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시골로 달려가 밀짚모자를 쓰고 농사꾼으로 변신하는 세 부부를 만나보았다. 몇 평 안 되는 땅에 손수 심은 채소와 과일 키우는 재미로 요즘 들어 살맛이 난다는 그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알뜰살뜰 마련한 공간이기에 이들의 주말주택은 그 어떤 호화별장과 견주어도 부러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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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1 “9대째 물려 받았다는 땅을 얻고자 삼고초려도 불사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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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중 +이인숙 - 38평 황토주택
짚풀만 무성하고 축사가 있어 볼품없어 보이던 땅. 그러나 마을 토박이인 주인에게는 9대째 내려 온 의미 깊은 곳이었다. 그 땅을 얻고자 일주일을 꼬박 애간장을 태워야 했다는 유근중 씨. 결국에는 아담한 흙집을 짓고 개구리가 뛰노는 연못과 푸르른 잔디가 있는 자신만의 아지트로 만들었다.
부부의 주말주택은 경기도 여주 인적이 드문 아주 작은 마을, 그것도 가장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집은 언제쯤 나올까? 뭣 하러 이렇게 깊은 곳까지 들어왔을까? 집을 찾아 가는 내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나 막상 대문을 열고 들어서 보니 구태여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마을
집을 기점으로 양쪽에 해발 600m가 넘는 높다란 산이 둘러싸고 있고, 전면은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다. 정원 아무 곳에나 걸터앉아 가만히 눈을 감아 보면 세상 그 어떤 소리도 느낄 수가 없다. 이렇게 고요할 수가. 간간히 바람만이 인사를 하고 지나칠 뿐이다.
유근중 씨는 전원생활을 위해 근 10여년을 땅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어느 곳 하나 맘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내와 함께 이 근처에 왔다가 마을의 돌담을 따라 걷다 보니 이곳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당시 아내는 경치에 반해 남편에게 뜬금없이 “여기가 강원도에요 경기도에요?”라고 진지하게 물었단다. 유근중 씨는 망설일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이 마을에 집을 짓고 살기로 결심했다.
삼고초려로 땅을 얻다
그러나 땅이라는 게 맘에 든다고 언제든 살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동네에 마땅한 부동산도 없어 그는 주변을 한참 둘러보다 막막해졌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을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것이다. 그는 지나가는 아주머니 한분을 무작정 붙들고 “이 동네에서 살고 싶은데 어디 매물 없나요?”라고 물어 보았고, 운 좋게 땅을 하나 소개 받았다.
그러나 그 땅보다 바로 위에 있는 작은 축사부지가 모양새도 좋고 막다른 곳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 땅은 마을 토박이인 주인이 9대째 물려받아 오던 것으로 내놓을 물건이 아니었다.
유근중 씨는 허탈한 마음에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땅이 눈앞에 아른거려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주인을 찾아가 “땅은 후대에 언젠가 팔리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제게 땅을 주십시오. 이 땅이 그 어떤 사람에게 있는 것 보다 더 가치 있게 사용하겠습니다” 라고 다짐하며 통사정을 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는 며칠을 쉼 없이 찾아가 농사 일을 도와가며 전원생활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결국 끈질긴 삼고초려 끝에 간신히 허락을 받을 수 있었 다.
옛 정취가 가득한 황토주택
집은 38평 규모의 흙집으로 지어졌다. 얼마 되지 않은 새집이지만 마을의 여느 집과 비교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외지에서 들어온 객이지만 빨리 마을의 한식구가 되고 싶었던 유근중 씨는 최대한 아담하고 소박한 형태의 흙집을 지었다. ‘ㄱ’자 구조의 집은 실용성을 따져 간결한 형태로 마련되었다.
아내와 남편이 각각 사용하도록 2개의 방을 놓고 그 사이 거실이 있는 것이 전부다. “일부러 방을 나눴어요. 부부지만 이곳에서는 뭐든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며 아내는 자신의 방을 보여준다. 그녀의 방에는 단지 모포 한 장만이 깔려 있었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살림살이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주부로서 그 모든 짐 속에서 지친 그녀는 방안에 그 어떤 것도 들여 놓고 싶지 않았단다.
