 차를 대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는 사람들로 달리기 시합을 하는 듯했다. 뒷자리에 발을 뻗고 앉아있던
선자는 몸을 비비 꼬며 소변이 급하다고 했다. 영수 역시 방광이 부풀어 올랐다.
진부령 휴게소 한 귀퉁이에 차를 세웠다. 영수는 차 밖으로 나왔다. 뒷문을 열었다. 선자를 아기를 안듯이 등을 받쳐 안았다. 영수는 선자를 여자 화장실 문 앞에 놓았다. 선자는 아
1시간이 지나서 길은 소통되었다. 진부령 주차장은 차들로 꽉 찼다. 차를 대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는 사람들로 달리기 시합을 하는 듯했다. 뒷자리에 발을 뻗고 앉아있던
선자는 몸을 비비 꼬며 소변이 급하다고 했다. 영수 역시 방광이 부풀어 올랐다.
진부령 휴게소 한 귀퉁이에 차를 세웠다. 영수는 차 밖으로 나왔다. 뒷문을 열었다. 선자를 아기를 안듯이 등을 받쳐 안았다. 영수는 선자를 여자 화장실 문 앞에 놓았다. 선자는 아픈 발을 들고 깨금발로 들어갔다. 영수는 바쁜 걸음으로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용무를 보고 영수는 여자 화장실 밖에서 기다렸다.
영수는 한가하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원형의 돔처럼 생긴 높은 하늘은 깊은 호수를 생각하게 했다. 선명한 별들이 총총히 박힌 하늘은 별들만의 놀이터처럼 보였다. 반짝이는 별들은 영수 얼굴을 향해 쏟아지는 듯했다. 포물선을 그리며 저 멀리 떨어지는 별똥별이 날아가면 황홀에 취한별은 경쟁이라도 하듯 쏘아대는 별들의 놀이가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영수는 수녀 엄마와 미숙이도 함께 손잡고 허공의 터널 속을 달리는 듯했다. 가을의 밤공기는 조금 찬듯했다. 별들의 유희에 넋을 잃고 있을 때, 선자가 여자 화장실 입구에 한 손으로 벽을 짚고 서있다. 영수가 그에게 다가갔을 때 선자가 한마디 했다.
“선명한 별빛이 나를 향해 쏟아지고 있어요.”
“참 아름다운 밤하늘이죠.”
“네. 영수 씨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싶어요.”
영수는 선자를 가슴에 안았다. 선자는 영수의 목을 끌어안고 영수 귀에 대고 말했다.
“배가 몹시 고파요.”
영수는 그녀의 말에.
“미안해요. 그러고 보니 우린 아침밥을 먹고 아무것도 안 먹었군요.”
두 사람은 식당에 들어갔다. 버섯국 탕을 시켰다. 밥 한 그릇을 추가로 시켜 나눠 먹었다. 밥을 먹고 나니 피로가 몰려와 더는 운전을 할 수가 없다.
진부령을 넘었다. 허름한 모텔로 찾아들었다. 영수는 각방을 쓰자고 했으나 선자는 무섭다며 한방을 쓰자고 고집했다. 두 사람은 한방에 들었다.
침대에 선자를 자라고 했지만, 한 침대에서 자자고 했다. 영수는 상의만 벗고 엇갈려 자리에 들었다.
영수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만약, 양 선장이 그 시각에 그 바다에 떠 있지 않았다면 나는 영원히 바닷물 속에서 잠들어 고기밥이 되겠지. 단전에 숨을 몰아 조금씩 뿜어내고 있을 때, 간발의 차이로 양선장손에 살았다.
양선장과 인연은 영수가 미 헌병대에 파견근무 할 때였다. 입출항에 대해도움을 많이 주었다, 또한 간식거리를 모아두었다가 양 선장 아이들 주라고 건 내주면 양 선장은 허리를 굽실거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런 인연으로 두 사람은 절실하게 친했다.
