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해명산
2024. 5. 11
바람이 5m/s.
오른편 바다에서 힘을 키우고 충분한 도움닫기를 하여 뭍에 오른 바람은 풀섶과 나무와 모자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헝크러트리고 소심한 글타래의 끝자락도 어디에 쳐박았는지 해명산이 머릿속에 뒤엉켜있다.
자락길 같은 얌전한 산길은 순진하고 묵묵하게 가정을 챙겨온 여인의 하루 일탈 같은 환상에 젖게 한다. 여린 초록이 무성하게 파란 하늘로 밀려 퍼지는 공간에 세찬 바람결이 여인의 머리카락을 휘날리 듯 한쪽 편으로 밀어 쓸어올렸다 놓아버리는 농염한 공기가 가득하다.
상큼하고 싫지않는 시원한 기운이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의 속도를 안단테로 조율한다.
걷는 내내 밀란 쿤데라가 떠오르고 바람이 휘몰아 칠 때마다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가슴에 동요되었다.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설명할 수없는 테레사의 사랑과 에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에서 사랑을 배제시키는 사비나가 주인공 토마스의 삶에 엮어놓은 아름다운 표상들이 물거품처럼 일었다 흩어졌다.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우연한 사건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시킨다. .....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이번 해명산길의 기억은 좋은 우연이 내게 준 선물인 듯 하다.
함산한 산우들께 감사드린다.
첫댓글 바쁘신 일정으로 글 올리시기가 쉽지 않으신데 불구 하시고 멋진 글 감사드립니다 ~
agada 작가님 의
깊은 배려에 응원 드립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다 총무님 희망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인산
호수의 간절한 희망.사랑이루어지는거같네요
정말 애쓰시고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