한옥은 ‘一’자 구조 보다 ‘ㄱ’자 형태가 공간을 활용하기 좋다. 꺾어진 부분에 데크를 놓으면 다각도로 외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부부는 이곳에 테이블을 두어 간이식탁 겸 휴식공간으로 사용한다. 그 옆으로는 아궁이가 놓여 있는데 이곳을 통해 직접 난방을 한다.
취재 도중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유근중 씨는 잘 마른 장작을 아궁이에 집어넣고는 불을 지폈다. 빗줄기 사이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나무가 타들어가는 경쾌한 소리가 산중의 적막을 깨트린다.
조화로운 삶을 위하여
“헨렌니어링 부부이야기 아세요?” 유근중 씨가 재가루를 툭툭 털며 묻는다. 1930년대 뉴욕에 살던 부부가 버몬트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들어가 자연적인 생활을 통해 원숙한 삶을 완성시킨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들이 쓴 책 ‘조화로운 삶’을 지침서로 여기고 주말주택의 생활을 시작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집안 곳곳에는 생태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볼 수 있다. 마당 한 켠에 폐목을 활용해 퇴비장을 만들어 놓고, 풀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거름을 만들고 있다.
“이제 마을 주변에 버려진 모든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요.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이나 전정해 놓은 나뭇가지, 풀더미들만 눈에 들어와요. 그런 것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차 속에 담아오죠.”
덕분에 그의 차는 언제나 흙투성이지만 그래도 참 즐겁단다. 텃밭에는 그 정성스런 양분을 먹고 고추, 상추, 고구마, 쑥갓, 콩, 깨 등 무공해 작물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요즘 부부는 마당의 빈자리를 어떻게 꾸밀까 고심하고 있다. 아내도 어느덧 남편의 자연사랑에 동화되어 이곳에 내려온 지 1년 만에 온갖 식물을 심고 번식시키고, 가꾸는데 도사가 됐다.
“무의미하게 잔디를 깔기에는 마당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야생화 정원을 만들어 볼까 계획하고 있죠.”
이미 뒷마당에는 붉은 나리꽃이 활짝 만개하고 있어 집안에서 창을 바라보면 마치 한 폭의 그림이 걸려 있는 듯하다.
전원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초반에 텃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특히 주말주택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마을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텃세’부린다며 부당함을 호소하기 이전에 전원생활에 임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한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차근히 마을의 일원이 되어 자연적인 삶을 지혜롭게 이뤄나가는 유근종, 이인숙 부부처럼 말이다.
부지ㆍ축사, 전 450평 | 22,500만원
토목공사ㆍ흙다지기, 석축, 샘터정리 | 6,000만원
기반시설ㆍ전기, 정화조 | 250만원
건축 ㆍ 기초, 데크, 황토주택 38평 | 12,500만원
기타 조경 및 텃밭 | 2,500만원
합계 | 4억3천750만원
[ 주말주택 가이드 ]
소형주택도 허가를 받아야 하나?
건축법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소형주택이라도 수도, 정화조 등의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주거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축물은 대지가 아닌 곳에 설치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농업생산에 직접 필요한 시설로서 농업인이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는 토지에 설치하는 연면적 합계가 20㎡(약 6평)이하의 ‘농막’은 농지전용 절차 없이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이때 시설물에는 전기·가스·수도 등 새로운 간선공급시설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한편 최근 정부에서는 도시민의 농어촌 유입 확산을 위해 농업진흥지역 밖에 조성하는 소규모 농장(주말농장) 안에 짓는 33㎡(약 9.98평) 규모의 소형 주택에 대해서는 대체농지 조성비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말주택으로 구입한 주택도 1가구 2주택에 속할까?