양 선장은 아들 둘에 예쁘게 생긴 딸이 하나 있다. 이북에서 피란 나와 혼자 살다가 늦게 결혼해서 아이들이 고만고만했다. 큰애가 그때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다. 외출할 때는 으레 과자나 공책, 연필을 사다 주면 애들은 좋아했다. 폐품으로 나가는 군복을 골라 지프에 가득 실어다가 양 선장을 주면 검정염색으로 물들여 선원들과 나눠 입었다. 양 선장은 천성이 착한 사람이었다. 언제고 시간이 허락하면 양 선장을 만나야겠다고 영수는 생각했다.
옆자리에 누운 선주는 금방 잠이 들었는지 콧바람이 색색거렸다. 공포에 떨듯이 간간이 몸을 떨며 영수 다리를 바짝 끌어안고 앓는 소리를 냈다.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영수는 선자다리를 살며시 끌어안았다. 선자는 새벽쯤에야 떨든 몸이 진정되어 어린애처럼 색색 소리를 내며 깊은 잠에 빠졌다. 더불어 고단한 몸을 편히 쉴 수 있어 영수도 새벽잠에 푹 빠졌다.
창밖이 훤하게 밝아올 무렵 선자는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녀는 영수를 마주 보고 누웠다. 선자는 영수다리 위에 왼발을 깊숙이 올려놓고 깊은 잠에 빠졌다.
미숙의 영혼은 이미 떠나고 앙상한 가시 같은 육체만 지상에 남았다. 앙상한 미숙의 육체는 사막의 건초더미처럼 바람에 굴러다녔다. 그 육체마저 바람에 밀려 영혼을 뒤쫓아 가려고 몸부림쳤다. 영수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떠나지 못하게 온 힘을 다해 잡았다. 억센 영수의 손아귀에 잡힌 선자의 발목은 아스러지듯 아팠다. 선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야~,”
그래도 영수는 발목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더는 참지 못하고 영수 가슴을 탁탁 쳤다.
그제야 정신이든 영수는
“내가 꿈을 꾸었군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영수 씨 나 좀 꼭 안아 주세요.”
영수는 망설이다가 선자를 포근하게 가슴에 안고 생각했다. 미숙에게 다시 전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에 전화를 걸어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수는 머리맡에서 핸드폰을 들어 미국으로 전화를 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했다.
“도와줄 일이 있습니까?”
“미숙이 집에 전화해서 나에게서 전화 왔었다고만, 말해주세요.”
미국의 미숙 친구는 그렇게 하마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선자가 눈방울을 굴리며 물었다.
“영어는 어디서 배웠어요?”
“수녀 엄마한테 배웠습니다.”
선자는 영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숨을 가쁘게 쉬고 있다.
“혹시 미숙이 전화번호 기억나요?”
“예. 내 핸드폰에 입력해 놓았어요.”
영수는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영수를 향해 선자가 말했다.
“어디 가시게요?”
“발이 많이 부었군요. 소독약하고 붕대를 사야겠어요.”
선자는 손을 살래살래 흔들며 말렸으나 영수는 대꾸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해는 중천에 떠 있다. 바람은 산들바람이 불었다. 큰길에 나오니 아무것도 없었다. 분지 형태로 생긴 지형이었다. 상점도 식당도 잡화상도 없는 동떨어진 모텔이었다. 영수는 모텔 주인에게 소독약과 붕대를 달라고 했다. 주인은 구급 약통을 내주며 연고도 있다고 했다.
“혹시 식사는 할 수 있나요?”
“특별한 것은 없지만, 민물 매운탕이 있습니다.”
“그럼 2인분만, 해주세요.”
영수는 구급 약품을 가지고 들어와 선자 씨 발목을 소독했다. 생각보다는 상처가 깊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에 영수는 샤워했다. 오랜만에 하는 샤워처럼 느껴졌다. 뱃속까지 들어갔던 바다의 짠물을 토해내듯 헛구역질했다. 사타구니에는 염기도 어석거리며 떨어져 나갔다. 샤워하고 나오자. 선자도 샤워하고 싶다고 했다. 영수는 다친 발목에 비닐봉지를 구해다가 감아줬다. 샤워기 밑에 의자를 놓고 선자를 두 팔로 껴안아 번쩍 들어다 의자에 앉혔다.
“영수 씨 호호”
“뭐가 우스워요?”
“영수 씨 품에 안기니 이상해요.”
그때 노크 소리가 났다. 식사하러 식당으로 오라는 전갈이 왔다. 두 사람은 서둘러 옷을 입고 홀로 나왔다. 선자는 영수 어깨에 매달리다시피 했다.
식당은 홀을 지나 산과 개천이 내다보이는 커다란 창이 있는 곳이었다.
빼곡히 들어선 전나무들과 이름 모를 크고 작은 숲과 예쁜 꽃과 맑은 물이 흐르는 풍경은 액자 속의 풍경화처럼 보였다. 손님들은 대부분이 부부가 동반여행 중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모두가 아이들은 없었다.
매운탕 찌개에 소주 마시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영수는 갑자기 술 생각이 났다. 영수는 선자에게 손으로 잔을 들고 마시는 흉내를 냈다. 선자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영수가 말했다.
“반주로 조금 마시고 오후 점심 먹고 떠납시다.”
선자는 남의 일처럼 대답했다.
“좋아요. 내일 출근한다고 했으니까.”
두 사람은 수제비를 넣은 매운탕에 소주를 곁들려 밥 한 그릇을 먹어치웠다. 홀 서빙 아줌마가 누룽지 한 대접을 식탁에 놓으며 얼굴에 미소를 짓고 말했다.
“구수하니 잡서보세요.”
두 사람은 누룽지까지 맛있게 먹었다. 두 사람 먹성은 비슷했다. 영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볼록한 배를 내밀며 선자 씨도 먹성은 좋습니다. 라고 말해 선자는 얼굴을 붉히며 한마디 했다.
“저는 아무거나 다잘 먹고 마십니다.”
두 사람은 모텔 뒷문으로 나갔다. 선자는 영수의 어깨에 매달려 외나무다리를 건너 숲속 깊이 들어갔다. 이름 모를 새가 숲에 앉아 놀다가 놀래 재재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넓은 산기슭에 깔린 이름 모를 꽃들이 가을을 보내며 겨울 준비하는 식물은 나름대로 열매를 품고 있다. 마지막 남을 향기를 뽑아내며 사람들의 코와 눈을 즐겁게 해주며 뽐내는 듯 보였다. 한참을 다니던 선자는 다리가 아프다며 영수보고 엎어달라고 했다.
“이목이 있는데 어떻게 업을 수가 있어요. 이제 방에서 쉬다가 서울로 가야죠.”
절룩거리며 영수 어깨에 매달려 끌려가듯 하며 모텔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고 방으로 들어왔다. 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TV를 틀었다. 어제 진부령 골짜기에 승용차가 굴러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숨졌다고 했다. 자동차 블랙박스 분석결과 조수석 남자는 졸고 있었다. 뒷좌석여자가 운전석 남자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운전대를 절벽으로 돌렸다고 했다. 두 남자는 알코올 검사결과 기준치를 훨씬 넘긴 상태였다고 했다.
혹시 미숙이가 탄 차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 영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디에다가 어떻게 물어보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영수는 핸드폰으로 강릉경찰서교통상황실로 전화했다.
“교통계죠?”
“그런데요.”
“어제 한계령 계곡 추락 사고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전화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허무하게 말할 수 없다며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달그락거리더니 윙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침 해장술도 깼으니 출발을 해야겠다고 영수는 생각하고 챙길 짐도 없지만, 영수는 주섬주섬 양말을 신었다. 선자는 그러는 영수보고 말했다.
“가려고요?”
“가야죠.”
“좀 더.”
영수는 손을 흔들어 선자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방문을 열었다. 선자는 뒤통수를 주먹으로 맞은 듯이 어안이 벙벙했다. 영수의 행동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영수는 재빠르게 사무실로 갔다. 숙박과 식대를 계산했다. 방문에 걸터앉은 선자에게로 와서 손을 내밀었다. 선자는 꼼짝하지 않았다. 영수는 등을 대고 업히라는 시늉했다. 그제야 마지못해서 영수 등에 업혔다.
길은 혼잡하지 않았다. 모텔에서 출발하며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화난 사람처럼 뒷좌석에 앉아있던 선자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왜 부지런 떠셨는지 난 이해가 안 가요.”