1주택을 소유한 자가 서울·인천·경기도를 제외한 읍·면지역(단, 도시계획구역 안의 지역은 제외)에 소재한 농어촌 주택을 보유하여 1세대 2주택이 된 때에는 농어촌주택 외의 주택(일반주택)을 3년 이상 보유(서울, 과천 및 5대 신도시 지역의 경우는 3년 이상 보유 및 1년 이상 거주) 하다가 팔면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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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2 “한 겨울, 마당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혜성쇼 보는 맛 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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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임효수+정경혜 - 14평 조립식주택
아무리 자연이 좋다지만 두 집 살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 그렇지만 4년이 넘도록 한결 같이 주말주택을 가꾸는 부부교사가 있다. 매번 단단한 땅을 일구느라 커다란 돌탑을 두개나 쌓으며 땀냄새, 흙냄새에 젖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산다.
충남 당진 아미산 언덕 아래 자리한 임효수, 정경혜 씨의 집. 1백평의 다소 좁은 부지지만, 잘 정돈 된 앞마당과 아기자기하게 꾸민 뒷마당 그리고 14평의 깔끔한 주택까지 모든게 완벽하다. 이 모든 것을 부부가 손수 가꾸었다니 보통이 아닌 솜씨다.
전세로 6개월 주말주택 예습하기
지금은 부부가 모두 만족하는 전원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그 출발점은 그렇지 못했다. 시골에서 자란 아내 정경혜 씨는 전원생활이 너무 하고 싶었지만 도시에서 살아온 남편은 극구 반대를 했던 것.
“손에 흙 한 번 묻혀보지 않고 자란 남편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죠. 그럴 때마다 시무룩해 있으면 남편은 인근 산이나 가자며 달래주곤 했어요”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아미산 등산로에서 생각지도 않게 집을 빌려주겠다는 사람과 마주쳤다. 그 집은 어느 할아버지의 주말주택으로 비어있는 날이 많아 넓은 마당과 텃밭이 언제나 엉망이었다. 죽어가는 식물들이 아까워 부부가 등산길에 오르다 가끔씩 들러 텃밭의 잡초도 뽑고, 물도 주곤 했다. 이를 알게 된 집주인이 선뜻 집을 전세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했고, 예기치 않은 기회 덕분에 주말주택 생활은 시작되었다.
1백 평짜리 농지를 구입하고 조립식주택 짓기
6개월 쯤 지나자 그 집 위에 있는 자그마한 농지 1백 평이 평당 1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때는 이때다 마음먹은 정경혜씨는 강력하게 집을 짓자고 남편을 졸랐다. 짧은 시간이지만 전원생활을 경험하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임효수 씨는 “집짓는 것은 좋지만 나한테 안 도와준다고 뭐라고 하지 말고 혼자해요”라고 은근히 으름장을 놓으며 허락했다.
지목이 농지인지라 외지인이 구입해 집을 지을 수 없었기에 땅주인이 농지전용까지 마치고 그 비용을 얹어 주는 방법으로 평당 15만원 정도에 부지를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농지를 전용해 집을 짓기 위해서는 토공사를 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반침하가 심해 주택의 안전에 크게 위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집은 오래도록 농사를 짓지 않던 곳이라 땅이 단단해 잡석 2트럭과 토사 5트럭을 부어주는 것만으로 간략히 토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집은 14평의 조립식주택을 선택했다. 철골조에 우레탄 패널로 벽체를 붙인 형태로 다른 주택에 비해 매우 경제적이고, 공사 기간이 빠른 장점이 있다. 혹시나 모를 지반 침하를 대비해 기초 공사는 30㎝ 통기초를 치고 집을 올렸다. 거실 앞으로 3평 정도 데크를 내고 나니 집이 한결 커지고 쓰임새가 높아졌다. 지하수를 70m 깊이로 파고, 정화조를 묻으니 공사는 한 달 만에 끝이 났다.
전원생활 재미에 빠진 남편
집짓는 일이 워낙 복잡하고 힘든 일이다 보니 남편이 해야 할 일이 많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그리 달가워 하지 않던 임효수 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보다 먼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기 시작했다.
“집을 지으면서 집 앞에 작은 우체통을 하나 만들어 뒀었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속을 보니 흙이 잔뜩 들어 있더라고요. 누가 장난을 치나? 하며 털어 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흙이 차 있는 거예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세상에나~ 그 속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알을 낳아 놓았더라고요. 너무나 신기하고, 왠지 모를 기쁨이 밀려들었죠.”
그 후 장인어른으로부터 유실수와 묘목을 얻어 온 그는 조경공사도 일일이 직접 했다. 마당에 철재 아치를 올려 덩굴식물을 심고, 꽃밭리라는 옛 마을 이름을 따 ‘화전산방’이라는 이름을 지어 명판까지 새겨 달았다. 뒷마당에는 매실, 살구, 감, 대추, 호두나무 들을 심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매실이 열려 며칠 전에는 매실액기스까지 담갔다.
메마른 돌밭을 비옥한 텃밭으로 개간하다
집 뒤에는 50여평의 텃밭이 있는데 부부는 이곳에 올 때마다 농사일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자투리땅을 텃밭으로 활용한 것인데 농사를 지으려고 보니 완전히 돌밭이었다. 결국 올 때 마다 곡갱이 질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텃밭 한켠에 커다란 돌탑을 두개나 만들고 나서야 비옥한 땅이 되었다.
부부는 매년 20여 가지의 작물을 선정해 주말농장을 가꿔왔다. 농사일에는 정경혜 씨만의 관리비법이 있다. 그것은 약한 작물은 시도하지 말 것, 한 종목을 많이 심지 말고, 여러 종류를 조금씩 심을 것, 농약 대신 목초액을 년 1회 정도 뿌려 준다는 것이다.
“초보농사꾼은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해요. 괜히 많이 지으면 남들과 나눠 먹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내손으로 기른 것이니 못생겨도 내입에는 뭐든 맛 나는데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 주면 그 맛을 모르죠, 마트에 가면 더 좋은 게 많은 걸요(하하).”
텐트치고 야영하는 재미
요즘 이들은 텐트를 치고 자는 재미에 빠져 있다. ‘버젓한 집 두고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단다. 임효수 씨는 지난 해 겨울 있었던 추억을 끄집어 냈다. 엄청난 혜성을 감상 할수 있던 날. 그는 공부를 해야 한다며 이곳에 자주 내려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끌고 왔다. 저녁이 되자 마당에 이불을 두껍게 깔고 온 식구가 오밀조밀 붙어 누었다. 어둠이 짙게 내리자 거짓말처럼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모두들 와~ 탄성을 지르며 신이나 어쩔 줄 몰라 했죠. 그런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뭉클해지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 추억 때문에 어제도 부부는 마당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잤단다.
이들은 앞으로 5년 후 뒷마당을 활용해 집을 2층으로 증축하고 이곳으로 아예 이주할 계획이다. 전원생활의 재미는 해를 거듭 할수록 더해지는 듯하다. “이제는 점점 도시에 있으면 하루라도 빨리 이곳으로 달려오고 싶어 죽겠어요”라고 말하는 정경혜 씨, 그녀는 “자연은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게 아니에요. 이렇게 와서 살아 보니 보이지 않는 소리로, 향기로 그 멋을 느끼게 되죠. 만일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은퇴할 날을 기다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 보세요”라고 전한다.
부지ㆍ농지 100평 + 농지전용 | 1,500만원
토목공사ㆍ잡석 2트럭 + 토사7트럭, 정화조, 지하수, 전기 | 1,500만원
기반시설ㆍ전기, 정화조 | 250만원
건축ㆍ기초, 철골조 조립식주택, 데크 | 3,000만원
기타 조경 및 텃밭 | 1,000만원
합계 | 7,000만원
[ 주말주택 가이드 ]
조립식주택이란
조립식 주택이란 완성된 골조와 벽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의 집을 말한다. 예전에는 패널로 벽체를 세우고 그 위에 트러스를 얹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철골조로 기초를 세우고 패널을 부착한다. 패널은 판재와 판재 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것으로 흔히 샌드위치 패널이라 부른다.