“······.”
“대답해보세요.”
영수는 백미러속의 선자를 힐끔 쳐다보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영수가 말했다.
“화났어요?”
“화났어요.”
“오피스텔에 빨리 가서 편하게 쉬려고 그럽니다. 싫으시다면 차를 돌려 모텔로 갈까요?”
백미러 속의 선자는 빙긋이 웃으며 영수의 등을 또닥거렸다. 렌터카에 차를 반납하고 택시를 타고 오피스텔까지 왔다. 영수는 선자에게 말했다.
“저녁을 먹고 들어갈까요 아니면······.”
“아니면?”
“음식을 사서 가지고 들어갈까요?”
선자는 말없이 한 손으로 건물 벽을 집고 절뚝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영수는 얼른 선자 옆으로 가서 겨드랑이에 팔을 끼였다. 선자는 영수를 올려다보고 미소지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선자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이 낯설었다. 몇 달 만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영수는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선자의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 영수는 선자 방문 앞에 한참을 서 있다 노크했다. 안에서 선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요?”
“중국집에 음식을 시킬 테니 건너오세요.”
선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영수는 자기 방으로 들어왔다. 샤워하고 박 사범에게 내일부터 출근하겠다고 전화했다. 그리고 중국집에 음식과 술을 시켰다. 바닷물에 염기가 배인 옷을 벗어 세탁기에 넣고 가루비누를 넣었다. 세탁기 스위치를 누르자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수녀 엄마 말씀이 생각났다.
“지구는 남극과 북극을 잇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서에서 동으로 1일을 주기로 하여 자전한단다.”
“엄마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기죠?”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가 생기지. 이담에 커서 공부 많이 하면 무슨 말인지 알게 돼. 영수는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해.”
영수는 수녀 엄마 말씀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어 몇 번이고 수녀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경비실에서 음식배달이 왔다고 했다. 올려 보내라고 했다.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선자를 불렀다. 반응이 없었다. 선자 방으로 갔다. 침대에 엎드려있기에 등을 쓰다듬으며 달래듯 말했다. “선자 씨 내가 잘 못 한 게 있으면 말하세요.”
“선자 씨.”
“피곤해서요.”
영수는 선자의 상체를 일으키려고 상체를 안았다. 선자의 얼굴은 울고 있던 표정이 역력했다.
“선자 씨 내가 잘 못 한 게 있으면 말해요.”
모텔서부터 기분이 안 좋은 표정으로 서울까지 왔다. 영수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서로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겠다. 선자를 일으켜 앉히고 억압적인 말을 했다.
“내가 안고 갈까요? 스스로 걸어갈래요? 선택하세요.”
선자는 스스로 가겠다며 침대에서 내려와 영수의 허리를 잡고 일어섰다. 영수 방에 들어서며 식탁을 보고 한마디 했다.
“언제 이렇게 음식을 장만했어요.”
“비꼬지 마세요. 중국 요리입니다. 앉으세요.”
영수는 소주잔에 맑은 고량주를 따랐다. 그때 영수의 전화벨이 울렸다. 미국에서 온 미숙이 친구 전화였다. 미숙이 엄마는 영어를 못하니까 오빠를 바꿔줬다고 했다. 미숙 이는 결혼해서 일본으로 갔다며, 미숙의 오빠는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미숙이 부모는 무식한 사람입니다.”
“저 때문에 기분이상해서 죄송합니다.”
“미국에 오시면 전화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영수는 벼락 맞은 고목 모양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 있다. 선자는 영수의 추리닝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겼다. 추리닝은 한족 엉덩이를 드러냈다. 선자는 깜짝 놀라 손바닥으로 두 눈을 가렸다. 바보처럼 눈빛이 변한 영수는 식탁에 앉아 술을 따라 혼자 두 잔이나 마셨다. 선자가 손짓하며 혼자 마시려고 나를 불렀느냐고 말했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영수는,
“미안합니다. 잠시 딴생각했네요.”
“아니에요. 전화 내용이 안 좋은 모양이죠.”
“신경 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첫댓글 끝 부분이 뒤죽 박죽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해외교류로 펌해간것 중복된 것은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