단열재는 주로 우레탄이나 스티로폼을 넣는데 우레탄패널이 스티로폼 패널보다 약 2배 이상 비싸지만 강도와 단열성이 높다. 조립식주택은 규격화된 자재를 이용하는 것으로 공기단축과 인건비 절감 효과가 높다. 일반적으로 평당 90만~120만원 정도가 소요되며 가공 및 시공성은 우수하나 충격과 화재에 약해 패널 시공 시 이음새 처리가 완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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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3 “난생 처음 150평 농사짓는데 얼마나 재밌는지 힘든 걸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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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교 주말농장은 보통 한 구좌에 5~10평. 그 땅 조차 도시인에게는 만만치 않아 얼마 못가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50대 부부가 지난해 경기도 여주에 6평짜리 이동식 주택을 지어 놓고 150평 농사짓기에 도전했다. 방금 따온 빨갛게 익은 수박을 쩍~하고 갈라내 놓으며 농사짓는 진정한 맛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최대규 +이인순 - 6평 이동식주택
흙에는 생명과 힘이 있다. 도시인들은 단순히 그래 맞는 말이지~라고 단순히 흘려 넘기기가 대수지만 자신의 손으로 젖은 흙에 씨를 뿌려 본 이라면 그 말에 사뭇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이인순 씨는 연세가 많으신 친정 어머니에게 작은 텃밭을 하나 마련해 주고 싶었다. 농사를 지으시던 분이니 흙에서는 노인네의 둔한 허리도 기운을 발휘하고, 외로운 마음도 생기를 얻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에서 였다.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는 바쁜 일상 속에 땅 한 평 산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차일피일 미루던 차, 지난해 인터넷에 적당한 물건이 올라 왔기에 기회다 싶어 냉큼 땅을 구입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때까지 기다려 주시지 못했다. 얼마 전 암 선고를 받은 것.
그렇지만 텃밭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은 접지 않았다. 과수원을 하신 부모님 어깨너머로 어려서부터 보아오던 풍월을 되짚어 약 하나 치지 않고, 갖가지 작물을 키워 어머니 밥상에 올렸다. 그날 힘든 몸을 이끌고 이 작은 6평집 계단에 걸터앉은 어머니는 밭을 일구는 사위와 싱싱하게 여문 채소를 수확하는 딸을 보며 행복하게 웃으셨다고 한다. 그렇게 이들의 텃밭 가꾸기는 아름다운 의미를 두고 시작되었다.
초보농사꾼은 남보다 일찍 씨를 뿌려야
텃밭을 만들자고 성화인 것은 아내였지만 정작 그곳에 빠져 든 것은 남편 최대규 씨다. 농사라고는 한번도 지어보지 않은 그에게 밭은 새로운 실험 정신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세계였다. 농약에 의존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니 잘 될 리가 없었지만 땅은 정직했다.
“밑거름을 돈독하게 하고 인분을 모아 거름으로 활용하며 정성을 다하니 병충해 없이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참 신기해요”라며 최대규 씨는 아내와 함께 밭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이인순 씨가 과일을 따다 말고 “여기요~ 수박 땄어요, 처음 수확한거에요!”라며 신이 난 목소리로 외친다.
자그마한 게 다 큰 건가 싶지만 칼을 대자 쩍하고 갈라지더니 빨간 속살을 드러낸다. 갓 따낸 수박은 물이 풍성하고 달콤한 맛이 깊게 배어 있었다.
150평 텃밭에는 없는 것이 없다. 옥수수, 콩, 고구마, 고추, 가지, 상추, 토마토… 등등. 일년 내내 먹어도 남을 것 같다.
이들이 초보농사꾼이면서 150평이나 되는 텃밭을 잘 가꾸는 데는 한 가지 노하우가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보다 ‘일주일 일찍 씨를 부리는 것’이다.
초보들은 씨뿌리기나 거름주기 등 모든 것이 남들보다 한 박자 늦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열매가 미처 익을 틈이 없다. 지난해 가을, 무우 농사를 망친 후 이인순 씨가 터득한 방법이다. 올해는 수확할 날을 미리 생각해 끊임없이 새로운 작물을 먹을 수 있도록 계획성 있게 씨를 뿌렸다고.
마을사람들과 어울리기
부부의 집은 여타 주말주택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대부분의 도시민이 주말주택을 마련할 땅을 고를 때는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며 공기 좋은 곳을 선호 한다. 그러나 이들은 넓은 땅과 냇가가 있는 곳을 우선시 했다.
그러다 보니 130세대가 모여 사는 규모 있는 농촌 마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중 70세대가 외지인이어서 주말주택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부는 이들과 함께 농사짓는 일을 의논하기도 하고, 수확한 작물을 나눠 먹기도 한다.
최대규 씨는 “잠시라도 이곳에 와 있으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싹~ 사라집니다. 혼자와도 이곳에 새로이 만난 친구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아요”라며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내려오지 못하는 날에는 혼자서라도 내려오곤 한단다.
사방을 둘러보면 산이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마을을 둘러싸고, 인근에는 냇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큰 용담천이 흐르고 있다. 여름에 이곳에 투망을 쳐 놓으면 꽤 많은 물고기가 잡힌다고.
이동식 주택 구입기
집은 6평의 목구조 이동식주택으로 지어졌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마련한 부지이므로 집은 잠시 쉬어가기 좋을 정도면 충분했다.
이동식 주택은 완성된 주택을 현장에 옮겨 놓기만 하면 되므로 집짓기의 가장 간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업체마다 다양한 자재를 활용하고 장단점이 있어 잘 비교해 보고 구입해야 한다.
부부는 작은 평수지만 튼튼하고 단열이 잘 되는 집을 짓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이동식 주택은 컨테이너에 사이딩을 입힌 컨테이너하우스가 많다.
그러나 이 집은 목구조에 우레탄 패널로 마감하여 단열성을 높인 형태다. 내부는 필름난방을 하고 강화마루가 깔려 있으며 인터넷케이블 시설까지 완벽하게 구비 되어 있다.
이 주택은 대개 평당 150만~170만원선인 컨테이너주택에 비해 가격이 조금 높은 220만~240만원선이다. 집 바닥부는 H빔으로 되어 있어 기초 공사는 따로 하지 않아도 되었다. 터를 다진 후 집을 크레인으로 실어 옮겨 놓는 작업만으로 주말주택이 완성된 것이다. 1년 정도 생활해 본 부부는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조금 더 큰 사이즈의 주택을 한 채 더 들여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6평 규모면 부부가 생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손님들이 많이 모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느덧 이들의 주말주택은 온 친척들의 휴양지로 자리한 모양이다. 취재를 마칠 무렵 이인순 씨는 집을 찾아오는 친척들에게 길을 안내하느라 정신이 없다.
핵가족이 되어 친척들 간에도 왕래가 드문 요즘 주말주택은 단순히 개인의 여가 뿐 아니라 가족을 불러 모으고 화합하게 하는 또 하나의 장소가 된다. 6평의 작은 공간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실로 넓다.
부지 ㆍ 임야 260평 | 9,360만원
토공사 ㆍ 정화조, 상수도, 전기시설 | 1,000만원
건축 ㆍ 이동식 목조주택 6평 | 1,200만원
부대시설 ㆍ 툇마루 | 100만원
세금 ㆍ 등록ㆍ취득세 | 500만원
기타 ㆍ 조경 및 텃밭 | 200만원
합계 | 1억 2천360만원
[ 주말주택 가이드 ]
이동식 주택이란
이동식 주택은 공장에서 벽체, 지붕 등을 전부 제작, 조립하여 차로 이동해 원하는 장소에 옮겨 놓는 것이다. 기초시설이 되어있는 곳에 설치된다면 곧바로 전기와 상하수시설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동식 주택은 국내도로 사정에 맞춰 폭이 3m가 넘지 않게 제작되어야 하므로 직사각형 형태가 많고 디자인이 단조로운 단점이 있다. 그리고 현장까지 5톤 이상의 트럭이 진입할 있어야 한다. 만일 여건이 안 된다면 주택을 나누어 만든 후 현장에서 조립을 해야 하며 이 경우 평당 10~20만원 정도의 이동경비가 증가한다. 그러나 건축주가 몇 달씩 공사과정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생각하면 집을 얻는데 있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